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결혼을 하려면 어려운 연애를 해야
쉬운 결혼을 하려면 어려운 연애를 해야 해요. 그렇지만 어려운 연애라는 건 북한산이 아니라 둘레길입니다.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거고, 완주하면 상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이 포기하죠. 노력해서 찾으면 분명 짝은 나타나요.
글ㆍ사진 신연선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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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들어가면 제각각 미세하게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람이지만 의외로 크게 다르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또 사람이다. 그러니 1년에 두 번, 명절 때만 되면 들어오는 친척들의 공격들, ‘남자친구는 있니?’, ‘결혼은 언제 하니?’, ‘아이는 언제 낳을 거니?’, ‘둘째 계획은 있니?’, ‘아이가 공부는 잘하니?’에 무참하게 당하고 마는 것이다. 다른 삶을 상상하는 감수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지만 막상 다른 삶을 사는 자신의 모습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다 보면 이곳은 참 대책 없이 ‘작은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쩌랴. 세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라고, 그 아는 사람들에 아는 사람들과 친한 사람들까지 똘똘 뭉쳐 내 라이프 스타일에 훈수를 두는데.


여전히 싱글을 고집하는 3545 여성들에게 1세대 커플매니저 홍유진 대표는 묻는다.

 

그래도 결혼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생각을 분명히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정말로 결혼 생각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막연히 결혼이 두려운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최근 3년 사이에 친구나 동료, 선배들이 결혼해서 잘사는 모습을 보거나 그들의 결혼식을 보며 내심 부러웠던 적이 있다면 결혼 생각이 없다는 당신의 말은 거짓말이다.(241쪽)

 

‘거짓말’이라는 단어에 뜨끔했다면 홍유진의 제안을 읽어봐도 좋겠다. 연애를 하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1,000쌍이 넘는 커플을 결혼으로 골인시킨 커플매니저의 경험이 닫혀있던 마음을 열어줄지도 모를 일이다. 꼭 결혼을 하라는 게 아니다. 삶에 작은 재미를 더할 연애 정도를 해본다고 생각하면 뭐, 나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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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까를 고민


경력 20년, 1세대 커플매니저, 1,000쌍 성혼 이력, 대단해요. 저자만의 특별한 성혼 비법이 있는지 궁금해져요.


한국 사람들은 밥을 꼭 먹어야 하잖아요. 그 개념을 생각하면 돼요. 싱글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오래 가는 관계의 중요성이에요. 순간적으로 어떤 것을 원한다고 요구하는 분이 있지만 저는 연애는 뜨겁게 해도 결혼은 편안한 사람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요. 그걸 잘 맞춰 따라오시는 분들은 성혼이 되기 때문에 그게 저만의 노하우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문화에 맞는 정서나 결혼에 맞도록 계속 해왔기 때문에 그것이 저만의 성혼 비법(웃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애와 결혼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거군요.


연애라는 많은 과정을 겪어서 결혼이라는 목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위한 만남을 한다는 것 자체는 또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부모님이 원하는 결혼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연애를 시작하지 않은 채 결혼을 위한 만남을 시작하다보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가장 극적인, 기억에 남는 매칭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우리나라는 흔히 종교적인 것, 지역, 특정 성 씨에 대해 배타적인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둘만 좋아서 결혼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죠. 이런 것을 타파한 사례가 많이 기억이 나죠.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장남을 선호하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1남 9녀 중 장남인 남성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없고 홀어머니에 시누이들이었거든요. 남자 분은 정말 좋은데 좀 부담스럽다는 반응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여성에게는 ‘형제가 많다’ 정도로만 얘기를 하고 만남을 유도한 적이 있어요. 만났는데 남성도 여성에게 구체적인 형제관계를 말하지 않았어요. 어느 날 여성이 제게 물어오기에 그제야 설명을 했죠. 여성이 깜짝 놀라더라고요. 이해를 좀 시켰어요. 주변을 보지 말고 그 남성의 장점만 보라고요. 그렇게 만남이 이루어졌죠. 이후 시누이들이 이 여성을 다 챙겨주더라고요. 음악회 티켓, 영화표도 챙겨주고요. 응원군이 많았던 거죠. 오히려 더 좋았던 경우에요. 그렇게 결혼을 했는데 참 기억에 남아요.

 

여전히 결혼에서 ‘어떤 것은 안 된다’하는 조건들이 많이 있군요.


종교적인 것을 거부하는 분들이 가끔 있거든요. 어떤 종교는 절대 안 된다고 하지만 다른 종교인 분들이 만나서 잘 살고 있는 경우도 굉장히 많아요. 그런 것은 실제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게 현실인 것 같아요.

 

편견이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일단 만나면 그런 편견은 중요해지지 않다니 만남이란 참 예측불가네요.


커플 매니저를 통해서 만나면 왠지 완벽한 만남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요구하는 조건도 많은 경우들이 있죠. 저도 예전에는 완벽한 프로필을 소개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요. 제가 만족하는 조건이어도 싱글 분들은 만족이 안 되는 경우가 생기는 거예요. 결국 완벽한 소개보다는 그 사람들이 어떤 마음일까를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그런 부분에 조금 더 다가가니 교제율이 좀 더 높아지더라고요.


성형외과 의사와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가장 결과가 만족스러울 때는 환자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찾아내는, 충분한 상담이 있었던 때라고 해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를 만나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까를 고민하는 매칭이 되어야 하죠. 그런 매칭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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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매력을 먼저 알아야


상담 과정에서 당사자는 모르지만 저자에게는 보이는 특징적인 면들도 있나요?


현장에서 경험으로 보이는 통계들이 굉장히 많아요. 연애 많이 안 해본 분들의 특성, 노처녀의 특성, 이런 게 흐름으로 잡힌다는 거죠. 골드미스, 올드미스가 와서 흔히 이렇게 얘기해요. “내가 예전에는 이런 사람을 만났어요”라고요. 그분이 능력 있고 이러면 지금 그런 얘기를 안 합니다.(웃음) 남성분들은 “내 친구는 미스코리와 결혼했고, 친구는 슈퍼모델과 결혼했고요” 하면서 친구 얘기를 막 해요. 그 말은 자기는 별 볼 일 없다는 얘기예요. 얘기하는 이상형에서 그 사람이 연애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연애 경험이 적기 때문에 남이 말하는 이상형을 자기 것에 꿰어 맞추는구나 하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이상형을 알아야 해요. 그러려면 자기의 매력을 먼저 알아야 하고요. 책을 쓰면서 가장 고민했던 게 3545 싱글녀들이 자기 매력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상담을 많이 해봐도 절대 모르고 있어요. 상대에게 원하는 목록을 적는데 그게 자신과 걸맞지 않은 목록인 거죠.

 

그래서인지 이상형 리스트를 적어라, 그 절반을 지워라, 같은 실천 포인트를 제안하고 있더라고요.


꿈을 갖고 있는 건 좋죠. 그런데 이상형이 막연하게 막 나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리스트가 구체적으로 나오는 사람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들은 이상형을 이론적으로 만든 거죠.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우선 하나 하나 적으라고 합니다. 거기서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하나씩 털어버리는 거죠. 그러다보면 정말 원하는 것, 정말 간절한 것, 어떤 사람과 만나면 부합이 잘 될까 하는 것들이 나와요. 그게 돼야 매칭이 와도 만날 수가 있죠. 일반적으로는 그런 걸 못하는 겁니다. 욕심을 갖고 있는 거예요. 나이가 들면 뱃살이 늘듯이 자꾸 조건을 첨가합니다. 빼지를 않고요. 내가 이 정도니까, 내 친구는 이 정도 만났으니까, 상대는 이래야 한다는 오류들이 생기는 거죠.

 

실제 이런 방법을 적용시켰을 때 효과가 있었나요?


그럼요.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물으면 거의 비슷하잖아요. 크게 안 본다고 하면서 학교는 어느 정도 나왔으면, 키는 컸으면, 잘생기지는 않아도 되지만 훈남이었으면, 강남권에 살았으면, 스타일이 멋졌으면, 형제가 많지 않았으면, 어학연수를 1년이라도 다녀왔으면, 하면서 평범한 사람을 찾는다고 하죠. 그런 사람이 없다기보다 그분에게 매칭 하기 부족한 거예요. 그런 걸 모르기 때문에 막상 자신이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물어요. 그런 사람 해주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고요.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차이고 말거든요. 그러면서도 옷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었다, 어쨌다 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해요.


저는 우선 싱글들이 자기의 매력을 먼저 찾았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매력이 있어야 해요. 자기 매력을 알아야 상대에게 발산할 줄 알고, 그러면서 상대의 매력을 볼 줄 아는 시야가 넓어지거든요. 구구단을 할 줄 모르면 옆 사람이 구구단을 할 줄 아는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에요. 자기 매력이 없는 친구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이 사람은 잘 되겠다, 이 사람은 너무 어렵겠다, 싶은 첫 느낌이나 경험에서 오는 특징들도 있나요?


연애가요? 아니면 결혼이요?

 

아, 그것에 따라 특징들도 다른가요?


다르죠. 시작은 잘하는데 끝을 못 맺는 사람이 있고요. 시작은 어설픈 것 같은데 결혼으로 쏙 가는 분들도 가끔 있어요.

 

그런 분들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처음에 호기심을 발휘하는 분들은 연애를 잘해요. 그러다가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끊어지면 지속이 안 되는 거죠. 늘 호기심만 발동하는 거예요. 거품이 빠지면 맛없는 맥주가 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보시면 돼요.(웃음) 반대로 처음 시작은 밋밋하고, 서툴고, 어색하게 가도 기본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들은 더디지만 결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나는 왜 연애가 안 될까, 왜 결혼이 안 될까 하시는 분들은 누누이 말하지만 스스로 자기 분석을 꼭 한 번 해야 해요. 부정적 분석이 아니라, 나의 매력은 무엇이고 내가 어떤 점에서 상대와 맞을까를 보셔야 한다는 거예요. 올드미스들이 흔히 주변에 남자가 없다고 말해요. 저는 되물어요. 남자를 찾아낼 혜안이 있느냐고요. 운명이 곁을 지나가도 못 찾아요. 그 사람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모르는 거예요.

 

상담을 할 때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매력을 찾아내는 데 무척 많은 시간을 들이시겠어요.


네, 그게 가장 먼저예요. 상담을 하면서 그 사람의 매력을 끄집어내는 게 중요해요. 의사가 진료를 한 다음 병을 고치듯이 말이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를 찾아내고, 어떤 사람을 좋아하느냐를 찾아내는 게 커플매니저의 역할입니다. 단순히 있는 사람들을 매칭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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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백인백색


3545 여성은 20대의 연애방식과는 다른 태도와 방법론을 취하라고 누누이 말해요. 이런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겠죠? 3545 여성들이 가장 놓치지 쉬운 맹점이 뭔가요?


제가 보통 세대별 특징을 얘기하는데요. 20대는 외모를 보고, 30대는 직업, 40대는 경제력, 50대는 사회적 지위를 보고요, 60대는 건강을 봅니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마찬가지예요. 3545 여성들은 직업과 경제력을 보겠죠. 지금 3545 여성들은 고학력, 고스펙, 동안 외모, 경제력 등이 다 갖춰져 있어요. 상담할 때 저는 본인의 스펙이 올라갈수록 상대의 그것은 떨어질 거라고 얘기해요. 그걸 감안하라고 시작하라고 하지만 못하죠. 직업도 괜찮아야 하고, 경제력도 괜찮아야 하는데 인성도 좋아야 하고, 집안 환경도 좋아야 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인정해줘야 하고, 이왕이면 스타일도 괜찮아야 하고, 이런 게 계속 나오는 거예요.


사람마다 백인백색인데 어떤 틀 안에 남성이 들어와야 만나볼까 연애할까 말까를 고민해요. 20대 때는 경험을 많이 하고 시행착오 겪는 게 맞는데요. 3545가 되면 시행착오 겪는 단계는 지나야 하거든요. 그걸 못해요. 20대 마인드와 스타일을 유지하는 분들도 많고요.

 

30대의 연인은 뜨겁고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마음으로 서로를 간섭하진 않는다. 대신 그들은 묵묵히 서로를 지켜봐 주고 공감하고 응원하는 편안한 짝이 돼준다. 혼자 훌쩍 떠나기엔 왠지 두려운 여행에 그렇게 한발 떨어져서 편안하게 동행하는 짝, 그게 30대의 연인이다.(177쪽)

 

‘나이에 맞게’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건가요?


3545 여성분들 미팅 시에는 장소도 20대가 많은 곳으로는 잘 안 해주려고 해요. 그건 그 사람을 배려한 건데요. 이런 경우가 있었어요. 대학교 앞에 있는 카페였는데요. 꼭 그곳에서 미팅을 하겠다고 한 여성이 있었어요. 그 안에 있는 젊은 친구들과 비교가 되는 곳은 위험해요. 남성이 딱 들어서서 그 여성을 보고 바로 다른 데로 가자고 데리고 나왔다는 거예요. 3545라면 비교적 완숙한 매력을 어필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짝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싱글들에게 거울을 많이 보라고 늘 얘기해요. 거울을 보라는 건 내 나이에 대한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미예요. 10대가 화장을 과하게 하면 보기 좋지 않은 것처럼 30대가 됐는데도 여전히 20대의 행동을 한다면 현실적으로 안 맞는 거죠. 남성들은 결혼상대로 대개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게 안 맞으니까 서로 어긋나는 거죠.

 

책에서도 남자가 바라는 여자의 성격은 거기서 거기라고 하셨잖아요. 커플매니저로서는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아요. 남자가 바라는 이상형이 그대로인 반면 여자의 이상형은 변했으니까요.


남성들에게 어떤 여성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오늘 본 여성’(웃음)이라고 하잖아요. 싱글 남성분들은 보면 어린 여성을 좋아해요. 그게 1순위예요. 남성들은 나이에 있어 굉장히 예민해요. 2세 때문에 그래요. 아이를 낳지 않을 거라면 중요하지 않지만 보수적인 남성들의 결혼관에서 2세는 무척 예민한 부분입니다. 나이에 대한 기준은 안 변합니다.
여성들은 바뀌었죠. 1997년 IMF 이전에 여성들은 ‘학력’이 우선이었어요. 서울대가 최고라고 했죠. IMF가 터지고 가정이 깨지고 명예퇴직을 당하고 하니까 ‘직업’으로 기준이 바뀌었어요. 그러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오니까 이제는 직업도 불안해요. 적금도 다 날아갔고요. 그래서 나온 것이 ‘임대업’을 하는 남자가 좋다고 바뀌었죠.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이 ‘연하남’이고요. 물론 그 안에 스펙 등 기본 사항은 다 들어갑니다. 또 요즘 인기가 있는 직업이 ‘셰프’입니다. 나를 위해 음식을 해주는 남자를 찾는 거죠.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은 된다, 그러니 남자가 나에게 맞춰달라는 것이에요.

 

오랜 기간 봐왔으니 시대에 따른 태도 변화를 감지하는 것도 가능하겠군요. 요리 잘하는, 연하남 외에 또 다른 최근의 특징들이 있나요?


여성들이 예전에는 ‘사’자 들어가는 직업군을 좋아했죠. 요즘은 그렇진 않고요. 외국 경험이 있는 남성을 좋아해요. 사고가 트인 사람,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죠. 특징적인 걸 갖고 있는 남성을 좋아해요. 취미가 독특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고요. 그것으로 스트레스를 풀 줄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많으니까 남성에 대한 기준도 과거에 비해 다양해진 것일 테죠.


그렇죠. 예전에는 남성이 집을 마련하는 게 100%였다면 지금 집은 함께 사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더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거고요. 집이 있는 남성이 인기가 있긴 있지요. 그러나 30대에 집이 있기는 쉽지가 않고 그런 분들은 이미 짝을 만났기 때문에 3545 여성들이 만날 수 있는 그런 남성은 별로 없어요. 좋은 남성이 별로 없는 거죠.

 

남성에게 특별히 하는 조언도 있나요?


요즘 남성들은 적극적인 여성을 좋아해요. 표현하는 여성을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현모양처라고 했는데, 요즘은 자기 일도 하면서 반응도 좋은 적극적인 여성을 좋아해요. 요즘 남성들이 자신감이 없거든요. 20대부터 50대까지 자신 있는 사람을 별로 못 봐요. 드물어요. 그래서인지 반응이 좋은 여성을 좋아하더라고요. 대화를 받아주는 여성을 참 좋아하죠.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 여성의 매력 1순위는 미소예요. 잘 들어주고 호응해주면 남성의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지는 거예요. 실제로 그렇게 결혼에 골인한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만남을 가기 전에 여성들에게 이런 팁을 드려요. 만나서 미소를 딱 지으라고요. 이렇게 하면 남성들 마음의 문이 확 열립니다. 남성이 여성에게 호감을 느끼는 반응이 세 가지가 있어요. “진짜요?”, “정말요?”, “대단해요!” 이 세 가지만 하면(웃음) 백전백승입니다.

 

그게 잘 안 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만나는 남성과 결혼이 안 될 수도 있어요. 한 명 만나서 결혼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지금 만나는 사람과 연습을 하라고 얘기를 합니다. 아까 말한 리액션들이 낯간지러울 수 있지만 3~5명 연습하잖아요? 그러면 반응이 확 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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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북한산이 아니라 둘레길


초 치는 요소를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그 요소들을 지적하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만혼이라고도 하는데요. 조금 늦게 결혼을 하면 주변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뭐 하는 사람이야?”예요. 돈은 많은지, 집은 어디를 구했는지, 이런 걸 물어요. 중요한 것은 남에게 보여지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주변을 굉장히 의식하죠. 그러다보니 남과 비교하게 되고 판단의 오류가 와요. 저는 본인이 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간절하게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요. 세상 사람들은 본인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어요.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하는 거니까 의미 두지 말라는 거예요. 이 사람이 내가 원하는 조건에 한두 가지만 부합된다고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를 고민해요. 자기만 사랑하면 되는데 말이에요. 그런 주변 의식을 조금씩 접어야 한다는 거죠.

 
쉬운 결혼을 하려면 어려운 연애를 해야 해요. 그렇지만 어려운 연애라는 건 북한산이 아니라 둘레길입니다.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거고, 완주하면 상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사람들이 포기하죠. 노력해서 찾으면 분명 짝은 나타나요.

 

결혼도 연애도 모두 현실이라고도 하셨는데요. 사실 책을 읽다보면 싱글 상태를 지나치게 대상화하는 건 아닌가 하는 질문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결혼을 해야 할까요? 다양한 삶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결혼이 좋은 거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요. 하지만 제가 책을 통해 하려고 한 말은 연애를 하자는 겁니다. 결혼은 그 다음 순서죠. 결혼은 60이고 70이고 할 수 있어요. 100세 시대기 때문에 언젠가는 결혼을 할 수 있죠. 55세에 처음 결혼을 하신 여성도 있었어요. 그런데 연애의 경험이 있고, 연애의 달콤함을 알아야 새로운 이성이 왔을 때 결혼까지 연결되는 것 같아요. 연애를 해보라는 게 가장 포인트입니다.


내 삶이 팍팍하고, 전혀 이성과의 관계가 없는 분들은 생활이 건조해요. 이성에 대한 호감을 갖고 사는 건 나쁘지 않다는 거예요. 나의 심장을 설레게 하는 느낌을 평생 몇 번이나 느끼겠습니까. 그 추억은 나이가 들어도 안타까운 것으로 남아요. 연애가 어렵지 않은 것이니 즐겨보라고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이니까요. 반드시 결혼이 전부라는 건 아니에요.

 

연애를 원하고, 기다리고 있는 3545 여성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사람의 기대수명이 5위래요. 80년 동안 혼자 지내는 게 맞는가를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혼자 지낼 수 있었어요. 형제가 많았으니까요. 또 예전에는 마을 부락을 이루고 살았잖아요. 지금은 윗집에 살인범이 사는지도 모르는 시대기 때문에 혼자 걸을 수 있는 길이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는 사실을 아셔야 해요. 그에 제일 좋은 반려자는 짝이죠. 그런 짝을 만나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관심을 포기하지 말고요. 또 남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서로만 본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내 주변에 누가 있는지 살펴보고, 내가 싱글인 걸 자랑도 하셔야 해요. 그래야 소개도 들어오죠. 늘 말하지만 야쿠르트 아줌마나 경비 아저씨에게도 말하는 거예요. 인연은 어디서 연결될지 모르거든요. 준비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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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연애가 어려운 이유 홍유진 저 | 더시드컴퍼니
저자는 남녀 1만 명 이상을 상담하고 1,000여 커플을 탄생시킨 결혼정보업계 최고의 베테랑답게, 풍부한 데이터와 오랜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3545에 최적화된 연애, 사랑 그리고 결혼의 해법을 제시한다. 그 핵심은 지피지기! 즉 ‘나는 왜 아직도 싱글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스스로, 혹은 주변에서 ‘괜찮은 싱글녀’라고 인정하는 것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고, 단 한 명이라도 괜찮은 남자가 탐내는 여자가 돼야 한다고 직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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