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랑에 빠졌어요(I've faIIen in Iove).” |
영화 <일 포스티노>에 나온 대사죠. 지중해 작은 섬의 우편배달부(일 포스티노) 마리오. 그는 정치적 망명을 한 칠레의 좌파시인 네루다의 전용 우체부 노릇을 합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은유(메타포)를 배우고 시를 읊습니다. 그것은 마리오에게 다가온 사랑, 베아트리체 루소 덕분이기도 하죠. 그는 처음 만나는 사랑에 저렇게 아픔을 토로합니다. 물론 계속 아프다고 싶다는 말과 함께.
사랑이 아프다는 것, 그럼에도 계속 아프고 싶다는 것. 마리오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최소한 스크린에서는. 故이은주, 손예진, 차태현이 주연한 <연애소설>. 두 여자와 한 남자는, 같은 말을 읊조립니다. 사랑은 본디 그러한 것인 양. 황지우 시인은 그런 ‘일 포스티노’를 위해 시를 들려줍니다. 자, 들어보시죠.
일 포스티노 - 황지우 |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아프니까 사랑입니다. 사랑하면 아프고, 계속 아프고 싶은 것이 사랑입니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이 만났는지도 모르겠네요. 『도대체, 사랑』의 곽금주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 두 교수, 지난달 9일, 서울 목동 KT체임버홀에서 토크콘서트 ‘우리 사랑해도 될까요?’를 가졌다죠. ‘사랑에 대한 달콤쌉싸름한 심리 콘서트’라는 부제를 달고, 개그맨 박명수의 사회로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사랑은 늘 궁금하기 마련이니, 수많은 청춘들이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랑이 늘 고픈 사람들입니다.
사랑과 청춘, 만나다
인디밴드 마루, 첫 무대를 장식합니다. 「첫키스 하던 날」. 그리고 MBC 파업으로 <무한도전>을 쉬고 있는 박명수 씨의 등장. 이날의 사회자로 빅재미와 큰 웃음을 장담합니다. 이윽고 나온 곽금주, 김난도 교수를 모시고 이야기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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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책이 장안의 화제입니다. 기분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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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이하 김) 2편으로 ‘결리니까 중년이다’를 준비 중이에요. (웃음) 베스트셀러가 돼서 감사드리고, 다음 주 일본에서도 출간이 됩니다. 3주 전엔 중국에서 베스트셀러 5위에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이 얘길 듣고, 다른 나라 청춘들도 공감해주는구나 해서 놀랐습니다. 청춘의 아픔이 시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곽금주, 이하 곽) 그 얘길 들으니 무척 부러운 거예요. 그래서 부럽다고 (김난도 교수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걔네들도 사랑 안 하나? 『도대체, 사랑』도 (해외에서) 뜰 거라고 답문을 보내주셨어요. (웃음) -
그런데 청춘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가요? 두 분은 청춘 아니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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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책에 사인할 때, 꿈이 있는 한, 열정이 있는 한 청춘이라고 씁니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사랑할 수 있는 한 청춘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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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왜 이리 아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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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아파야 사랑이죠. 누군가 그러던데, 상대방을 생각할 때, 기뻐야 사랑이라기보다 애잔한 감동이 일어나고 쓸쓸해야 사랑이라고 하더라고요. 아픔 없이 사랑이 될 수 없어요. <러브 액추얼리>에서도 꼬마(샘)가 사랑 때문에 아프다면서 아빠에게 사랑을 묻잖아요. 나이 들면서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랑은 일단 아픈 거예요. 그리고 아픔에서 승화하는 사랑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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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픈 사랑의 경험, 갖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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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저는 굉장히 일찍 결혼을 했어요. 엄격한 부모 밑에서 탈출하고 싶은 것도 있고, 남편을 사랑해서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을 했어요. (웃음) 결혼하고 더 사랑한 것 같아요. 주변에서 왜 사랑 책을 썼느냐고 물어요. 개인이야기를 별로 내놓질 않았거든요. 그래서 주변에서 많이 놀라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