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관계에서 거절하기 힘들 때 유용한 표현
자, 이제 실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그(그녀)가 뭔가 요청했다. 그런데 당신은 솔직히 내키지 않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여전히 이상한 나라의 연애학개론을 섬기는 상대, 그 성스러운 행동강령을 들먹이며 거절은 곧 잘못임을 강조하는 상대, 당신이 죄책감을 못 견딜 걸 뻔히 아는 상대, 어떻게든 당신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애쓰는 상대, 그런 상대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글ㆍ사진 팀 레이
201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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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실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그(그녀)가 뭔가 요청했다. 그런데 당신은 솔직히 내키지 않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여전히 이상한 나라의 연애학개론을 섬기는 상대, 그 성스러운 행동강령을 들먹이며 거절은 곧 잘못임을 강조하는 상대, 당신이 죄책감을 못 견딜 걸 뻔히 아는 상대, 어떻게든 당신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애쓰는 상대, 그런 상대에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공감한 뒤 주장하기’와 ‘비판적 캐묻기’라는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이어 비법 공개 두 번째 ‘비판적 캐묻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비판적 캐묻기

이 방법은 상대가 아주 능숙한 솜씨로 당신을 조종하려는 타입일 때 효과적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걸 직접적으로 요청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거절을 받아들이질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관계, 사랑, 거절의 의미를 왜곡시키는 그릇된 통념들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비판적 캐묻기는 상대로 하여금 그가 믿고 있는 생각이나 통념들이 사실과 얼마나 다른지를 깨닫게 한다. 에둘러 강요하는 그의 주장이 어떤 생각이나 통념에 근거하고 있는지 그 실체를 보게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상대의 말 밑에 깔려 있던 생각이나 통념을 밖으로 꺼내놓고 그것들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반석 같던 그 통념들은 과연 맞는 것인가? 실체가 확인되면 이제 그것들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 앞서 언급한 상황을 다시 다뤄보겠다. 비판적 캐묻기 방법을 활용해서.







: 이번 주말에 우리, 숲으로 소풍가면 어떨까?
: 그거 좋은 생각이네! 그런데 난 안 될 거 같은데. 이번 주말에는 책을 써야 하거든.
: 언제는? 자기가 책 안 쓰는 주말이 있기나 해?
: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네. 내가 주말마다 책을 쓰는 게 잘못된 거야? (비판적 캐묻기)
: 자기, 책 쓰는 동안은 완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버리잖아.
: 무슨 말이야? 내가 책을 쓰는 동안 몰입하는 게 문제라는 거야? (비판적 캐묻기)
: 자기 일에 몰두해 있을 때는, 나라는 존재는 아주 잊어버리잖아!
: 흠, 책을 쓰는 동안 당신을 잊어버리는 게 무슨 문제지? (비판적 캐묻기)
: 당신이 나라는 존재는 까맣게 잊고 책에만 빠져있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 줄 알아? 아, 당신이 내게 관심이 없구나.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게 바로 그녀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 자기야, 그건 아니지! 난 정말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리고 여전히 난 당신에게 엄청 관심 있어. 이렇게~! 하지만 그 사실과 내가 이번 주말에 책을 써야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야.
: 진짜 나 사랑해?
: 그럼 물론이고말고. 당신을 사랑해.



대화에서 보듯 여자들이 에둘러 주장하는 이유는 결국 두려움 때문이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즉 상대가 자신의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그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고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비판적 캐묻기는 이처럼 표면적인 주장의 바탕에 어떤 믿음이 깔려 있는지, 어떤 감정이 자리하고 있는지 밝혀내는 데 아주 유용하다.

이 과정을 통해 정말 무엇이 상대를 힘들게 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 자신의 요청을 거절하는 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그릇된 통념 때문에 그렇게 괴로웠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믿음이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연애학개론』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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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연애학개론 팀 레이 저/전해자 역 | 행성:B잎새

20년 넘게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는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오며 만나오던 여자친구와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심각하게 남녀관계에 대해 관찰, 연구,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과 연구가 낳은 결과물이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남녀관계에 관한 ‘그릇된 통념’에 대해 저자는 돌려 말하지 않는다. 유쾌 상쾌 통쾌하기 그지없다. 가령 검은머리가 파 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겠다는 ‘혼인서약’을 하게 되면 바람을 피우거나 부정한 짓을 덜하게 되는지, 정말로 ‘만약 상대가 ~ 했다면’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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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이상한 나라의 연애학개론
8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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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27zz

2012.08.31

우와... 뭔가 정말 좋아요 ㅋㅋㅋ 과연 현실도 저렇게 예시처럼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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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2012.08.24

저렇게 대화하는 남자나 여자 엄청 많을 듯. 저렇게 대화하면 한쪽은 무조건 참게 되는데 한쪽은 그럼 계속 이기적여지고 한쪽은 무조건 참아야되고. 예시에 나온 남자 진짜 이기적. ㅠㅠ
여자는 싸우기 싫으니까 참고. 아. 정말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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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미

2012.08.24

이거 싸우라고 부추키는 것 같은 내용이네요.
남자분이 쓰신글인가요? 여자 입장에서 남자가 이렇게 비판적 캐묻기 하면 더 말하기 싫어지고 결국 말하나 제대로 들어주지 않는 쪼잔한 놈이라는 판단에 헤어지자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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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