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다 고양이가 더 좋은 이유는요…” -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마키메 마나부,『작업실의 고양이』 고경원
인간과 개의 말을 알아듣는 고양이 마들렌과 호기심 많은 소녀 가노코. 늙은 개 겐자부로의 아련하고 애틋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와 젊은 예술가 15인의 ‘고양이가 있는’ 작업실을 공개한 책 『작업실의 고양이』…
201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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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개의 말을 알아듣는 고양이 마들렌과 호기심 많은 소녀 가노코. 늙은 개 겐자부로의 아련하고 애틋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와 젊은 예술가 15인의 ‘고양이가 있는’ 작업실을 공개한 책 『작업실의 고양이』가 함께하는 북콘서트가 지난 6월 10일 저녁, 홍대에 위치한 숲의 큐브릭에서 열렸다.
캐스커와 파니핑크가 노래를 부르고 전문MC 홍장원이 사회를 맡았으며『작업실의 고양이』의 저자 고경원이 함께한 이날의 북콘서트는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자리였다. 캐스커가 준비한 첫 노래의 제목도 고양이를 향한 애틋함을 표현한 곡「고양이 편지」였다.
고양이와 캐스커
홍장원(이하 ‘홍’): 캐스커, 두 분은 고양이를 좋아하시나요?
융진(이하 ‘융’): “물론이죠. 저희 둘 다 각자 고양이를 기르고 있어요. 작업실에도 고양이가 있죠. 고양이의 매력은, 까칠함인 거 같아요. 이리오라고 부르면 절대 오지 않는(웃음).”
이준호(이하 ‘이’): “사람을 귀찮게 하지 않아서 좋아요. 작업실을 꾸리는 분들이 고양이를 기르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강아지는 항상 사랑을 갈구하잖아요. 고양이는 룸메이트 같은 느낌이죠. 고양이와 함께 있으면 각자의 공간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기르는 고양이는 8살인데, 이제 주인 행세를 합니다(청중 웃음).”
홍: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융: “고양이가 둔갑하는 부분이 재밌었어요. 가노코가 어려운 단어를 찾는 것과 늙은 개 겐?부로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죠. 소설 속 고양이와는 반대로 사람인 제가 동물로 변신 할 수 있다면 우리 집 고양이로 변신해보고 싶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웃음).”
이: “이 책의 매력은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성장하고 소녀는 소녀대로 커가는 이야기라는 점 같아요. 책을 읽는 내내 휴식을 얻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인생은 그냥 살아지는 것’, ‘각자 살아지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를 낭독하는 시간. 캐스커의 융진이 낭독한 부분은 고양이가 사람으로 둔갑을 한 이후에 이야기였다.
가노코의 어머니와 헤어진 뒤 여사는 초등학교로 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몸이 타본 적도 없는 자전거에 제멋대로 올라타 페달을 밟기 시작한 것이다. 그뒤로는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른다. 초등학교 정문으로 들어가 자전거를 세우고, 신발을 갈아 신고, 방문자 명부에 이름을 쓰고, ‘이러다 지각하겠네, 지각하겠어’하고 중얼거리며 탈의실에서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보아하니 여사는 ‘가토리 씨’가 본래 해야 할 일을 하는 듯 했다.
물론 여사는 가토리 씨의 볼일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러나 도무지 자신의 행동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저도 모르는 새에 서둘러 탈의실에서 나와 밀짚모자를 머리에 쓰고서 건물 밖으로 나갔다. 하여튼 둔갑도 참 희한하게 한다. 애초에 둔갑이라는 표현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의식만 인간에게 빼앗겼다고 하는 편이 더 알맞다.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p.98~99)
캐스커의 다음 곡 역시 ‘고양이 노래’였다. 앞선 노래가 “내가 고양이에게 일방적으로 하는 말”이라면, “고양이와 내가 서로 번갈아가며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만든 노래. 제목은 「고양이와 나 Part 2」. 이어서 연주한「향」은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이니 소설 속 고양이 마들렌 여사에게 위로가 되어 줄 터였다.
『작업실의 고양이』의 저자 고경원
홍: ‘길고양이 통신원’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경원(이하 ‘고’): “2002년 여름, 종각에서 길고양이를 만나고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부터였어요. 어린 산책 고양이였는데 화단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죠. 서로 다른 종이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어요. 그 이후로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게 된 거죠.”
홍: 쉬운 일이 아닌 거 같습니다. 길고양이와 친해지는 작가분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고: “일단 고양이를 자주 만나러 다녀야 합니다. 달아나기 전에 사진을 먼저 찍고, 되도록 고양이와 비슷한 크기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몸을 낮추어서, 같은 크기가 될 수 없지만(웃음) 접근을 합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고양이 먹이가 있으니 음식 보따리를 풀어서 내놓죠. 사람도 밥을 같이 먹으면 친해지잖아요. 고양이가 밥을 먹을 때, 거리를 유지한 채 마음으로 함께 밥을 먹어요.”
홍: 왜 아티스트가 유독 고양이를 좋아할까요.
고: “앞에서 캐스커 두 분도 말씀했듯이, 자기만의 독립된 세계를 꾸려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사람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너는 너대로 살아라, 나는 나대로 살테니’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두 번째는 고양이의 매력 때문인 거 같아요. 고양이 몸이 갖는 곡선과 유연성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행동에서 삶의 활력을 얻기도 하니까요.”
홍: 길고양이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고양이가 있나요.
고: “현재 이 세상에 잊지 않은, 그러나 저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었던 고양이가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밀크티라는 이름의 고양이였어요. ‘노란둥이’인데 털 색깔이 베이지색이었죠. 제가 늘 다니는 골목에서 만난 길고양이였어요. 까칠하면서도 한발자국 떨어져 지켜보는 그 아이의 앞발에 라면국물이 묻어있기도 했는데 마음이 짠했어요. 재작년쯤에 서울에 백년 만에 폭설이 내렸던 날 이후로 밀크티는 사라져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죠. 다른 고양이와는 다르게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지켜봐왔던 아이였어요.”
홍: 작가님이 키우는 고양이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고: “2006년 7월 인연이 왔어요. 저로 인해서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친구가 있는데 길고양이를 구조하고 입양을 보냈으나 파양이 되어서 결국 제가 임시로 맡게 되었을 때였어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어머니를 오랜 기간 설득한 끝에 함께 살게 되었죠. ‘스밀라’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2살 때부터 같이 살았으니, 이제 7살이 되었죠. 처음에는 겁이 많았어요. 맘을 확 열지도 않았고요. 지금은 자기가 고함을 치면서 이래라 저래라 저희를 부릴 줄 알죠(청중 웃음). 2년 전에 심부전을 앓아서 치료를 했는데 다행이 더 나빠지진 않았어요. 고양이의 수명동안 건강하게 살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가 낭독한 부분은『작업실의 고양이』중 가장 마지막에 실린 홍경님 작가와의 만남이었다. 저자는 취재를 위해 오고가던 메일에서 “고양이 털을 어딘가 묻힌 분이 방문해주신다고 생각하니 설레인다”는 홍경님 작가의 말에 큰 울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저자는 앞으로도 자신의 블로그에 “계속해서 길고양이 소식을 전”하고,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길고양이 소식도 순차적으로 취재하여 출간한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방울이와 작별한 홍경님은 아직 다른 고양이를 가족으로 들이지 못하고 있다. 2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또 다시 고양이를 먼저 보낼 자신이 없다. 요즘은 집 근처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으로 헛헛함을 달래고 있다. 방울이 생각에 마음이 아릴 때면, 영국에 머물던 시절 이웃집 캐롤 할머니의 위로를 떠올린다.
캐롤은 방울이보다 두 살 많은, 릴리라는 고양이를 키우는 할머니인데요. 캐롤의 집에 가서 한국에 있는 방울이가 너무 보고 싶다고 그러면, 자기가 ‘영국식 위로’를 해준대요. 첫 번째 위로는 따뜻한 차를 대접하는 것, 두 번째 위로는 자기처럼 뚱뚱한 할머니가 큰 가슴으로 안아주는 것, 그리고 세 번째 위로가 가장 중요한데, 고양이를 빌려주는 거래요. 씩 웃으면서 릴리를 제 무릎에 놓아주는 데 참 좋았어요. 방울이가 죽을까 봐 불안해하는 저에게 건강하게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혹시 죽더라도 방울이가 오랜 시간 주었던 행복을 생각하라고 하더군요. (『작업실의 고양이』p.297~298)
파니핑크와 즐거운 고양이
캐스커에 이어 무대에 오른 파니핑크. 파니핑크의 보컬 묘이는 자신의 예명에 “고양이 ‘묘’자에, 즐거울 ‘이’자를 썼을 만큼, 애묘인”이라고 소개한다. 현재도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그녀는 작업실의 고양이를 읽고 난 뒤 “아티스트 분들 중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많은 분들이 고양이를 소재로 다양한 예술품을 만드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저희 집에 첫째 이름은 ‘모모’예요. 올해로 7살이죠. 둘째의 이름은 ‘봉봉’이어서, 둘을 같이 부를 때는 ‘모봉’으로 불러요. 한 마리는 까만 고양이이고 다른 한 마리는 노란색에 하얀색 무늬가 박혀있는 아이예요. 『작업실의 고양이』를 읽으면서 놀란 것 중에 또 하나가 팻샵에서 고양이를 사지 않고, 많은 분들이 길고양이를 기르고 있다는 거였어요. 고양이를 사랑하시는 분들과 고양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 그리고 고양이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으신 분들이 책을 읽으면 고양이의 매력에 더 깊이 빠질 수 있을 거란 생각합니다.”
파니핑크는「Sweet」과 ‘넬’의「고양이」,「루시아」와「권태, 그 앞에선 우리」을 불렀다.
너를 첨 본 날 싹튼 설렘은
긴 시간 지난 후에도
여전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 있어
조용히 창가에 앉은 조금은 쓸쓸한 너는
어디를 보니 누구를 찾니
살며시 내게 다가와 내발에 머릴 부비며
무얼 말하니 그런 눈으로
너를 사랑해 사랑해
망설임 하나 없이 말할 수 있는 걸
사랑해 널 커다란 눈에 빠져 들어가
(캐스커,「고양이와 나 Part.2」中)
캐스커와 파니핑크가 노래를 부르고 전문MC 홍장원이 사회를 맡았으며『작업실의 고양이』의 저자 고경원이 함께한 이날의 북콘서트는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자리였다. 캐스커가 준비한 첫 노래의 제목도 고양이를 향한 애틋함을 표현한 곡「고양이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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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캐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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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이하 ‘홍’): 캐스커, 두 분은 고양이를 좋아하시나요?
융진(이하 ‘융’): “물론이죠. 저희 둘 다 각자 고양이를 기르고 있어요. 작업실에도 고양이가 있죠. 고양이의 매력은, 까칠함인 거 같아요. 이리오라고 부르면 절대 오지 않는(웃음).”
이준호(이하 ‘이’): “사람을 귀찮게 하지 않아서 좋아요. 작업실을 꾸리는 분들이 고양이를 기르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강아지는 항상 사랑을 갈구하잖아요. 고양이는 룸메이트 같은 느낌이죠. 고양이와 함께 있으면 각자의 공간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기르는 고양이는 8살인데, 이제 주인 행세를 합니다(청중 웃음).”
홍: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융: “고양이가 둔갑하는 부분이 재밌었어요. 가노코가 어려운 단어를 찾는 것과 늙은 개 겐?부로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죠. 소설 속 고양이와는 반대로 사람인 제가 동물로 변신 할 수 있다면 우리 집 고양이로 변신해보고 싶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웃음).”
이: “이 책의 매력은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성장하고 소녀는 소녀대로 커가는 이야기라는 점 같아요. 책을 읽는 내내 휴식을 얻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인생은 그냥 살아지는 것’, ‘각자 살아지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를 낭독하는 시간. 캐스커의 융진이 낭독한 부분은 고양이가 사람으로 둔갑을 한 이후에 이야기였다.
가노코의 어머니와 헤어진 뒤 여사는 초등학교로 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몸이 타본 적도 없는 자전거에 제멋대로 올라타 페달을 밟기 시작한 것이다. 그뒤로는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른다. 초등학교 정문으로 들어가 자전거를 세우고, 신발을 갈아 신고, 방문자 명부에 이름을 쓰고, ‘이러다 지각하겠네, 지각하겠어’하고 중얼거리며 탈의실에서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보아하니 여사는 ‘가토리 씨’가 본래 해야 할 일을 하는 듯 했다.
물론 여사는 가토리 씨의 볼일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러나 도무지 자신의 행동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저도 모르는 새에 서둘러 탈의실에서 나와 밀짚모자를 머리에 쓰고서 건물 밖으로 나갔다. 하여튼 둔갑도 참 희한하게 한다. 애초에 둔갑이라는 표현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의식만 인간에게 빼앗겼다고 하는 편이 더 알맞다.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p.98~99)
캐스커의 다음 곡 역시 ‘고양이 노래’였다. 앞선 노래가 “내가 고양이에게 일방적으로 하는 말”이라면, “고양이와 내가 서로 번갈아가며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만든 노래. 제목은 「고양이와 나 Part 2」. 이어서 연주한「향」은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이니 소설 속 고양이 마들렌 여사에게 위로가 되어 줄 터였다.
『작업실의 고양이』의 저자 고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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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길고양이 통신원’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고양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경원(이하 ‘고’): “2002년 여름, 종각에서 길고양이를 만나고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부터였어요. 어린 산책 고양이였는데 화단에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죠. 서로 다른 종이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어요. 그 이후로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게 된 거죠.”
홍: 쉬운 일이 아닌 거 같습니다. 길고양이와 친해지는 작가분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고: “일단 고양이를 자주 만나러 다녀야 합니다. 달아나기 전에 사진을 먼저 찍고, 되도록 고양이와 비슷한 크기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몸을 낮추어서, 같은 크기가 될 수 없지만(웃음) 접근을 합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고양이 먹이가 있으니 음식 보따리를 풀어서 내놓죠. 사람도 밥을 같이 먹으면 친해지잖아요. 고양이가 밥을 먹을 때, 거리를 유지한 채 마음으로 함께 밥을 먹어요.”
홍: 왜 아티스트가 유독 고양이를 좋아할까요.
고: “앞에서 캐스커 두 분도 말씀했듯이, 자기만의 독립된 세계를 꾸려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사람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너는 너대로 살아라, 나는 나대로 살테니’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두 번째는 고양이의 매력 때문인 거 같아요. 고양이 몸이 갖는 곡선과 유연성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행동에서 삶의 활력을 얻기도 하니까요.”
홍: 길고양이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고양이가 있나요.
고: “현재 이 세상에 잊지 않은, 그러나 저와 오랫동안 관계를 맺었던 고양이가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밀크티라는 이름의 고양이였어요. ‘노란둥이’인데 털 색깔이 베이지색이었죠. 제가 늘 다니는 골목에서 만난 길고양이였어요. 까칠하면서도 한발자국 떨어져 지켜보는 그 아이의 앞발에 라면국물이 묻어있기도 했는데 마음이 짠했어요. 재작년쯤에 서울에 백년 만에 폭설이 내렸던 날 이후로 밀크티는 사라져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죠. 다른 고양이와는 다르게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지켜봐왔던 아이였어요.”
홍: 작가님이 키우는 고양이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고: “2006년 7월 인연이 왔어요. 저로 인해서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친구가 있는데 길고양이를 구조하고 입양을 보냈으나 파양이 되어서 결국 제가 임시로 맡게 되었을 때였어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어머니를 오랜 기간 설득한 끝에 함께 살게 되었죠. ‘스밀라’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어요. 2살 때부터 같이 살았으니, 이제 7살이 되었죠. 처음에는 겁이 많았어요. 맘을 확 열지도 않았고요. 지금은 자기가 고함을 치면서 이래라 저래라 저희를 부릴 줄 알죠(청중 웃음). 2년 전에 심부전을 앓아서 치료를 했는데 다행이 더 나빠지진 않았어요. 고양이의 수명동안 건강하게 살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가 낭독한 부분은『작업실의 고양이』중 가장 마지막에 실린 홍경님 작가와의 만남이었다. 저자는 취재를 위해 오고가던 메일에서 “고양이 털을 어딘가 묻힌 분이 방문해주신다고 생각하니 설레인다”는 홍경님 작가의 말에 큰 울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저자는 앞으로도 자신의 블로그에 “계속해서 길고양이 소식을 전”하고,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길고양이 소식도 순차적으로 취재하여 출간한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방울이와 작별한 홍경님은 아직 다른 고양이를 가족으로 들이지 못하고 있다. 2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또 다시 고양이를 먼저 보낼 자신이 없다. 요즘은 집 근처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으로 헛헛함을 달래고 있다. 방울이 생각에 마음이 아릴 때면, 영국에 머물던 시절 이웃집 캐롤 할머니의 위로를 떠올린다.
캐롤은 방울이보다 두 살 많은, 릴리라는 고양이를 키우는 할머니인데요. 캐롤의 집에 가서 한국에 있는 방울이가 너무 보고 싶다고 그러면, 자기가 ‘영국식 위로’를 해준대요. 첫 번째 위로는 따뜻한 차를 대접하는 것, 두 번째 위로는 자기처럼 뚱뚱한 할머니가 큰 가슴으로 안아주는 것, 그리고 세 번째 위로가 가장 중요한데, 고양이를 빌려주는 거래요. 씩 웃으면서 릴리를 제 무릎에 놓아주는 데 참 좋았어요. 방울이가 죽을까 봐 불안해하는 저에게 건강하게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혹시 죽더라도 방울이가 오랜 시간 주었던 행복을 생각하라고 하더군요. (『작업실의 고양이』p.297~298)
파니핑크와 즐거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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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커에 이어 무대에 오른 파니핑크. 파니핑크의 보컬 묘이는 자신의 예명에 “고양이 ‘묘’자에, 즐거울 ‘이’자를 썼을 만큼, 애묘인”이라고 소개한다. 현재도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그녀는 작업실의 고양이를 읽고 난 뒤 “아티스트 분들 중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많은 분들이 고양이를 소재로 다양한 예술품을 만드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저희 집에 첫째 이름은 ‘모모’예요. 올해로 7살이죠. 둘째의 이름은 ‘봉봉’이어서, 둘을 같이 부를 때는 ‘모봉’으로 불러요. 한 마리는 까만 고양이이고 다른 한 마리는 노란색에 하얀색 무늬가 박혀있는 아이예요. 『작업실의 고양이』를 읽으면서 놀란 것 중에 또 하나가 팻샵에서 고양이를 사지 않고, 많은 분들이 길고양이를 기르고 있다는 거였어요. 고양이를 사랑하시는 분들과 고양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 그리고 고양이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으신 분들이 책을 읽으면 고양이의 매력에 더 깊이 빠질 수 있을 거란 생각합니다.”
파니핑크는「Sweet」과 ‘넬’의「고양이」,「루시아」와「권태, 그 앞에선 우리」을 불렀다.
너를 첨 본 날 싹튼 설렘은
긴 시간 지난 후에도
여전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 있어
조용히 창가에 앉은 조금은 쓸쓸한 너는
어디를 보니 누구를 찾니
살며시 내게 다가와 내발에 머릴 부비며
무얼 말하니 그런 눈으로
너를 사랑해 사랑해
망설임 하나 없이 말할 수 있는 걸
사랑해 널 커다란 눈에 빠져 들어가
(캐스커,「고양이와 나 Part.2」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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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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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ee78
2013.05.10
inee78
2013.05.10
daviek
2011.06.28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사람으로서 아무래도 이해하기가 쉬울것같아요.
특성을 잘 알고 우리가 보호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좀 달라졌으면 좋겠어요.이런 책들이 많을수록 우리환경도 달라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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