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못을 박지 말자
장마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구냐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우산 장수’ 라고 했다. 그렇지 않다. 장마 때가 되면 사람들은 우산을 준비해 가지고 다닌다. 생각에 못을 박지 말자.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7.08.24
작게
크게

개굴 개굴 개굴 개굴.

개구리 울음소리가 아니다.
개구리는 개굴 개굴 울지 않는다.

뿌구국 뿌구국 뿌구국 뿌구국
쾍, 쾍, 쾍, 쾍.

낯설게 들리겠지만,
차라리 이 소리가 개구리 울음 소리에 더 가깝다.

한여름, 논길을 걷다 보면
초록색 볏잎 사이로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려온다.

개구리 우는 소리는 개구리 웃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생각에 못을 박지 말자.

장마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구냐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우산 장수’ 라고 했다.
그렇지 않다.
장마 때가 되면 사람들은 우산을 준비해 가지고 다닌다.

생각에 못을 박지 말자.

생각 속에 철로를 깔아놓으면
달릴 수 있는 건 오직 기차뿐이다.

#이철환 #반성문
9의 댓글
User Avatar

도 전

2011.08.05

천편일률적이고 진부한 것들. 또다른 이름은 익숙함이란 포장에 혹하여 오직 하나의 생각만, 오직 하나의 사유만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의 흐름속에서 이런 모습은 더해지는데 paradigm의 전환이라고 해야하나
완전히 다른 것을 추구하기보다 조금 다른 각도로 사유하고싶은 마음을 가집니다.
답글
0
0
User Avatar

그린리브

2007.08.27

나도 모르게 박혀버린 생각의 못이 있었네요. 상투적으로 쓰는 말, 생각들에 대해서 한번도 곱씹어 볼 마음을 가지지 못했었는데.. 개구리는 개굴개굴 울지 않는다.. 이 간단한 이야기를 왜 그 동안 지나쳐 버렸을까요.. 이렇게 내가 알지 못한채 나의 생각속에 박힌 못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박아버렸을 나를 반성해야 겠습니다. 내 옆에서 방실방실 웃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는 그런 생각의 못을 박지 말아야 겠습니다.
답글
0
0
User Avatar

사자윤

2007.08.27

생각 속에 철로를 깔아놓으면 달릴 수 있는 건 오직 기차뿐이다

이말 마음에 와닿네요. 아기들의 뇌는 눈길과 같다고 하더군요.

처음에 차가 한대지나가고 두대,세대가 같은 길로 지나가면

100번째 차는 어쩔수 없이 그 길로 가야한다고요.

그 길을 바꾸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한다고..

이 글을 보니 그 말이 생각나네요
답글
0
0

더 보기

arrow down
Writer Avatar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Writer Avatar

이철환

소설과 동화를 쓰는 작가이다. 수년 동안 여러 지면에 ‘침묵의 소리’와 ‘풍경 너머의 풍경’을 주제로 그림을 연재했다. 지난 10여 년간 TV·라디오 방송과 학교, 기타 공공기관 및 기업체 등에서 1000회 이상 강연을 했으며, 풀무야학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작품집으로는 『연탄길(전3권)』, 『행복한 고물상』, 『위로』, 『곰보빵』, 『눈물은 힘이 세다』, 『송이의 노란 우산』, 『낙타 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 『아버지의 자전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등 20종이 있다. 400만 이상 독자들이 읽은 『연탄길』은 일본과 중국, 대만에 수출되었고 『곰보빵』은 일본에, 『송이의 노란 우산』과 『낙타 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는 중국에 수출되었다. 『연탄길』은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제4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소극장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작품 중 총 9편의 글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고, 〈뮤지컬 연탄길〉의 대본은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으며, 1편의 글이 영어로 번역돼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KBS 1TV [아침마당 목요특강], CBS TV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총 3회), KBS 2TV 특강, JTBC 특강, MBC TV 특강 등 여러 방송에서 강연했다.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홍보대사로도 활동했으며, 2000년부터 책 수익금으로 운영해온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낮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