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 앨범: <13집 자서전>
국민가수 김건모가 부른 「서울의 달」 은 우울한 심정을 감출 길이 없어 잔에 비친 달과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적적한 마음으로 홀로 마음을 달래는 많은 남성들의 안주가 되어주곤 하는 곡이죠. 재지(Jazzy)함까지 느껴지는 김건모의 보컬 실력이야 두말 할 필요가 없죠.
2. 크라잉넛 - 마시자
수록 앨범:
정말로 술을 마시고 녹음을 한 건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로 술자리의 흥겨움을 잘 표현한 곡입니다. 이 곡은 특히 아이리시 휘슬이라는 악기를 통해 술자리의 들뜬 분위기를 더욱 생기 있게 표현하고 있죠. 켈틱 포크와 원초적인 펑크를 맛깔스레 혼합시킨, 굉장히 신나는 곡입니다.
3. 옐로우 몬스터즈 - Beer
수록 앨범:
술은 낙천의 기운을 부릅니다. 오늘 걱정을 내일 모레로 미루고픈 생각이 드는 것과 될 대로 되라는 호기를 부리고 싶어지는 것도 대부분 술 때문이죠. 지속적으로 흡입하는 알콜은 ‘모두 잘 될거야’라는 낙관의 기운을 부르기도 합니다. 옐로우 몬스터즈가 단 몇 분 만에 작곡을 끝냈다는 「Beer」 에도 그런 낙천과 긍정의 기운은 가득합니다. 제목처럼, 즐겁게 마시는 맥주와 어울리는 곡이죠.
4. 보드카레인 - 심야식당
수록 앨범:
술을 마시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은 역시 이성문제가 포함됩니다. 우리 사이는 어떤 사이일까 고민하다 시원한 맥주와 기름진 안주를 찾고,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상황은 대부분 사람들이 겪어본 경험일 테죠. (아닌가요?) 병맥주 뚜껑을 따는 경쾌한 소리로 시작하는 「심야식당」 은 후렴구마저 일본의 한 맥주브랜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5. 바이브 - 술이야
수록 앨범:
지금은 <아빠, 어디가>의 윤후 아버지로 더 유명한 가수 윤민수가 속한 그룹 바이브의 대표곡입니다. 떠나간 연인을 생각하며 ‘난 늘 술이야’라고 한탄하는 가사가 인상적이었지요. 가사도 가사지만 가늘게 흐느끼는 바이브의 보컬이 처절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렇게 슬픈데 술이 넘어가긴 할까 괜한 노파심이 드네요. 바이브 특유의 처연한 분위기로 주목을 받아 많은 남성들의 애창곡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덕인지 바이브의 곡 중에서 리메이크 일순위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 중에는 장혜진의 리메이크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요.
6. 이장희 - 한 잔의 추억
수록 앨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원래도 유명한 곡이었지만 <나는 가수다>에서 록 밴드 국카스텐의 리메이크를 통해 더 유명해진 노래입니다. 젊은 세대라면 이 곡을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연조가 있으신 분들은 술 하면 단연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 을 떠올릴 것 입니다. 그만큼 이장희라는 포크 가수가 우리 대중들에게 준 영향은 막대했지요. 간주마다 울리는 기타 멜로디와 ‘마시자 마셔버리자’라는 후렴구의 가사가 강력한 한 방으로 작용합니다. 대중에게 알려진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명백백한 술의 찬가로 널리 불리고 있죠.
7. 전람회 - 취중진담
수록 앨범:
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온 작곡가 김동률과 베이시스트 서동욱이 결성한 전람회의 노래입니다. 술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곡이기도 하지만 전람회의 곡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었지요. 「취중진담」 이라는 노래 제목에 맞게 사운드부터 인상적입니다. 몽롱한 분위기와 흐릿하고도 나지막이 울리는 심벌소리에 없던 감상도 솟구칠 것만 같습니다. 술김에 용기를 내어 하지 못한 사랑고백을 하는 가사 내용 역시 노래의 분위기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우울한 술자리 곁에 머물며 많은 사람들을 위로할 노래입니다.
8. 사이먼 디 - 짠해
수록 앨범:
술을 소재로 한 노래 중에는 적지만 술을 권하는 노래들도 있죠. 그런 노래들이 십대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예방하고자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에 술 관련 노래를 지정하게 됩니다. 사이먼 디는 이것 때문에 슬럼프까지 찾아왔었다고 합니다. 이곡을 타이틀로 내정해 두었는데, 술에 관련된 사소한 가사만 있어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판정하곤 했으니까요. 결국에는 초월한 듯한 그의 인터뷰가 멋집니다. “판정 결과는 한두 달 뒤에 나올 거니까, 난 한 달만 재미있게 놀고 가면된다.”
9. 옵티컬 아이즈 XL - Bekind, rewind
수록 앨범:
‘마시자’는 노래는 많아도 ‘그만 마시자’는 노래는 찾기 힘듭니다. 2011년 불타버린 데모 테이프로 만든 앨범으로 화제가 된 옵티컬 아이즈 엑셀의 「Bekind, rewind」 는 과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강한 어조로 ‘적어도 네가 뭔지는 잊지는 말어’를 역설하는 이 노래를 듣고 나면, 아무리 술자리라도 정신을 잃을 정도로 부어라 마셔라 하진 않겠죠?
10. 바비 킴 - 한잔 더
수록 앨범:
(「Tic tac toe」)‘오늘도 술로 밤을 채우고’ - 노래를 하는 듯 아닌 듯 전형적인 음주 보이스 바비 킴. 나온지 꽤 된 그의 「한잔 더」 는 지금 들어도 흥겹습니다. 자극적인 편곡이 없는데도 계속 찾게 되는 이유는 주비 트레인과의 상황극이 익살맞기 때문 아닐까요? 남자다운 척하다가도 먹은 것이 올라오는 상황이 재미있습니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자연스러워 뮤지컬을 듣는 것 같기도 하죠. 대사를 치는 것인지, 노래를 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랩을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 둘이 취했다는 것, 그리고 덕분에 노래가 알딸딸하다는 것이죠.
11. 드렁큰 타이거 - Good life
수록 앨범:
정통 힙합 넘버들 중 지금까지도 「Good life」만큼 알려진 곡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어두운 비트임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하게 되죠. 라이브 무대를 보신다면 술 취한 호랑이 두 마리가 광란의 열기를 몰고 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꼭 가사처럼 힙합이 술이고, 술이 힙합인 이 세상에 건배할 수밖에 없지요. 왜 록스타라는 단어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Good life」 는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 대표적인 술 랩입니다.
12. 다이나믹 듀오 - 거품 안 넘치게 따라줘
수록 앨범:
매 앨범마다 따듯하면서도 투박한 다이나믹 듀오만의 감성이 담긴 곡들이 꼭 있었습니다. 이번 앨범에선 아마 이곡과 「가끔씩 오래보자」 일 것 같네요. 거품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주종은 맥주라는 것을 듣기 전에 짐작하셨겠죠? 치열한 생활 속 사소한 행복, 정확하게 우리가 맥주에게 느끼는 바를 짚고 있습니다. 특히 거품같이 부드러운 스트링 편곡 사이를 뚫고 등장하는 시원한 크러쉬의 보컬. 다이나믹 듀오의 표현력과 맥주가 만났을 때의 시너지는 마치 치맥과 같습니다.
13. 임창정 - 소주 한 잔
수록 앨범:
소주가 위험하다는 것은 사실 초록색병에 적힌 경고 문구와 무관합니다. 정말 소주가 무서운 술이라고 실감이 나는 것은 부끄러운 실수를 했을 때죠. 「소주 한 잔」 은 헤어진 연인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을 미화한 것입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에 애처로운 목소리로 ‘여보세요’ 해봐야 변하는 건 없습니다. 이 곡을 부르고 잠정 은퇴했던 임창정과는 달리, 그분의 인생에서 오래토록 은퇴해야겠죠.
14. 바비빌 (Bobbyville) - 술박사
수록 앨범:
줄리아 하트, 가을방학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바비의 또다른 프로젝트 그룹 바비빌은 그야말로 ‘술고래들’입니다. 한국에서 흔치 않은 컨트리 사운드 위에 ‘맥주는 술이 아니야’, ‘목만 축이자더니’등의 익살스러운 가사들은 소소한 관심을 모았죠. 두 번째 앨범의 처음을 장식하는 「술박사」 는 그 중에서도 가장 술자리에 어울리는 훌륭한 ‘권주가’입니다. 대학에 가서 철학박사, 연애박사는 되지 못했지만 「술박사」 는 되었다는 내용은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15. 메탈리카(Metallica) - Whiskey in the jar
수록 앨범:
비교적 젊은이들은 메탈리카의 노래로, 그보다 좀 더 나이가 있는 세대는 씬 리지의 노래로 익숙하겠지만, 실상은 아일랜드 전통 민요라는 반전이 있는 곡이죠. 몸을 들썩이게 하는 리프의 곡이지만 실상 가사는 여자에게 배신당한 노상강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곡이기에 술 관련 노래를 떠올릴 때 단연 첫 번째로 생각나는 곡이죠.
16.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 Rehab
수록 앨범:
이름만 들어도 달달한 포도주가 생각나는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의 노래입니다. 영국 출신인 그는 노래만큼이나 독특하고 기묘한 사생활로 유명한데요. 폭력이나 과격한 언행은 물론 알코올 중독에 마약까지 섭렵한 그답게 노래 「Rehab」 의 내용도 대단합니다. 평소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여 온 그를 보고 재활센터에 갈 것을 제안한 기획사에게 거절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바로 그 내용인데요. 갱생하기 싫다면서 연신 ‘No no no’를 외치는데 그게 그렇게 흥겨울 수가 없습니다. 리듬파트가 강조된 비트 위에 브라스와 걸쭉한 목소리를 얹어 처음 듣는 누구라도 외면할 수 없는 괴물 같은 곡을 만들어 냈습니다. 항상 우려와 이슈를 이끌고 다니는 그지만 이렇게 대단한 음악 역량 덕분에 미워할 수가 없네요. 참고로 이 노래를 발표한 뒤 시간이 지나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스스로 소속사를 바꿨다고 합니다.
17. 오아시스(Oasis) - Cigarettes & alcohol
수록 앨범:
지금은 서로 갈라서버려 볼 수 없는 밴드이지만 브릿팝계의 악동으로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던 오아시스(Oasis)의 곡입니다. 데뷔 앨범
전설적인 밴드 이글스의 초기 히트곡은 술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멕시코산 술인 데킬라를 베이스로 한 ‘데킬라 선라이즈’를 마시는 쓸쓸한 남자의 이야기가 담겨있죠. 어떤 이들은 이 제목이 ‘데킬라를 마시고 난 다음날의 숙취’를 뜻한다고 해석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곡입니다. 목가적 분위기가 물씬 배어나오는 어쿠스틱 기타와 만돌린 소리는 컨트리 밴드로서의 초기 이글스를 대표합니다.
팝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닐 다이아몬드의 「Red, red wine」 은 술에 대한 순수한 애정의 곡입니다. 때로는 나를 사랑하는 대상으로서, 때로는 나의 절친한 친구로서 붉은 포도주가 언제나 나의 곁에 있어준다는 내용은 모든 애주가들의 마음이 아닐까요? 국내에는 영국 출신 레게 팝 그룹 UB40의 곡으로 더욱 유명한 곡입니다.
34살의 나이로 우울증, 마약으로 얼룩진 생애를 마감했던 엘리엇 스미스에게도 영광의 순간은 있었습니다. 1997년 영화 ‘굿 윌 헌팅’에 「Miss Misery」 가 테마송으로 쓰이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이죠. 그 바로 직전 발매된
18. 이글스(Eagles) - Tequila Sunrise
수록 앨범:
19. 닐 다이아몬드(Neil Diamond) - Red, red wine
수록 앨범:
20.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 Between the bars
수록 앨범:
-고전주의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던 낭만주의자 - 멘델스존
-인연이란 거, 좀 징글징글하지? 뮤지컬 <번지 점프를 하다>
-14년간 묻어둔 진실을 위해 모든 것을 건 남자, 그리고… 『64』
-변박의 매력을 증명하다 - 데이브 브루벡 쿼텟(Dave Brubeck Quartet)
-유혹하는 제목 짓기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