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스타, 진짜 가수로 발돋움하다 - 이하이, 이매진 드래곤스, 링컨 OST
2012년의 오디션 스타는 누가 뭐래도 이하이일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YG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한 것으로 다시 한 번 유명세를 치렀죠. 전문적인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후 멀끔한 가수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의 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글ㆍ사진 이즘
201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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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오디션 스타는 누가 뭐래도 이하이일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YG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한 것으로 다시 한 번 유명세를 치렀죠. 전문적인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 후 멀끔한 가수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의 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바로 지금, 리뷰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2012년에 앨범을 발표했지만 국내에는 2013년에 다시금 소개된 미국 출신의 록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신보와 2013년 아카데미 영화제 최다부문 노미네이트 된 것으로 유명한 영화 < 링컨 >의 OST 트랙도 함께 소개합니다.


이하이 < First Love Part. 1 >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 스타> 시즌 1에서 가장 인상적인 출연자는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을 부르며 등장해 「Over the rainbow」로 정점을 찍은 박지민이었다. 심사위원 점수 300점 만점에 299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박지민과 마지막까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소녀가 있었다.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던 준우승자 이하이였다. 심사위원 박진영의 말대로 ‘박지민과 경쟁이 가능한 유일한 참가자’ 이하이는 싱글 앨범이었던 < 1,2,3,4 >에 이어 내놓은 < First Love Part. 1 >으로 다시 대중의 시선 속으로 들어간다.

이하이를 픽업한 YG의 전략은 단순하다. 신비롭고 매혹적인 목소리의 열여섯의 소녀가 만들어냈던 인상적인 무대의 순간을 한 장의 앨범으로 담아내는 것.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주효했다. 첫 트랙 「Turn it out」은 생방송 무대에서 이하이가 불렀던 리아나의 「Don't stop the music」과 닮아있다. 이하이 특유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빠른 비트로 흘러나올 때 이하이의 목소리는 더욱 빛을 발한다. 윤미래의 「시간이 흐른 뒤」를 연상시키는 「Special」에서 처음 도정하는 랩을 통해 그의 또 다른 모습을 고스란히 구현한다.

타이틀곡 「It's over」에서는 오디션에서 부른 더피의 「Mercy」를 부르던 모습이 겹쳐진다. 가벼워지고 유쾌해졌지만 특유의 깊고 무거운 발성은 「It's over」에서 두드러진다. 또한 느린 템포로 전환되는 「짝사랑」과 「Dream」에서는 JK 김동욱의 「미련한 사랑」과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불렀던 무대가 떠오른다. 당시 지적받았던 불안한 고음을 한층 깨끗하게 가다듬으면서도 중저음역대에 힘을 실어 음악 소비자들은 ‘이하이표’ 목소리를 저장한다.

< First Love Part. 1 >가 표현하는 이하이의 모습은 <케이팝 스타> 시즌1 무대의 충실한 재연이다. 정통 리듬 앤 블루스와 재즈 장르를 고루 섞어 이하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의 음악을 들려주며 그의 특별한 목소리는 밋밋했던 지난 싱글을 거쳐 이번 정규 앨범에서 한결 두드러졌다. 기대만큼 좋지만 아쉬움 역시 같은 이유에서 출발한다.

< First Love Part. 1 >은 이하이가 가장 자신할 수 있는 스타일의 노래들만을 담았지만 오디션 참가자를 벗어난 ‘가수’ 이하이로서의 욕심과 실력은 보이지 않는다. 독특한 발성과 목소리를 넘어서는 이하이표 음악의 색깔을 담아내기에 5곡은 부족하다. ‘난 이것도 잘하고 이것도 잘해요’를 넘어 이하이만이 들려줄 수 있는 결정타가 아쉽다.

이것이 빠른 염려이기 때문에 그의 Part2가 더 중요하다.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부른 이하이에게 박진영은 ‘줄다리기를 하는데, 감히 임재범을 끌고 왔다.’는 평을 내놓았다. < First Love Part. 1 >을 통해 이하이는 다시 대중과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내가 이하이에요’를 각인시킨 뒤에 보여줄 ‘진짜’ 모습에 따라 사람들은 그녀에게 끌려갈지 말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글/ 김우광(izm_critic@daum.net)


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 < Night Visions >

2008년, 라스베이거스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는 2009년과 2010년에 발표한 두 장의 EP로 가능성을 확인받고 인터스코프 레이블과 계약을 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획득했다. 2012년 9월에 공개한 < Night Visions >는 이전에 녹음한 6곡을 중심으로 새로 엮은 메이저 데뷔앨범이다.

이매진 드래곤스는 같은 지역 출신 그룹인 킬러스처럼 1980년대의 복고 사운드를 끌어안고 있다. 덥스텝과 힙합, 브릿 팝의 요소가 있지만 이 재료들을 1980년대의 아레나 록과 인디 음악 그리고 뉴웨이브로 버무리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이매진 드래곤스가 비상(飛上)할 수 있는 날개 역할을 했다. 이매진 드래곤스의 음악은 그렇게 2000년대 하이브리드 정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투명한 비트와 댄서블한 리듬이 이끄는 대표곡 「It's time」은 2012년에 빌보드 싱글차트 15위에 오르며 효자 노릇을 한 넘버. 인기 뮤지컬 드라마 < 글리 > 외에 여러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이 노래는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한 곡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둡고 음산한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지난해 MTV 비디오뮤직 어워드 최우수 록 비디오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점이 바로 이매진 드래곤스의 노래가 눈으로도 통하는 음악이라는 것을 인정한 결과다.

포크의 낭랑함으로 시작하지만 덥스텝과 일렉트로닉 록으로 거친 질감을 포착한 「Radioactive」가 음반에서 가장 이질적이지만 빌보드 얼터너티브 송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크로스오버 실력을 입증했다. 미국 출신임에도 팀의 리더 댄 레이놀즈의 음색은 콜드플레이의 리더 크리스 마틴과 비교될 만큼 풍부한 감정을 담고 있으며 드럼 소리도 원 리퍼블릭처럼 전면에 드러난다. 「Demons」가 대표적인 곡. 뿐만 아니라 1980년대 스타일을 부활시킨 「Tiptoe」, 「Hear me」, 「Working man」은 라스베이거스 출신의 4인조 밴드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명쾌하게 입증한다.

현재 인디 음악의 붐은 너바나, 펄 잼, 스매싱 펌킨스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던 20여년 전의 상황과 유사하지만 스타일은 다르다. 1990년대 초반이 펑크와 록이 기반이었지만 지금은 포크와 컨트리뿐만 아니라 1980년대의 전자음원을 중심에 두고 있다. 고티에, 펀, 오브 몬스터스 & 멘, 멈포드 & 선스, 루미니어스 같은 아티스트들은 원초적인 배경과 미래지향적인 사운드를 병행한다. 이매진 드래곤스는 바로 그 두 방향성을 가지고 인디의 숨결을 동시에 호흡한다. 이것이 그들을 특출한 밴드로 격상시킨다.

빌보드 앨범차트 2위로 등장한 < Night Visions >의 수록곡들은 이매진 드래곤스가 왜 빌보드에서 선정한 ‘2012년에 등장한 최고의 신인’ 중 하나가 됐으며, 아마존닷컴이 왜 ‘2012년 최고의 록 밴드’로 선정했는지를 설득한다.

글/ 소승근(gicsucks@hanmail.net)


Lincoln (링컨) OST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 굿윈(Doris Kearns Goodwin)이 『Team of Rivals: The Political Genius of Abrahm Lincoln』(경쟁자들: 정치적 천재 아브라함 링컨)이란 제목의 전기를 쓸 계획이라는 걸 1999년 접한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는 드림웍스(DreamWorks) 영화사를 통해 그 즉시 영화 판권을 구매하려고 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스필버그의 링컨을 위한 대본은 몇몇 작가들에 의해 수차례 재편과정을 겪었다. 위대한 미국대통령의 삶은 워낙 그 범위가 방대했기에 작가들은 스필버그의 취향에 맞춰 이야기의 초점을 좁히는데 그야말로 애를 먹었다. 최종적으로 영화로 제작된 <링컨>은 대통령 링컨의 생애에서 가장 강렬했던 마지막 4개월을 감동적으로 다루는 데 치중했다. 특히 1865년 남북전쟁이 끝나기 전 미합중국헌법에서 노예제를 폐지를 명시한 수정헌번 13조의 의회 통과를 이끌어낸 링컨의 집착적 정치력에 할애됐다.

한편 스필버그의 일반적인 전기 영화 중 하나로 제작된 2012년 작품 <링컨>(Lincoln)은 평단의 찬사일색과 함께 제85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12개 부문 후보에 지명되는 작품성을 공인받았다. 영화는 전형적인 “전기영화”보다 정치적 스릴러에 더 가깝게 묘사되었다. 공공연한 스필버그의 영화의 약점을 보완하기라도 하듯 그 시대의 다른 유력한 정치가들과 분투하는 링컨의 인간적 묘사는 절대 과잉으로 흐르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시종 유지한다. 물론 거기에는 링컨으로 분해 세 번째 오스카트로피를 거머쥔 남우주연 대니얼 데이-루이스(Daniel Day-Lewis)의 공헌이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테지만 말이다. 가장으로서 가정에 헌신하는 연기의 종속적인 스토리라인은 그 온화한 결기가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환기시킨다.

제작사는 처음 제작비를 쓰는데 상당히 주저했었다고 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신화창조를 거둔 명감독으로 흥행성공은 물론 제 66회 아카데미시상식 7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쉰들러 리스트>가 있긴 하지만, 혹시 스필버그가 1997년 작 <아미스타드>(Amistad)와 같이 흥행에는 실패한 전과를 재현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링컨을 정치적으로 매우 심도 있는 스토리로 다뤘다는 점, 그리고 대니얼 데이-루이스와 셜리 필드(Sally Field), 토미 리 존스(Tommy Lee Jones)와 같이 아카데미가 인정한 세계적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해서 작품성을 견고히 지지하고 있다는 면에서 <링컨>은 그러나 그게 기우에 불과하다는 걸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평단의 찬사와 함께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다수의 후보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 걸작 <링컨>의 음악은 스필버그의 영화에 변함없이 영감을 제공해 온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맡았다. <조스>로 할리우드블록버스터의 신화를 쌍끌이 한 작곡가 존 윌리엄스는 1980년대 동료 작곡가들을 압도하는 영화음악가로서의 위력을 발휘한 이래로 거장의 칭호를 얻은 것은 물론 현대의 클래식작곡가로 입지를 더 확고하면서 영화음악계에서 거의 은퇴하다시피 했지만 2011년과 2012년 이 작품 <링컨>을 위해 절친 감독의 요청을 마다하지 않고 다시 복귀했다. 영화음악거장은 현대의 기술이나 장비의 탁월한 혜택을 마다하고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고 종이에 곡을 써 스코어를 완성하는 자기만의 방식을 계속해 왔고 이 작품에서도 그 진가는 어김없이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에 최적의 영감을 부여했다. 재래식 작곡법을 고집하는 그의 음악은 의심의 여지없이 최상의 질적 완성도를 입증한다.

40년 지기 절친 작곡가인 윌리엄스는 스필버그와의 26번째 합작영화인 <링컨>을 위해 거장의 임무를 완수했고, 이는 2011년 함께 오스카의 주목을 받은 두 작품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과 <워 호스>에 이어 둘의 견고한 관계가 낳은 또 하나의 명작임을 유감없이 입증한다. 윌리엄스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 편의 영화에 음악을 작곡해 넣음으로써 자신의 놀라운 실행력을 과시하다시피 했다.

특히 미국의 중대한 역사적 인물을 다룸에 있어 윌리엄스는 동일한 품위와 신중함으로 영화의 원초적인 감성적 본질을 포착해냈다. 전년도의 두 작품에서 매우 경쾌한 재즈적 스코어로 관객들의 기분을 만족스럽게 해주는 한편, 상당히 극적인 울림으로 감동을 준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역시 매우 성공적인 이번 과업에서 감독과 작곡가는 음악을 매우 절제되고 경의적인 자세로 활용하고자 했다. <링컨>의 스코어는 주인공을 연기한 대니얼 데이-루이스에 종속된 반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한다.

윌리엄스의 음악은 주류에서 영웅적인 터치가 강하고 차임벨을 울리는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개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극히 미국적인 업적을 소재로 다룬 <링컨>에서는 그러한 특징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통령직뿐만 아니라, 헌법수정 제 13조에 대한 역사적 중대성은 윌리엄스가 요령있게 적용한 오케스트라의 힘과 멜로디를 통해 근엄한 불굴의 정신을 강조한다.

작곡가는 19세기 찬가를 탐구했고 이와 같은 전통적인 작품들을 위한 스코어에 적용했다. 런던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녹음을 하는 대신 그는 시카고교향악단(Chicago Symphony Orchestra)을 택해 지휘했고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링컨>의 스코어는 기대한 바와 같이 정확히 만족감을 줄 것이다. 절제된 차분함과 웅장함 그리고 엄숙한 곡조가 미국적인 전통에 근거해 쓴 그의 곡들에서 물씬 풍긴다. <7월 4일생>과 <라이언일병 구하기>, <아미스타드> 그리고 <패트리어트>와 같은 그의 이전 작품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적인 콘서트 곡과 관련된 거장의 일관된 작법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링컨>의 스코어는 소규모의 실내악적 반주와 함께 피아노가 주도하는 광범위한 독주에 의해 강조된다. 트럼펫, 오보에, 그리고 클라리넷은 또한 교대로 멜로디를 규정하고 때로 한조로 완전한 하모니를 이루지만 경의를 표하는 곡조는 역사적 연관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때론 독주악기들 사이를 지그재그로 누비면서 기품 있는 악절들을 제공하며 윌리엄스의 보편적인 작법과 같이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앙상블을 이루는 악절들은 윌리엄스의 이전 역작들에 비해 극적인 중력이나 내용적인 면에서 풍부하지 못하다. 지시악절로 쓰인 오프닝 큐 「The people's house」는 작곡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다. 링컨의 시골배경을 암시하듯 아늑한 플루트 독주에 의한 목가적인 분위기서부터 장엄하고 숭고한 오케스트라 편성과 팀파니연주 그리고 대통령의 이상을 암시하는 트럼펫독주로 종결하기까지, 영화를 여는 이 오프닝 곡에서 윌리엄스는 링컨의 개성을 감성적으로 전하는 한편, 그가 싸우면서 자신의 이상과 충돌하게 될 거라는 걸 구조적인 편곡으로 묘사한다. 이와 같은 작법은 다른데서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데 「Equality under the law」의 종결부에서 영웅적인 영감을 주는 합주로 가장 표면화된다. 현악 크레셴도의 형태로 강조되어 나타나는 웅장함이 그러하다.

「Elegy」에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듯 괴로움을 표현하는 바이올린은 프렌치 혼과 조화를 이루면서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와 같이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요소로 빈번히 나타난다. 윌리엄스가 통상적으로 쓰는 기법 중 하나로 일렉트로닉 불협화음은 「The southern delegation and the dream」에서 간주로 공존한다. 마찬가지로 「Appomattox, April 9, 1865」의 중반에는 유일한 무언의 합창이 중요한 기여를 한다. 이는 으스스한 효과를 강화하는 효과를 준다.

스코어를 통해 이러한 사운드혼합은 동시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크게 고조시키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이 믹스효과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차분한 절제미를 지탱하는데 더 집중했다. 「Getting out the vote」와 「The race to the house」에서는 피들과 밴조 그리고 활발한 퍼커션 반주로 쾌활하고 희극적인 분위기를 잠시 표출하기도 하지만 후반부는 전통적인 곡조로 구성되었다. 장대한 베이스 스트링이 특징을 이루는 사운드의 혼합에서는 <파 앤 어웨이>의 스코어를 상기시키는 면이 있다.

「Call to muster and battle cry of freedom」은 기악편성이나 보컬의 견지에서 가장 독특하게 개별적인 지시 곡이다. 전투를 위한 행진가의 전형으로 스네어 드럼과 플루트가 특징적으로 편성됐고, 남성과 여성의 합창이 전후로 교차해 이어지면서 전통적인 남북전쟁 노래의 인상을 강하게 준다. 「The peterson house and finale」는 스코어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큐로 11분에 걸친 곡조에 사려 깊은 상념과 드라마적인 감동이 차분하게 실려 순환돼 흐르는 한편 각각의 테마들이 조화롭게 전개되면서 이목을 최대한 집중시킨다.

링컨을 위해 쓰인 다수의 테마들은 장대한 선율로 나타나는데 엄숙하고 서서히 이동하는 곡조를 띄고 있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장조의 6화음 테마는 「The people's house」에서 가장 인상적이지만 헌법수정 제13조를 위한 윌리엄스의 테마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악상은 「The purpose of the amendment」와 「Freedom's call」, 그리고 「The peterson house and finale」에서 곡의 전개 중 베이스음들로 확연히 나타난다. 가족과 전쟁 그리고 다른 영화적 개념들은 테마에 스며들어 서로 공유하고 부드럽게 완화된 반주로 주제의식을 나타낸다.

전반적으로 이 스코어는 윌리엄스의 음악작법에 조예가 깊은 애호가들에게 또 하나의 자상하고 사려 깊으며 명랑하게 흐르는 미국적 출품작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다. 윌리엄스의 이력에서 차별화된 신선함을 발견할 수는 없다. 주제의식을 반영한 테마들은 실로 파생적인 산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애정 어린 기억을 상기시킨다는 면에서 이 작품은 윌리엄스의 풍부한 카탈로그에 덧붙여 그 자체로 경의를 표하게 만든다.

탁월한 개성보다 장인의 진득한 뭉근함이 심금을 울린다. 특히 마에스트로의 작법을 고려해볼 때 요즘의 젊은 작곡가들에게 노장의 진면모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The people's house」, 「Getting out the vote」, 「Appomattox, April 9, 1865」, 그리고 「The peterson house and finale」를 조곡의 형식으로 여기고 차분히 접한다면 실로 비범하고 신중히 공들여 만든 수완에 찬사를 금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영화에 정확히 조응하는 사운드의 완성도 면에서 이 스코어는 진한 향수를 불러낸다. 거장의 명작 <링컨>은 2013년 제 85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음악상후보에 지명되었다.

글/ 김진성(jinsung@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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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 #이매진 드래곤스 #존 윌리엄스 #링컨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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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826

2013.04.29

하이양이 부르는 노래는 다 좋아요..그 나이에 그런 감수성을 가지고 표현한다는게 대단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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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0307

2013.04.07

이하이 목소리 너무 좋아요 *.* 이번에 살 빠졌는지 더 이뻐지기까지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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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kaist

2013.04.05

링컨 OST 나름 괜찮더군요 근래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던 작품들이 줄줄이 개봉해서 다 보느라 힘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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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