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대작 <트론>, 이렇게 망할 영화는 아닌데
솔직히 최근에 본 영화들 중에 추천을 하라면 <쓰리 데이즈>를 제일 먼저 이야기해 주고 싶다. 그나마 개봉한지 3주차에 접어든 작품이라 스크린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이 쉽게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라면 이유일까.
2011.01.10
솔직히 최근에 본 영화들 중에 추천을 하라면 <쓰리 데이즈>를 제일 먼저 이야기해 주고 싶다. 그나마 개봉한지 3주차에 접어든 작품이라 스크린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이 쉽게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라면 이유일까. 영화는 정말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진 스릴러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크래쉬>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폴 해기스 감독의 밀도 있는 연출이 영화의 완성도를 격상시켜놓았다. 혹시나 주변 극장에서 아직 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꼭 관람하기를 권한다. 현재 상영중인 영화들 중에서도 손 꼽히는, 웰 메이드 엔터테이닝 무비다.
<쓰리 데이즈>를 제외하고 이번 주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트론>이다. 기실 이번 주 1월 6일 개봉 작 가운데 와이드로 릴리즈 되는 영화가 <심장이 뛴다> 밖에 없어서 2주차로 얼마나 많은 스크린을 넘기느냐가 현재 흥행 판도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바. 한 주 늦긴 했지만 <트론>에 그 힘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아쉽게도 벌써부터 떨어져 나가는 그장이 만만치 않다. 추풍낙엽이다)
일단, <트론>의 첫 주 성적은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전국 500개 스크린에서 일제히 개봉한 이 작품은 첫 주말 전국 28만 명을 동원하며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미 박스오피스 1위, 제작비 1억 7천만 불(한화 2,200억 원), 28년 만에 돌아온 속편 등의 수식어가 아까울 정도다. 지난 여름부터 마케팅을 했으니, 다른 외화들 보다 몇 달이나 앞서 관객들에게 노출을 시작했던 점도 영화의 흥행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아쉽다. 이렇게 무너질 영화는 아닌데. 좀 더 잘 될 수 있는 영화인데. 힘을 내 주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보는 관점은 이야기보다는 비주얼이다. 이야기는 비교적 단순하다. 트론이라는 게임과 함께 사라진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우연한 기회에 아들이 아버지가 계신 게임 속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점은, 게임의 프로그램들이 현실 세계로 나오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실존하지 않는 프로그램들의 실존화라는 이슈는 참으로 신선하다. 그리고 완전함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세계는 재편될 것이며 이는 현실에서의 혼란을 야기할 거라는 위기가 영화의 긴장감을 부여한다.
실제로 트론의 창시자인 ‘플린(제프 브리지스)’은 그 같은 결과를 두려워한 나머지 스스로 게임 속에 갇혀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나선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낸 곳이 현실이 아닌 게임이라는 점은 어떻게 보면 <매트릭스>와 닮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다만, 매트릭스와 같은 철학도 없고, 그만큼의 강력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무튼 이같이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에 덧입혀진 비주얼은 가히 장관이다. 최첨단 기술을 쏟아 부은듯한 영상 미학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나 게임 속 바이크를 타고 펼쳐지는 경주장면이나, 숨가쁘게 이어지는 비행 액션장면은 게임과 영화를 오가는 환상적인 연출을 통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런 장면 하나하나가 3D로 완벽하게 구현되었으며, 특히나 IMAX로 펼쳐지는 이 같은 장면들은 한마디로 디지털 영상의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정말이지 할리우드 최첨단 기술이 만들어낸 비주얼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심장을 뛰게하는 일렉트로니컬 사운드가 더해지니, 영화는 가상의 세계에 관객들을 들어 앉히고 함께 즐기자는 식이 된다. 유명한 배우 혹은 감독이 없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영상과 사운드다. (솔직히 이 영화를 제대로 관람하려면 IMAX 3D로 보는 것이 제일 좋다)
현재 한국 박스오피스 1위는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라스트 갓파더>다. 솔직히 이 작품을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쩨쩨한 로맨스>, <헬로우 고스트>로부터 이어진 한국 코미디 영화 외에 다른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트론>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물론 아직도 최고는 <쓰리 데이즈>라고 생각한다)
어른이 봐도 심하게 유치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봐도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난이도 조절에 있어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작품인지라, 가족 모두가 함께 봐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할리우드의 최신 영화적 기술을 확인하는 작품으로 <트론>만큼 교과서적인 영화도 없다. 그리고 이 영화는 고리타분한 예술영화가 아니다. 그냥 즐기면 되는 오락영화다. 그렇다. 사실, 그게 가장 큰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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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데이즈>를 제외하고 이번 주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트론>이다. 기실 이번 주 1월 6일 개봉 작 가운데 와이드로 릴리즈 되는 영화가 <심장이 뛴다> 밖에 없어서 2주차로 얼마나 많은 스크린을 넘기느냐가 현재 흥행 판도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바. 한 주 늦긴 했지만 <트론>에 그 힘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아쉽게도 벌써부터 떨어져 나가는 그장이 만만치 않다. 추풍낙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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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트론>의 첫 주 성적은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전국 500개 스크린에서 일제히 개봉한 이 작품은 첫 주말 전국 28만 명을 동원하며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미 박스오피스 1위, 제작비 1억 7천만 불(한화 2,200억 원), 28년 만에 돌아온 속편 등의 수식어가 아까울 정도다. 지난 여름부터 마케팅을 했으니, 다른 외화들 보다 몇 달이나 앞서 관객들에게 노출을 시작했던 점도 영화의 흥행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아쉽다. 이렇게 무너질 영화는 아닌데. 좀 더 잘 될 수 있는 영화인데. 힘을 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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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는 관점은 이야기보다는 비주얼이다. 이야기는 비교적 단순하다. 트론이라는 게임과 함께 사라진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우연한 기회에 아들이 아버지가 계신 게임 속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점은, 게임의 프로그램들이 현실 세계로 나오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실존하지 않는 프로그램들의 실존화라는 이슈는 참으로 신선하다. 그리고 완전함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세계는 재편될 것이며 이는 현실에서의 혼란을 야기할 거라는 위기가 영화의 긴장감을 부여한다.
실제로 트론의 창시자인 ‘플린(제프 브리지스)’은 그 같은 결과를 두려워한 나머지 스스로 게임 속에 갇혀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나선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낸 곳이 현실이 아닌 게임이라는 점은 어떻게 보면 <매트릭스>와 닮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다만, 매트릭스와 같은 철학도 없고, 그만큼의 강력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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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같이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에 덧입혀진 비주얼은 가히 장관이다. 최첨단 기술을 쏟아 부은듯한 영상 미학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나 게임 속 바이크를 타고 펼쳐지는 경주장면이나, 숨가쁘게 이어지는 비행 액션장면은 게임과 영화를 오가는 환상적인 연출을 통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런 장면 하나하나가 3D로 완벽하게 구현되었으며, 특히나 IMAX로 펼쳐지는 이 같은 장면들은 한마디로 디지털 영상의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정말이지 할리우드 최첨단 기술이 만들어낸 비주얼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심장을 뛰게하는 일렉트로니컬 사운드가 더해지니, 영화는 가상의 세계에 관객들을 들어 앉히고 함께 즐기자는 식이 된다. 유명한 배우 혹은 감독이 없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영상과 사운드다. (솔직히 이 영화를 제대로 관람하려면 IMAX 3D로 보는 것이 제일 좋다)
현재 한국 박스오피스 1위는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라스트 갓파더>다. 솔직히 이 작품을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쩨쩨한 로맨스>, <헬로우 고스트>로부터 이어진 한국 코미디 영화 외에 다른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트론>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물론 아직도 최고는 <쓰리 데이즈>라고 생각한다)
어른이 봐도 심하게 유치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봐도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난이도 조절에 있어서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작품인지라, 가족 모두가 함께 봐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할리우드의 최신 영화적 기술을 확인하는 작품으로 <트론>만큼 교과서적인 영화도 없다. 그리고 이 영화는 고리타분한 예술영화가 아니다. 그냥 즐기면 되는 오락영화다. 그렇다. 사실, 그게 가장 큰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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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필자

정성렬
정성렬의 아비정전(阿飛正傳)
"아비(阿飛)"는 '아비정전'의 주인공 이름이자 불량한 혹은 반항하는 젊은이를 상징하는 이름이며, "정전(正傳)"은 "이야기"라는 뜻. MOVIST.COM에서 "정성렬의 영화칼럼"을 2년 간 연재했으며, 인터넷 한겨레의 문화부 리포터, '연인', '극장전' 등의 홍보를 맡은 소란커뮤니케이션에서 마케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원을 진학하려 했으나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하고 (주)누리픽쳐스에서 '향수', '마이클 클레이튼'등의 작품을 마케팅 했다. 현재, 좋은 외화를 수입/마케팅해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천사
2012.03.17
앙ㅋ
2012.03.13
absolute1101
201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