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아시아의 제조사들이 자동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하고, 미국 제조사들 또한 낮은 임금을 좇아 세계 여러 나라로 옮길 필요 없이, 시스템 자동화로 미국의 공장들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온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이 말은 바로 미래의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 앞으로 사람들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까? 랠프 얀센의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는 책에서는 이와 유사한 한 가지 큰 물음을 던진다. 지금까지 인류는 원시 사회에서 농경 사회, 산업 사회 그리고 정보화 사회를 거쳐 왔는데 "그 다음 세대에는 무엇이 올까?"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다. 바로 감성이 지배하는 드림 소사이어티다. 쏟아지는 정보 그리고 상품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감성과 스토리가 충만한 것에 이끌린다. 감성을 건드리는 기획, 디자인 등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시작점에 대해 오랫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기발하고 눈에 띄는 단 한 가지 아이템을 고려하기보다는 사람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부분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다. 감성적인 부분에서 시작하라는 것은 이 영역의 무한한 잠재성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상상력은 정보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은 제한적이지만 상상력은 무한하다.”
3D 프린터 사업의 핵심은 콘텐츠 생산이다. 가요 및 대중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작곡가나 작사가 또는 프로듀서이듯 말이다. 3D 프린터 분야 역시 다른 분야에 있는 것을 재생산하는 사람보다는 색이 뚜렷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 사람들에게 호소되는 바가 있는 것을 생산할 줄 아는 사람이 중요하다. 당신은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당신의 아이디어에는 그러한 이야기와 감성이 녹아 있는가? 콘텐츠 이외의 것들은 늘 그랬듯 더 새로운 기술로, 더 좋은 기능의 물건으로 빠르게 대체될 것이다.
3D 프린터는 단순한 도구다. 그러나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빛내줄 도구다. 수단이 좋다고 좋은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것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내가 시작하면 시장이 된다
3D 프린터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은 생각보다 대단하고 매우 열성적이다. 지금의 3D 프린터 시장은 마치 열리기 직전의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동시에 파괴적인 재창조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그 이유는 3D 프린팅을 이용해서 새로운 직업을 얻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로 인해 일을 잃는 사람도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일한 사람들의 노하우들이 쓸모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함과 동시에, 3D 프린팅을 이용하여 새롭게 사업에 발을 들이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3D 프린팅이 활용되는 영역은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 섣불리 가늠할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앞선 사람의 뒤를 좇기가 쉽다. 그러나 창업을 할 때 남이 성공했다고 무작정 뛰어드는 것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커리어에는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에 관하여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3D 프린팅을 이용한 창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맞는 특정 분야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덧붙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그 기술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보다 멀리 바라보고 신기술의 활용이나 기획 등에 집중해야 하는데 사용법 익히기에 열중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이용해 무엇을 이룰 것인지 정확한 비전을 갖추는 일이다. 기술은 한낮 기술에 불과 하기 때문에 기술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3D 프린터는 모든 분야에 골고루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직종에서는 이 기술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기존의 분야를 바탕으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창업 사례를 소개한다. 내가 3D 프린팅을 실제로 경험하며 얻은 각 사업별 아이템에 관한 정보이기도 하다. 해당 사례들이 어떤 비전을 담고 있는지, 각 사례를 보면서 자신의 비전 또한 세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한다.
교육사업
3D 프린터 사업의 가장 핵심이 될 사업이다. 가장 파이(pie)가 크며 성장 가능성은 100퍼센트 그 이상으로 무궁무진하다. 얼마 전 정부가 2020년까지 3D 프린터 활용 인력 1000만 명을 집중적으로 양성키로 발표했다. 이 이야기는 결국 3D 프린터를 교육시키는 인력, 즉 강사 양성에 엄청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3D 프린터로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배움을 주고 싶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저자는 이 분야를 적극 추천한다. 교육용 콘텐츠 개발과 서적, 교육 강의에 엄청난 수요가 있을 전망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와 대학교 그리고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교육은 상상 이상으로 범위가 넓다. 교육 사업을 시작하려면 학원이나 대학에서 주최하는 교육에 참여하기보다는 정부가 공인한 학원 또는 기관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3D 프린팅 활용 능력과 경험, 그리고 실력이다.
제품 설계 사업/기계부품
제품 설계와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일단 수요가 많으며 수입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작은 위치 추적 장치가 달린 전자제품 케이스 하나를 설계, 제작한다고 하면 대략 1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용역비 계산은 대략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로 이뤄진다. 자신의 하루 일당, 예를 들어 30만 원에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곱하면 청구 가격이 나오게 된다. 위치 추적 장치가 달린 케이스 제작은 약3~4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가격은 100만 원 정도로 책정할 수 있다.
제품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요청에 부응할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 실력과 기한을 맞출 수 있는 신속성이다. 거의 대부분의 이러한 프로토타입 제작은 단시일 내로 끝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3일, 심지어는 하루 만에 끝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평소 꾸준히 소프트웨어를 연습하고 숙련시켜 의뢰가 들어왔을 때 빠른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 한다.
금속 부품복제
기존의 금속 부품 복제 시장은 3D 프린터로 인해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 새로운 3D 프린팅 복제 방식은 많은 업계 종사자들의 영역을 위협한다. 컴퓨터를 모르면 사무직으로 일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분간 금속 부품 분야 곳곳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방식과는 달리 3D 프린팅 부품 복제 방식은 간단하고 깔끔하며 쉽기 때문이다. 3D 프린팅으로 어떻게 금속 부품을 제작하는지 간단히 소개한다.
1. 다음과 같이 3D 프린터로 형태를 만들어낸다. 위의 3D 프린팅 재료는 왁싱 성분이 들어간 특수 재료여서 쇳물에 녹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2. 쇳물을 넣을 수 있도록 거푸집을 만든다.
3. 뜨거운 쇳물을 부으면 왁스 성분이 날아가면서 금속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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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3D 프린팅 전문 디자이너이자 현 메이커스 시스템 대표다. 삼성전자 디자인팀 UX 디자이너, 미국에 소재한 레이더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3D 프린터의 무한한 가능성에 매력을 느껴 3D 프린팅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메이커스 시스템을 설립하여 3D 프린팅 제품 시장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또한 홍익대, 숭실대 등 국내 여러 대학에서 ‘3D 프린팅 모델링을 위한 퓨전 360’을 강의하며 3D 프린터 사용법이나 모델링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3D 프린팅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실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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