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가무극 <신과함께_저승편>의 만찢남, 배우 서경수
저를 처음 보시든 이미 알고 계시든, 누구나 저를 떠올렸을 때 미소가 지어졌으면 좋겠어요. 동료들한테도 마찬가지예요. 항상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글ㆍ사진 윤하정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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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신과함께_저승편> 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엽니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을 무대에 옮긴 작품으로,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7개의 지옥 관문을 거쳐 마지막 사후세계가 결정된다는 이야기인데요. 2015년 초연과 2017년 재연 당시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캐릭터와 연극적인 상상력이 더해진 무대 미술로 원작 웹툰의 인기를 고스란히 이어갔습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_죄와벌>이 1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만큼 삼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는 더욱 클 텐데요. 특히 이번 무대는 새로운 배우들의 합류가 눈에 띕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의외라고 생각했던 배우는 저승차사 강림 역의 서경수 씨인데요.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매진 중인 서경수 씨를 예술의전당 내 카페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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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가 웹툰 신과함께』 의 열렬한 팬이에요. 특히 강림을 좋아했는데, 공연에서도 강림을 맡게 돼서 감사하죠. 흔히 ‘츤데레’라고 하잖아요. 겉은 투박하지만 속은 따뜻한, 그리고 인간이 아닌데 가장 인간적인. 그런 면이 매력적이에요.”

 

실제 성격과도 비슷하지 않나요? 무대 위 모습만 봤을 때는 꽤 무뚝뚝할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저는 투박하거나 차갑지는 않아요. 오히려 장난꾸러기에 까불이죠. 강림을 함께 맡은 (김)우형이 형만 봐도 완전 상남자인데, 저는 그에 비해 좀 귀엽고 바보 같은 강림이거든요.”

 

서경수 씨가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 가운데는 가장 비현실적인 인물인데, 관객들은 스토리 전개는 물론이고 웹툰 속의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도 궁금할 겁니다.


“싱크로율이라고 하죠. 만화와 조금이라도 더 비슷해지려고 웹툰도 다시 보고 인물도 연구를 많이 했어요. 비주얼은 제작진이 잘 만들어주시겠지만, 개인적으로 머리도 좀 기르고 살도 빼고요. 특히 강림은 액션이 많은데, 무술감독님께 많이 배우고 있죠. 웹툰이 원작이라 강림은 기를 다스리고 에너지파를 쏴서 사람들을 멈추게도 하는데, 이런 게 부끄러울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아주 재밌어요(웃음).”

 

사실 연습실에서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에너지파를 쏴야 하는 거잖아요, 민망하실 줄 알았어요(웃음). 배우는 변신하는 게 일이지만 서경수 씨는 정말 종잡을 수가 없는데, 지금까지 맡았던 인물 중에 실제 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오!캐롤>에서 델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캐릭터를 구축할 때 ‘자기화’를 많이 허용해 주셨어요. 그래서 제 모습을 굉장히 많이 투영했죠. 재밌고, 까불고.”

 

<인 더 하이츠>나 <뉴시즈>는 어떤가요? 춤 잘 추기로 유명하잖아요.


“잘 추기보다는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예고를 다녔는데 음악연극과였어요. 그러다 현대무용에 빠져서 무용과로 전과할 생각까지 했거든요. 잘한 게 아니라 그 정도로 좋아했어요. 힙합도 좋아하고, 춤 배우는 것도 정말 좋고요. 춤추는 모습은 거울로 볼 수 있잖아요. 눈으로 보이지 않아도 가치 있는 것도 있지만, 춤은 두 눈으로 바로 확인이 되니까 많은 희열을 느꼈어요. 안 되는 게 됐을 때요. 사실 춤, 노래, 연기를 모두 좋아해서 뮤지컬을 하는 거니까 지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죠.”

 

외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의외의 성격과 독특한 재능 때문인지 <베어 더 뮤지컬>, <인 더 하이츠>, <넥스트 두 노멀>, <뉴시즈>, <시라노>, <타이타닉> 등 작품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습니다.


“그런가요(웃음)? 골고루 계속 도전하고 있어요. 제 욕심이기도 하고, 좋은 기회들도 있었고요.”  

 

반면 뮤지컬배우를 꿈꿨고 뮤지컬 무대에 선 지 10년이 넘었는데, 스테디셀러라고 할까요? 남자배우들이 한 번쯤 꿈꾸는 작품은 거의 참여를 안 하셨네요?


“따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글쎄요, 어떤 사람들은 먼 미래를 생각하고 계획을 짜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늘을 막 사는 게 아니라, 인생의 틀을 어느 정도 정했다면 그 안에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살아가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넥스트 투 노멀>이나 <뉴시즈> 같은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은 꿈을 이뤘어요. 제가 지금을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작품들을 자연스레 만나겠죠.”  

 

그런데 요즘은 배우들도 생각이 많을 것 같아요. TV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매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나만 뭔가 안 하고 있나?’라는 불안감이 있지 않을까요?


“없어요, 진짜 없어요(웃음). 의지나 의욕, 절실함이 없는 게 아니라 큰 욕심이 없어요. 주어진 것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주변 환경은 의식을 거의 안 하거든요. 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있는데, 다른 사람한테 피해 안 주고 내 갈 길만 가는 편이에요(웃음).”

 

 

서경수 씨가 항상 행복할 수 있는, 그만의 인생철학은 영상으로 마저 확인해 보시죠!

 

 

 

 

 

그럼 배우로서 목표는 뭔가요?


“저를 처음 보시든 이미 알고 계시든, 누구나 저를 떠올렸을 때 미소가 지어졌으면 좋겠어요. 동료들한테도 마찬가지예요. 항상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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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서울예술단의 가무극으로 새롭게 <신과함께_저승편> 을 접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만화 찢고 나온 작품, ‘만찢작’이에요! 무대에서 만화를 그대로 담아냈다고 자부합니다. 싱크로율 90% 이상이라고 할까요? 100%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무대는 만화가 아니고 공연이니까요. 주호민 작가님의 재미난 이야기가 배우들의 연기와 멋진 음악, 멋진 무대, 멋진 영상과 더해져 무대 위에서 잘 구현될 텐데요. 관객분들이 에너지를 주시면 저희가 더 완벽하게 채워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무대 밖에서 만난 서경수 씨는 정말 의외였습니다. 무뚝뚝하고 조금은 심각할 줄 알았는데, 데뷔 10년이 넘은 배우치고는 아직 학생처럼 해맑다고 할까요? 기자의 질문보다 답변이 짧아서 애는 먹었지만, 심플하고, 스트레스 안 받고, 자기 주관 확실한 성격은 좋네요! 좀처럼 규정할 수 없는 이미지와 의외의 성격. 그래서 서경수 씨가 배우인가 봅니다. 무척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하고요. 서경수의 색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창작가무극 <신과함께_저승편> 은 4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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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