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박원순 변호사 “MB는 20세기에 살고 있다” - 『원순씨를 빌려드립니다』 박원순
21세기의 키워드는 단연, 상상력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변화 탓에 우리는 실감하지 못하지만, 당장 십 년 전의 일상을 비교해보면...
201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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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키워드는 단연, 상상력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변화 탓에 우리는 실감하지 못하지만, 당장 십 년 전의 일상을 비교해보면, 우리가 이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것들을 지금 누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전자책이 등장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우리는 이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이전과는 다른 풍경과 마주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이런 모습을 꿈꾸고 상상한 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하다보니, 이제는 분야, 직종을 가리지 않고, 상상력, 창의력이 화두가 되었다. 허나 상상의 힘이라는 게 획일적으로 교육하고 강조한다고 해서 수학점수처럼 향상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상상력은 점수나 어떠한 결과에 규정되지도 않는다. 경계를 넘었을 때야 반짝이고, 상식이 뒤집혔을 때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경계를 넘고, 전 부치듯 생각을 뒤집어봐야 근육같이 붙는 힘이 상상력이다.
상상력이 중요한 것은 정말 잘 아는데, 그걸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여기, 『원순씨를 빌려드립니다』
지난 11월 3일, 박원순 변호사의 책 출간을 기념하여 박원순 변호사의 특별한 강연이 진행됐다. 소셜 디자이너 ‘원순씨’와 함께 상상력을 통해 어떻게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함께 상상했다.
박원순 변호사의 단순명쾌한 성공 비법!
박원순 변호사는 단정하게 이발한 머리를 가리키며 싱글벙글 웃으며 입장했다. “내가 오늘 특별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모르겠지? 두 달 만에 머리를 깎았다. 머리 깎을 시간이 없다. 특별히 여러분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사람으로 열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1956년 생으로, 1980년에 사법시험에 합격, ‘잠깐’ 검사 생활을 하다가 1983년부터 쭉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참여연대 창립을 이끌고,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를 설립했다. 2006년부터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소셜 디자이너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사업을 했으면, 이건희보다 부자였을 정도”로 생산력이 좋고, “대체 언제 잠을 자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은 시간 깨어나 일을 한다.
“나는 제도권 밖, 변경에서 일하는 걸 좋아한다. 운동을 하더라도, 온 국민이 지지하는 그런 일은 재미가 없어. 사람들은 거리 시민운동을 비판하면서,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하는데, 왜 모든 사람의 지지를 받아야 하나? 그건 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박원순 변호사가 하고 싶은 일은 이런 일이다. “아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욕을 먹는 일.” 결코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운동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소수가 힘을 합쳐 다수를 지향한 운동. 그런 마이너리티 운동을 해온 박변호사님, 이 자리에 빼곡히 모인 독자들을 보니 겁이 난다며 웃는다.
그는 “‘세상은 꿈꾸는 사람들의 것이다’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누군가에햰 공허한 울림이겠지만, 자신의 삶을 통해 이를 증명해나가는 박원순 변호사에게는 가슴을 때리는 말일 수밖에. 이름조차 생소한 소셜 디자이너라는 직업 역시 스스로 만들어 낸 것. 그러니까 그 많은 사람이 꿈꾸는 검사의 길을 접고, 발랄하고 유쾌한 소셜디자이너가 된 이분의 삶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내가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던 모범생이었다. 부모님 말대로 고시에 합격했는데, 검사란 직업이 너무 불편하더라.” 한창 새파란 스물일곱의 검사. 경찰서 유치장에 가면, 경찰 서장이라는 머리 허연 할아버지들이 90도로 절하며 모셔갔단다.
“기분이 좋겠나? 불편하지. 1년 하고 사표를 내고 나왔다. 변호사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그렇게 돈도 벌었다. 한때는 ‘박변에게 맡기면 무조건 이긴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너무 힘들더라. 남의 고민을 돈으로 사서 대신하는 건데, 그 때 머리 절반이 벗겨졌다.(웃음)” 그렇게 시민운동의 길로 접어들었다.
“원한다고 누구나 소셜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셜 디자이너가 지녀야 할 몇 가지 덕목이 있습니다. 첫째, 바꾸고 싶은 대상이 뚜렷해야 합니다. 둘째,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꿈을 현실로 바꾸어내는 열정과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껏 제가 걸어온 깃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p.46)”
박원순 변호사, “나는 요구하는 사람”
그는 자신을 “요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날도 강의 전에 희망제작소 후원신청서를 독자들에게 쭉 돌렸다. “서초동 변호사들에게 소문이 났다. 박변한테 전화가 오면, 연극 티켓을 팔거나 일을 시키려는 거라고. 난 천국 가기 힘든 사람이다. 그런데 천국 가는 것이 좋을까? 좋은 사람, 착한 사람들만 가득 차 있을 텐데 무슨 재미가 있을까. 지옥을 가야 변호사가 필요하고. 지옥 사회 시민연대도 필요하지 않을까? 여러분, 같이 가실 거죠?(웃음) 늘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지낸다.”
요구하는 사람은, 행동하는 사람이다. 생각하면, 뭐든 바로 실행한다. 외국에서 ‘복음전문학교’를 체험하고 나서, 당장 ‘사회혁신기업가학교’를 만들었다. 아름다운 재단과 가게도 남들이 잘 되지 않을 거라고 말릴 때, 나서서 실행한 일이다. “그러니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나? 그들은 언제나 두 가지 길로 간다. 정말로 유능한 사람이 되거나, 병이 나서 그만 두거나.”
그는 독자들에게 꿈을 꾸라고 강조했다. “먹고 사는 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 시대다. 그 속에 우리의 꿈과 삶은 어디 있나? 뭐가 그렇게 두렵습니까?” 이에 답하는 것은, 상상력 넘치는 삶을 살기 위한 워밍업이다. “사람들이 소위 사람 몸값을 얘기합니다. 사람이 돼지입니까? 몸값을 매기게?”
한국 사람들 누구나 급구, 생태적 감수성!
몸 값 매기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생태적 감수성’이다. 나무 한 그루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청주의 한 산에서 두꺼비가 부화하는 곳이 있다. 시민 단체들이 이 길만은 아파트를 짓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다 아파트를 지었다. 부화하러 내려 온 두꺼비들 절반이 차에 깔려 죽었다. 이런 감수성으로 선진국이 되겠다고?”
이런 의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747공약은 달성될 수도 없고, 의미도 없는 목표다. “생태적 상상력, 문화적 풍요, 정신적 여유, 소통과 화합 속에서 경제가 발전하지. 아파트만 세운다고 경제가 발전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착각!
박원순 변호사는 네덜란드 공원의 사진을 몇 장 보여주었다. 공원의 조형물과 시설은 철저히 제멋대로 뻗은 나무의 곡선을 배려해서 세워져 있었다. 이런 네덜란드의 국민소득, 5 만불이다. 생태적 감수성! 나무를 쓰러뜨리고 산을 깎는데 조금도 꿈쩍하지 않는 가슴을 가진 우리들에게 간절히 필요한 영양소다.
“이명박 대통령이 나와 손잡았으면, 대한민국도 삽시간에 바뀔 수 있었다. 이분이 나쁜 분은 아니다. 그저 20세기에 살고 있을 뿐이다. 1970년대~ 1980년대를 주름잡고 살던 분이라, 그 시대를 아직도 회상하고 있는 거다. 본인은 너무 호가신하고 있는데, 우리의 미래는 아니잖나. 굴뚝산업이 신자유주의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답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There is another way”
제가 참 좋아하는 영어 문장입니다. 당신에게 또 다른 길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또 다른 세상이 몰려오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경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착해지고 있습니다. 공동체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이 희망의 씨앗을 뿌립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각광을 받습니다.(p.102)
사회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오래된 풍속과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하는 일. 창조적인 상상력이 반드시 장착돼야 할 수 일이다. “영국 토니 블레어 시대의 밑그림을 그린 ‘제프 물건(Jeoff Mulgan)’이라는 사람이 있다. ‘영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희망제작소와 정말 비슷하더라. 이걸 보고 서로 놀랐다. 그래서 형제 단체가 됐다. 이렇게, 모든 사회가 혁신으로 줄달음치고 있다.”
고로, 이제까지의 관습과 조직, 사고방식에 필히 의심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여전히 ‘사’자 직업이 유망한가? 여전히 가장 많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직도 이런 질문에 자동반사적으로 끄덕이는 분들을 덕분에, “이 사회에는 빈틈이 곳곳에 널려있다.”
덕분에 “눈에 보이는 게 새로운 직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에 가기 위해 줄을 서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가면, 전부 자기 땅이다. 아름다운 가게, 누가 시도하고 꿈꿨나? 나는 늘 새로운 길로 가니까, 줄만 치면 내 왕국이다. 한국에서 정치학, 경제학 전공해서는 대학교수 못한다. 왜? 켜켜이 줄을 서있다.” 박원순 변호사처럼 기부나 소셜 디자인 분야의 교수를 꿈꾼다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니까.”
성공할 수밖에 없는 나만의 길
박원순 변호사는 2011년, 새로운 길에 또 한발자국 내딛을 계획이다. “농촌 소기업, 청년 사회적 기업, 장애인 기업의 물건을 전문적으로 팔아주는 일을 할 거다.” 이름도 정해두었다. “희망 수레다. 진짜 구르마 끌고, 벙거지 쓰고 물건을 팔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을 거다. 그러면 9시 뉴스에 나오겠지. 나만의 핵심 마케팅이다.(웃음)”
두려움 없는 상상력으로 도전하라! 그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냐고? 실패 없이 어떻게 성공하나? 젊을수록, 실패하면 복이 온다.” 창조적인 삶을 위한 팁을 더하자면 다음과 같다. 고민하고 회의하기 보다는 바로 시작할 것.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현장도 함께 누빌 것. “깊숙이 보다 보면,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나올 수밖에 없다.”
박원순 식 ‘바로 실행’ 모드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고민하고 계산하기보다, 쉽게 버리는 데에서 이런 힘이 나온다. “작게 버리면 작게 얻고, 크게 버리면 크게 얻는다. 다 버리면, 세상을 다 얻는 것 같다. 나는 다 버리고, 늘 많은 사람과 함께 한다. 혼자 살면 무슨 재미가 있나? 세상은 자기가 버리는 만큼 얻는다.”
“무슨 일이든 열정을 가지고 임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가지를 치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도전하다가 실패도 겪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집니다. 그렇게 현장에서 일어선 사람이 뛰어난 활동가이자 진정한 전문가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이런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p.240)
상상력이 중요한 것은 정말 잘 아는데, 그걸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여기, 『원순씨를 빌려드립니다』
지난 11월 3일, 박원순 변호사의 책 출간을 기념하여 박원순 변호사의 특별한 강연이 진행됐다. 소셜 디자이너 ‘원순씨’와 함께 상상력을 통해 어떻게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함께 상상했다.
박원순 변호사의 단순명쾌한 성공 비법!
박원순 변호사는 단정하게 이발한 머리를 가리키며 싱글벙글 웃으며 입장했다. “내가 오늘 특별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모르겠지? 두 달 만에 머리를 깎았다. 머리 깎을 시간이 없다. 특별히 여러분 때문에 그런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사람으로 열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1956년 생으로, 1980년에 사법시험에 합격, ‘잠깐’ 검사 생활을 하다가 1983년부터 쭉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참여연대 창립을 이끌고,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를 설립했다. 2006년부터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소셜 디자이너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사업을 했으면, 이건희보다 부자였을 정도”로 생산력이 좋고, “대체 언제 잠을 자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은 시간 깨어나 일을 한다.
“나는 제도권 밖, 변경에서 일하는 걸 좋아한다. 운동을 하더라도, 온 국민이 지지하는 그런 일은 재미가 없어. 사람들은 거리 시민운동을 비판하면서,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하는데, 왜 모든 사람의 지지를 받아야 하나? 그건 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박원순 변호사가 하고 싶은 일은 이런 일이다. “아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욕을 먹는 일.” 결코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운동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소수가 힘을 합쳐 다수를 지향한 운동. 그런 마이너리티 운동을 해온 박변호사님, 이 자리에 빼곡히 모인 독자들을 보니 겁이 난다며 웃는다.
그는 “‘세상은 꿈꾸는 사람들의 것이다’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누군가에햰 공허한 울림이겠지만, 자신의 삶을 통해 이를 증명해나가는 박원순 변호사에게는 가슴을 때리는 말일 수밖에. 이름조차 생소한 소셜 디자이너라는 직업 역시 스스로 만들어 낸 것. 그러니까 그 많은 사람이 꿈꾸는 검사의 길을 접고, 발랄하고 유쾌한 소셜디자이너가 된 이분의 삶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내가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던 모범생이었다. 부모님 말대로 고시에 합격했는데, 검사란 직업이 너무 불편하더라.” 한창 새파란 스물일곱의 검사. 경찰서 유치장에 가면, 경찰 서장이라는 머리 허연 할아버지들이 90도로 절하며 모셔갔단다.
“기분이 좋겠나? 불편하지. 1년 하고 사표를 내고 나왔다. 변호사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그렇게 돈도 벌었다. 한때는 ‘박변에게 맡기면 무조건 이긴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너무 힘들더라. 남의 고민을 돈으로 사서 대신하는 건데, 그 때 머리 절반이 벗겨졌다.(웃음)” 그렇게 시민운동의 길로 접어들었다.
“원한다고 누구나 소셜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셜 디자이너가 지녀야 할 몇 가지 덕목이 있습니다. 첫째, 바꾸고 싶은 대상이 뚜렷해야 합니다. 둘째,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꿈을 현실로 바꾸어내는 열정과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껏 제가 걸어온 깃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p.46)”
박원순 변호사, “나는 요구하는 사람”
그는 자신을 “요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날도 강의 전에 희망제작소 후원신청서를 독자들에게 쭉 돌렸다. “서초동 변호사들에게 소문이 났다. 박변한테 전화가 오면, 연극 티켓을 팔거나 일을 시키려는 거라고. 난 천국 가기 힘든 사람이다. 그런데 천국 가는 것이 좋을까? 좋은 사람, 착한 사람들만 가득 차 있을 텐데 무슨 재미가 있을까. 지옥을 가야 변호사가 필요하고. 지옥 사회 시민연대도 필요하지 않을까? 여러분, 같이 가실 거죠?(웃음) 늘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지낸다.”
요구하는 사람은, 행동하는 사람이다. 생각하면, 뭐든 바로 실행한다. 외국에서 ‘복음전문학교’를 체험하고 나서, 당장 ‘사회혁신기업가학교’를 만들었다. 아름다운 재단과 가게도 남들이 잘 되지 않을 거라고 말릴 때, 나서서 실행한 일이다. “그러니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나? 그들은 언제나 두 가지 길로 간다. 정말로 유능한 사람이 되거나, 병이 나서 그만 두거나.”
그는 독자들에게 꿈을 꾸라고 강조했다. “먹고 사는 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하는 시대다. 그 속에 우리의 꿈과 삶은 어디 있나? 뭐가 그렇게 두렵습니까?” 이에 답하는 것은, 상상력 넘치는 삶을 살기 위한 워밍업이다. “사람들이 소위 사람 몸값을 얘기합니다. 사람이 돼지입니까? 몸값을 매기게?”
한국 사람들 누구나 급구, 생태적 감수성!
몸 값 매기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생태적 감수성’이다. 나무 한 그루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청주의 한 산에서 두꺼비가 부화하는 곳이 있다. 시민 단체들이 이 길만은 아파트를 짓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다 아파트를 지었다. 부화하러 내려 온 두꺼비들 절반이 차에 깔려 죽었다. 이런 감수성으로 선진국이 되겠다고?”
이런 의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747공약은 달성될 수도 없고, 의미도 없는 목표다. “생태적 상상력, 문화적 풍요, 정신적 여유, 소통과 화합 속에서 경제가 발전하지. 아파트만 세운다고 경제가 발전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착각!
박원순 변호사는 네덜란드 공원의 사진을 몇 장 보여주었다. 공원의 조형물과 시설은 철저히 제멋대로 뻗은 나무의 곡선을 배려해서 세워져 있었다. 이런 네덜란드의 국민소득, 5 만불이다. 생태적 감수성! 나무를 쓰러뜨리고 산을 깎는데 조금도 꿈쩍하지 않는 가슴을 가진 우리들에게 간절히 필요한 영양소다.
“이명박 대통령이 나와 손잡았으면, 대한민국도 삽시간에 바뀔 수 있었다. 이분이 나쁜 분은 아니다. 그저 20세기에 살고 있을 뿐이다. 1970년대~ 1980년대를 주름잡고 살던 분이라, 그 시대를 아직도 회상하고 있는 거다. 본인은 너무 호가신하고 있는데, 우리의 미래는 아니잖나. 굴뚝산업이 신자유주의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답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There is another way”
제가 참 좋아하는 영어 문장입니다. 당신에게 또 다른 길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또 다른 세상이 몰려오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경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착해지고 있습니다. 공동체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이 희망의 씨앗을 뿌립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각광을 받습니다.(p.102)
사회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오래된 풍속과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하는 일. 창조적인 상상력이 반드시 장착돼야 할 수 일이다. “영국 토니 블레어 시대의 밑그림을 그린 ‘제프 물건(Jeoff Mulgan)’이라는 사람이 있다. ‘영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희망제작소와 정말 비슷하더라. 이걸 보고 서로 놀랐다. 그래서 형제 단체가 됐다. 이렇게, 모든 사회가 혁신으로 줄달음치고 있다.”
고로, 이제까지의 관습과 조직, 사고방식에 필히 의심하는 사고가 필요하다. 여전히 ‘사’자 직업이 유망한가? 여전히 가장 많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직도 이런 질문에 자동반사적으로 끄덕이는 분들을 덕분에, “이 사회에는 빈틈이 곳곳에 널려있다.”
덕분에 “눈에 보이는 게 새로운 직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에 가기 위해 줄을 서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가면, 전부 자기 땅이다. 아름다운 가게, 누가 시도하고 꿈꿨나? 나는 늘 새로운 길로 가니까, 줄만 치면 내 왕국이다. 한국에서 정치학, 경제학 전공해서는 대학교수 못한다. 왜? 켜켜이 줄을 서있다.” 박원순 변호사처럼 기부나 소셜 디자인 분야의 교수를 꿈꾼다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니까.”
성공할 수밖에 없는 나만의 길
박원순 변호사는 2011년, 새로운 길에 또 한발자국 내딛을 계획이다. “농촌 소기업, 청년 사회적 기업, 장애인 기업의 물건을 전문적으로 팔아주는 일을 할 거다.” 이름도 정해두었다. “희망 수레다. 진짜 구르마 끌고, 벙거지 쓰고 물건을 팔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을 거다. 그러면 9시 뉴스에 나오겠지. 나만의 핵심 마케팅이다.(웃음)”
두려움 없는 상상력으로 도전하라! 그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냐고? 실패 없이 어떻게 성공하나? 젊을수록, 실패하면 복이 온다.” 창조적인 삶을 위한 팁을 더하자면 다음과 같다. 고민하고 회의하기 보다는 바로 시작할 것.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현장도 함께 누빌 것. “깊숙이 보다 보면,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나올 수밖에 없다.”
박원순 식 ‘바로 실행’ 모드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고민하고 계산하기보다, 쉽게 버리는 데에서 이런 힘이 나온다. “작게 버리면 작게 얻고, 크게 버리면 크게 얻는다. 다 버리면, 세상을 다 얻는 것 같다. 나는 다 버리고, 늘 많은 사람과 함께 한다. 혼자 살면 무슨 재미가 있나? 세상은 자기가 버리는 만큼 얻는다.”
“무슨 일이든 열정을 가지고 임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가지를 치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도전하다가 실패도 겪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집니다. 그렇게 현장에서 일어선 사람이 뛰어난 활동가이자 진정한 전문가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이런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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