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축제] YES블로거들의 화려한 외출 - 제3회 블로그 축제 기념도서 출간 파티
블로그 축제는 일종의 경연을 거쳐 수상자를 뽑고, 그들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6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모든 예스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내 인생의 책,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음악’이라는 세 가지 테마의 글을 공모했으며, 9,000여 편의 응모작 중 29편이 선정됐다
2009.10.01
작게
크게
공유
모르긴 몰라도 세상에서 가장 와글와글하고 떠들썩한 광장은 블로그 세상일 것이다. 수백, 수천만 명의 목소리들이 매일매일 ‘new’를 달고 반짝거린다. 그 왁자지껄함은 비길 데가 없다. 그렇게 보면 YES24 블로그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마을이다. 그건 주로 독서가들이 모여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현란한 멀티미디어 도구가 사용되지 않는 탓이기도 하다. 사실 예스 블로거들은 현란함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그들은 책을 매개로 특유의 조용하고 쫀쫀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차별화되고, 그 차별화를 즐기는 이들이다. 그들은 직접 대면하기를 그다지 즐기지 않고 대개 온라인 위에만 머물지만 일 년에 한 번은 오프라인으로 화려한 나들이를 즐기기도 하는데, 바로 ‘YES24 블로그 축제’가 그 날이다.
목에 건 네임택을 흘깃 보기만 해도 “OO님!”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도서 상품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YES24 블로그 축제’는 올해로 3회째이다. 2007년에 다소 낯선 느낌으로 시작된(솔직히 우리가 서양 느낌의 어휘인 축제를 즐기며 산 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필자는 아직도 축제 속에 마음껏 섞여들기에 저어되는 무언가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블로그 축제는 이제 그야말로 축제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갖추었다. 축제를 축제로 즐기는 분위기가 되었다는 말이다. 테이블마다 경직된 인사를 찾아보기가 힘들었고, 앉자마자 알던 사이인 것 같은 눈인사와 함박웃음이 오갔다. 물론 많은 블로거들은 직접 말을 나눈 적이 없더라도 이미 상대의 닉네임을 블로그에서 오며 가며 보았던 사이다. 목에 건 네임택을 흘깃 보기만 해도 “OO님!”하는 소리가 쉽게 나왔다. 필자는 명망 있는 블로거인 마리에띠 님과 파란장미 님, 그리고 블로그 친구의 친구들을, 처음 만났으나 곧 친해졌다. ‘그게 축제의 힘이 아니겠나.’ 했다.
블로그 축제는 일종의 경연을 거쳐 수상자를 뽑고, 그들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6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모든 예스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내 인생의 책,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음악’이라는 세 가지 테마의 글을 공모했으며, 9,000여 편의 응모작 중 29편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은 책 부문을 소설가 김연수, 영화 부문을 <씨네21> 편집위원 김혜리, 음악 부문을 가수 김윤아가 맡았다. 축제엔 당연히 심사위원들이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상은 멀리 뉴질랜드에 사는 은이후니 님. 3회에 걸친 축제의 수상 명단에서 빠지지 않는 글쟁이다(심사위원이 늘 달랐음에도!).
뉴질랜드에서 날아온 건배 제의 - 꿈을 위하여!
그가 뉴질랜드에서 날아와 “꿈을 위하여!”라는 말로 건배 제의를 한데 이어 수상소감을 말하는 순간, “와~” 하는 환성이 터졌다. 그의 말 중 YES24에서 왕복 항공권을 제공했다는 대목 때문이었다. 문학캠프나 블로그 축제 등의 행사에 참여하고 지켜보면서 YES24의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지만,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건 아마도, 독서인들의 문화를 선도하려는 이 회사의 철학과 배짱에서 비롯된 것일 거라 여겨졌다.
장 그르니에의 『섬』을 읽고 쓴 ‘내 안의 섬을 찾아서’로 대상(상금이 무려 100만 원!)을 차지한 은이후니 님은 “상표가 서로 다른 두 자루의 펜을 놓고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실로 참혹하다. 가장 좋은 것이 반드시 가장 비싼 것은 아닐 터이니 말이다. 가장 못한 것이 오직 다르다는 이유로 널리 쓰일 수도 있다. 가장 좋은 것도 없고 가장 못한 것도 없다. 이때에 좋은 것이 있고 저때에 좋은 것이 있다.”라는 『섬』의 한 대목을 인용해 주었고, “마음속의 섬이 혼자만의 섬이 되지 않도록, 난파하지 않도록 글을 쓰겠다. 많이들 놀러 오시라.”라며 수상소감을 마쳤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수상소감. 먼 길을 왔으면 할 말이 많았을 텐데, 적당히 줄일 줄 아는 관록 같은 것이 엿보였다.
가을, 한강변, 휘영청 달 아래 ‘만찬’
사회는 『1만 시간 동안의 남미』의 여행 작가 박민우 씨가 맡았고,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침대와 책』의 정혜윤 작가가 축사를 했다. YES24에서 써 준 축하 글을 잠시 읽고 난 정혜윤 작가는 “수상작을 읽으며 깜짝 놀랐다. 축하하기보다는 함께하여 영광이다. 맛있게 식사하시라.”라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역시 남이 써 준 것보다 훨씬 더 진심 어린 축사로 전해졌다.
회사에서 좀 일찍 퇴근하는 모종의 압박을 견디고, 압구정역에서 한참을 걸어, 긴가민가하며 축제장소(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의 ‘온 리버 스테이션’)를 찾아가느라 긴장했던 순간들이 다 잊히고 가을, 한강변, 휘영청 달과 별을 배경으로, 기대하던 만찬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어 롤 샐러드, 안심(혹은 등심) 스테이크가 살짝 피가 밴 채 나오고, 쌉싸래한 와인이 분위기를 돋우었다. 실내라 온전히 새어들지는 않았지만 유리 밖으로 오가는 강바람도 운치를 더했다.
29명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낸 뒤, 심사위원들의 ‘응모 글 읽다 깜짝 놀란 이야기(아닌 게 아니라 블로거들은 웬만한 글 전문가들을 주눅이 들게 할 정도의 필력을 자랑한다. 실제로 이번 수상자들 중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글 쓰는 일에 한 발을 담근 이들이 적지 않았다.)’가 이어졌고, 와중에 대상 수상자인 은이후니 님이 김연수 작가에게 시집을 출간할 예정이 없느냐고 질문했다가, 상당히 시크한 그럴 일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참 아쉬웠다. “문태준 시인이 잘 써주고 있으니.”라는 작가의 농담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김연수 시에 대한 갈증 같은 게 많은 이들에게는 있으니까. 아무튼 대세는 김연수인 것인지, 축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책 릴레이 선물 시간에 김연수의 신작 『세계의 끝 여자친구』가 연이어 등장하는 즐거운 해프닝도 있었다(게다가 필자가 들고 나간 책도 바로 저 책이다).
우리들의 네버 엔딩 스토리 - ‘내 인생의 책’
‘내 인생의 책’을 한 권씩을 들고 나와 릴레이로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이 재미있는 행사는 “왜 내 인생의 책이냐?”라는 설명들이 저마다 조금씩 길어졌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진행됐지만, 축제라는 건 즐기는 것이고 책 이야기로 채우는 것이 독서가들의 축제의 핵심이라 생각하면 밤이 깊도록 그런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누구는 어떤 책이 좋다고 하면, 누구는 그 책이 싫다고 하고, 왜 좋은지, 왜 싫은지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피력하기도 하고. 그러나 책은 철저히 기호와 취향의 문제이므로, 결국 타인의 기호에 간섭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하고. 그러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
그리고 그야말로 오랜 기다림 끝에, ‘언니네 이발관’의 공연이 시작됐다. 오로지 저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에 축제에 참가한 이가 있다는 말도 들었는데, 웃고 즐기느라 시선이 집중되지 않은 가운데도 고개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언니네 이발관 ‘이발사’들의 내공이 돋보였다. 마치 연예인 ‘김씨’처럼 무표정한 리드보컬은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원래 잘 못 웃는다.”면서 사람들을 웃기기도 했다. 그런 그도 이 가을에 저자가 된다고 했다. 축하!
진한 삶의 쉼표 그리고 축제
단체사진에는 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올해의 필자처럼. 그래도 참석했노라고 대열에 끼어 사진을 찍고, 입장할 때 손사래를 치며 거부하는 척하다가 찍어서 꽂아둔 폴라로이드 사진을 기념으로 찾아들고 처음으로 예쁜 치마에 스카프까지 하고 나선 이웃 블로거와 강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평소 친분이 있던, 혹은 처음 만난 블로거들과 유명하다는 가로수길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고 헤어지는 길은 자못 풍요로웠다. 마치 농익은 가을처럼.
축제란, 일상의 건너편에 서 있는 신기루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자칫 일상으로 되돌아오기 싫게 만드는 미약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recreation’ 하기 위해서라도 축제를 벌이고, 즐기고 싶다. 그 마당이 되어 준, 마침 맞는 코드인 책 읽는 사람들의 축제가 사랑스럽다. 내년에는 혹시, 혹시라도 수상자 명단에 끼일 일 없을까? 기념으로 받아온 YES24 블로그 축제 수상 작품집 『내 삶의 쉼표』(문학동네)를 들춰보며 참 글들도 잘 썼다, 참 제목도 잘 지었다고 새삼 생각했다. ‘내 삶의 쉼표’란 결국 다른 말로 ‘축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목에 건 네임택을 흘깃 보기만 해도 “OO님!”
|
‘YES24 블로그 축제’는 올해로 3회째이다. 2007년에 다소 낯선 느낌으로 시작된(솔직히 우리가 서양 느낌의 어휘인 축제를 즐기며 산 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필자는 아직도 축제 속에 마음껏 섞여들기에 저어되는 무언가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블로그 축제는 이제 그야말로 축제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갖추었다. 축제를 축제로 즐기는 분위기가 되었다는 말이다. 테이블마다 경직된 인사를 찾아보기가 힘들었고, 앉자마자 알던 사이인 것 같은 눈인사와 함박웃음이 오갔다. 물론 많은 블로거들은 직접 말을 나눈 적이 없더라도 이미 상대의 닉네임을 블로그에서 오며 가며 보았던 사이다. 목에 건 네임택을 흘깃 보기만 해도 “OO님!”하는 소리가 쉽게 나왔다. 필자는 명망 있는 블로거인 마리에띠 님과 파란장미 님, 그리고 블로그 친구의 친구들을, 처음 만났으나 곧 친해졌다. ‘그게 축제의 힘이 아니겠나.’ 했다.
블로그 축제는 일종의 경연을 거쳐 수상자를 뽑고, 그들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6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모든 예스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내 인생의 책,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음악’이라는 세 가지 테마의 글을 공모했으며, 9,000여 편의 응모작 중 29편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은 책 부문을 소설가 김연수, 영화 부문을 <씨네21> 편집위원 김혜리, 음악 부문을 가수 김윤아가 맡았다. 축제엔 당연히 심사위원들이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상은 멀리 뉴질랜드에 사는 은이후니 님. 3회에 걸친 축제의 수상 명단에서 빠지지 않는 글쟁이다(심사위원이 늘 달랐음에도!).
뉴질랜드에서 날아온 건배 제의 - 꿈을 위하여!
그가 뉴질랜드에서 날아와 “꿈을 위하여!”라는 말로 건배 제의를 한데 이어 수상소감을 말하는 순간, “와~” 하는 환성이 터졌다. 그의 말 중 YES24에서 왕복 항공권을 제공했다는 대목 때문이었다. 문학캠프나 블로그 축제 등의 행사에 참여하고 지켜보면서 YES24의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지만,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건 아마도, 독서인들의 문화를 선도하려는 이 회사의 철학과 배짱에서 비롯된 것일 거라 여겨졌다.
장 그르니에의 『섬』을 읽고 쓴 ‘내 안의 섬을 찾아서’로 대상(상금이 무려 100만 원!)을 차지한 은이후니 님은 “상표가 서로 다른 두 자루의 펜을 놓고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실로 참혹하다. 가장 좋은 것이 반드시 가장 비싼 것은 아닐 터이니 말이다. 가장 못한 것이 오직 다르다는 이유로 널리 쓰일 수도 있다. 가장 좋은 것도 없고 가장 못한 것도 없다. 이때에 좋은 것이 있고 저때에 좋은 것이 있다.”라는 『섬』의 한 대목을 인용해 주었고, “마음속의 섬이 혼자만의 섬이 되지 않도록, 난파하지 않도록 글을 쓰겠다. 많이들 놀러 오시라.”라며 수상소감을 마쳤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수상소감. 먼 길을 왔으면 할 말이 많았을 텐데, 적당히 줄일 줄 아는 관록 같은 것이 엿보였다.
가을, 한강변, 휘영청 달 아래 ‘만찬’
사회는 『1만 시간 동안의 남미』의 여행 작가 박민우 씨가 맡았고,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침대와 책』의 정혜윤 작가가 축사를 했다. YES24에서 써 준 축하 글을 잠시 읽고 난 정혜윤 작가는 “수상작을 읽으며 깜짝 놀랐다. 축하하기보다는 함께하여 영광이다. 맛있게 식사하시라.”라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역시 남이 써 준 것보다 훨씬 더 진심 어린 축사로 전해졌다.
회사에서 좀 일찍 퇴근하는 모종의 압박을 견디고, 압구정역에서 한참을 걸어, 긴가민가하며 축제장소(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의 ‘온 리버 스테이션’)를 찾아가느라 긴장했던 순간들이 다 잊히고 가을, 한강변, 휘영청 달과 별을 배경으로, 기대하던 만찬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어 롤 샐러드, 안심(혹은 등심) 스테이크가 살짝 피가 밴 채 나오고, 쌉싸래한 와인이 분위기를 돋우었다. 실내라 온전히 새어들지는 않았지만 유리 밖으로 오가는 강바람도 운치를 더했다.
29명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낸 뒤, 심사위원들의 ‘응모 글 읽다 깜짝 놀란 이야기(아닌 게 아니라 블로거들은 웬만한 글 전문가들을 주눅이 들게 할 정도의 필력을 자랑한다. 실제로 이번 수상자들 중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글 쓰는 일에 한 발을 담근 이들이 적지 않았다.)’가 이어졌고, 와중에 대상 수상자인 은이후니 님이 김연수 작가에게 시집을 출간할 예정이 없느냐고 질문했다가, 상당히 시크한 그럴 일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참 아쉬웠다. “문태준 시인이 잘 써주고 있으니.”라는 작가의 농담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김연수 시에 대한 갈증 같은 게 많은 이들에게는 있으니까. 아무튼 대세는 김연수인 것인지, 축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책 릴레이 선물 시간에 김연수의 신작 『세계의 끝 여자친구』가 연이어 등장하는 즐거운 해프닝도 있었다(게다가 필자가 들고 나간 책도 바로 저 책이다).
우리들의 네버 엔딩 스토리 - ‘내 인생의 책’
‘내 인생의 책’을 한 권씩을 들고 나와 릴레이로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이 재미있는 행사는 “왜 내 인생의 책이냐?”라는 설명들이 저마다 조금씩 길어졌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진행됐지만, 축제라는 건 즐기는 것이고 책 이야기로 채우는 것이 독서가들의 축제의 핵심이라 생각하면 밤이 깊도록 그런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누구는 어떤 책이 좋다고 하면, 누구는 그 책이 싫다고 하고, 왜 좋은지, 왜 싫은지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피력하기도 하고. 그러나 책은 철저히 기호와 취향의 문제이므로, 결국 타인의 기호에 간섭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하고. 그러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
그리고 그야말로 오랜 기다림 끝에, ‘언니네 이발관’의 공연이 시작됐다. 오로지 저 공연을 보고 싶은 마음에 축제에 참가한 이가 있다는 말도 들었는데, 웃고 즐기느라 시선이 집중되지 않은 가운데도 고개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언니네 이발관 ‘이발사’들의 내공이 돋보였다. 마치 연예인 ‘김씨’처럼 무표정한 리드보컬은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원래 잘 못 웃는다.”면서 사람들을 웃기기도 했다. 그런 그도 이 가을에 저자가 된다고 했다. 축하!
진한 삶의 쉼표 그리고 축제
단체사진에는 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올해의 필자처럼. 그래도 참석했노라고 대열에 끼어 사진을 찍고, 입장할 때 손사래를 치며 거부하는 척하다가 찍어서 꽂아둔 폴라로이드 사진을 기념으로 찾아들고 처음으로 예쁜 치마에 스카프까지 하고 나선 이웃 블로거와 강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평소 친분이 있던, 혹은 처음 만난 블로거들과 유명하다는 가로수길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고 헤어지는 길은 자못 풍요로웠다. 마치 농익은 가을처럼.
축제란, 일상의 건너편에 서 있는 신기루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자칫 일상으로 되돌아오기 싫게 만드는 미약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recreation’ 하기 위해서라도 축제를 벌이고, 즐기고 싶다. 그 마당이 되어 준, 마침 맞는 코드인 책 읽는 사람들의 축제가 사랑스럽다. 내년에는 혹시, 혹시라도 수상자 명단에 끼일 일 없을까? 기념으로 받아온 YES24 블로그 축제 수상 작품집 『내 삶의 쉼표』(문학동네)를 들춰보며 참 글들도 잘 썼다, 참 제목도 잘 지었다고 새삼 생각했다. ‘내 삶의 쉼표’란 결국 다른 말로 ‘축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8개의 댓글
추천 상품
필자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prognose
2012.08.27
이코이코
2010.05.12
차밍
2009.10.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