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사고 극복한 서른 살의 세계적인 여배우 - <레미제라블>, <원 데이> 앤 해서웨이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서는 앤 해서웨이가 판틴 역할을 맡았는데, 가수로서의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 배우로서의 그 내밀한 연기력으로 보자면 가히 성공적인 캐스팅이라 할 만하다. 실제로 앤 해서웨이는 판틴이라는 절망에 빠진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무려 11kg 감량에 성공했고 판틴이라는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 휴 잭맨과 러셀 크로에 밀리지 않는 기량과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글ㆍ사진 최재훈
201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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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판틴이라는 캐릭터의 출연분량은 단순히 물리적인 길이로만 보자면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캐릭터의 인지도나 그 강렬함에 있어서는 다른 주연배우에 못지않은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따라서 ‘I dreamed a dream’이라는 노래를 부를 때 판틴이라는 캐릭터는 절정으로 치닫는데, 배우의 역량에 따라 절망에 몸부림치는 판틴의 내면이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될지 아닌지의 성패가 갈린다.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서는 앤 해서웨이가 판틴 역할을 맡았는데, 가수로서의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 배우로서의 그 내밀한 연기력으로 보자면 가히 성공적인 캐스팅이라 할 만하다. 실제로 앤 해서웨이는 판틴이라는 절망에 빠진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무려 11kg 감량에 성공했고 판틴이라는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 휴 잭맨과 러셀 크로에 밀리지 않는 기량과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원 데이>

앞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통해 앤 해서웨이는 아름다운 여성이자, 성장하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이미 미셀 파이퍼와 할리 베리라는 세기의 여배우들이 거쳐 간 캣 우먼은 앤 해서웨이를 만나는 순간, 그 당당하고 도도한 매력에 휩싸여 과거의 배우들의 아우라는 앤 해서웨이의 매력에 압도된다. 그리고 상큼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멜로 영화 <원 데이>까지, 올해 서른이 된 앤 해서웨이는 발랄하고 예뻐 빛나던 20대를 지나, 매력적인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만개한 아름다운 30대를 맞이하고 있다.


배우의 증명

앤 해서웨이에게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은 일종의 전환점이며 동시에 배우로서 이루고 싶었던 꿈과 맞닿아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앤 해서웨이가 어렸을 때, 그녀의 엄마는 뮤지컬 배우로 <레미제라블>의 판틴 역할을 연기했으며 앤 해서웨이는 엄마가 출연하는 극장에서 엄마를 보면서 연기자의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레미제라블>에서 어린 코제트 역할을 맡아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어린 시절부터 극단에서 연기생활을 시작해 온 앤 해서웨이를 주목받는 젊은 배우로 각인시킨 작품은 2001년 개리 마샬 감독의 <프린세스 다이어리>였다. 1990년 <귀여운 여인>을 21세기 틴 무비로 변화시킨 이 영화는 솜털처럼 가볍고, 초콜릿처럼 달콤한 또 다른 신데렐라 스토리였다. 당시 19살의 앤 해서웨이는 큰 입이 귀에 걸릴 것 같은 줄리아 로버츠의 미소와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햅번에 버금가는 우아하면서도 귀여운 소녀의 매력을 발산한다. 2002년 <니콜라스 니클비>라는 다소 어수선한 작품의 조연을 거쳐, 2004년 그녀가 다시 선택한 작품은 <프린세스 다이어리 2>였다. 백조가 된 미운 오리새끼의 후일담을 더듬어가는 이 영화는 전편보다 지나치게 건전하며, 훨씬 더 시대착오적인 판타지를 선보인다. 지루해진 속편의 뻔한 이야기에도 앤 해서웨이의 매력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지만 배우로서의 앤 해서웨이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은 속편이었다. 이어 성인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으로 선택한 2005년 영화 <대혼란>을 통해 그녀는 마약의 세계에 빠져든 철없는 십대가 되어 누드연기로 불사했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아쉽게도 형편없었다.


<브로크백 마운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변화는 2005년부터 시작되었다. 2005년 리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에게 초점이 맞춰진 영화였다. 앤 해서웨이는 철없는 부잣집 딸이자 잭 트위스트의 아내 루린 트위스트라는 조연으로 등장한다. 뇌리에 각인될 만큼 인상적인 장면도 비중도 크지 않은 배역이었지만, 앤 해서웨이는 고집스럽게 제멋대로인 루린이라는 인물을 성심껏 그려내면서 균형감을 찾고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2006년 칙릿 소설의 결정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동명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맡아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배우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미 캐스팅이 완료된 메릴 스트립이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고서야 자신의 파트너로 앤 해서웨이를 인정했다고 하니, <브로크백 마운틴>이야말로 앤 해서웨이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데이비드 프랑켈 감독이 다소 산만한 원작소설의 가지를 치고, 캐릭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21세기 신데렐라 스토리의 전형적이면서도 통속적인 변형이었지만, 당당하면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앤 해서웨이 역시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비커밍 제인>


<레이첼 결혼하다>

앤 해서웨이는 2007년 제인 오스틴의 전기 영화 <비커밍 제인>과 2008년 코미디 영화 <겟 스마트>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그리고 2009년 조나단 드미 감독의 <레이첼 결혼하다>를 통해 그녀는 탈색한 짧은 머리에 줄담배를 피워대며 가족과 트러블을 일으키는 문제아 킴으로 완벽하게 변신하였다. 그 동안 아름다운 외모에 가려져 평가받지 못했던, 그녀의 연기력이 폭발하는 시점이었다. 아카데미를 놓치긴 했지만 이 영화를 통해 전미비평가협회, 국제비평가협회, 시카고비평가협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러브 앤 드럭스>

2009년 케이트 허드슨과 투 탑의 매력을 선보인 <신부들의 전쟁>이라는 범작을 거쳐, 2010년에는 개리 마샬의 앙상블 영화 <발렌타인 데이>와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제이크 질렌할과 함께 한 <러브 앤 드럭스>를 통해서 로맨틱 영화의 히로인이 되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 레저에게 남편 제이크 질렌할을 빼앗겼던 한풀이라도 하듯, 이 영화 속에서 제이크 질렌할과 앤 해서웨이는 젊고 예쁜 매력을 발산하며 반짝거린다. 영화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배우들의 매력만으로도 무난히 넘어갈 수 있는 평범 이상의 수준까지 도달한 앤 해서웨이는 극단적 조울증을 오가는 복잡한 캐릭터의 매력을 순도 120퍼센트까지 끌어올린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2012년 앤 해서웨이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캣우먼, <원 데이>의 주관 뚜렷한 작가 지망생, 그리고 <레미제라블>의 판틴까지 30세의 젊은 여배우에게 주문할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아름다움, 풋풋한 아름다움, 그리고 원숙한 아름다움을 모두 완벽하게 품어내면서 아름다우면서도 연기 잘 하는 세계적인 여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름다우면서도 재능 있는 여배우가 30의 나이에 그 연기력까지 인정받는다는 사실은 팬으로서 무척 설레는 일이다.

얼마 전 파파라치 사진을 통해 앤 해서웨이가 화제의 중심이 된 적이 있었다. 여배우의 치마 속사정까지 들여다 본 카메라를 통해 앤 해서웨이는 충격적인 노출사진의 피해자가 되었다. 그녀는 칩거하지 않고 당당히 나와 유감을 표명하고 노출에 대해서는 사과한 바 있다. 그녀가 사과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를 통해 사건은 점점 일단락되고 잠잠해지는 분위기이다. 제발 파파라치의 카메라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여배우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지 않길 바란다. 그녀의 차기작은 2014년 개봉 예정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SF 스릴러 <로보포칼립스>라고 하니, 이 상승세를 멈출 방법은 없어 보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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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해서웨이 #레미제라블 #원 데이 #프린세스 다이어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4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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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2013.12.04

앤 헤서웨이 의 다음작품이 기다려지네요,,

기사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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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2013.12.03

처음엔 얼굴만 이쁜 배우인줄 알았는데 출연하는 작품마다 개성이 있고 연기도 너무 잘하니 이젠 얼굴이 아니라 그녀의 연기에 빠져서 그녀를 보게되더군요,,이제 연기파 배우 앤 해서웨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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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타

2013.12.03

내가 너무나 좋아라 하는 배우 입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배우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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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늘 여행이 끝난 후 길이 시작되는 것 같다. 새롭게 시작된 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느라, 아주 멀리 돌아왔고 그 여행의 끝에선 또 다른 길을 발견한다. 그래서 영화, 음악, 공연, 문화예술계를 얼쩡거리는 자칭 culture bohemian.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후 씨네서울 기자, 국립오페라단 공연기획팀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문화재단에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