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뽑은 스물두 번째 키워드는? ‘트위터!’
2010년 2월 19일, 『정재승+진중권, 크로스』의 두 저자 정재승과 진중권이 만났다. 두 사람의 공저 『정재승+진중권, 크로스』에서 뽑은 스물한 가지 키워드의 뒤를 이을, 스물두 번째 키워드를 선정하는 100분 토론이 진행되었다.
201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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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이 함께하는 트윗 생중계 토론!
2010년 2월 19일,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의 두 저자 정재승과 진중권이 만났다. 두 사람의 공저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에서 뽑은 스물한 가지 키워드의 뒤를 이을, 스물두 번째 키워드를 선정하는 100분 토론이 진행되었다. 사전에 제시한 열 개의 키워드 중 독자들이 선정한 최후의 키워드를 놓고 두 사람이 토론을 벌였다. 이 토론은 실시간으로 트윗 방송에서 중계되었고, 독자들은 방송을 지켜보며 실시간 트위터로 참여했다.
많은 트위터리안과 실시간으로 함께한 이번 행사는 그야말로 트위터 시대에 가능한 이벤트였다. 김연아, 오바마도 한다는 트위터는 휴대전화와 연동되어, 글을 올리면 내 글이 팔로윙을 맺은 친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소식을 찾아보고 방문하는 기존의 시스템을 뒤집어, 정보와 소식이 찾아오는 시스템은 많은 네티즌뿐 아니라 기업, 정치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다.
YES24 역시 지난가을부터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다. 새 책과 따끈한 콘텐츠, 이벤트를 알리고 퀴즈 이벤트를 매일 진행하고 있는 YES24 트위터(http://twitter.com/Yes24Now)는 현재 3,500여 명이 팔로윙으로 실시간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스물두 번째 키워드를 찾아라!
두 저자는, “자연 과학을 전공하고 뇌를 연구하는 사람과 미학 공부하고 사회적 발언을 하는 사람 둘이 만나 새로운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스물한 가지 키워드를 담은 책”이라고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를 소개하고, “때로 다르게 이해하고, 유사하게 읽은 것들을 통해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키워드가 같은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경험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300여 명가량의 네티즌이 이날의 생중계 토론에 참여했다. 네티즌들은 토론을 지켜보며, 연동되는 트위터 댓글로 실시간 참여했다.
이날, 책 속에서 선정한 키워드 중 하나를 꼽아보라는 질문에 두 저자는, 한목소리로 ‘위키디피아’를 꼽았다. 정재승은 “백과사전을 함께 만듦으로써 참여, 개방, 공유 정신이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실현되는지 보여줄 뿐 아니라, 전문가가 해 왔던 일보다 더 큰 영향을 가지고 있는 문화”라고 말했다.
YES24 홈페이지 및 트위터를 통해 사전에 선정된 열 개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오타쿠와 얼리어답터’ ‘스마트폰’ ‘공정 무역’ ‘아바타’ ‘버락 오바마’ ‘허경영’ ‘트위터’ ‘소녀시대’ ‘에코 지능’ ‘IPTV’. 이 중에서 ‘스마트폰’ ‘아바타’ ‘트위터’가 차례로 독자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다.
정재승은 스마트폰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키워드로 꼽힌 것에 대해 “적절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전화를 바라보는 방식이 예전에 비해서 21세기 초에 비해 굉장히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 주는 현상이다.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하는 까닭은 컴퓨터를 만들던 회사가 컴퓨터 디자인을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만들던 회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접근해서 새롭고 신선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대를 보여주는 키워드.”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인해 앞으로의 생활 방식이 변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상이 통째로 기계 속에 들어가고 있으니, 대부분의 일들이 내 손 위에 도서관, 손 위의 컴퓨터 시스템으로 바뀔 것 같다. 전화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정보가 손안에 접속 가능해진다. 유일하게 들어 있지 않은 것이 나의 몸이다. 조만간 이게 들어갈 것 같다. 이를테면, 나의 게놈 시퀀스나 혈액 정보, 약 처방, 진료 카드, 유전자 정보까지 다 들어올지도 모른다. 어쩌면 언젠가는 휴대폰이 꺼지는 날이, 나의 죽음을 의미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진중권은 “컴퓨터가 점점 줄어들어 장롱만 한 게 손바닥 위에 올라온 셈”이라며, 다음 단계는 ‘웨어러블’(wearable)이라고 지적했다.
“컴퓨터가 진화할수록 눈에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다음 갈 길은 웨어러블(wearable)이다. 사람들은 그것들을 통해 취향을 연출하려고 하고, 판타지를 소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컴퓨터는 작아지더라도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열 개의 키워드 중 정재승은 ‘버락 오바마’와 ‘IPTV’에 대해 언급했다.
“굉장히 지적이고, 논리적일 뿐 아니라, 잘못도 하지만, 그것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모습이 오바마의 매력이다. 나름의 패션 스타일까지 갖고 있어서 이런 스타일의 대통령도 가능하구나, 보여줘서 의미가 있다. IPTV는 TV의 개념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이제까지 방송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데 비해, 선택할 수 있다는 특징은, 스마트폰과 함께 지능화된 물건의 상징으로 꼽을 수 있다.”
진중권은 ‘오타쿠와 얼리어답터’ ‘허경영’이라는 키워드를 꼽았다.
“사람들이 허경영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 ‘허경영 사기꾼’이라는 폭로 방송이 짜증 났다. 대중 역시 허경영이 하는 말이 거짓말인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인 척하는 걸 좋아하는 거다. 가상과 현실이 겹쳐진 형태다. 가상과 현실이 겹쳐 있는 상태를 판타피지컬한 현상이라고 하는데, 허경영이야말로 가상과 현실, 두 가지를 모두 지니고 있는 키워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오타쿠가 많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방 안에만 있어도 미디어 때문에 영향력이 집 밖까지 미친다. 남들이 보기엔 쓸데없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발전시키는데, 그 지식이 상당하다. 얼리어답터는 테크놀로지의 평론가다. 이런 역할에도 오타쿠 기질이 필요한 법인데, 이런 것들이 테크놀로지의 힘이 된다.”
새로운 플랫폼의 인문학이 필요하다
이 두 저자가 토론을 나누는 동안 트위터 댓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대해 저자 둘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아이디 Wugi74님의 “기존의 인문학이 어떻게 콘텐츠로 재가공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진중권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플랫폼의 인문학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된 세계에 걸맞은 새로운 유형의 인문학이 나와야 한다. 이제까지 인문학이 존재하는 세계를 해석해 왔다면, 이제는 세계를 제작하는 데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문자문화적이었던 인문학을 영상 시대에 맞게 인코딩해 주어야 한다. 즉, 영상 플랫폼의 인문학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EBS의 <지식채널 e> 이런 것이 영상 시대의 문학이다. E-book 등 기존의 콘텐츠를 담으려고만 하는데,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완전히 다른 것을 상상해 봐야 한다.”
이어 아이디 vertueu님은 “트위터의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면, 문화 향유의 빈부 격차가 심해지지 않을까?”라고 질문했다. 진중권은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컴퓨터가 한두 해 지나면 값이 떨어지는 것처럼 아이폰도 대량 생산되는 것이므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는 정보 통신 비용도 최저 생활을 하는 비용으로 생각한다.”
정재승은, “예전에 100만 원 하던 테크놀로지를 낮아진 가격 10만 원에 향유하고 싶은데, 10만 원은 단종시켜 버리고, 100만 원짜리를 계속 업그레이드한다. 요즘은 전화만 되는 핸드폰은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컴퓨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 워드프로세서, 게임 등 전체 기능 중 5% 사용하는 정도인데, 필요 이상의 사양이 들어 있는 지나친 고성능 컴퓨터를 사게 된다. 이렇게 가격을 유지한다는 것이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키워드 랭킹 2위, 3위를 기록한 ‘아바타’ ‘트위터’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되었다. 진중권은 이 영화가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키워드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나를 대변하는 존재로서의 아바타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3차원 영화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다다랐구나.’ ‘영화가 관람이 아니라 체험이 되었구나.’ 하는 것을 하드웨어로 받아들여 3차원 TV를 만들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키워드가 의미 있는 더 중요한 의미는, 하나의 생성을 창조했다는 것을 들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믿고 속아 넘어가는 수준을 넘어 경이로움을 체험했다. SF 장르만이 할 수 있는 체험인데, 이것을 모든 사람이 설득당할 수준으로 보여 줬다는 점이 놀랍다.”
덧붙여 ‘4D’에 대한 의견을 묻자, “4D는 롤러코스터도 아니고, 일반적 체험을 다루기에는 무리가 아닐까. 어느 부분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돈을 더 투자해서, 기술로서만 승부하려고 하지 말자. 시장을 고려해, 맞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스물두 번째 키워드는 ‘트위터’,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 올 것이 왔다!”
이어 ‘트위터’에 대해서 진중권은, “올 것이 왔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 구술 문화가 굉장히 강한 매체다. 사람들은 글을 올릴 때도, 독백이 아니라 대화체를 선호한다. 네이버 지식인만 해도 그렇다. ‘도와주세요.’ 항상 대화체 아닌가. 서양 사람들은 구술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싸이월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터넷 매체가 구술 문화니까 그들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그런 매체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트위터가 등장한 것이다. 공적인 것을 보도하는 기능도 있고, 어느 정도는 사적으로 노출증과 관음증을 충족시켜 주는 재미가 있다.”
정재승은, ‘트위터’가 느슨한 소셜 네트워킹이라는 새로운 관계망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가 메시지의 성격을 결정할 것이다. 급하게, 빨리 알릴 때, 트위터가 유용할 것 같지만, 과연 내밀한 개인적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어떤 특정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소셜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다.
인생에서 진짜 유용한 기회나 도움을 주는 사람은 대개 약한 유대를 하는 사람이더라. 내 가까운 사람들보다, 한두 번 만났던 사람, 문득 생각나서 연락한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이어주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가까운 사람들끼리만 친하게 지내고, 다른 집단을 배척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런 트위터를 통해 느슨한 관계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어쩌다 도움을 구해도, 지식인보다 따뜻한 답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일촌에 연연하지 않는 관계가 아닌, 느슨하게 즐거운 기회를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될 것 같다.”
두 저자는 최종적으로, ‘트위터’를 스물두 번째 키워드로 꼽았다. “스마트폰과 아바타 역시 중요한 키워드지만, 새로운 관계의 장, 매체에 관해서는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 책 내용 속에서 다루고 있는 키워드와 중복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인 트위터를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스트림에서 생중계된 100분 토론은 네티즌들의 성원으로 인해 예정되었던 100분을 훌쩍 넘겨 3부까지 이어졌다. 3부에서는 이전에 논의되지 못했던, 공정 무역, 소녀시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행사를 통해 저자들은 “트위터 하면서 토론과 방송이 동시 진행되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고, 덩달아 팔로윙이 많이 생긴 게 득”이라며 웃었다.
2010년 2월 19일,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의 두 저자 정재승과 진중권이 만났다. 두 사람의 공저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에서 뽑은 스물한 가지 키워드의 뒤를 이을, 스물두 번째 키워드를 선정하는 100분 토론이 진행되었다. 사전에 제시한 열 개의 키워드 중 독자들이 선정한 최후의 키워드를 놓고 두 사람이 토론을 벌였다. 이 토론은 실시간으로 트윗 방송에서 중계되었고, 독자들은 방송을 지켜보며 실시간 트위터로 참여했다.
많은 트위터리안과 실시간으로 함께한 이번 행사는 그야말로 트위터 시대에 가능한 이벤트였다. 김연아, 오바마도 한다는 트위터는 휴대전화와 연동되어, 글을 올리면 내 글이 팔로윙을 맺은 친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소식을 찾아보고 방문하는 기존의 시스템을 뒤집어, 정보와 소식이 찾아오는 시스템은 많은 네티즌뿐 아니라 기업, 정치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다.
YES24 역시 지난가을부터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다. 새 책과 따끈한 콘텐츠, 이벤트를 알리고 퀴즈 이벤트를 매일 진행하고 있는 YES24 트위터(http://twitter.com/Yes24Now)는 현재 3,500여 명이 팔로윙으로 실시간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스물두 번째 키워드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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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저자는, “자연 과학을 전공하고 뇌를 연구하는 사람과 미학 공부하고 사회적 발언을 하는 사람 둘이 만나 새로운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스물한 가지 키워드를 담은 책”이라고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를 소개하고, “때로 다르게 이해하고, 유사하게 읽은 것들을 통해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키워드가 같은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 경험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책 속에서 선정한 키워드 중 하나를 꼽아보라는 질문에 두 저자는, 한목소리로 ‘위키디피아’를 꼽았다. 정재승은 “백과사전을 함께 만듦으로써 참여, 개방, 공유 정신이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실현되는지 보여줄 뿐 아니라, 전문가가 해 왔던 일보다 더 큰 영향을 가지고 있는 문화”라고 말했다.
YES24 홈페이지 및 트위터를 통해 사전에 선정된 열 개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오타쿠와 얼리어답터’ ‘스마트폰’ ‘공정 무역’ ‘아바타’ ‘버락 오바마’ ‘허경영’ ‘트위터’ ‘소녀시대’ ‘에코 지능’ ‘IPTV’. 이 중에서 ‘스마트폰’ ‘아바타’ ‘트위터’가 차례로 독자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다.
정재승은 스마트폰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키워드로 꼽힌 것에 대해 “적절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전화를 바라보는 방식이 예전에 비해서 21세기 초에 비해 굉장히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 주는 현상이다.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하는 까닭은 컴퓨터를 만들던 회사가 컴퓨터 디자인을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만들던 회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접근해서 새롭고 신선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대를 보여주는 키워드.”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인해 앞으로의 생활 방식이 변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상이 통째로 기계 속에 들어가고 있으니, 대부분의 일들이 내 손 위에 도서관, 손 위의 컴퓨터 시스템으로 바뀔 것 같다. 전화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정보가 손안에 접속 가능해진다. 유일하게 들어 있지 않은 것이 나의 몸이다. 조만간 이게 들어갈 것 같다. 이를테면, 나의 게놈 시퀀스나 혈액 정보, 약 처방, 진료 카드, 유전자 정보까지 다 들어올지도 모른다. 어쩌면 언젠가는 휴대폰이 꺼지는 날이, 나의 죽음을 의미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진중권은 “컴퓨터가 점점 줄어들어 장롱만 한 게 손바닥 위에 올라온 셈”이라며, 다음 단계는 ‘웨어러블’(wearable)이라고 지적했다.
“컴퓨터가 진화할수록 눈에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다음 갈 길은 웨어러블(wearable)이다. 사람들은 그것들을 통해 취향을 연출하려고 하고, 판타지를 소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컴퓨터는 작아지더라도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열 개의 키워드 중 정재승은 ‘버락 오바마’와 ‘IPTV’에 대해 언급했다.
“굉장히 지적이고, 논리적일 뿐 아니라, 잘못도 하지만, 그것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모습이 오바마의 매력이다. 나름의 패션 스타일까지 갖고 있어서 이런 스타일의 대통령도 가능하구나, 보여줘서 의미가 있다. IPTV는 TV의 개념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이제까지 방송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데 비해, 선택할 수 있다는 특징은, 스마트폰과 함께 지능화된 물건의 상징으로 꼽을 수 있다.”
진중권은 ‘오타쿠와 얼리어답터’ ‘허경영’이라는 키워드를 꼽았다.
“사람들이 허경영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 ‘허경영 사기꾼’이라는 폭로 방송이 짜증 났다. 대중 역시 허경영이 하는 말이 거짓말인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인 척하는 걸 좋아하는 거다. 가상과 현실이 겹쳐진 형태다. 가상과 현실이 겹쳐 있는 상태를 판타피지컬한 현상이라고 하는데, 허경영이야말로 가상과 현실, 두 가지를 모두 지니고 있는 키워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오타쿠가 많았으면 좋겠다. 그들이 방 안에만 있어도 미디어 때문에 영향력이 집 밖까지 미친다. 남들이 보기엔 쓸데없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발전시키는데, 그 지식이 상당하다. 얼리어답터는 테크놀로지의 평론가다. 이런 역할에도 오타쿠 기질이 필요한 법인데, 이런 것들이 테크놀로지의 힘이 된다.”
새로운 플랫폼의 인문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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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저자가 토론을 나누는 동안 트위터 댓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대해 저자 둘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아이디 Wugi74님의 “기존의 인문학이 어떻게 콘텐츠로 재가공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진중권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플랫폼의 인문학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된 세계에 걸맞은 새로운 유형의 인문학이 나와야 한다. 이제까지 인문학이 존재하는 세계를 해석해 왔다면, 이제는 세계를 제작하는 데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문자문화적이었던 인문학을 영상 시대에 맞게 인코딩해 주어야 한다. 즉, 영상 플랫폼의 인문학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EBS의 <지식채널 e> 이런 것이 영상 시대의 문학이다. E-book 등 기존의 콘텐츠를 담으려고만 하는데,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완전히 다른 것을 상상해 봐야 한다.”
이어 아이디 vertueu님은 “트위터의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면, 문화 향유의 빈부 격차가 심해지지 않을까?”라고 질문했다. 진중권은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컴퓨터가 한두 해 지나면 값이 떨어지는 것처럼 아이폰도 대량 생산되는 것이므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는 정보 통신 비용도 최저 생활을 하는 비용으로 생각한다.”
정재승은, “예전에 100만 원 하던 테크놀로지를 낮아진 가격 10만 원에 향유하고 싶은데, 10만 원은 단종시켜 버리고, 100만 원짜리를 계속 업그레이드한다. 요즘은 전화만 되는 핸드폰은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컴퓨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 워드프로세서, 게임 등 전체 기능 중 5% 사용하는 정도인데, 필요 이상의 사양이 들어 있는 지나친 고성능 컴퓨터를 사게 된다. 이렇게 가격을 유지한다는 것이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키워드 랭킹 2위, 3위를 기록한 ‘아바타’ ‘트위터’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되었다. 진중권은 이 영화가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키워드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나를 대변하는 존재로서의 아바타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3차원 영화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다다랐구나.’ ‘영화가 관람이 아니라 체험이 되었구나.’ 하는 것을 하드웨어로 받아들여 3차원 TV를 만들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키워드가 의미 있는 더 중요한 의미는, 하나의 생성을 창조했다는 것을 들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믿고 속아 넘어가는 수준을 넘어 경이로움을 체험했다. SF 장르만이 할 수 있는 체험인데, 이것을 모든 사람이 설득당할 수준으로 보여 줬다는 점이 놀랍다.”
덧붙여 ‘4D’에 대한 의견을 묻자, “4D는 롤러코스터도 아니고, 일반적 체험을 다루기에는 무리가 아닐까. 어느 부분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돈을 더 투자해서, 기술로서만 승부하려고 하지 말자. 시장을 고려해, 맞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스물두 번째 키워드는 ‘트위터’,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 올 것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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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트위터’에 대해서 진중권은, “올 것이 왔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 구술 문화가 굉장히 강한 매체다. 사람들은 글을 올릴 때도, 독백이 아니라 대화체를 선호한다. 네이버 지식인만 해도 그렇다. ‘도와주세요.’ 항상 대화체 아닌가. 서양 사람들은 구술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싸이월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터넷 매체가 구술 문화니까 그들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그런 매체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트위터가 등장한 것이다. 공적인 것을 보도하는 기능도 있고, 어느 정도는 사적으로 노출증과 관음증을 충족시켜 주는 재미가 있다.”
정재승은, ‘트위터’가 느슨한 소셜 네트워킹이라는 새로운 관계망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가 메시지의 성격을 결정할 것이다. 급하게, 빨리 알릴 때, 트위터가 유용할 것 같지만, 과연 내밀한 개인적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어떤 특정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소셜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다.
인생에서 진짜 유용한 기회나 도움을 주는 사람은 대개 약한 유대를 하는 사람이더라. 내 가까운 사람들보다, 한두 번 만났던 사람, 문득 생각나서 연락한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이어주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가까운 사람들끼리만 친하게 지내고, 다른 집단을 배척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런 트위터를 통해 느슨한 관계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어쩌다 도움을 구해도, 지식인보다 따뜻한 답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일촌에 연연하지 않는 관계가 아닌, 느슨하게 즐거운 기회를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될 것 같다.”
두 저자는 최종적으로, ‘트위터’를 스물두 번째 키워드로 꼽았다. “스마트폰과 아바타 역시 중요한 키워드지만, 새로운 관계의 장, 매체에 관해서는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 책 내용 속에서 다루고 있는 키워드와 중복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인 트위터를 꼽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스트림에서 생중계된 100분 토론은 네티즌들의 성원으로 인해 예정되었던 100분을 훌쩍 넘겨 3부까지 이어졌다. 3부에서는 이전에 논의되지 못했던, 공정 무역, 소녀시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행사를 통해 저자들은 “트위터 하면서 토론과 방송이 동시 진행되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고, 덩달아 팔로윙이 많이 생긴 게 득”이라며 웃었다.
8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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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앙ㅋ
2012.02.07
elly
2010.04.12
읽어봐야겠어요.
응?
2010.04.05
한번 도전해보려다가 포기해버렸는데ㅠㅠ
진중권씨, 정재승씨 모두 너무 좋아요!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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