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지만 조금 다른 엄마의 이야기
이 책을 하나로 표현한다면 당신이 부모가 되어도 괜찮다고, 충분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응원이 담긴 책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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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비장애인은 결혼하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권리이자 선택의 문제로써 다가오는 문제다. 하지만 장애인에게는 다른 시선이 가닿는다.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장애 당사자의 욕구를 보편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장애 당사자는 출산에 관해 주체성이 결여되어 있고, 다른 이들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눈치를 보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여러 장애 여성이 출산을 망설인다.


『불편하지만 아이 키우는 데 문제없습니다』의 백순심 저자는 그러한 시선 속에서 타인이 아닌 자신의 강한 욕구에 따랐다고 한다. 육아는 장애 여부를 떠나 모든 양육자에게 힘든 일이고, 그래서 ‘힘듦’과 ‘안 된다’는 엄연한 차이 안에서 부모가 되기를 선택했다. 그렇게 저자는 장애로 인해 엄마의 삶을 포기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미리 겁먹지 말라고 토닥여 주는 따뜻한 손길을 글로써 담아냈다.



안녕하세요, 백순심 작가님. 출간 축하드립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나 두 아이의 엄마이며 장애인 복지 현장에서 21년간 사회복지사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활동하며 집필 노동자로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구조가 잘못되었음을 알리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세 번째 책입니다. 작가님께서 이번 책을 집필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이 책을 하나의 표현으로 소개해주신다면 어떨까요?

제 지인 중에 지체 장애인이 있습니다. 그는 가정을 이루고 부모가 되고 싶지만, 자신의 장애로 인해 포기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모가 되는 것이 두려워서 주저하는 장애인과 누구나 부모가 될 수 있음을 모든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책을 하나로 표현한다면 당신이 부모가 되어도 괜찮다고, 충분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응원이 담긴 책입니다.


부제가 장애 부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바라며입니다. 그런 세상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변화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두 가지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첫째, 사람들의 인식변화입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합니다. 누구나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두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장애 부모도 아이를 주체적으로 키울 수 있도록 사회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외국 사례처럼 장애 부모를 위한 맞춤 육아용품이 지원되어야 하며 장애로 인해 생기는 양육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양육 돌봄 서비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한 가정 안에서 여성에서 부여되는 혹은 기대되는 역할이 있습니다. 이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장애 여성장애 엄마에게는 더욱이 다른 시선들이 닿고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이 듭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느낀 고충을 말씀해주신다면요?

여성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인식이 변화되어 가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아이의 양육은 남성보다 여성이 양육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가 장애인일 경우에 전적으로 아이를 돌보지 못하므로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장애 여성이 아이의 양육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의 양육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해나가야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두 아이를 키우시며 여러 에피소드가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본문 내에서도 이런저런 일상 속 이야기를 엿볼 수 있지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직접 고르신다면 어떤 게 있으실지 궁금합니다.

가장 뭉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일 학년 때 처음으로 함께 뷔페 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평상시라면 손이 불편하여 남편이 접시에 음식을 담아 주는데요. 그날은 아이들 음식을 챙기느라 남편이 저를 챙길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접시를 들고 가만히 서 있자 두 녀석 중 한 녀석이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나를 이끌며 자신에게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담아 주겠다고 속삭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이가 장애가 있는 엄마를 외면하지 않고 나를 생각해 주는 그 마음이 참으로 따뜻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작가님 개인의 일상에서 다음 챕터는 어떤 모습이실까요? 아내 혹은 엄마, 한 여성으로서의 모습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 이해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제 삶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고 실행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싶습니다.


앞으로 계획하신 일과 함께, 작가님의 책을 접할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제 계획은 장애 인식개선을 하고자 강의와 꾸준히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부모가 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은 부모가 될 수 있음을, 키 큰 사람, 마른 사람, 피부가 검은 사람이 그 사람의 특징이듯이 장애도 마찬가지이므로 부모가 될 수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이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부모가 될 수 있도록 독자들의 응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백순심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나, 한 가정의 엄마이며 지난 21년간 워킹맘으로서 사회복지사로 일했다. 한림대학교에서 가족치료학을 전공했으며, 글쓰기를 통해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구조를 비판하고 있다. 또한 장애를 주제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필진으로 활동했고 「조선일보」 등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썼다. 현재 집필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으며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첫 번째 책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로 제5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및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수필 부문을 수상했으며, 두 번째 책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 역시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수필 부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세 번째 책 『불편하지만 아이 키우는 데 문제없습니다』에서는 장애가 있는 예비 엄마에게, 힘들고 어렵지만 엄마의 삶을 원한다면 엄마로서 살아보라고 말한다. 장애 때문에 그 삶을 포기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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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