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메이저, 스타일은 마이너
인기 프로듀서 디플로와 그 동료들은 뭄바톤과 댄스홀 뮤직, 레게톤 등의 레게 리듬에 트랩, 흑인 음악의 요소요소를 마구 뒤섞는다.
글ㆍ사진 이즘
201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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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메이저지만 스타일은 마이너다. 인기 프로듀서 디플로와 그 동료들은 뭄바톤과 댄스홀 뮤직, 레게톤 등의 레게 리듬에 트랩, 흑인 음악의 요소요소를 마구 뒤섞는다. 일렉트로 하우스 유행부터 점차 거대해진 빅 룸 하우스가 대세로 떠오른 현 상황에서 이런 스타일을 중용하는 인기 DJ는 딜런 프랜시스와 메이저 레이저가 유일하다.

 

< Peace Is The Mission >은 이러한 장르 특수성을 극도로 끌어올려 쾌감을 터트리는 작품이다. 메이저 씬과 마니아들을 두루 아우르는 팀의 프로듀싱 위에 자메이카 레게 뮤지션들이 기초를 우려내고, 여기에 팝 스타들과 유명 MC들이 참여해 근사한 포장으로 내놓는 식이다.

 

「All my love」를 예로 들면 처음 들어오는 부분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달콤함이지만, '월드 EDM'이라 불러도 될 독특한 리듬의 지휘자는 카리브 해 칼립소의 분파인 소카(Soca) 싱어 마셸 몬타노다. EDM계의 단골 엘 굴딩과 자메이카 태생 타루스 라일리 조합의 「Powerful」은 이 공식을 따르되 천천히 완급조절의 역할을 맡는다. 트랩 비트와 레게 아티스트 매드 코브라, 메인 힙합 씬의 MC 셋을 더한 「Night riders」는 최신 유행의 힙합 트랙이면서도 자메이카 산(産) 향신료로 맛을 돋운다.

 

내실 있는 조화 덕에 개성이 더욱 빛난다. 파괴적인 드랍으로 '트랜스 상태'를 가져다줄 「Too original」과, 자메이카 여성 듀오 닐라(Nyla)의 몽환적 목소리와 불규칙적 드럼 비트가 오가는 「Light it up」은 대중과 마니아의 수요를 효과적으로 절충한다. 「Turn down for what」의 DJ 스네이크와 함께 색다른 리듬을 빚어내는 「Lean on」은 그 결정타라 할 수 있는데, 느릿한 레게톤 비트에 몽환적인 루프를 깔고 신비로운 뮤의 목소리를 더하며 인트로부터 드랍까지 은근한 중독을 유도한다.

 

「Bubble butt」의 메인스트림 히트 메이킹, 레게 리듬의 변칙과 EDM의 전개, 절정 구성까지 갖출 것은 다 갖춘 팀임을 증명한다. 소수 장르 개척이라는 대명제에 다양한 스타일을 버무려내며 감칠맛까지 제대로 더했다. 이젠 메이저 레이저가 메이저임을 의심하는 시선은 없다.

 

2015/06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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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녹여낸 서정, 김일두〈달과 별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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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레이저 #peace is the mission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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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