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 해설가 BEST 5
다른 종목과는 달리 야구계가 하일성, 허구연이라는 ‘국민 해설가’를 배출한 이유도 야구 자체의 인기도 있지만 그만큼 해설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농구 쪽에 유희형, 배구 쪽에 오관영 씨 등도 한 획을 그은 해설가들이지만 이 분들이 ‘아침마당’ 같은 주부 프로그램이나 무릎팍 도사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적은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야구장은 해설가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201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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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은 해설가들의 천국
첫 번째 돌커브는 해설 이야기입니다. 왜 개시부터 야구경기나 선수 이야기가 아닌 해설을 하느냐고 힐난하실 분도 계실지 몰라 변명해 보자면, 소위 야구판에서 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4개의 케이블 방송사에서 전 구단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하는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방송사들도 해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타급 해설가들을 모시기에 여념이 없기도 하지요.
사실 모든 종목을 통틀어서 야구만큼 해설할 거리가 많은 종목도 없습니다. 일단 룰 자체가 꽤나 복잡합니다. 웬만한 고수팬이 아니고서는 ‘어 이게 왜 아웃이지?’ 혹은 ‘이번 이닝을 막으면 홀드로 인정되는 건가 아닌 건가’ 하는, 판단하기에 애매한 상황이 한 두 가지는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야구 규칙서는 법전만큼 두툼한 분량을 자랑합니다.
이른바 스탯(Stat)이 굉장히 다양하고 ‘해석’의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해설가들의 비중을 크게 합니다. 타율, 평균자책점, 타점, 홈런 등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야 야구팬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OPS, 이닝당 출루 허용률, 삼진/볼넷 비중 등의 것들은 언뜻 이해하기도 힘들 뿐더러 이 기록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적절한 해설이 필요합니다. 9회말의 결정적 상황, 감독이 이전 타석까지 모두 안타를 쳤던 타자를 빼고 타율도 높지 않은 대타를 기용하게 될 경우 팬들은 언뜻 이해가 안 되는 이 기용을 왜 하게 되었는지 해설가들은 스탯 등의 각종 근거로 설명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야구 경기는 보통 3시간이 넘고(길면 5시간도 넘게 갑니다) 그 3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일들이 벌어지기에 ‘할 말’도 그만큼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말한 룰이나 스탯 외에도 선수들의 개인기량, 감독들의 전략 전술, 경기 상황과 맞물린 과거 야구의 기록과 역사, 감독과 선수들의 개인사, 중간 중간 나가는 퀴즈까지 해설가들이 활약할 공간은 넘치고 넘칩니다. 다른 종목과는 달리 야구계가 하일성, 허구연이라는 ‘국민 해설가’를 배출한 이유도 야구 자체의 인기도 있지만 그만큼 해설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농구 쪽에 유희형, 배구 쪽에 오관영 씨 등도 한 획을 그은 해설가들이지만 이 분들이 ‘아침마당’ 같은 주부 프로그램이나 무릎팍 도사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적은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빠떼루 아저씨 같은 특이한 케이스는 제외) 야구장은 해설가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돌커브 선정 최고 해설가 BEST 5
개인적으로 야구경기만큼 야구해설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실 30대 후반 이상의 야구팬들은 하일성, 허구연, 김소식 등 당시 활동했던 해설가들에게 야구 보는 법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프로야구 초창기만 해도 지금처럼 각종 야구 데이터들을 쉽게 접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해설가들이 끼치는 영향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야구팬들의 수준이 훨씬 높아진 지금도 해설가들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바뀐 게 있다면 과거 초창기는 해설가들에게 한 수 접고 ‘배우는’ 양상이 많았다면 지금은 배운다기 보다는 하나의 시각으로 보는 입장이 많아졌습니다. 야구라는 종목이 워낙에 해석의 다양성이 존재하거니와 어지간히 부지런한 해설자가 아니면 고수팬들의 수준을 따라가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해설을 들으며 야구 보는 눈을 키우기도 하지만 ‘이건 분명 감독 실수다’, ‘여기서는 대타를 기용했어야 했다’ 등으로 의견을 달리하며 보는 경우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의 큰 재미이기도 하지요.
현재 MBC SPORTS , KBS N SPORTS, SBS ESPN, XTM TV 등 4개의 케이블 채널에서 약 15명 정도의 해설위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15인 15색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바 오늘은 제 개인적으로 뽑은 BEST 5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미리 말씀 드리지만 해설가들은 저마다 고유의 스타일이 있고 팬들의 호불호도 다르니 이 점 감안하고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베스트가 있다면 워스트도 분명 있겠죠. 다음 ‘하’ 편에서는 베스트에 이은 ‘워스트 해설가 5’와 프로 해설가들에게 드리는 동네 해설가의 사소한 제언의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첫 번째 돌커브는 해설 이야기입니다. 왜 개시부터 야구경기나 선수 이야기가 아닌 해설을 하느냐고 힐난하실 분도 계실지 몰라 변명해 보자면, 소위 야구판에서 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4개의 케이블 방송사에서 전 구단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하는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방송사들도 해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타급 해설가들을 모시기에 여념이 없기도 하지요.
사실 모든 종목을 통틀어서 야구만큼 해설할 거리가 많은 종목도 없습니다. 일단 룰 자체가 꽤나 복잡합니다. 웬만한 고수팬이 아니고서는 ‘어 이게 왜 아웃이지?’ 혹은 ‘이번 이닝을 막으면 홀드로 인정되는 건가 아닌 건가’ 하는, 판단하기에 애매한 상황이 한 두 가지는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야구 규칙서는 법전만큼 두툼한 분량을 자랑합니다.
이른바 스탯(Stat)이 굉장히 다양하고 ‘해석’의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해설가들의 비중을 크게 합니다. 타율, 평균자책점, 타점, 홈런 등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야 야구팬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OPS, 이닝당 출루 허용률, 삼진/볼넷 비중 등의 것들은 언뜻 이해하기도 힘들 뿐더러 이 기록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적절한 해설이 필요합니다. 9회말의 결정적 상황, 감독이 이전 타석까지 모두 안타를 쳤던 타자를 빼고 타율도 높지 않은 대타를 기용하게 될 경우 팬들은 언뜻 이해가 안 되는 이 기용을 왜 하게 되었는지 해설가들은 스탯 등의 각종 근거로 설명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야구 경기는 보통 3시간이 넘고(길면 5시간도 넘게 갑니다) 그 3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일들이 벌어지기에 ‘할 말’도 그만큼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말한 룰이나 스탯 외에도 선수들의 개인기량, 감독들의 전략 전술, 경기 상황과 맞물린 과거 야구의 기록과 역사, 감독과 선수들의 개인사, 중간 중간 나가는 퀴즈까지 해설가들이 활약할 공간은 넘치고 넘칩니다. 다른 종목과는 달리 야구계가 하일성, 허구연이라는 ‘국민 해설가’를 배출한 이유도 야구 자체의 인기도 있지만 그만큼 해설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농구 쪽에 유희형, 배구 쪽에 오관영 씨 등도 한 획을 그은 해설가들이지만 이 분들이 ‘아침마당’ 같은 주부 프로그램이나 무릎팍 도사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적은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 (빠떼루 아저씨 같은 특이한 케이스는 제외) 야구장은 해설가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돌커브 선정 최고 해설가 BEST 5
개인적으로 야구경기만큼 야구해설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실 30대 후반 이상의 야구팬들은 하일성, 허구연, 김소식 등 당시 활동했던 해설가들에게 야구 보는 법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프로야구 초창기만 해도 지금처럼 각종 야구 데이터들을 쉽게 접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해설가들이 끼치는 영향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야구팬들의 수준이 훨씬 높아진 지금도 해설가들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바뀐 게 있다면 과거 초창기는 해설가들에게 한 수 접고 ‘배우는’ 양상이 많았다면 지금은 배운다기 보다는 하나의 시각으로 보는 입장이 많아졌습니다. 야구라는 종목이 워낙에 해석의 다양성이 존재하거니와 어지간히 부지런한 해설자가 아니면 고수팬들의 수준을 따라가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로 해설을 들으며 야구 보는 눈을 키우기도 하지만 ‘이건 분명 감독 실수다’, ‘여기서는 대타를 기용했어야 했다’ 등으로 의견을 달리하며 보는 경우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의 큰 재미이기도 하지요.
현재 MBC SPORTS , KBS N SPORTS, SBS ESPN, XTM TV 등 4개의 케이블 채널에서 약 15명 정도의 해설위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15인 15색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바 오늘은 제 개인적으로 뽑은 BEST 5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미리 말씀 드리지만 해설가들은 저마다 고유의 스타일이 있고 팬들의 호불호도 다르니 이 점 감안하고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현재 활동하는 해설가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해설가입니다. 한화 이글스의 전신 빙그레 이글스에서 촉망 받던 투수에서 조기 은퇴해 스카우터로 활동하다 해설가로 변신한 케이스로 스카우터 출신답게 선수들의 장단점을 보는 눈이 탁월합니다. 장단점을 모두 잘 보지만 해설은 ‘긍정’ 위주로 진행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타자가 삼진을 당했을 경우 타자를 질책하거나 비판하기 보다는 투수의 피칭을 칭찬하는 스타일이죠. 보이스도 방송에 적합하고 야구 상식도 풍부해 야구 초보자들이 야구를 배우는 입장에서 듣기에도 가장 좋은 해설가입니다. 현존하는 해설가들 대상으로 ‘해설의 정석’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이효봉 위원을 뽑겠습니다. 전문성 ★★★★☆ 재미 ★★★☆☆ 방송 적합도 ★★★★☆ 그 유명한 ‘야신’ 김성근 전 SK 감독(현 고양 원더스 감독)의 친아들로 짧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전력분석코치를 거쳐 작년부터 해설가로 활동 중입니다. 김정준 위원의 가장 큰 미덕은 전력분석코치 출신답게 각 팀의 전력, 선수들의 장단점과 특징 등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덕아웃에서 생생한 데이터들을 다뤘기 때문에 해설의 정확도는 꽤나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말투가 다소 시니컬한 점이 아쉽긴 하지만 야구 중수 이상의 시청자들이라면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해설입니다. 얼마 전에는 한국 야구방송 최초로 김성근 전 감독과 부자 해설을 하기도 했고 같은 방송사 안경현 위원과 해설 배틀을 하기도 했죠. 전문성 ★★★★★ 재미 ★★☆☆☆ 방송 적합도 ★★★☆☆
통산 홈런 300, 도루 267개, 30-30 클럽을 3번이나 가입한 그야말로 레전드급 활약을 펼치다 작년에 은퇴해 올해부터 해설가로 활동 중입니다. 현역 당시 별명은 ‘리틀 쿠바’로 호타준족의 대명사였습니다. 도루 33개가 모자라 300-300을 달성하지 못한 것은 본인은 물론 야구계 전체로서도 매우 아쉬운 순간이기도 했죠. 해설가로서는 그야말로 초보임에도 요근래 은퇴한 선수 출신 해설가들 중에는 가장 적응을 빨리한 케이스입니다. 작년까지 현역 선수로 뛰었기 때문에 현장감이 높다는 점이 장점이고 감독들의 선수기용이나 작전에 대해서도 때때로 ‘직언’을 하는 점도 눈에 띕니다. (이건 해설가로서는 큰 미덕입니다.) 보이스도 방송에 무난합니다. 전문성 ★★★☆☆ 재미 ★★★☆☆ 방송 적합도 ★★★☆☆ 기교파 투수 출신의 해설가로 경력은 짧지만 안정된 해설을 보여줍니다. 투수 출신답게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투수들의 심리를 알려주는 점이 장점입니다. 이효봉 위원과 비슷하게 긍정 위주의 해설을 합니다. 보이스가 다소 ‘심심’하다는 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전문성 ★★★★☆ 재미 ★★☆☆☆ 방송 적합도 ★★★☆☆ ‘캐넌 히터’로 불리며 LG 트윈스,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한 선수 출신 해설가입니다. 1994년 LG 우승 당시 서용빈, 유지현과 함께 ‘신인 3인방’으로 불리며 신인으로는 최초로 20-20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고 2000년대 초반 SK 전성기를 이끈 스타 출신입니다. 해설은 올해부터 시작한 초보지만 초보답지 않은 시야와 식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 있어서는’ 이란 표현을 남용하는 게 아쉬운 부분이지만 경험이 더 쌓인다면 꽤 좋은 해설가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보입니다. 전문성 ★★★☆☆ 재미 ★★★☆☆ 방송 적합도 ★★★☆☆ | ||||||||||||
베스트가 있다면 워스트도 분명 있겠죠. 다음 ‘하’ 편에서는 베스트에 이은 ‘워스트 해설가 5’와 프로 해설가들에게 드리는 동네 해설가의 사소한 제언의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17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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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용훈
서울 출생으로 MBC 청룡 어린이회원 출신이지만 지금은 자칭 ‘C급 동네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시즌 중에는 퇴근하면 바로 TV 앞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비시즌에는 야구 책을 뒤적이며 허전함을 달랜다. 지인들과 집 근처에서 생맥주 마시며 야구 이야기를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저서로 『프로야구 감독열전』이 있다.
너굴
2013.08.02
근데 요새 야구 볼 맛이 영 안 난다는거...ㅠㅠ
어치
2013.08.01
inee78
20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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