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치매 케어 방법으로 알려진 사람중심케어, 국내에서 이 실천 운동을 주도하는 김동선 저자의 시니어 라이프 전문가들이 선택한 품위 있는 노년기를 위한 치매 안내서 『사랑은 치매도 멈추게 한다』가 출간됐다. 치매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바로잡아 주며 치매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전한다.
이 책에서는 나를 잃어버려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병, 가족에게 짐만 되는 병이라는 치매의 인식을 바로잡고 스스로 또는 주변에서 당사자에게 사랑으로 상대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매에 걸리면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닌 노년의 병으로부터 나와 가족의 삶을 지키는 법을 담았다.
이 책이 치매를 다룬 다른 도서와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중장년뿐만 아니라 젊은 층까지 독자층으로 포함했다는 것, 많은 책이 치매 예방이나 치매에 걸린 뒤의 어려움과 절망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여기서는 치매에 대한 긍정과 수용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치매에 걸리더라도 자신의 삶을 모두 잃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치매에 걸려서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마지막까지 의미 있는 삶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때까지의 치매 돌봄은 그 사람을 무력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아닌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돌봄을 할 때 치매는 멈추게 됩니다. 치매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 이것이 이 책의 목표이고, 다른 책과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매 예방을 위해 감정을 살펴야 한다고 말하시는 지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이란 무엇이고, 치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외로움과 고립이 치매의 위험 요인이 된다는 것은 세계적인 치매 연구자들이 모인 랜싯치매위원회의 연구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그러한 사람은 더 쉽게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 호르몬의 작용으로 기억력과 사고력에 문제가 생기는, 즉 치매에 걸리기 쉬운 뇌를 가지게 됩니다. 치매인은 항상 초조와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이들의 감정을 케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 케어의 핵심은 바로 사랑이고, 이는 상대를 염려하고 그가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녀들이 부모님이 하루라도 더 살아주시기를 바라며 사랑으로 대할 때 그분들은 힘을 내서 살아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랑이 가장 큰 치료제입니다.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치매 예방법이자 관리법이라고 하셨습니다. 자기다움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지킬 수 있을까요?
치매 발병은 유전의 영향도 있지만 평생을 살아가는 방식에 의해 결정됩니다. 교육, 일, 가족 관계, 이웃 관계 등 많은 것이 뇌에 새겨지면서 사람들은 각자 다른 뇌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소중한 한 사람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다움을 만드는 것은 평생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젊었을 때는 다른 사람의 생각, 가치관, 기준에 맞추어서 살게 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자신의 방식을 찾게 됩니다. 자기다움이란 타인의 가치와 방식과 조화를 이룰 때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젊은 내가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은 힘들다는 인식이 강한데요, 책에서는 치매 돌봄을 해봐야 치매에 대해 준비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치매 돌봄은 누구에게나 한 번씩은 돌아오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나 역시 언젠가는 나이 들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럼 현재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게 됩니다. 그리고 나이 들고 치매에 걸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치매는 장수의 산물이어서, 누구라도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현실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한지 알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돌봄 계획도 세우게 됩니다. 삶이란 서로를 돌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수긍하고, 서로 잘 돌보고 돌봄받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치매에 걸리지 않으면 좋겠지만, 만약 걸린다면 감정 케어로 최대한 그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적어 주셨는데요. 감정 케어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행복할 때 통증도 덜 느끼게 되는 것처럼 치매에 걸려서도 행복한 감정을 느낀다면 증상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습니다. 치매인이 집에 가겠다고 하거나, 죽은 배우자를 계속 찾는다면 불안한 것입니다. 이럴 때는 그 감정을 이해해 주고 집이 어떤 모습인지, 배우자는 어떤 사람인지를 물어보면서 진정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사람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쉬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다만 그가 할 수 있는 것까지 앞질러서 해 주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 주는 것이 잔존역량을 유지하는 데 좋습니다. 그리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도록 하세요.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웃거나, 노래를 함께 부르거나 산책하며 뇌에 더 많은 산소와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치매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현상이며, 치매에 걸려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아직 치매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인식이 만연합니다. 치매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크리스틴 브라이든은 치매에 걸려서도 책을 쓰며 자신의 삶을 더 많은 의미로 채워갔습니다. 우리는 치매를 경험하기 전부터 치매를 몹쓸 질병으로 낙인 찍습니다. 치매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잠깐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보통의 노인일 뿐입니다. 우리가 치매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사회가 만든 이미지, 부정적인 낙인 때문입니다. 치매에 걸리더라도 사회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함께 해결해 나가면 됩니다.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을 때 우리도 치매를 더 이상 두렵게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끝으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시는지, 기대하는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지 말씀 부탁드려요.
사회적으로도 치매를 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돌봄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는 앞으로 많은 자원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요양시설이 늘어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돌봄 종사자가 돼 일을 합니다. 정부도 의료와 돌봄에 더 많은 재원을 쓰게 됩니다. 부모님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요양시설, 우리가 지금 발 디디고 있는 이 곳이 치매에 걸려서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려면 치매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나이 들어서도 자기다움을 지킬 수 있으며, 마지막까지 존엄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 이를 위해 사회가 함께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제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사랑은 치매도 멈추게 한다
출판사 | 샘터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