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클라운, 변하지 않는 독특한 개성
‘견딜만해’ 하나 듣고 판단하지 마세요. 매드 클라운은 변하지 않았다는 걸 수록곡들이 증명합니다.
글ㆍ사진 이즘
20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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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클라운(Mad Clown) < 표독 > 
 

매드클라운.jpg

 


한 랩퍼의 메인스트림 공략기

 

이 EP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일단 진부함의 결정체인 러브송 「견딜만해」를 거쳐야 한다. 제목과는 달리 그 3분여의 시간을 견뎌내기가 쉽진 않지만, 그걸 지나야 '진짜'가 보인다. 그렇게 만나게 되는 네 개의 트랙은 그의 무죄를 입증하는 하나하나의 증거로 분한다. 메인스트림 기획사와의 계약 후 독기를 버리고 「착해 빠졌어」라는 곡을 발표하며 소위 '감성힙합'에 숟가락을 얹은 죄가 정당방위였음을, 나아가 회심의 한 수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매드클라운

물론 소울 컴퍼니 소속 시절 선보였던 < Anything goes >(2011)의 재기에 견주기에는 약간 아쉬운 작품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언더에서의 색깔을 간직한 채 당당히 주류에 안착한 그의 전략이다. 메이저에 들어섬과 동시에 곡 스타일에 변화를 가져가며 지나친 대중친화 작전을 쓰는 다른 이들과 달리, 그러한 오류를 피하려 정확히 자신의 구역을 이등분했다. 타이틀 곡과 같은 '팔아야 하는' 부분은 양보하는 대신 수록곡의 주도권만큼은 꽉 쥐고 놓지 않는다. 덕분에 「견딜만해」를 제외한 모든 곡에서 충분히 본인이 가진 자질이 녹아들어 확실한 개성을 표출하고 있다.

 

기획사가 요구하는 소속가수로서 제공해야 할 수익, 그리고 기존의 정체성을 유지해나가야 할 아티스트로서의 의무. 이 두 가지 중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다. 「스토커」에서의 격한 이별묘사와 앨범 제목처럼 표독스러운 하이톤을 구사하는 「깽값」에서의 래핑. 다각도에서 대중에 대한 접근을 시도해보는 알앤비 트랙 「살냄새」와 3인의 독특한 보이스 컬러가 맞물리며 밀도있는 마무리를 보여주는 「껌」까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고심은 그를 향한 의심을 기대로 돌려놓기에 충분하다. 이젠 어떤 말로도 이 행보에 딴죽을 걸기는 힘들 것 같다. 바로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 그의 영리함 앞에서는.

 

 

글/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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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