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 건강한 성인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엄마들은 육아 지식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면 아빠들은 사실 육아 지식이 너무 적어서 탈이다. 그러니 둘 사이 말이 통하지 않아 육아 갈등이 심화되는 면이 있다. 아내가 아이에게 하는 행동이 도통 이해되지 않을 때, 아내가 하는 아이에 대한 고민이 전혀 와 닿지 않을 때, 아빠들은 엄마들을 극성이라고 탓하기보다 육아에 관한 기본적인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 너무 바빠서 공부도 어렵고 도울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도저히 낼 수 없다면 아내의 이야기라도 좀 들어주자. 그렇게만 해줘도 아내의 육아는 훨씬 편안해진다.
201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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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프라임을 진행할 때나 다른 부모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 때에 아빠의 역할은 중요했다. 엄마들이 느끼는 고민과 육아 문제들은 아빠가 참여해 함께 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전문가 선생님이 조언하고 도움을 준다고 해도 효과가 반감됐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그 이유는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는 아이의 살을 빼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아빠가 옆에서 “뚱뚱하긴 뭐가 뚱뚱하다고 그래. 저 정도면 괜찮지. 괜찮아, 괜찮아. 너 먹고 싶은 대로 먹어”라고 한다면? 아이에게는 엄마의 노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전문가 선생님들은 모든 문제의 해결에 반드시 아빠를 개입시켰다.
<아이의 밥상>에서 편식이 심한 여자아이의 문제를 해결할 때도 아빠의 참여를 유도했다. 당시 아이의 아빠는 회사 일이 너무 많아 매일 늦게 들어왔다. 우리는 아빠에게 일주일에 딱 한 번만이라도 일찍 들어와서 아이와 함께 식사하고 아이와 몸 놀이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랬더니 몇 주 만에 아이의 얼굴빛이 달라졌다. 이전보다 밝고 명랑하고 활기가 넘쳤다. 다른 원칙들을 잘 지켜주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몇 주 만에 편식 습관도 현저히 나아졌다.
이 아이의 아빠가 육아에 참여함으로써 아이의 문제가 쉽게 해결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엄마가 육아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편이 자신과 같은 방향에서 자신을 응원하듯 함께 노력한다는 것은 엄마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주변의 유혹에도 육아의 포인트를 놓치지 않게 하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불안이나 조바심으로부터 흔들리지 않게 한다. 그리고 이것으로 아이를 달달 볶지 않게 되니 엄마의 얼굴빛도 밝아진다. 엄마의 얼굴빛이 밝아지면 아이의 얼굴빛도 덩달아 밝아진다.
아빠의 육아참여는 아이의 성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둘째는, 엄마가 조금이라도 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피로에는 장사가 없다. 엄마는 하루 종일 잘 안 먹는 아이를 데리고 잘 먹일 생각만 하면서 온갖 노력을 한다. 그럼에도 아이가 그다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같은 노동이라도 두 배로 피곤하다. 이때 남편이 일주일에 하루라도 아이와 밥을 먹고 놀아주면 엄마가 조금은 편해진다. 엄마가 여유로워지니 아이를 대하는 것이 편해지고 그로 인해 아이도 달라진 것이다 . 이외에 비만 아이의 살을 뺄 때도 아이와 아빠가 갖는 시간을 늘리도록 했다. <마더쇼크>에서 엄마들이 친정엄마와의 부정적 애착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 노력할 때도 아빠의 응원은 늘 빠지지 않는 숙제였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방송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지, 일반 가정에서는 어림도 없어요!”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남자들은 정말로 말해주지 않으면 모른다. 말해주지도 않고 “그걸 왜 몰라? 알아서 좀 하지?”라고 말하면 사실 좀 억울하다.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그 부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빌려 엄마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내가 남편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살짝이라도 흘리라는 것이다.
방송에서 만난 아빠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힘든 줄은 몰랐어요”였다. 단순히 아이가 떼를 부리거나 밥을 안 먹어서 힘든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 안에 오만 가지 불안이 있고 그것 때문에 너무나 괴로워한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이들을 육아에 참여하게 하려면 도와달라고 확실히 말해야 한다. 너무 힘들면 무엇 때문에 힘든지 말하자. 내 노력을 남편이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무엇을 인정받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자. 자신의 감정을 공감받고 싶으면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설명하자. 다소 치사하게 느껴지더라도 그런 노력을 엄마들도 해야 한다.
엄마들은 육아 지식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면 아빠들은 사실 육아 지식이 너무 적어서 탈이다. 그러니 둘 사이 말이 통하지 않아 육아 갈등이 심화되는 면이 있다. 아내가 아이에게 하는 행동이 도통 이해되지 않을 때, 아내가 하는 아이에 대한 고민이 전혀 와 닿지 않을 때, 아빠들은 엄마들을 극성이라고 탓하기보다 육아에 관한 기본적인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 너무 바빠서 공부도 어렵고 도울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도저히 낼 수 없다면 아내의 이야기라도 좀 들어주자. 그렇게만 해줘도 아내의 육아는 훨씬 편안해진다.
<아이의 밥상>에서 편식이 심한 여자아이의 문제를 해결할 때도 아빠의 참여를 유도했다. 당시 아이의 아빠는 회사 일이 너무 많아 매일 늦게 들어왔다. 우리는 아빠에게 일주일에 딱 한 번만이라도 일찍 들어와서 아이와 함께 식사하고 아이와 몸 놀이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랬더니 몇 주 만에 아이의 얼굴빛이 달라졌다. 이전보다 밝고 명랑하고 활기가 넘쳤다. 다른 원칙들을 잘 지켜주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몇 주 만에 편식 습관도 현저히 나아졌다.
이 아이의 아빠가 육아에 참여함으로써 아이의 문제가 쉽게 해결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엄마가 육아의 포인트를 정확하게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편이 자신과 같은 방향에서 자신을 응원하듯 함께 노력한다는 것은 엄마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주변의 유혹에도 육아의 포인트를 놓치지 않게 하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불안이나 조바심으로부터 흔들리지 않게 한다. 그리고 이것으로 아이를 달달 볶지 않게 되니 엄마의 얼굴빛도 밝아진다. 엄마의 얼굴빛이 밝아지면 아이의 얼굴빛도 덩달아 밝아진다.
아빠의 육아참여는 아이의 성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둘째는, 엄마가 조금이라도 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피로에는 장사가 없다. 엄마는 하루 종일 잘 안 먹는 아이를 데리고 잘 먹일 생각만 하면서 온갖 노력을 한다. 그럼에도 아이가 그다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같은 노동이라도 두 배로 피곤하다. 이때 남편이 일주일에 하루라도 아이와 밥을 먹고 놀아주면 엄마가 조금은 편해진다. 엄마가 여유로워지니 아이를 대하는 것이 편해지고 그로 인해 아이도 달라진 것이다 . 이외에 비만 아이의 살을 뺄 때도 아이와 아빠가 갖는 시간을 늘리도록 했다. <마더쇼크>에서 엄마들이 친정엄마와의 부정적 애착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 노력할 때도 아빠의 응원은 늘 빠지지 않는 숙제였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방송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지, 일반 가정에서는 어림도 없어요!”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남자들은 정말로 말해주지 않으면 모른다. 말해주지도 않고 “그걸 왜 몰라? 알아서 좀 하지?”라고 말하면 사실 좀 억울하다.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그 부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빌려 엄마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내가 남편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살짝이라도 흘리라는 것이다.
방송에서 만난 아빠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힘든 줄은 몰랐어요”였다. 단순히 아이가 떼를 부리거나 밥을 안 먹어서 힘든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 안에 오만 가지 불안이 있고 그것 때문에 너무나 괴로워한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엄마들은 육아 지식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면 아빠들은 사실 육아 지식이 너무 적어서 탈이다. 그러니 둘 사이 말이 통하지 않아 육아 갈등이 심화되는 면이 있다. 아내가 아이에게 하는 행동이 도통 이해되지 않을 때, 아내가 하는 아이에 대한 고민이 전혀 와 닿지 않을 때, 아빠들은 엄마들을 극성이라고 탓하기보다 육아에 관한 기본적인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 너무 바빠서 공부도 어렵고 도울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을 도저히 낼 수 없다면 아내의 이야기라도 좀 들어주자. 그렇게만 해줘도 아내의 육아는 훨씬 편안해진다.
- 엄마생각 아이마음 김광호,김미연 공저 | 라이온북스
〈60분 부모〉, 다큐프라임 〈아이의 밥상〉,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마더쇼크〉,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등 대한민국 최고의 육아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광호 PD가 말하는 현실육아의 해법! 부모교육 프로그램, 자녀교육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 넘쳐나는 육아지식과 현실 속 육아 사이에서 현명하고 용기 있게 아이를 키워낸 수많은 부모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의 눈높이’, ‘부모의 성찰’, ‘육아의 목적’이라는 세 가지 타이틀로 현실 속 맞닥뜨리게 되는 육아 고민들을 속 시원히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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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광호, 김미연
김광호
1995년 EBS에 입사했다. 〈60분 부모〉,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밥상〉,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마더쇼크〉,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05년 〈60부모〉로 한국방송대상, 2008년 〈다큐프라임 조선의 프로페셔널_화인〉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2011년 〈다큐프라임_마더쇼크〉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남녀평등상, YMCA 선정 좋은 방송대상, 2012년 〈다큐프라임_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김미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1999년 웅진에 공채로 입사하여 육아잡지 〈앙팡〉에서 첫 잡지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여성조선〉, 〈주부생활사〉, 〈베이비 조선〉 등에서 일하며 인테리어, 요리, 육아 기사 등을 작성했으며 임신출산 무크, 건강실용서, 자녀교육서 등을 만드는 일을 했다.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해서는 그동안 취재만 해왔던 육아나 아이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한국방송통신대학 유아교육과에 입학해 아이가 3세 무렵 졸업했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취재와 인터뷰를 하며 육아기사, 자녀교육서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엮은 책으로는 《육아백과사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