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파라다이스를 찾아서
아프리카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 이후로 우리가 입버릇처럼 내뱉는 이 말은 제2의 인도를 찾아내기 위해 얼마간은 어쩔 수 없이 간직해야 할 아쉬움이었다.
201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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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인도가 그립다.”
아프리카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 이후로 우리가 입버릇처럼 내뱉는 이 말은 제2의 인도를 찾아내기 위해 얼마간은 어쩔 수 없이 간직해야 할 아쉬움이었다.
인도에서 돌아온 지 7개월째 되던 날, 우리는 아프리카로 떠났다. 나는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었고, 젊음은 아직 새파랗게 남아 있었으니까.
우리가 다시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은 어쩌면 인도를 떠나오던 그 순간 이미 예고되었던 일인지 모른다. 지상에 존재할 우리의 진정한 파라다이스를 찾아 떠나는 일, 그것이 우리가 삶에 증명해 보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젊음임을 깨달았으니.
사실 그에게, 또 나에게도 아프리카는 처음이 아니었다. 우리에게 아프리카는 미지의 땅이라기보다는 사람의 땅, 그래서 사람이 모여 일구어낼 잠재와 가능성의 땅이었다.
그는 원예작물기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부르키나파소Burkina Faso라는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로 두 번이나 인턴을 갔던 경험이 있었다. 그 빈곤한 나라에서도 시골 중의 시골, 레오Reo라 불리는 외진 농경마을에서 현지의 성실한 농부들과 수개월을 부대끼며 함께했다. 그 시간들은 오늘날 그의 꿈이 내딛는 굵직한 걸음걸음을 인도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금도 그는 이따금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 레오의 농부들이 그립다고 말하곤 한다. 그와 내가 아프리카를 향해 함께 발걸음을 옮기는 공통의 이유가 ‘젊음’이라면, 그가 다시 아프리카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만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아프리카의 낙담하는 농부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을 만한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그의 오래고 원대한 계획, 그것을 내가 모를 리 없다. 그가 그것을 찾아낸 뒤에야 이 여정 역시 끝을 맺게 될 것이다.
그럼 내 여정의 끝은 어디가 될까. 그것은 과연 이 여행의 끝과 맞물려 있을까……. 4년 전 내가 처음 아프리카에 도착했을 때, 세상은 신밧드의 모험처럼 온통 미지와 낭만으로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집트에서 시작해 에티오피아까지를 아우르는 긴 동아프리카 여행은 내 생애 최초의 배낭여행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 들뜬 여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아프리카에서 보낸 4개월 내내 외로움과 불안으로 점철된 낮과 밤을 번갈아 지새웠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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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 간의 내전과 목적 없는 정치적 소요騷擾로 끊임없이 시끄러운 몇몇 나라들 얘기를 굳이 꺼내지 않아도, 아프리카는 불평등과 빈곤이 산재한 대륙이다. 물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무수한 개발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오늘날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관으로 판단하면, 아프리카는 변화하는 외부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채 뒤처져가는 대륙일 따름이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다시 아프리카로 인도하는 것일까.
사람뿐인 대륙, 사람과 자연 사이에 다른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은 세계, 그래서 모든 사라질 것들과 새로 생기는 것들이 스스럼없이 교차하는 곳. 그렇다. 나는 아프리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나는 어쩌면 아주 오래 전부터 이곳 어딘가에서 우리의 파라다이스를 발견하리라는 환상을 품어왔는지 모른다.
그리고 삶의 크고 작은 선택이 지휘하는 운명의 부차적인 요소들은 비교적 우연한 시기에 우리 아프리카 위에 내려놓았다.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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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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