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동화 작가 모리스 샌닥, 세상을 등지다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책 저자였던 모리스 샌닥(1928~2012)이 5월 8일 화요일, 코네티컷 주 댄버리에서 향년 8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오랫동안 모리스 샌닥과 함께 작업해 온 에디터 마이클 디 카푸아에 따르면, 사망원인은 최근 뇌졸중으로 인한 합병증이다.
글 : 손민규(인문 PD)
201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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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책 저자였던 모리스 샌닥(1928~2012)이 5월 8일 화요일, 코네티컷 주 댄버리에서 향년 8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오랫동안 모리스 샌닥과 함께 작업해 온 에디터 마이클 디 카푸아에 따르면, 사망원인은 최근 뇌졸중으로 인한 합병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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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유명한 그는 1928년 뉴욕의 빈민가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폴란드계 유태인 이민 3세라는, 다소 초라한 배경에서 성장한 모리스 샌닥은 화려한 맨하튼을 동경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이빨 가진 괴물 케릭터는 이러한 유년시절의 경험을 반영한다.

 

어린 시절 모리스 샌닥은 미키 마우스에 매료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여섯 살 때부터 이미 완벽하게 미키를 모사해냈다. 학업에는 흥미가 없었지만 그림에는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재능을 키워 나갔다. 그의 노력은 『깊은 밤 부엌에서』로 결실을 맺는다.

 

『깊은 밤 부엌에서』『괴물들이 사는 나라』와 함께 샌닥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미국에서 매년 뛰어난 어린이 그림책의 삽화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인 칼뎃콧상을 수상한다. 한밤중, 정체 모를 소리에 잠을 깬 꼬마가 부엌에서 뚱보 요리사를 만나 함께 노래하며 빵을 만드는 이야기다.

 

이후에도 그의 행보는 거침 없이 이어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과 로라 잉걸스 와일더 상 등을 받았다. 그가 만든 이야기는 연극, 소설로도 재탄생하여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모리스 샌닥의 동화책 중 다수가 한국에도 많이 번역되었는데, 앞서 언급한 작품 외에도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사랑하는 말리』 등이 그것이다.

 

모리스 샌닥은 동심의 세계를 그저 순진무구하게 그리지는 않았다. 그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려 했고, 작품 안에 밝음과 어둠을 적절히 녹여내려 했다. 실제로 칼데콧상 시상식에서 샌닥은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 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


 

※ 모리스 샌닥의 책※




14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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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ufe76

2014.06.25

조카가 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제일 먼저 사준 책 중 하나입니다. 약간 무섭다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괴물같은 괴물 그림. 엄마에 반항하면서 방에서 나오지 않다가 괴물나라로 항해를 떠나는 맥스. 밝고 명랑하고 행복하기만 한 아이들 동화책은 아닙니다. 그래서 어른인 저도 공감하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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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adori

2012.09.29

괴물들이 사는 나라 는 많이 본 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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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s0901

2012.08.17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눈에 띄네요 동화지만 읽어도 흥미로울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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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부엌에서

<모리스 샌닥> 저/<강무홍> 역

출판사 | 시공주니어

꼬마 곰에게 뽀뽀를

<E.H. 미나릭> 글/<모리스 샌닥> 그림/<엄혜숙> 역

꼬마 곰

<E.H. 미나릭> 글/<모리스 샌닥> 그림/<엄혜숙> 역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

<샬롯 졸로토> 글/<모리스 센닥> 그림/<고정아> 역

괴물들이 사는 나라

<모리스 샌닥> 글,그림/<강무홍> 역

출판사 | 시공주니어

지붕위의 수레바퀴

<마인데르트 드용> 글/<모리스 센닥> 그림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

<모리스 샌닥> 저/<김경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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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규(인문 PD)

티끌 모아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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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샌닥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책 저자로 명성을 떨치는 모리스 샌닥. 그는 1928년에 뉴욕시 빈민가 브루클린에서 폴란드계 유태인 이민 3세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화려한 맨해튼을 동경하며 성장했다. 병약한 탓에 창밖으로 친구들이 뛰어노는 광경을 부러운 눈길로 지켜보거나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혼자 종이에 뭔가를 끄적거리는 고독하고 섬세한 소년으로 성장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이 초라한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미키였다. 소년은 여섯 살 때에 미키를 정확히 모사하는 재능을 보였다. 그가 태어난 1928년 역시 디즈니가 미키마우스를 창조한 해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수업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지만 자유분방하고 온화한 미술 선생의 지도로 화가의 직감을 발휘하기 시작해 학교 신문에 학생들의 생활을 풍자하는 만화를 그렸고, 졸업한 뒤에는 장난감 가게에서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하며 밤에는 뉴욕의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미키 모사를 좋아하던 소년 샌닥은 드디어 『깊은 밤 부엌에서』를 통해서 또 다른 미키를 창조해냈다. 『깊은 밤 부엌에서』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 『저 너머에는』과 함께 어린 시절을 테마로 한 샌닥의 대표적인 삼부작이다.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한밤중에 잠이 깬 꼬마가 그 소리를 따라 부엌까지 가 보았더니 요리사 모자를 쓴 뚱보 요리사들이 있어서 함께 노래하며 빵을 만들다가 다시 돌아와서 잠자리에 든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으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근대 그림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랜돌프 칼데콧(1846~1885)은 건강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에 갔다가, 그 곳에서 사망하였는데, 1938년부터 미국 도서관 협회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칼데콧 상'을 제정하여, 그 전 해에 출판된 최고의 그림책에 상을 수여하고 있다. '칼데콧 상'은 최우수작 한 편에게 주는 '칼데콧 메달'과 우수상 여러 편에 주는 '칼데콧 아너'로 나누어져 있다. 칼데곳 상은 매우 권위있는 그림책 상으로 유명하다. 샌닥은 어린이를 관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기 안에 살고 있는 어린이를 발견해내는 데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어른들의 눈으로 꿰어 맞춘 어린이가 아니라 제 나이만큼의 생각과 고민을 가진 '진짜 아이들'이 등장하여 어린이들에게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게 한다.그는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어린이들과 함께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정확한 그림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칼데콧상 시상식에서 샌닥은 이렇게 말했다.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 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그는 1970년에 최고의 어린이 책 작가들에게 수여되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5월 8일 향년 83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