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드라마 <화정>중에서 어린 영창대군을 견제하는 광해군
영창대군을 미워한 광해
‘영창永昌’이란 글자 뜻만 보면 ‘영원히 번창한다’는 의미이다. 선조가 영창대군의 봉작명을 중국 황제의 연호를 바탕으로 지었다. 영창이라는 봉작명에 대한 광해군의 열등감은 광해라는 봉작명을 짚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광해光海’는 조선시대 강원도 춘천의 별칭이었다. 즉 광해군은 ‘춘천에 봉해진 군’이란 뜻이다. 이에 비해 영창대군은 ‘중국황제처럼 영원히 번창할 대군’이란 의미였다. 봉작명만 보면 광해군은 강원도 춘천을 관할하는 작디작은 제후에 불과했음에 비해 영창대군은 천하를 호령하는 황제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광해군이 영창대군의 봉작명에 강한 열등감을 가졌음은 물론 그처럼 거창한 봉작명을 결정해준 선조에게 큰 불신을 가졌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영창대군의 거대한 재산
영창대군은 봉작되기 이전인 2살 때에 이미 노비 1,000여 명, 전답 1,300여 결을 소유한 거대한 재산가였으며, 6살 때 봉작된 후에는 850결의 전답이 추가됨으로써 어마어마한 재산가가 되었다. 아울러 대군방이 형성된 후에는 인목대비의 최측근 궁녀 덕복을 필두로 하는 수많은 궁녀들에 의해 양육되었다. 게다가 영창대군으로 봉작되면서 대군에게 지급되는 850결 내외의 토지를 받았을 것이고 겨우 6살에 불과했지만 이미 노비 450명, 전답 500여결에 더하여 제안대군의 유산 그리고 대군 궁방전까지 장악한 거대한 재산가였다. 영창의 재산과 봉작명 나아가 인목대비의 최측근 궁녀 덕복이 통솔하는 대군방의 궁녀들 모두가 광해군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들이 되었다.
광해군과 영창대군과의 갈등
하루는 영창대군이 ‘대전에 계신 형님 전하가 보고 싶어요’하여 광해군이 대비전에 오셨을 때, 공주와 대군 아기씨를 앉혀 뵙게 하였다. ‘정명공주로구나. 이리 오너라’ 광해군은 정명공주를 안아보고는 계속해서 말하기를, ‘정말 똑똑하고 예쁘게도 생겼습니다’ 하였다. 그러나 영창대군에게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본체하지도 않았다. 영창대군이 민망하여 주춤거리니 대비마마가 말씀하시기를, ‘너도 앞으로 나가 보거라’ 하였다. 영창대군은 어렵사리 일어나 광해군 앞으로 갔다. 그러나 광해군은 고개를 들어 한 번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영창대군이 밖으로 나와 울먹이며 말하기를, ‘형님 전하께서는 누님만 저리 귀여워하시고 나는 본 체도 않으시네. 차라리 나도 누님처럼 여자로 태어날 것을 왜 남자로 태어났을까!’ 하였다. 영창대군이 그날 하루 종일 서럽게 울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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