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 보기 힘든 낚시터에서 본 아내의 손맛 - 아키모토 쇼지 / 낚시터 경영
‘안 잡히는 낚시터’라는 이름을 한 번 들으면 안 잊어버리잖소. 낚시터를 열기 전에 내가 직접 잡아 봤더니 글쎄 정말 안 잡히지 뭐요. 그래서 ‘고기가 안 잡히는 낚시터’라고 써붙여 놨더니, 다들 웃더라고. 그래서 이름도 그렇게 해버리지 뭐 싶더라고.
201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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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이름을 붙였습니까?”
이런 질문을 많이 받지만 ‘안 잡히는 낚시터’라는 이름을 한 번 들으면 안 잊어버리잖소. 낚시터를 열기 전에 내가 직접 잡아 봤더니 글쎄 정말 안 잡히지 뭐요. 그래서 ‘고기가 안 잡히는 낚시터’라고 써붙여 놨더니, 다들 웃더라고. 그래서 이름도 그렇게 해버리지 뭐 싶더라고.
사실은 양어장을 하고 싶어서 마흔 살에 국철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왔소. 아내인 세츠코와 생선구이 가게를 내고 내가 가게 일 도우면서 시기를 보고 있던 중에 양어장이 낚시터로 바뀐 거지. 여기 전부 내가 다 만들었소. 동력삽을 빌려서 구멍을 파고 폐자재를 받아다가 사무실도 짓고 말이지.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어서 가능했던 일이었지만.
지금은 ‘허걱!’ 하지만 옛날에는 고기라고 하면 개구리하고 뱀이었지. 모닥불 피워서 꼬챙이에 꽂아서 구워 먹곤 했거든. 어렸을 때 형이 “이걸 먹으면 밤에 이불에 오줌 싸지 않는대.” 하며 먹이려고 하는 거 아니겠소? 나는 왠지 예감이 이상해 “내가 키우던 개구리야?” 하고 물었지. 그랬더니 그렇다고 대답하더군. 그때 정말 많이 울었지.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이 밭일을 하고 있는 동안 개구리하고 같이 리어카 짐칸에서 놀면서 지냈거든. 개구리 다리를 볏짚에 묶어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해가지고 말이지. 배 부분을 볼에 붙이면 서늘한 게 기분이 좋더라고.
하지만 먹지 말라고 울었던 건 아주 어렸을 때, 그때뿐이었소. 개구리, 참 맛있었어. 그때는 달걀도 귀했던 시절이라서 밥에 날달걀을 올려 주는 날에는 안 뺏기려고 먼저 쭉 하고 마셔버렸지. 그럼 “이놈, 쇼지!” 하고 야단을 맞았어. 내가 9형제 중 막내였거든. 그러니 안 그러면 국물도 없었다니까. 햄버거, 군만두 같은 건 먹어본 적도 없어. 그러니까 이쿠분의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에는 놀랐어. 아, 이쿠분이 누구냐고? 내가 도쿄로 올라와서 국철에서 일하면서 도쿄경제대학 야간에 다니고 있었는데, 거기서 사귄 친구야. 그 녀석이 ‘우리 집에 오라’고 그래서 걔네 집에서 하숙을 했지.
이쿠분의 어머니는 이혼하고 키요스크(지하철역 매점-옮긴이)에서 일했는데, 24시간 교대로 일을 하는 날은 점심과 저녁 해서 도시락을 두 개 싸주셨소. 이쿠분의 어머니가 만든 요리는 고기도 많이 들어 있고 반찬마다 제각각 독특한 맛이 있었지.
우리 마누라는 채소 중심으로 싸는데, 건강에 좋은 맛이라고나 할까. 있는 거에 손을 좀 더해서 도시락을 싸주거든. 이 낚시터를 시작하고 3년 동안은 정말 힘들었어. 그래서 마누라의 도시락이 가슴에 더욱 남는다고 할까. 우리 마누라는 생선구이 가게를 잘해 나가고 있지. 마누라가 ‘듬직한 엄마’ 노릇하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거야.
실은 2년쯤 전부터 우리 마누라가 몸이 안 좋아서 집에서 요양 중이오. 그래서 도시락이 아니라 접시에 반찬을 올려서 가지고 오는 거야. 요리란 자기가 직접 하게 되면 편한 걸 찾게 되는가 봐.
이런 질문을 많이 받지만 ‘안 잡히는 낚시터’라는 이름을 한 번 들으면 안 잊어버리잖소. 낚시터를 열기 전에 내가 직접 잡아 봤더니 글쎄 정말 안 잡히지 뭐요. 그래서 ‘고기가 안 잡히는 낚시터’라고 써붙여 놨더니, 다들 웃더라고. 그래서 이름도 그렇게 해버리지 뭐 싶더라고.
사실은 양어장을 하고 싶어서 마흔 살에 국철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왔소. 아내인 세츠코와 생선구이 가게를 내고 내가 가게 일 도우면서 시기를 보고 있던 중에 양어장이 낚시터로 바뀐 거지. 여기 전부 내가 다 만들었소. 동력삽을 빌려서 구멍을 파고 폐자재를 받아다가 사무실도 짓고 말이지.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어서 가능했던 일이었지만.
지금은 ‘허걱!’ 하지만 옛날에는 고기라고 하면 개구리하고 뱀이었지. 모닥불 피워서 꼬챙이에 꽂아서 구워 먹곤 했거든. 어렸을 때 형이 “이걸 먹으면 밤에 이불에 오줌 싸지 않는대.” 하며 먹이려고 하는 거 아니겠소? 나는 왠지 예감이 이상해 “내가 키우던 개구리야?” 하고 물었지. 그랬더니 그렇다고 대답하더군. 그때 정말 많이 울었지.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이 밭일을 하고 있는 동안 개구리하고 같이 리어카 짐칸에서 놀면서 지냈거든. 개구리 다리를 볏짚에 묶어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해가지고 말이지. 배 부분을 볼에 붙이면 서늘한 게 기분이 좋더라고.
하지만 먹지 말라고 울었던 건 아주 어렸을 때, 그때뿐이었소. 개구리, 참 맛있었어. 그때는 달걀도 귀했던 시절이라서 밥에 날달걀을 올려 주는 날에는 안 뺏기려고 먼저 쭉 하고 마셔버렸지. 그럼 “이놈, 쇼지!” 하고 야단을 맞았어. 내가 9형제 중 막내였거든. 그러니 안 그러면 국물도 없었다니까. 햄버거, 군만두 같은 건 먹어본 적도 없어. 그러니까 이쿠분의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에는 놀랐어. 아, 이쿠분이 누구냐고? 내가 도쿄로 올라와서 국철에서 일하면서 도쿄경제대학 야간에 다니고 있었는데, 거기서 사귄 친구야. 그 녀석이 ‘우리 집에 오라’고 그래서 걔네 집에서 하숙을 했지.
이쿠분의 어머니는 이혼하고 키요스크(지하철역 매점-옮긴이)에서 일했는데, 24시간 교대로 일을 하는 날은 점심과 저녁 해서 도시락을 두 개 싸주셨소. 이쿠분의 어머니가 만든 요리는 고기도 많이 들어 있고 반찬마다 제각각 독특한 맛이 있었지.
우리 마누라는 채소 중심으로 싸는데, 건강에 좋은 맛이라고나 할까. 있는 거에 손을 좀 더해서 도시락을 싸주거든. 이 낚시터를 시작하고 3년 동안은 정말 힘들었어. 그래서 마누라의 도시락이 가슴에 더욱 남는다고 할까. 우리 마누라는 생선구이 가게를 잘해 나가고 있지. 마누라가 ‘듬직한 엄마’ 노릇하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거야.
실은 2년쯤 전부터 우리 마누라가 몸이 안 좋아서 집에서 요양 중이오. 그래서 도시락이 아니라 접시에 반찬을 올려서 가지고 오는 거야. 요리란 자기가 직접 하게 되면 편한 걸 찾게 되는가 봐.
- 도시락의 시간 아베 나오미 저/아베 사토루 사진/이은정 역 | 인디고
정성 담긴 소박한 도시락 그리고 그 도시락을 꼭 닮은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일본에서 출간되었을 당시 큰 시련에 빠져 피폐해져 있던 일본 독자들의 마음을 ‘평범한 사람들의 깊이 있는 감동’으로 위로했다는 반응을 얻었던 에세이로 연이어 두 번째 책이 출간되며 감동을 전하고 있는 책이다. 책에 담긴 도시락의 주인공은 해녀부터 역무원, 고등학생, 원숭이 재주꾼, 항공기 정비사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다. 도시락을 앞에 두고 나눈 이야기에는 평범한 이웃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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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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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아베 나오미
달의여신
2012.08.30
아내분이 요양중이라 하시니..가끔은 남편분이 아내에게 싸주는 도시락은 어떨까요!^^
prognose
2012.08.10
천사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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