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식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기준으로는 약 22개월만이다. 세계 언론에서는 1단계 합의로 양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이 일부 해소되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앞으로 펼쳐질 미중 무역전쟁의 양상과 그에 따른 대한민국의 경제 전망을 『미VS중 무역대전쟁』 저자인 주윈펑 교수에게 들어보았다.
올해 1월, 드디어 미중이 1단계 합의를 이끌어냈다. 일부 언론에서는 양국의 실질적인 경제 이익보다 트럼프의 재선을 위한 정치적 목적에 의한 합의라는 평가가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2단계 합의 전망은 어떠한가?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불황에 빠졌으며 미국이 경제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가 재선 선거의 압박에 직면해 장차 중국과 경제적 이익을 조정하기 위해 협상하려는 것은 예측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정치 분위기에 휩싸여 반중국과 애국주의를 내세우는 것이 재선 표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기조를 밀고 나가 중국의 기존 경제체제를 타파하려고 시도할 것이며, 이에 따라 협상 타결은 미뤄질 것이다.
1단계 합의에서 미국은 원래 계획한 1,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고, 기존 관세 중에서도 일부만 관세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1단계 합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시, 미국은 중국에게 다시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는 조항까지 있다. 즉, 중국은 여전히 관세에 대한 부담이 클 텐데 만약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세계 경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무역협상 타결과 무관하게 미중 간의 대결 국면은 단기간에는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서구와는 다른 국가체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지속적 성장과 확장이라는 사실이 지속된다면 미국에게는 거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 게다가 미국 중서부 유권자들의 반세계화 정서를 초래한 경제적 요인도 짧은 시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계속되면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투자를 회수하고 수출품 생산라인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가와 주변 공급체인의 전반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미국으로의 이전은 쉽지 않으며, 대부분 아시아의 다른 지역이나 멕시코로 이전할 확률이 높다.
만약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중국 경제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한 대비책이 있을까?
중국은 내부적으로 해결할 많은 문제와 갈등을 안고 있다. 중국이 진정으로 위대한 국가로 부상하려면 우수한 품질, 가격이 싼 제품과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인정하고 부러워할 제도를 건설해야 한다. 중국이 서구 민주국가와 다른 모델의 체제를 추구할 수는 있는데, 여기에 두 가지 특징을 갖춰야 한다. 하나는 경제발전 성과를 독점하지 않고 대다수 인민과 공유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정책 결정권자의 인선 및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에 기반한 정책으로 대중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며, 이 평가는 효과적인 채널을 통해 정책 결정 메커니즘에 반영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의 민주적 공론화 절차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중국이 자국 인민 생활을 개선하는 과학발명과 정치 제도에서 미국 및 서구 국가와 상호 경쟁할 수 있다면 가장 훌륭한 선의의 경쟁이 될 것이며 미중 양국, 나아가 세계 각국 국민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신고리원자력발전소 추가 2기 건설 여부를 놓고 공론조사를 실시하여 다수의 찬성을 받은 바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 의존도가 높다. 특히 중국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발생한 수출 감소에 대해 어떤 대안을 마련해야 할까?
한국은 중국에 전자산업 등의 주요 업스트림 부품과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데,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인해 경제 성장 둔화를 겪게 됨에 따라 업스트림 제품에 대한 수요도 하락할 것이며, 그 결과 한국의 대중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찍이 한국과 대만은 제2단계 수입대체를 진행해 한때 일본의 공급업체에 위협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일본의 제조업은 여전히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비결은 업그레이드와 우회 진출에 있었다.
미중 무역전쟁이 불러온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살아남으려면 일본처럼 최종 소비재 생산 단계에서 제조업을 생산원료와 설비 제조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출주문을 받은 다음 생산지를 이전하는 대만의 ‘주문 이전’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의 중국 제품 규제에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중수출이 감소할 때를 대비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자세한 상황은 『미VS중 무역대전쟁』 에 있는 일본 상황에 관한 분석을 참조하기 바란다. 한국도 틀림없이 일본과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미중 1단계 합의에도 세계 여러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미중 무역전이 계속될 경우, 아시아 경제는 어떻게 될까?
긍정적 발전 방향을 모색하지 않으면 무역전쟁은 양국의 패권쟁탈전으로 비화할 것이며, 종국에는 고대 그리스의 작가 투키디데스가 묘사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치명적 충돌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는 인류에게는 큰 재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설령 그 전쟁이 지역적 대리전쟁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한반도, 타이완 해협, 남중국해에서 발생하든) 동아시아 경제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중 양국의 대치상태를 완화하고 미중의 ‘제로섬 게임’을 ‘윈윈 게임’이 되길 바란다.
미국과 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면?
몇 가지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데, 가장 먼저 두 나라가 조속히 무역협상을 체결하여 양측 모두에 불리한 관세장벽을 허물고 경쟁 분야를 과학기술과 발명의 민생 부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과 중국이 민생 부문에서 경쟁하면 전 세계의 생산 구도는 이에 따라 크게 변화될 것이다. 미국은 제조업 공급체인을 회복시키려고 할 것이며, 중국은 자국의 과학기술에서 부족한 면을 보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군사적 충돌로 비화되지만 않는다면 두 나라에 나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국가들의 입장에서도 공급체인의 조정과정에서 각국이 능력을 발휘할 위치를 찾을 수 있으므로 어떤 면에서는 기회인 셈이다. 이와 동시에 미국이 적극적인 정책을 실시하여 핵심지역의 공공건설을 크게 개선하고 새로운 산업발전 기회를 추진하여 중산층 가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한다면 미국인의 반중, 반외국 정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는 넓고, 미중 양국과 다른 모든 국가는 충분히 공존하고 공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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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VS중 무역대전쟁주윈펑, 어우이페이 저/차혜정 역 | 21세기북스
1980년대 엔화절상을 통해 미국이 일본 경제를 견제했던 과정을 돌아봄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고, 중국 경제, 대만 경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한국 경제가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