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부산여행 어때요
테마를 갖고 떠난 여행은 틀림없이 재미와 추억을 배가시킬 것이다. 부산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영화<깡철이>에서 등장한 그곳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글ㆍ사진 최다함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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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까칠(?)한 매력을 지닌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 <깡철이>. 주인공 강철은 이름대로 ‘깡’도 지니고 있지만 어머니에 대한 효심, 여자에겐 무심한 듯 자상한 태도를 보이는 훈훈한 캐릭터다.

 

<깡철이>는 100% 부산에서 촬영된 영화로, 부산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부산 사투리를 쓰는깡 가득한 남자가 주인공인가 하면, 부산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이어져있어, 부산 특유의 멋이 영상 위에 그대로 펼쳐진다. 심지어 비릿하고 짭짤한 바다내음이 전해지는 것도 같다.

 

영화는 시끄러운 소동으로 시작된다. 강철의 엄마 ‘순이’가 동네주민들의 심장을 들었다놨 하면서 말이다. 위험한 줄 모르고 높은 굴뚝에 올라 하늘을 만끽하는 천진난만함(?)을 발휘하는 순이. 그 아래로 부산 영도 일대의 전경이 펼쳐진다. 수정동의 산복도로에서 친숙한 부산의 버스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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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산을 찾은 서울여자 ‘수지’. 수지도 소동의 목격자다. 곧이어 강철이 찾아오고 강철은 순이를 달래 무사히 그녀를 산복도로로 내려놓는다. 강철과 순이가 함께 ‘오토바이 데이트’를 즐기는 곳 또한 산복도로. ‘깡’과 순이 외에 가진 것 하나 없는 강철이지만, 엄마와의 데이트는 그 어떠한 순간보다 달콤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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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곳 일대가 부산 해안경관 조망공간 ‘역사의 디오라마’로 불리며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곳에서 바다를 조망한 후 168계단을 걸으며 김민부전망대와 초량이바구길의 매력에 취해보는 것도 좋다. 169계단은 산복도로에서 부산항까지 가장 빨리 내려갈 수 있었던 지름길이었다고 한다. 초량이바구길은 식수를 구하기 위한 세 개의 우물이 있었던 이곳이 소문의 근원지(‘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방언이다)라는 데에서 이름 붙여졌다. 걷는 중 발견할 수 있는 이바구공작소는 2개월 마다 새로운 기획전시가 열리는 아카이브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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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철이>는 부산 특유의 향을 그대로 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해운대, 광안리 등 관광산업에 집중한 곳이 아닌 부산만의 깡! 비릿한 냄새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강철의 작업장인 하역장, 제빙공장은 암남동 국제 수산물 도매시장과 제빙공장, 감천항 참치 하역장에서 촬영됐다. 특히, 감천은 필자의 고향인지라, 감천항이 등장하는 신(scene)에서는 더욱 그 분위기가 생생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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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하구를 주 배경으로 촬영된 <깡철이>가 선택한 바다는 송도앞바다다. 필자 또한 소싯적 송도앞바다를 자주 찾곤 했는데, 몇 해 전 방문한 송도앞바다는 참 많이 바뀌어있었다. 강철과 수지의 데이트장소의 배경이 되기도 한 송도앞바다. 송도앞바다에 조성한 해양조각공원을 메우고 있는 조각들이 멀리 비춰진다. 바다 위의 조각이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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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가 찾은 송도앞바다, 그리고 바다 위를 수놓은 조각들이 인상적인 해양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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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방문했던 비가 스친 후의 송도해변, 바다의 매력은 어디가 끝일까.

 

부산 시민들은 다양한 감정을 안고 바다를 찾곤 하는데, 필자는 가슴이 답답할 때 그저 멍하니 바다의 파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묵은 스트레스와 걱정이 해소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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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와 어우러진 송도 해양조각공원

 

한편, 부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먹거리 ‘회’는 영화에서 큰형님들이 운영하는 일식집을 통해 등장한다. 부산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굳이 부산까지 가서 일식집을 방문하지는 않겠지만 부산을 상징하는 음식까지 놓치지 않은 점에서 세밀한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다.

 

강철이 야쿠자에게 총을 겨누는 신의 배경은 코모도호텔로,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호텔이다.

물론, 해운대 일대도 빠지지 않았다. 조직원들이 모두 모여든 곳은 해동용궁사로, 바다 위에 지어진 사찰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부산관광객들이 반드시 방문하는 장소이기도 한 이곳은, 사찰의 엄숙함과 바다의 청량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수상법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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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영화 속 용궁사 (오른쪽 위)필자가 촬영한 용궁사 전경
(왼쪽 아래)해운대에 있는 호텔에서 식사하는 캐릭터들 (왼쪽 아래)영화 속 마린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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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빗방울이 스친 후의 해동용궁사


한편, 강철과 그의 친구 종수가 만나 대화하는 신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마린시티는 해운대구 일대 ‘빌딩숲’이라 불릴 정도로 이색적인 외관디자인을 갖춘 고층아파트들이 늘어서 있는 플레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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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갈맷길에서 바라본 마린시티 일대


강철의 성격 또한 ‘부산의 상남자’ 캐릭터를 그대로 반영한다. 친구와의 의리, 까칠한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타인을 섬기는 선심, 그리고 깡! 이 모든 것들을 갖춘 강철은 휴머니즘을 머금은 미성숙한 영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깡철이>는 부산이라는 장소에 대한 매력, 부산 상남자의 매력은 물론 전반적으로 훈훈함을 지닌 휴먼스토리를 갖춘 작품이다. 영화 속 캐릭터 강철처럼 부산 또한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도시다. 영화 속 그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 한번쯤은 꿈꿔봤을 것이다. 부산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겐 이 영화가 장소선택에 대한 고민의 일부를 덜어줄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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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깡철이 #영화 #여행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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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2015.06.11

영화의 흔적을 따라 여행하는 것도 멋진 여행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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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함

최다함은 디지털영상 및 영화 전공 후 기자생활을 거쳐, 현재는 회사 내 전략기획팀에서 PR업무를 맡고 있다. 걷고 사유하는 것을 즐기며, ‘하고 싶은 건 일단 해보고 웃고 울자’ 식의 경험론주의를 지향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영화, 공연, 전시회감상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의 쾌락을 만끽 중이며, 날씨 좋은 계절에는 서울근교든 장거리 장소든 여행할 곳들을 찾아 몸을 통한 독서를 실행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서 ‘문화소믈리에, 최따미’라는 타이틀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스24 파워문화블로거 및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tv5monde한국에서 프랑스영화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지라 “평생 글과의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이다”라는 포부를 지닌 그녀다. 자칭 컬처 소믈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