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망가뜨린 섬, 최고의 관광지로 우뚝!
한강변에 사람들이 늘었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은 물론이고 날렵한 모습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 힘찬 발짓으로 인라인을 즐기는 사람, 또 걷는 것은 답답해서 뛰는 사람들도 더불어 늘었다.
201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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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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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시작하는 구일역 부근은 안양천 하류다. 안양천은 경기도 의왕시 백운산 자락에서 발원해 군포시와 안양시 중심부를 관통하고 광명시와 서울시를 거쳐 한강으로 합수하는 한강 지류중 하나다. 또한 삼성천, 수암천, 삼막천, 오전천, 산본천, 도림천, 목감천 같은 크고 작은 지류들을 거느리고 있는 도심 속 냇물로 길이는 32.5킬로미터 정도다.
예전의 안양천은 한강 지류 중에서 대표적인 오염 하천이었으나, 그동안 꾸준한 노력으로 지금은 수질이 많이 좋아져서 물고기도 살고 철새도 찾아오는 생태 하천으로 바뀌었다. ‘안양安養’이란 이름은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이 창건한 안양사라는 절로부터 유래한 이름이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몸을 쉬게 한다는 뜻이기에 불가에서는 극락의 다른 말로 쓰인다. 극락을 흐르는 강, 안양천을 조선 시대에는 한내 또는 기탄으로 부르기도 했다.
안양천은 냇물 양쪽으로 모두 길이 있고 징검다리나 냇물에 걸려 있는 다리로 양쪽을 오갈 수 있다. 어느 쪽을 택해서 걸어도 괜찮으나 풍광이 조금씩 다르기에 다리를 이용해서 양쪽을 모두 오가면서 걷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한여름 뙤약볕이라? 나무 그늘 드리워진 오른쪽 둑길이 최선이다.
신선이 노닐던 작은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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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안양천이 한강으로 합류하는 강변에는 자그마한 뾰족 봉우리 산이 있었다. 높이는 40미터 정도에 불과했지만 신선이 노닐 만큼 경치가 아름다워 이름도 유봉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봉우리는 깎이고 헐려 그 모습을 잃고 이름만 남았는데, 그곳이 지금의 선유도다. 선유도에서 옛적 선유봉 모습을 겹쳐 보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겸재 정선의 선유봉 전도에서 그 일면을 짐작해 볼 수는 있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봉이 제 모습을 잃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부터다. 일제는 여의도 비행장을 닦으면서 선유봉을 채석장으로 이용했다. 이렇게 허물어지기 시작한 선유봉은 해방 후에도 한동안 채석장으로 쓰이면서 결국 역사의 저편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1960년 이후 한강 유역을 개발하면서 이곳은 섬이 되었고, 1978년부터는 서울의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다 2000년 12월에 정수장이 폐쇄된 뒤 지금과 같은 공원으로 꾸며서 국내 최초의 재활용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선유도 공원에는 한강의 역사와 동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강역사관, 수질정화공원, 수생식물정원, 시간의 정원, 물놀이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옛 정수장 시설을 십분 활용해서 꾸며 놓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하고 아름다운 공원으로, 가족 단위로 또는 연인이나 친구끼리 많이 찾는다. 또한 특별한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잦은 곳이다.
버드나무 무성하던 양화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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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에서 양화대교를 건넌다. 다리를 거의 다 건너오면 오른쪽 강가에 꼭 다리 높이만큼 솟아오른 바위 봉우리가 보인다. 누에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잠두봉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잠두봉은 절두산으로도 부르는데, 이는 조선 고종 3년1866년 병인양요 당시 1만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을 이곳에서 처형한 데서 연유한다. 잠두봉 근처에 한강나루, 삼전도나루와 더불어 조선의 3대 나루 중 하나로 꼽던 양화나루가 있었다.
양화나루는 한양에서 김포나 강화 쪽으로 가는 길목이었는데 ‘양화楊花’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잠두봉 근처가 버드나무가 우거지고 경치가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선 초 월산대군, 강희맹, 서거정 등이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 열 곳을 가려 시로서 노래하고, 이를 ‘한도십영漢都十詠’이라 했다. 그중 하나가 양화나루에서 흰 눈밭을 걷는 모습, 바로 ‘양화답설楊花踏雪’이다. 잠두봉 아래 양화나루에서 배를 타면 건너편 선유봉 아래 양화나루에 닿았는데 오늘날은 양화대교가 그 일을 대신하고 있다.
13km, 3시간 20분
① 구일역 → ② 한강 합수지점
구일역 1번 출입구로 나와서 그대로 100m 정도 가면 오른쪽에 안양천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내려가 오른쪽으로 간다. 안양천 하류 방향이다. 구일역사 아래를 지나면 앞으로 보이는 다리가 고척교다. 고척교 아래를 지나 오른쪽 둑위로 올라간다. 이후 둑길을 따라가면 되는데, 다리로 길이 막힌 곳에서는 다리 아래를 지나면 다시 건너편 둑길과 연결된다.
안양천은 개울 양쪽으로 길이 있고 둑길도 있어 계절이나 풍광에 따라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계속 안양천 하류로 내려가면서 오금교, 신정교, 오목교, 목동교, 양평교, 양화교, 염창교를 차례로 지난다. 신정교는 오른쪽에서 도림천이 합수하는데 가던 길로 가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염창교를 지나면 한강이 보이고 강가로 나가면 안양천 끝단에 작은 다리가 걸려 있는 세거리다. 곳까지 안양천 왼쪽을 걸어왔다면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야 하고, 오른쪽으로 걸어왔다면 그대로 오른쪽 한강 상류방향으로 가면 된다.
② 한강 합?지점 → ③ 선유도한강공원
한강 상류로 걷는다. 성산대교 아래를 지나 조금 더 가면 눈앞으로 무지개 모양의 선유교가 보이고 왼쪽에는 선유도가 있다. 선유교 오른쪽 끝으로 가면 다리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다리를 건너면 선유도 영역이다. 선유도는 이곳저곳에 볼거리들이 많으니 안내판을 보고 미리 동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선유교로 건너왔던 반대쪽에 선유도 정문이 있다.
③ 선유도한강공원 → ④ 합정역
선유도 정문 앞은 양화대교다. 정문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경비초소와 선유도 안으로 들어가는 찻길이 있다. 찻길을 따라 안으로 30m 정도 들어가서 왼쪽을 보면 다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양화대교 건너편으로 올라가게 된다.
양화대교를 거의 다 건너면 오른쪽에 한강공원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내려가서 왼쪽으로 간다. 한강 상류 방향이다. 주차장과 당산철교 아래를 계속 가면 잠두봉을 지나고 바로 횡단보도다. 횡단보도를 건너 잠두봉 아래로 나 있는 계단을 오르면 절두산 천주교 성지다. 천주교 성지엔 넓은 마당이 있고 여기서 왼쪽으로 간다. 이어서 만나는 갈림길에서도 왼쪽으로 가면 당산철교와 연결되는 다리 앞이다. 오른쪽 계단으로 내려간 뒤에 중간에 있는 좌우의 길은 무시하고 똑바로 450m 정도 가면 합정역이다.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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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 1호선 구일역 1번 출입구 (구일역은 출입구가 한 곳뿐이다.)
버스
- 구일역까지 오는 마을버스가 있기는 하나 불편하다.
버스를 탈 경우라면 구일역까지 오지 말고 근처의 고척교나 안양교 부근에 내려서 직접 안양천으로 진입하는 것이 좋다.
돌아오는 길
지하철 - 2?6호선 합정역 버스 - 지하철 합정역 네거리에는 버스정류장이 네 방향에 모두 있고 각 지역으로 가는 버스도 많다.
여행정보
■ 구일역과 합정역 부근에는 음식점과 편의점이 있지만 중간에는 음식점과 편의점이 없다. 점심이나 간식을 미리 준비해서 선유도 쯤에서 소풍 기분을 내보는 것도 좋다.
■ 화장실은 길 중간에 여러 곳 있어 불편하지 않다.
T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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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교>
선유교는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와 선유도를 이어 주며, 한강 최초의 보행자 전용 다리다. 선유교의 전체 길이는 469m 인데 특히 밤에는 조명을 밝혀서 아주 아름답고 이국적으로 보인다. 선유도공원과 선유교가 만나는 곳에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 서면 가까이는 다리 아래로 선유도와 자연습지를 볼 수 있고 멀리는 한강 건너의 월드컵공원까지도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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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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