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침』은 별처럼 반짝이는 우리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작가는 ‘주위를 둘러보니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반짝거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기쁨, 슬픔, 즐거움, 노여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돈, 학교, 명예, 성공 등으로 이름 지어진 것들에 집착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곳에, 그리고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곳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들이 있는 건 아닐까? 『때마침』은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 볼 수 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주변을 자연스럽게 돌아볼 수 있도록 조용히 길을 안내한다.
『때마침』을 쓰고 그린 이지선 작가는 10년 넘게 디자인 일을 했고 10년 넘게 그림책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삶의 이야기가 하나, 둘 생겨나 한겨레그림책학교에서 배움을 보태어 첫 그림책을 쓰고 그리게 됐다.
어떻게 그림책 작업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디자이너로 일을 했었는데요. 그때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종종 그림책을 보았습니다. 나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도 그림책을 보았고 엄마가 편찮으실 때는 응원의 메시지로 그림책을 읽어 드리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아이에게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그림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삶의 이야기가 하나둘 생겨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책을 만들기로 했고 한겨레그림책학교에서 배움을 보태어 『때마침』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림책에 대해 배우고 쓰고 그리면서 2년의 시간이 흘러 이렇게 첫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작가님 소개글에 이 그림책을 만들게 된 이유가 간단히 나와 있는데요. 조금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림책을 만들어 가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때마침』은 저에게 아주 의미 있는 그림책입니다. '때마침'이란 단어는 '제때에 알맞게' 그리고 '때를 마치다'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때마침이라는 제목을 생각한 것은 우리가 때마침 태어나고 인연으로 만나 서로 보살피며 살아가다가 때를 마치고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는 우리의 여정을 이야기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별처럼 반짝반짝 태어나 세상이 궁금한 아이와 별처럼 빛나는 인생을 살고 스러져 가는 엄마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이 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하는 것은 너무 슬프고 힘든 일이지만 우리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잖아요. 그 여정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며 때마침 만나는 우리는 모두 별처럼 태어난 존재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누군가는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림책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첫 그림책이라 모든 것이 처음이고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특히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때마침』을 구상하면서 아이에게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 그 주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거나 고민해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죽음이라는 주제를 언급할 때 자칫 어둡고 무거워질 수 있는데 그림책으로 잘 풀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많은 고민과 생각으로 만들어진 이 책을 아이들이 많이 읽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의 전체 톤이 잔잔하면서도 독자에게 매우 호소력 있게 다가갑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셨나요?
『때마침』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지만 어른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감정이 중심이 되기보다는 이야기의 흐름에서 독자들이 감정을 느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인물의 표정을 많이 생략하고 눈과 코 정도만 그려 넣었어요. 그림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도시 외곽에 사는 가족으로 설정하였고 가족의 일상이 평화롭고 따뜻하게 보이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장면에서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아주 작은 붓과 펜으로 열심히 그렸던 것 같아요.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서 정말 작은 것도 자세히 살펴보잖아요.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어린아이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커가는 아이의 모습이 보이실 겁니다.
비슷한 경험을 겪은 분들이 많을텐데요. 그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때마침 만나는 모든 인연은 매우 소중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보이는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의미를 갖고 살아가는 생명이 아주 많습니다. 갓 태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생명과 스러져 가는 도움이 필요한 생명, 떠나보내고 추억이 되어버린 생명까지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안고 살아갑니다. 주위를 둘러보고 따뜻한 눈길을 줘 보세요. 우리의 여정이 좀 더 따뜻해질 겁니다.
그림책을 보면 작가님은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주목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 작가님의 삶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장면 중 비 오는 날 아이와 강아지가 만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벌써 오래전의 일인데 그림책을 만들면서 많이 생각나네요. 회사 초년생일 때 비 온 날 아침 출근길에서 태어난지 얼마 안된 얼룩무늬 새끼 고양이와 마주쳤습니다. 못 먹어서 몸도 바싹 마르고 엄마를 어쩌다 잃어버렸는지 차가 다니는 길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너무 안타까웠어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고양이에게로 갔습니다. 그날부터 저와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되었는데 이름을 '깔로'라고 지어 주었습니다. 너무도 작고 약해서 병원에서 오랫동안 치료 받았어요. 정말 다행히 몸이 건강해져서 저와 몇 년을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지금은 떠나보낸지 한참 됐지만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친구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다음 그림책은 어떤 이야기일지 듣고 싶습니다.
『때마침』 그림책 작업을 끝마치고 나서 얼마 뒤에 둘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 책은 둘째 아이와 함께 만든 셈이지요. 누군가는 떠나가지만 그 빈자리는 다시 새 생명이 채워지고 다시 인연이 생기나 봅니다. 지금은 꼬물거리는 아기를 보면서 바쁘면서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랑스런 아기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세상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아마 다음 그림책은 거기에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세상 따뜻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지선 하나의 별처럼 반짝이며 태어나 온갖 것을 궁금해 하며 세상을 알아 가는 아이와 또 하나의 별처럼 빛나는 인생을 살고 스러져 가는 엄마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죽음으로 가고 있는 여정 속에서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때마침 만나는 우리는 별처럼 태어난 존재이고,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여정이 좀 더 따뜻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10년 넘게 디자인 일을 하였고 10년 넘게 그림책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습니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삶의 이야기가 하나, 둘 생겨나 한겨레그림책학교에서 배움을 보태어 첫 그림책을 쓰고 그리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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