제4회 한우리문학상 청소년 부문 당선된 『옆집 아이 보고서』는 “‘구성이 매우 특이하면서도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심사평을 들었다. 이 책은 순희의 진술서와 무민이의 보고서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일련의 사건으로 스스로 방에 가둔 순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무민이는 과감히 순희의 세계로 뛰어든다. 순희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무민이는 왜 순희를 포기할 수 없을까?
신도시에서 자라 초중고 1회 졸업생이라는 조금 특이한 이력을 갖은 최고나 작가는 학창시절을 돌아보며 할 말이 생겼다고 했다. 학원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글을 썼고 쓸수록 너무 어렵고 자신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단다. 그렇지만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작가의 착한 마음과 아이들을 향한 애정은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전공하다가 청소년소설은 어떻게 쓰게 됐나요?
학원에서 일하니까 학생들을 구경하는 시간이 많아요. 아이들의 대화도 자연스레 듣게 되는데 아이들이 그런 말을 자주 해요. “자살하고 싶다.” “나 오늘 자살할래.” 너무 무서운 말이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을 해요. 자살을 말하는 것이 또래 사이에서 통용되는 현실이 슬퍼요. 아이들이 진심으로 걱정되기도 했고요. 그런 아이들 곁에 있으니 쓸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처음에는 제가 공부했던 시나리오로 써보고 다음에는 고치고, 고쳐서 청소년소설로 써봤어요. 어두운 얘기를 쓰고 싶지는 않아요. 어두운 이야기이지만 재밌고 발랄하고 유쾌하게 쓰고 싶어요. 그래서 훔쳐보는 설정을 만들기도 했어요.
‘강북과 재개발 아파트’ 장소의 분위기가 굉장히 짙게 그려지고 있는데, 그곳의 이야기를 쓴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사를 많이 다녀봐서 두 곳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런데 그 특별함이라는 것이 사실은 어른에 의해 만들어진 거예요. 두 곳의 이미지는 다르지만 그 곳에 있는 아이들은 모두 같아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같아요. 먹을 거 주면 좋아하고 회초리 들면 무서워하는 단순한 아이들이에요. 하지만 어른들의 시선으로 갈라놓았어요. 어디 출신, 강남 무슨 아파트 같은 기준으로 아이들을 보는 거예요. 심지어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인 강북에서도 '그나마 괜찮은 사립학교'처럼 그곳에서도 또 나누는 거예요. 하지만 재개발된 곳이나 신도시에는 새로운 아이들이 모여요. 아이들이 물갈이가 되는 거죠. 어른들의 시선으로 보지 않고 모두 똑같은 환경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곳이에요. 순희와 무민이가 사는 동네는 곧 재개발 될 곳이에요. 아주 오래된 동네, 사람들이 많이 떠나고 이제 남을 사람들만 남아 있는, 순희는 그곳에서 혼자 있잖아요. 하지만 순희가 밖으로 나온다면 동네 사람들은 언제든지 받아줄 거예요. 거기는 따뜻한 곳이에요.
작가의 말에서 글을 쓰는 동안 힘들었던 점이 많았다고 하셨는데요.
글을 쓰면서 글에 너무 빠져서 그 생각만 하다 보니 마음이 힘들었어요. 빠져 있다가 나오면서도 힘들었고 순희 입장에서 서 있을 때는 특히 더 힘들었어요. 순희가 겪었던 아픔들 그리고 숨어 버린 이유를 납득이 가게 그 안에서 이해하려고 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소설에서 아이들에게 학교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엄마들은 공부하러 학교에 가라고 말씀은 하시지만. 무민이는 반에 한두 명은 꼭 있는, 꽤 말썽 부리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아이에요. 학교를 싫어하지만 결석하지는 않아요. 친구들이랑 놀아야 하니까. 학교는 그런 아이들에게 조그만 사회인 것 같아요.
작품에서 무민이에 대한 애정이 보입니다. 무민이에게 혹시 작가의 모습이 있나요?
제가 말발이 센 캐릭터를 좋아해요. 말 잘하고 까불까불하는 애들 주변에 많지 않나요? 재치 있는 아이에요, 착한 아이고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느끼며 정의감 있는 아이로 바뀔 때도, 아파할 때도 멋진 캐릭터지요.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멋진 남자 아이인 거죠.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계속 청소년소설을 쓸 계획인가요?
계속 쓸 거 같아요. 순희 이야기를 쓰는 동안 많이 울고 힘들었어요. 다 끝내고도 순희에게서 빠져 나오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랬는데도 청소년소설을 쓰는 건 재밌어요. 어른으로서 책임감도 느끼고요. 동시에 소설을 쓰는 건 정말 어렵다는 것도 느꼈어요. 저는 너무 부족하고요. 학교에 가서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원에 갈 예정이에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재밌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울림도 담고 있는, 그게 제일 중요해요. 울림.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욕심만 많은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요. 이야기 속 황태는 그러지 못했잖아요. 그렇게 나쁜 일을 저지르고도 끝까지 알지 못하잖아요. 느끼지 못해서 그런 거거든요.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청소년 범죄를 보면 아이들이 너무 무서워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한 명, 한 명 만나보면 정말 착한 애들이거든요.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애들이에요. 순희의 단짝 서연이도 마찬가지예요. 결국 어른들의 협박에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순희를 잊지 못해요. 당연하겠죠. 아마 서연이에게도 큰 상처로 남을 거예요. 순희는 밀어내려고 하지만 그래도 서연이는 순희를 계속 찾아가잖아요. 통닭도 사 들고. 서연이는 순희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예요. 혜령이와 꼬부기 역시 어느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무리예요. 모여서 노는 것 좋아하고 서로의 많은 것들을 밤새도록 나누고. 이런 아이들이 본인 스스로 느낀다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요. 아이들은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상을 받고 칭찬을 들으면 당연히 기분이 좋은데 무민이가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그것이 왠지 찜찜하게 느껴지고 결국에는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아이로 바뀌게 된 것도 스스로 느꼈기 때문이에요. 황태도 언젠가는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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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 보고서최고나 저 | 한우리문학
이제 진정한 ‘지순희 구하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학교폭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작고 연약한 아이들의 밤길을 위협하는 것은 또래 아이들이다. 안타깝게도 청소년의 범죄는 더욱 대담하고 악랄해져 간다. 여태껏 그 원인을 가정환경의 탓, 성적만 강요하는 학교의 탓, 문제아를 외면하는 사회의 탓으로 돌렸지만 작가는 이제 청소년의 각성을 요구하고 있다. 《옆집 아이 보고서》는 분명 귀엽고 엉큼한 18세 고등학생의 얘기를 발랄하게 하고 있지만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묵직한 떨림이 읽는 사람에게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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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koko111
201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