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피오 사이트 바로가기
미술시장 생태계에서 빠져서는 안 될 주요 3인방! 과연 누굴까요? 바로 작가(창작자), 갤러리(판매자), 컬렉터(소유자)입니다.
일반적으로 작가와 작품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작품이 제작된 이후 어디에도 알려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겠죠? 컬렉터의 선택을 거쳐 작품이 어디로 이동하고, 보여지냐에 따라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컬렉터의 역할은 ‘미술시장의 꽃’이라고 불리울 만큼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컬렉터들은 어떤 취향과 안목으로 작품을 선택할까요? 수천, 수억의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들에 대한 이야기가 늘 흥미로운 이유는 그들이 어떤 목적과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티피오에서 소개하는 3가지 책에서는 세계적인 컬렉터들이 작품을 수집하는 이유, 컬렉팅 과정, 각종 소장작의 히스토리에 대해 상세히 소개합니다.
1.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
삼성 故 이건희 회장의 거실과 안방에는 어떤 작품이 걸렸을까요? 리움미술관 관장이었던 홍라희 여사는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구매했을까요? 이 책은 대중들이 궁금했던 그들의 취향과 컬렉션의 목적에 대해 소개합니다. 문화적 허영이나 시장 가치를 넘어, 개인의 취향보다는 학술 가치,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까지 고려해 작품을 구매했던 이건희, 홍라희만의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을 엿볼 수 있답니다.
故 이병철 회장부터 이어진 이건희 컬렉션은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이 작고한 이후, 2021년 무려 2만 3,000여 점을 사회에 환원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컬렉션의 가치는 무려 2조 5,000억 원~3조 원으로 추산된다고 하는데요. 어마어마한 양의 사회 환원은 온 세상의 뜨거운 주목을 받기도 했죠.
‘세기의 기증’으로 불린 이번 기증작들은 국립중앙박물관(2만 1,600여 점), 국립현대미술관(1,600여 점)에 소장되었습니다. 외에도 한국 근대 미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 중 일부는 전국 국립 미술관 및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 등 각종 작가 미술관에 기증되어 전국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3.06.27 - 09.10 <이건희컬렉션과 신화가 된 화가들> 대전시립미술관 전시 전경.
제공: 대전시립미술관
삼성가의 사회 환원 덕에 이중섭, 박수근부터 피카소, 모네, 고갱 등 한국과 서양의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 대표 작가들과 국보급 보물까지 소장되었고, 기관별 소장품의 질과 양이 비약적으로 올라갔습니다. 또한 국민들과 함께 향유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 미술사에 중요한 의미를 남겼습니다.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의 저자 손영옥은 삼성그룹 오너인 이건희 회장의 사망 및 전대미문 천문학적 규모의 미술품 사회 환원 이슈로 인해 가려진 홍라희 여사를 주목합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신혼 초부터 남편인 이건희 회장과 함께 미술품을 수집해오며, 삼성가의 미술 경영인 역할을 했던 컬렉터임을 강조한 것이죠. 방대한 컬렉션을 모으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저자는 ‘이건희 컬렉션’ 대신 ‘이건희 · 홍라희 컬렉션’으로 일컫습니다.
특히 이건희 · 홍라희의 방대한 컬렉션은 미술 전문기자인 송영옥 저자의 미술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비평적 관점에서 풀어내어 보다 다채롭게 접근합니다. 근현대 미술사의 큰 흐름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들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삼성 故 이건희 회장의 모습 제공: 연합뉴스
삼성의 창업주이자 1대 컬렉터인 故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시작된 삼성가의 컬렉션을 이건희, 홍라희 부부가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 컬렉션을 모으기 위해 큰 부분을 담당한 서울옥션 이호재 회장과 갤러리현대 박명자 회장의 인터뷰, 이건희 회장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만남까지 세세한 일화들을 담고 있습니다.
컬렉터가 바라보는 미술작품에 대한 안목, 미술사적 가치, 작가와 컬렉터, 딜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까지 총망라해 살펴보고 싶다면,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을 통해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그림 뒤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 들려주고 싶었다. (…)
‘세기의 기증’이라는 거대한 수식어 뒤에 숨은 고군분투까지 들여다보고 싶었다.”
- 『이건희, 홍라희 컬렉션』 서문 中
2. 슈퍼컬렉터
두번째 소개하는 책은 이영란 저자의 『슈퍼컬렉터』로 세계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슈퍼컬렉터 30인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교과서에서 볼 법한 작품들을 수집하는 세계적인 유명 컬렉터들의 이야기로 ‘21세기 메디치’라 불리는 이들입니다. 저자는 매혹적인 작품을 품에 안은 소장자들의 컬렉션을 통해 그들이 미술을 대하는 취향과 안목, 목적과 방향을 이야기합니다.
소장작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브로드 미술관을 설립한 브로드 부부(Eli& Edythe Broad) 의 모습,
Eli and Edythe Broad at their home, with Robert Rauschenberg, Untitled, 1954 (detail).
Portrait by Roger Davies courtesy of Architectural Digest
사진: Robert Rauschenberg FoundationDACS, LondonVAGA, New York
LA 브로드 뮤지엄의 외관 전경, The Broad Museum, Los Angeles 사진: Christies
특히 『슈퍼컬렉터』에서는 본인들의 작품 컬렉션을 미술관에 전시하여 대중들에게 공개한 미국 사업가 컬렉터 엘리 브로드(Eli Broad)와 데이비드 록펠러(David Rockefeller), 프랑스의 사업가 컬렉터인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 등의 재력가부터 컬렉션 수준이 뛰어난 유명 연예인 컬렉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레드 피트, 마돈나까지 다양한 컬렉터를 소개합니다. 이외에도 명작을 비즈니스에 활용해 큰돈을 벌어들이는 사업가부터 무명작가를 세상에 소개해 스타 작가로 성장시킨 후원자 역할을 하는 컬렉터들도 소개하는데요.
데이비드 록펠러(David Rockefeller)의 저택 전경,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작품.
Claude Monet’s Water Lilies (Nymphéas) hanging in the stairwell at Hudson Pines,
with La table du musicien by Juan Gris above it, 사진: Christies
맨하튼 데이비드 록펠러(David Rockefeller)의 저택 전경,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작품.
Diego Rivera’s The Rivals (1931), also at Ringing Point, 사진: Christies
사실 ‘슈퍼 컬렉터’들의 이야기는 듣기만 해도 흥미롭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컬렉터들이 작품을 대하는 자세, 취향, 목표, 비전이 돋보입니다. 그들이 평생에 걸쳐 모은 컬렉션에 그들의 철학이 담긴 것이죠.
한 점 한 점 의미를 담아 모은 그들의 컬렉션은 종종 공공 기관에 기부를 하거나, 미술관을 세워 모두가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는데요. 저자는 컬렉터들이 세운 뜻깊은 결실은 그 자체만으로 또 다른 작품이 된다고 일컫죠.
미술시장에서 30여 년간 직접 겪은 경험을 토대로 갈고닦아진 베테랑 미술 칼럼니스트 이영란 저자는 전문성 및 예술에 대한 성숙한 이해를 바탕으로 ‘컬렉터’의 역할에 집중합니다. 세상에 알려지는 작품들의 인생은 그들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컬렉터의 손에 의해 그 의미와 가치가 더해짐에 따라 새로운 생명을 얻은 작품들의 히스토리를 살펴보고 『슈퍼컬렉터』와 함께 재미를 찾는 것 또한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프랑스 사업가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 의 모습, in his Palazzo Grassi exhibition space.
사진: welcometocompany.com
“ 기업가로서 미술품을 수집하는 이유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오늘과 미래를 보기 위해서다.
동시대 작가들과 이야기하고 작업실을 방문하다 보면 미래가 보인다.”
-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
3. 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
미술 컬렉터를 대표하는 인물을 떠올렸을 때 현대미술의 아이콘인 찰스 사치(Charles Saatchi)가 빠질 수 없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광고 에이전시를 만든 사업가인 찰스 사치는 사업과 동시에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하며, 광고와 미술 분야에서 시대를 움직이는 주요 인물로서 주목받습니다.
이후 1997년, 사치가 소장하고 있던 영국 젊은 작가들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작품을 중심으로 기획된 <센세이션(Sensation)> 전은 당시 30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미국 등 다양한 도시를 순회했는데요. 사치는 이 전시로 인해 이름을 세상에 알렸고, 자신의 사립 미술관인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에서 영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며 동시대 미술 흐름을 주도해 왔습니다.
찰스 사치의 모습. 제공: the collector, 사진: Andrew
그는 영향력 있는 미술품 컬렉터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질의응답 형태로 구성된 『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에서 그간 사치에게 궁금했던 이야기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미술계에 대한 개인적 견해 및 그의 컬렉션을 프로모션 하는 독창적인 전략까지 광범위한 질문이 오고 가는데요. 이외에도 예술이 필요한 이유, 현대미술 작품 투자 방법과 같은 질문들에 대해 독자의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는,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재치 있고 철학적인 답변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반 대중과 저널리스트, 비평가들이 던진 수많은 질문에 가감 없이 솔직하게 답변한 사치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어렵기만 한 현대미술에 대한 위트 있는 답변을 찾는다면 『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이 예술을 좋아하면 할수록, 더욱더 예술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작품을 사게 되지요.
예술을 투자 개념으로 본다면 모든 즐거움이 사라집니다.”
– 찰스 사치(Charles Saatchi)
영국의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 전경,
사진: infinityhousemagazine.com
3가지 책 속에 담긴 국내외 컬렉터들의 스토리는 각기 다를지도 모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 취향이 뚜렷하다는 공통점이 있죠. 이러한 컬렉터의 수집력은 작가와 작품에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주요 수단이 됩니다.
꼭 수억 원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예술을 사랑하고 자신의 안목에 집중해 작품을 컬렉팅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의미 있는 컬렉션을 완성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아티피오(ARTiPIO)
YES24의 자회사로 출범한 아티피오는 미술품 수집의 대중화를 위한 아트 커뮤니티입니다. 국내 다양한 예술 애호가들과 함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과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