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조언만 쫓지 말고, 인생의 주체로 살라’
주말 다소 포근했지만, 또 다시 맹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주입니다. 오늘은 중부지방 곳곳의 기온이 -15도 안팎까지 떨어지고 당분간 추운 날씨가 지속된다고 하네요. 바깥 약속보다 따뜻한 실내에서 책 읽기 좋은 날씨랄까요.
글ㆍ사진 김수영
201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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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으로 시작한 한 주. 구름에 가린 둥근 달 보고 어떤 소원을 비셨나요? 주말 다소 포근했지만, 또 다시 맹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주입니다. 오늘은 중부지방 곳곳의 기온이 -15도 안팎까지 떨어지고 당분간 추운 날씨가 지속된다고 하네요. 바깥 약속보다 따뜻한 실내에서 책 읽기 좋은 날씨랄까요. 이번 주 신간 소식. 추위를 잊을 만큼 매력적인 장편소설, 퇴근 후 읽으면 좋을 만한 일본 작가 에세이를 소개해드립니다.”


실패에 대해

성공해서 잘나갈 때 실패를 경험해 봐야 한다는 건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아무리 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이나 인생에서 실패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회복하지 못한 채 실패자로서 삶을 마친다.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하는 이는 극히 적다는 말이다. 언론은 엄청난 실패를 맛본 뒤에 그 구렁텅이를 빠져나온 성공담을 좋아하고 그런 이야기가 방송을 탄다. 그래서 사람들이 무심결에 실패가 의미 있는 것처럼 착각하지만 실패 그 자체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무취미의 권유』 중, 무라카미 류, p.170)



◆ 신작으로 돌아온 미스터리 소설가




『바람을 뿌리는 자』

2011 YES24 네티즌 선정 올해의 책으로 꼽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작. 유럽 미스터리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풍력 에너지 개발을 둘러 싼 배신과 복수극을 선보인다. 사람이야기가 녹아있는 미스터리라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두 형사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인간의 양면성을 파헤친 심리묘사가 일품이라는 평. (넬레 노이하우스 저/김진아 역 | 북로드)








『파리 5구의 여인』

『빅 피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미국 작가 더글러스 케네디의 신작. 로맨틱 스릴러로 작년에 에단호크,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 터키 이민자들의 거주지인 파리 5구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시선에서 보는 파리의 또 다른 모습,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 저/조동섭 역 | 밝은세상)








◆ 무라카미 류,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 에세이



 『무취미의 권유』

『무취미의 권유』는 무리카미 류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일본의 비즈니스맨을 위한 월간지 <괴테>에 연재한 산문을 엮은 잠언집. 비즈니스 맨이라면 누구나 안고 사는 고민들의 본질을 소설가 특유의 감수성으로 통찰해낸다. , 접대, 메모, 독서, 스케줄 관리, 협상, 인맥 등의 문제부터 업무상 글쓰기, 리더의 역할, 열정, 집중, 살아남기 등 다양한 단상이 담겨 있다. 무라카미 류는 ‘남의 조언만 쫓지 말고, 인생의 주체로 살라’고 냉철한 조언을 건넨다. (무라카미 류 저/유병선 역 | 부키)







『바나나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의 대표작 『키친』“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부엌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스스로를 ‘우주에서 제일 가는 먹보’라고 소개하는 요시모토 바나나가 자신의 키친을 직접 공개한 책. 작가의 아이가 두 살에서 여섯 살이 되는 동안 쓴 식탁일기 『바나나 키친』은 작가가 말하는 음식과 식탁 이야기로, 그녀가 삶과 사람을 대하는 시선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에세이다. 그녀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들을 그녀 특유의 소박한 글맛으로 독자들에게 권한다. (요시모토 바나나 저/김난주 역 | 민음사)







◆ TV를 즐기는 또 다른 시선



 『웃기는 레볼루션』

무(한)도(전) ‘빠’라면 반가운 소식.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관해 열명의 대중문화 평론가들이 펜을 들었다. 『무한도전에 대한 몇 가지 진지한 이야기들-웃기는 레볼루션』은 이제 예능계의 레전드가 된 <무한도전>을 다양한 시선에서 분석하고 해부한 책. 현실을 기반으로 하나의 실험의 장으로 진화한 <무한도전> 그 속에서 읽는 다양한 문제와 징후들은 <무한도전>만큼 웃기지는 않을 테지만, <무한도전>을 즐기는 새로운 시선을 장착할 수 있다. (김봉석, 반이정, 이택광, 정여울, 황진미 외 5 | 텍스트)








『7인의 PD 드라마를 말하다』

김윤철, 안판석, 표민수, 박찬홍, 김병욱, 이재규, 황인뢰. 이름만으로도 대표작을 꼽을 만한 대표 드라마 PD 7명의 인터뷰집. ‘드라마 연출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드라마 전문 비평지 <드라마틱> 편집장 조민준이 이들과 나눈 대화를 엮었다. 누구보다 예민한 촉수로 삶 속에 담겨 있는 희로애락을 포착해내는 연출가들의 진솔한 이야기. 그들이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야기하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책. (조민준 저 | 페이퍼하우스)






#신간 #무라카미 류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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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gh

2012.03.13

남의 조언만 쫓지 말고, 인생의 주체로 살라’고 하는 무라카리류의 말에 공감합니다. 남의 조언에 따라 어제 험한일을 당해서 더욱 마음에 와 닿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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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2.03.07

무취미의 권유를 하는 분은 작가 무라카미류! 글쓰는 이들의 삶은 굉장히 규칙적이고 단조롭다지요. 읽고 쓰고 사유하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은 사진과 함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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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3.07

물론 책 내용을 가장 중요시 하는 독자중 하나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책 표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가게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파리 5구의 여인'의 책 표지가 마음에 와 닿네요. 아직 독서하지는 못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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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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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류

1952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태어났다. 나가사키현은 태평양 전쟁 말기 원자폭탄이 떨어진 나가사키시가 속해 있는 곳이며, 사세보는 2차대전 이후 미국 제7함대(태평양 함대)의 주요 기항지인 곳이다. 양친이 모두 교사인 가정환경 속에서 미국식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 미 해군기지가 있는 사세보가 미국 길거리문화 일본 유입 1번지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은, 미국과 일본의 문화색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 성향에 영향을 미쳤다. 한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소학교 졸업 때는『소학교 회상기』라는 기묘한 작문을 발표했다. 미국에서 히피문화가 불어치던 당시에 고교시절을 보낸다. 입학하자마자 럭비부에 가입했으나 훈련을 견뎌내지 못하고 탈퇴. 록밴드를 결성하여 드럼을 연주하고, 8밀리 단편영화를 만드는 등 범상치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다. 프랑스 68혁명의 영향이 일본에 미친 후인 1969년에는, 도쿄대 야스다 강당 점거 농성의 영향을 받아 학교 옥상을 바리케이드로 봉쇄하고 데모 농성을 하는 ‘기행’을 주도한다. 그는 이 일로 무기정학을 당했는데, 『69 Sixty Nine』은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 집필한 작품이다. 2005년 한국에서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3수 끝에 도쿄에 위치한 무사시노미술대학에 진학했으나 1년 만에 중퇴한다. 재학 중이었던 1976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조신인상 및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동시에 수상한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1976년 당시 국내 출판사 두세 곳에서 출간됐으나 ‘미풍양속을 해치는 외설물’이라는 이유로 판매금지 당했던 사건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일본 대중문학을 이끄는 Two 무라카미로 불리며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해 온 무라카미 류는 작품과 인생, 양면에서 아주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일본 근대문학에 사실상의 사망선고를 내린 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본 사회의 부조리와 실상을 통렬하게 지적해왔으며, 그 방편으로 방향 감각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일탈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그룹섹스, 원조교제, 동성애, 폭력, 마약 등 그가 주로 다루는 소재들이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현실을 추수하여 자극적인 주제만을 다루어 온 것은 아니다. 그는 사람들이 아직 주목하지 못한 단계의 태아 상태의 ‘현실’을 포착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다룸으로서 새로운 현실의 도래를 예언해 온 경우가 많았으며 그것은 매우 정확했다. 무라카미 류는 가상의 미래사회를 충격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간간히 내놓았는데, 코인로커에 버려진 아이들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타락한 세상을 파괴한다는 『코인로커 베이비즈』, 휴거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최후의 심판을 내린다는 『바이러스 전쟁』, 미국ㆍ소련ㆍ중국ㆍ영국에 의해 4개로 분할되어 지배되는 가상의 일본을 그린 『오분 후의 세계』 등이 그것이다. 『반도에서 나가라』도 이러한 가상소설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또 다른 주요 작품으로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69』, 『토파즈』, 『5분 후의 세계』, 『인더미소수프』, 『교코』, 『자살보다 SEX』, 『공생충』 등이 있다. NHK 라디오 진행, 일본판 플레이보이지 기고, 마이니치 TV 토크쇼 진행, 축구 해설가, 세계 미식가협회 회원, 사진작가 등 문화 전방위에서 활동해 왔으며 쿠바 음악을 전파한 공로로 쿠바정부 문화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터넷 환경이 아직 한국보다 불비한 상황에서 전자메일 매거진의 편집장을 현재 역임중이다. 무라카미 류의 소설들이 국내에서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이유는, 그의 작품 속에 묘사되는 모습들이 이후에 우리나라에도 나타났거나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1995년 첫 한국 데뷔 이래 국내에 소개된 그의 소설 및 저작물은 국내 실정보다 앞서가는 바람에 절판되었다가 재출간된 경우까지 포함해 현재 69종에 이른다. 또한 그는 2010년 11월 작가로써 스스로 전자책 회사를 설립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저자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전자책의 형태로 책을 내는 출판의 새로운 형태를 열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무라카미 류와 요시모토 바나나가 직접 차린 이 회사 G2010은 일본 전자책 환경에 큰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