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 절반을 가지려면 사업을 한다
‘이익의 절반’이 돌아온다는 것은 언뜻 듣기에 엄청난 수입인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그 뜻을 엄밀하게 따져보면 ‘이익의 절반’이라고 하는 것은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그 절반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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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의 절반을 준다는 조건으로 점원을 고용해서는 안 되며, 이익의 절반을 준다는 조건으로 점원에게 상품 구입의 자금을 빌려줘서도 안 된다. 단 그에게 노동의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상관없다. 또 어떤 사람에게 이익의 절반을 준다는 조건으로 닭을 빌려줘서는 안 된다. 나아가 이익의 절반을 준다는 조건으로 송아지나 망아지를 빌려줘서도 안 된다. 다만 빌려주는 자가 사육비와 사료비를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빌려주는 것은 인정한다. 한편 이익의 절반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송아지나 망아지를 맡아서 3세가 될 때까지 사육하는 것은 상관없다. 단 당나귀는 짐을 운반할 수 있을 때까지 키우는 것으로 한다. 미쉬나 「바바 메치아」 편,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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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의 절반은 손해의 절반이기도 하다
스톡옵션(Stock Option)의 원류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탈무드》에서 말하는 ‘이익의 절반’이라는 원칙에 이르게 된다. 물론 《탈무드》가 주식 재테크를 논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익의 절반을 제시하고 타인을 고용해도 되는가에 대해 논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익의 절반’과 관련된 《탈무드》의 규정은 현대의 스톡옵션과 닮은 점이 많다.
‘이익의 절반’이 돌아온다는 것은 언뜻 듣기에 엄청난 수입인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그 뜻을 엄밀하게 따져보면 ‘이익의 절반’이라고 하는 것은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그 절반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탈무드》의 사고방식에서는 연봉이든 월급이든 임금이라고 하는 것은 노동시간에 대한 보수이며, 그 지방의 관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보너스라는 것은 노동 후에 소유주가 임의로 지급하는 일종의 하사금이지만, 그 또한 본질적으로는 노동자의 임금에 가산된 급여이지 결코 성과에 대한 보수라고 볼 수는 없다.
사전에 결정한 임금 이상의 성과를 노동자에게 기대한다면 이익이 나온 시점에서 그 이익을 다시 분배해야 한다. 또한 자본가는 자본가로서 최소한도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사원에 대한 최소한도의 책임이란 이익의 여부와 상관없이 사원에게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탈무드》에서는 “상품과 가게를 제공할 테니 나머지는 자네가 전부 알아서 하게. 그 대신 이익의 절반을 내게 주게”라는 식의 계약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같이 자본가가 일방적으로 이익의 절반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배경에는 그것이 이자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것은 자본 운용의 위험에 대한 모든 책임을 운용자에게 넘겨씌우는 반윤리적 행위이기도 하다.
자본가가 자신의 자본으로 자기 책임 아래에 운용하는 경우라면 얼마를 벌든, 얼마를 손해 보든 상관없다. 그러나 타인에게 자본 운용을 맡기는 것이라면 운용자의 임금이나 경비는 당연히 자본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탈무드》의 사고방식이다.
소유주는 이익의 절반을 취득할 권리가 있다
《탈무드》에서 말하는 ‘이익의 절반’이라는 사고방식 이면에는 소유주나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이익 배당을 해야 한다는 사상이 깔려 있다. 또한 임금이나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이익을 소유주와 사원이 절반씩 나눠 가져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유주는 한 사람이고 사원은 100명이라도 이익의 절반은 소유주의 몫이다. 즉 소유주가 이익의 50%를 독점하고 종업원들에게는 1인당 0.5%의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다.
연간 보너스 금액을 노사 쌍방이 사전에 결정하는 식의 관행은 엄밀히 말해 보너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을 결정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종업원에게 보너스를 지불한다면 경영자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적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결함 있는 기업 시스템인 것이다. 기업은 최종 이익을 가지고 이익을 분배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원의 사기를 높여 소수 인원으로도 최대 효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유대법은 재산이 없는 사람이 자신의 책임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고대 사회에서 재산이 없는 사람, 즉 무산자의 대표적인 예는 양치기였다.
“당신의 송아지와 망아지와 새끼 당나귀를 내게 맡겨주십시오. 송아지와 망아지는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는 3세가 될 때까지, 새끼 당나귀는 짐을 나를 수 있을 때까지 맡아 키우겠습니다. 그때 이익의 절반을 내게 주십시오.”
만약 양치기가 가축 주인에게 위와 같이 말했을 경우 그의 요구는 인정된다. 그 이유는 양치기가 임금에 대한 요구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양치기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 아래 송아지, 망아지, 당나귀를 맡아 키우는 것이며 그 과정에 드는 모든 비용도 양치기가 부담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가축을 비싼 가격으로 팔았을 때 그 최종 이익을 절반으로 나누자는 제안은 공정한 것이다.
# 유대인의 상계 작은 가게를 가진 유대인이 큰 병에 걸려 언제 숨을 거둘지 모르는 상태였다. 가족이 모두 침대 머리맡에 모여 엄숙한 표정으로 병상을 지키고 있었다. 이윽고 죽어가는 남자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여보, 어디 있소?” “네, 저 여기 있어요.” “아들아, 너도 있니?” “예, 아버지, 절 알아보시겠어요?” “딸아이는 어디 있지? 여기 있느냐?” “네, 아버지. 아버지 손을 잡고 있는 게 저예요.” 그러자 남자는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일어나려 했다. 그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화난 듯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그럼 가게는 도대체 누가 보고 있는 것이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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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테시마 유로는 “유대인이 다른 민족에 비해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서 부자가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수천 년 동안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전해져 내려온 《탈무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유대인처럼 《탈무드》를 공부하고 실천하면 부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저자 테시마 유로는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으로 방대한 《탈무드》로부터 ‘돈과 비즈니스 핵심’만 가려 뽑아 우리에게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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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테시마 유로
1942년 한국 부산에서 태어나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에서 철학 및 구약성서학을 전공했고, 뉴욕의 아메리카 유대신학교 대학원에서 유대 철학을 연구하고 히브리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4년부터 3년간 로스앤젤레스의 유대대학교에서 유대 철학을 강의했다. 1985년 <길보아 연구소>를 설립하고, ‘토라 연구회’를 조직하여 매월 도쿄에서 구약성서를 토대로 유대 사상을 연구하였으며, 오사카에서 경제인을 위한 ‘도주쿠(道塾)’를 주재하기도 했다. 지금도 뉴스칼럼을 통해 유대 철학을 소개하고, 유대인 비즈니스맨들과 깊이 교류하며 탈무드 비즈니스 지혜를 연구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유대인은 왜 우수한가』,『선종과 하시디즘(Zen Buddhism and hasidism)』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