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人터뷰] 관계를 통한 치유의 메시지를 던지다
9월 2일 롯데시네마 영등포관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두막』의 작가 윌리엄 폴 영과 YES24 독자들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강연회를 통해 이 작품을 집필하기까지의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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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은 곳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으로 간다고 외치는 종교인의 모습은 종교가 없는 내 눈에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일요일마다 교회에 나오라는 친구의 전화도 반갑지 않다. 어릴 적에는 친구를 따라 몇 번 교회를 나갔지만, 어른이 되면서 내 주변에서 혹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불공평한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신은 없다고 굳게 믿기 시작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하거나, 심적으로 불안함을 느낄 때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진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종교가 없는 내가 기독교 관련 도서인 『오두막』을 만나게 되었다. 이 소설은 내가 신에 대해 품은 의문과 비슷하게 시작된다. 소설 속 주인공 맥은 자신의 사랑하는 딸 미시를 잃으면서 거대한 슬픔에 잠기게 되고 하나님과의 사이도 벌어지게 된다. 그 후로 냉랭하고 무감동한 신앙 속에서 위안을 삼고 있는 맥은 신에게 분노를 느끼게 된다.

“당신은 어디 계신가요? 어디에도 안 계시는군요! 내가 당신을 필요로 할 때 한 번도 옆에 계시지 않았죠.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도, 미시를 잃었을 때도요. 지금도 없군요. 정말 대단하신 ‘파파’입니다!”(p.119)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9월 2일 롯데시네마 영등포관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두막』의 작가 윌리엄 폴 영과 YES24 독자들의 만남이 있었다. 그는 강연회를 통해 이 작품을 집필하기까지의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항상 글을 썼지만, 책을 내는 작가가 아닌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의 아내의 권유로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50년 동안의 자신의 인생을 통한 고통과 치유 그리고 신에 대한 것을 자녀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한다. 아이들을 위해 글을 쓸 때만 해도 출판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다. 그저 친구와 가족들에게 특별한 날을 위한 선물로 준비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지인들에게 작품을 나눠주면서 출판을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고 출판하기로 결심했다. “출판을 하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책을 내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26개의 출판사에 출판을 제안했습니다. 종교 관련 출판사와 일반 출판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그때 제 개인적인 소망은 종교 출판사보다는 일반 출판사에서 출간되길 바랐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이 종교적인 책으로 분류되길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와 신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고, 어떤 특정한 종교에 대해서 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 없이 모든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두 명의 친구가 출판사를 설립했다.


“2007년 3월, 이 책을 만천 부를 찍어 친구의 창고에 넣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마케팅도 하지 않았고 유통 시스템도 없었습니다. 웹사이트를 만들어 판매를 했을 뿐입니다.” 그는 일 년 반에서 2년 정도에 걸쳐 만 권 정도 팔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판매가 시작된 책은 불꽃처럼 전역에 퍼졌고, 그 불꽃이 또 퍼져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고 그는 표현한다. 이 책은 출판계에 약간의 기현상을 일으켰다. 처음에 책을 주문한 사람들이 또 다시 주문을 했다. 책이 출간된 지 넉 달 만에 웹사이트를 통해 12,000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2007년 5월에서 2008년 6월까지 그가 쓴 돈은 246달러였다. 이 책은 지금까지 영어판으로만 750만 부 팔렸고, 46개국의 언어로 소개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마케팅 모듈이 있느냐고 묻지만 없다고 대답한다. “이것은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이 하나님이 나를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전달하는 자체적 유통망을 구축하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All true, not real

그는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집에서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는 뉴기니의 선교사였?.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인생에는 늘 신이 함께였다. 그러나 유년 시절 가혹한 아버지와의 생활과 원주민들로부터 받은 성적 학대, 상급생들로부터 성추행을 받으면서 거대한 슬픔을 느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오두막’이란 사람들의 내면의 비밀과 아픔, 상처를 묻어둔 곳이다. 주인공 맥처럼 그의 아버지도 그를 학대했고, 그는 그 일을 잊는 데 5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제 삶은 비밀과 거짓말이었습니다. 남들에게 상처받은 어린 시절을 들키지 않을까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좋은 사람’처럼 연기했습니다. 마치 거짓된 집을 짓고 페인트칠을 하고 사람들을 초대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짓된 집은 무너져 초라한 오두막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저의 오두막을 찾게 된 과정입니다.”

이 책을 쓰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치유의 시간의 끝자락이었다고 한다. 주인공 맥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치유는 그 자신의 이야기인 것이다.
“맥이 오두막에서 보내는 시간은 제 자신의 11년의 시간입니다. 그 세월에 대해서는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많은 독자들은 그에게 이 책이 사실이냐는 질문을 던졌고, 그는 “All true, not real(사실은 아니지만 진실이다).”라고 말했다.


책 속의 신의 모습과 기존의 종교에서 말하는 신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가 볼 때 신이 하는 행위 자체는 사랑에 의해서 행해지는 반면에, 기존 종교 체제 안에서는 신의 그러한 모습이 숨겨 온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어떤 교리나, 율법의 신이 아닌 사랑과 관계의 신으로 말한다. 그는 삼위일체를 믿으며 그 속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관계 밖의 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신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아버지와의 힘든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50년이란 시간이 걸려서야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지울 수 있었고, 신의 모습을 생각했고 상상했다고 한다. 종교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신을 만족시키라고 하지만 그는 신의 본연의 모습인, 우리와의 관계 속의 신을 신뢰하라고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은 교리를 신에게 허락받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해 피곤해하는 것 같다고 한다. 그가 볼 때 종교가 인간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야말로 인간의 고통을 치유한다고 한다.

『오두막』에서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삼위일체(아버지 하나님, 아들 예수, 그리고 성령)와 만나면서 신앙이 충만해지고 자유롭게 하나님과 관계가 맺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신과의 관계를 통해 거대한 슬픔을 어떻게 치유하는가를 자세히 볼 수 있다.

“당신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함께 그 변화가 일어나도록 하겠어요. 지금은 당신이 나와 같이 있어주기만 하면 돼요. 그러면서 우리 관계가 실행의 문제, 혹은 당신이 나를 즐겁게 해주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요. 나는 골목대장도, 내 멋대로 하겠다고 우기는 자기중심적인 쩨쩨한 신도 아니죠. 나는 선하고, 당신에게서 최선만을 바라요. 당신은 죄책감이나 비난, 강압이 아닌 오로지 사랑의 관계 속에서만 찾을 수 있어요. 나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요.”(p.199)


신은 특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한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고, 최근에 만난 책 중에서 신과 인간관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법의 하나님, 교리의 하나님보다는 상처를 치유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신으로 표현한 점이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신의 이미지를 흑인 여성, 아시아계 여성, 중동 남자로 구체화시킨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는지 그리고 이런 것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물어보았다.
“순전히 아이들을 위해 쓴 글이 때문에 두려움은 없습니다. 신은 닭도, 독수리도, 바위도 아닙니다. 그리고 남성도, 여성도 아닙니다. 제 아이들이 커가면서 긴 수염의 간달프처럼 성격 있는 신의 모습을 그리며 자라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의 관계를 설명하지 않으면 본질을 이해할 수 ?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부, 성자, 성령이 어떻게 사랑하고 순정하고 있는지 묘사한 것 뿐 입니다. 이 모든 것은 자녀의 사랑 때문이었고, 신이 나에게 책을 쓰게 하는 축복을 내렸습니다.” 오랫동안 종교는 인간에게 신과의 관계를 약속했지만 결과물을 보주지 않았기에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신과의 관계가 가능하다고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종교 안의 신이 아닌 그가 보는 신의 모습에 대해 간혹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누군가가 나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화가 난 사람이나, 가슴 아픈 슬픔을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기 바란다고 한다.
“그 누구도 우리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도 치유할 수 없습니다. 신과의 교감을 통해 화가 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슬픔을 치유하며 계속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맥은 윌리엄 폴 영, 자신이었기 때문에 그의 관점에서 용서를 말하고, 맥의 관점에서 파파의 모습을 봤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쓰면서 용서에 대해 많이 기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캐나다의 한 감옥에 가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이 책 40부를 죄수들에게 배부했고 강연을 했다. 강연이 끝나고 한 죄수가 앞으로 나와 그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 그는 그 죄수의 볼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품에 안긴 죄수는 “정말 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고 그는 “신은 특히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신은 우리의 사소한 것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것과 죄수에게 던진 답변은 우리 모두에게 충분한 답변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종교인으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나의 내면의 비밀과 슬픔이 깃든 오두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나이, 인종, 문화, 종교를 떠나 슬픔을 갖고 있다. 그가 말한 것처럼 관계 속에서 발생한 상처와 슬픔은 관계를 통해서만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오두막 #윌리엄 폴 영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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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7.01

저도 길거리에서 허구헌날 종교인에게 붙잡히고 하는 바람에 종교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은 종교와 상관없이 좋은 책일거같네요. 그런데 어떻게 원주민이 백인 남자아이를 성추행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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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fk35

2009.09.18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작가분의 이야기를 많이 듣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통역뿐아니라 질문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소모되어서...^^;;
다음에는 질문을 미리 받으셔서 선별하시는 건 어떤가요?
질문도 정리되고 작가의 생각과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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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같은 북극곰 공주

2009.09.17

완전 행복했습니다. 저에게 papa's princess라고 써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인연이 있다면.. 또 만나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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