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참새 새끼를 기르는 것. 어린아이가 뛰어노는 곳을 지나가는 것.
박래품 거울이 조금 어두워진 것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헤이안 시대 세이 쇼나곤이란 여성작가가 쓴 수필
‘설렘 - 가슴 두근거리는 것’의 목록들인데요.
그는 이어서 씁니다.
‘약속한 남자를 기다리는 밤은 빗소리나 바람 소리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설렘은 그런 것이죠.
철렁, 내려앉거나 출렁, 흔들리는 것. 울렁거리거나 일렁이는 것.
혹은, 가만히 한 자리 있지 못하고 서성거리거나 뒤척이는 마음.
첫 데이트에 입고 나갈 옷을 고르는 스무 살의 마음 같은 것!
첫 꽃을 내보내기 직전의 봄산도 그럴 겁니다.
남해나 통영쯤... 남쪽 바다를 지나온 바람도 그럴 테지요.
설렘은 또 누군가를 마중 나가 있는 마음 같은 건 아닐까요.
그가 탄 버스가 모퉁이를 돌아올 때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주문해놓고 기다릴 때처럼요.
새해 첫 날이 되어도, 생일이나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또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도... 더 이상 설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새로이 설레는 것들이, 살면서 서너 개쯤은 늘, 있었으면 합니다.
또는 우리 자신이 누군가에게 설레는 사람이면 더 좋겠지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입니다.
우리는 왜 잠을 잘까요? 남자와 여자는 자는 것이 다를까요? 꿈은 왜꿀까요? 아이를 잠재우는 것은 왜이리 어렵고, 코를 고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하는 ‘잠'의 세계. 그래서 더 제대로 알고 만나야 하는 ‘잠’의 세계. 오늘 ‘책, 임자를 만나다'에서는 그러한 잠의 세계를 다룬 책이죠. 『잠의 사생활』을 통해 ‘잠'의 시간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잠의 사생활』
관계, 기억, 그리고 나를 만드는 시간
1) 책 소개
20년 넘게 고약한 잠버릇 때문에 고생한 저자는 어느 날 밤, 잠결에 걷다가 크게 다치고서야 병원을 찾아간다. 하지만 의사에게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걸 알게 되자, 처음으로 진지하게 잠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왜 우리는 잠을 잘까? 남자는 여자와 잠을 자는 방식이 다를까? 꿈은 왜 꿀까? 아이를 잠재우는 것은 왜 어려울까? 왜 어떤 사람은 코를 골고, 어떤 사람은 골지 않을까? 자신이 잠결에 걸어다니는 원인은 무엇이며, 왜 그것을 멈출 수 없을까?
저자의 충격적인 경험담을 시작으로 잠에 얽힌 역사, 문화, 심리, 과학, 진화생물학, 인지과학, 신경학, 정신의학, 수면의학을 파헤쳐 알게 된 신비로운 잠의 면모와 기이하고 흥미로운 사례를 다채롭게 엮어서 들려준다. 이를 위해 저자는 끈질기게 파고드는 집요함으로 적재의 수많은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수백 편의 참고 문헌을 조사했다. 넘쳐나는 유용한 정보를 특유의 재치가 돋보이는 경쾌한 필치로 독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냈다.
2) 저자 : 데이비드 랜들
현재 로이터 통신사의 수석기자이자 미국 뉴욕 대학 저널리즘 겸임교수. 뉴욕 타임스, 뉴욕 매거진, 포보스, AP 통신사에 글을 써왔다. 금융 사기 같은 민감하고 사회적 파장이 큰 이슈부터 외발자전거 클럽 행사 같은 대중적인 이슈까지 사회, 경제, 금융, 문화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주제를 기사로 다뤘다. 잠을 자다가 다치는 바람에 이 책을 쓰게 된 데이비드 랜들은 각계의 전문가들과 심도 깊은 인터뷰를 하고, 수백 편의 참고 문헌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로 자신의 수면 장애 개선 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에필로그로 끝맺으면서, 잠자리 개선을 통해 인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117-118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저/김연수 역 | 문학동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수많은 빨책러들이 끊임없이 요청한 바로 그 책.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본격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대성당>은 작가들의 작가, 리얼리즘 문학의 대가, 미국의 체호프라는 찬사가 이어지는 카버의 대표 소설집 중에 하나인데요, 한국에서는 김연수 작가의 번역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책입니다. 이 책에 담긴 주옥 같은 단편들을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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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사생활 : 관계, 기억, 그리고 나를 만드는 시간데이비드 랜들 저/이충호 역 | 해나무
우리는 잠을 잘까? 남자는 여자와 잠을 자는 방식이 다를까? 꿈은 왜 꿀까? 아이를 잠재우는 것은 왜 어려울까? 왜 어떤 사람은 코를 골고, 어떤 사람은 골지 않을까? 자신이 잠결에 걸어다니는 원인은 무엇이며, 왜 그것을 멈출 수 없을까? 데이비드 랜들은 『잠의 사생활』(원제:Dreamland)에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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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