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들면 왜 달걀로 문지를까?
유유제약은 약사와 의사, 영업 사원들의 조언과 경험을 통해 의약품을 개발하고 판매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내 300여 개의 제약 회사들이 출시한 제품들이 시장에 넘쳐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눈에 들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마음을 사로잡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유유제약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20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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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예전보다 훨씬 똑똑해졌고 정보도 많아졌습니다. 약사나 의사의 조언과 처방만을 믿기보다는 직접 인터넷을 검색해 자신의 증상과 관련된 질환을 찾아보고 의약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유유제약은 약사와 의사, 영업 사원들의 조언과 경험을 통해 의약품을 개발하고 판매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내 300여 개의 제약 회사들이 출시한 제품들이 시장에 넘쳐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눈에 들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마음을 사로잡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유유제약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2006년, 유유제약은 베노플러스란 멍 치료제를 개발해 판매해 왔습니다. 멍이 많이 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유유제약 유원상 상무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부인이 베노플러스를 자신도 쓰면 안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유 상무는 그 순간 중요한 깨달음을 한 가지 얻었습니다. 왜 멍 연고를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마케팅을 해 왔느냐는 의문이었습니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멍 치료제를 판매할 수 있다면 더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확신이 없었습니다. 막연한 추측만으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유 상무는 멍 치료제에 대한 여성들의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멍 치료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물었지만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모을 수 있는 정보와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유 상무는 데이터 마이닝 전문 회사인 다음소프트와 함께 멍 치료제에 대한 시장 수요 파악에 나섰습니다. 다음소프트는 멍과 치료 방법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트위터와 블로그, 인터넷 댓글 등 26억 건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멍 치료제에 대한 여성들의 수요가 어린이 시장보다 4배나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희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멍 치료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참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들은 시중에 멍 치료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멍이나 부기를 뺄 때 치료제 대신 달걀과 쇠고기를 먼저 떠올리고 실제로 그렇게 치료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유 상무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유유제약이 개발해 판매 중인 제품이 인지도 면에서 달걀과 쇠고기 같은 민간요법에 뒤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빅 데이터가 내놓은 결과는 새로운 기회를 의미했습니다. 멍 치료제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반증이었습니다.
유유제약은 베노플러스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제품 디자인을 여성들의 감성에 맞추고 마케팅 메시지도 새롭게 고안했습니다.
국내 제약 회사들은 지금 어느 때보다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의 약값 인하 조치로 기존 처방 약 위주의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 많은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의료 기기 수입이나 건강 기능 식품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유유제약도 기존 처방전 위주 전략에서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쪽으로 사업 혁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약국에서 판매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전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소비자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잠재의식 속에 숨은 충족되지 않은 니즈마저 알아내야 성공 또한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빅 데이터는 소비자를 향한 유유제약의 시선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고객인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생각을 읽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만 숨어 있던 시장이 새롭게 열렸고 뜻밖의 기회도 찾아왔습니다.
2006년, 유유제약은 베노플러스란 멍 치료제를 개발해 판매해 왔습니다. 멍이 많이 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유유제약 유원상 상무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부인이 베노플러스를 자신도 쓰면 안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유 상무는 그 순간 중요한 깨달음을 한 가지 얻었습니다. 왜 멍 연고를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마케팅을 해 왔느냐는 의문이었습니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멍 치료제를 판매할 수 있다면 더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확신이 없었습니다. 막연한 추측만으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유 상무는 멍 치료제에 대한 여성들의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멍 치료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물었지만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모을 수 있는 정보와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유 상무는 데이터 마이닝 전문 회사인 다음소프트와 함께 멍 치료제에 대한 시장 수요 파악에 나섰습니다. 다음소프트는 멍과 치료 방법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트위터와 블로그, 인터넷 댓글 등 26억 건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멍 치료제에 대한 여성들의 수요가 어린이 시장보다 4배나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희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멍 치료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참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들은 시중에 멍 치료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멍이나 부기를 뺄 때 치료제 대신 달걀과 쇠고기를 먼저 떠올리고 실제로 그렇게 치료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유 상무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유유제약이 개발해 판매 중인 제품이 인지도 면에서 달걀과 쇠고기 같은 민간요법에 뒤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빅 데이터가 내놓은 결과는 새로운 기회를 의미했습니다. 멍 치료제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반증이었습니다.
유유제약은 베노플러스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습니다. 제품 디자인을 여성들의 감성에 맞추고 마케팅 메시지도 새롭게 고안했습니다.
국내 제약 회사들은 지금 어느 때보다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의 약값 인하 조치로 기존 처방 약 위주의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 많은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의료 기기 수입이나 건강 기능 식품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유유제약도 기존 처방전 위주 전략에서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쪽으로 사업 혁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약국에서 판매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전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필수입니다. 소비자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잠재의식 속에 숨은 충족되지 않은 니즈마저 알아내야 성공 또한 보장 받을 수 있습니다. 빅 데이터는 소비자를 향한 유유제약의 시선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고객인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생각을 읽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만 숨어 있던 시장이 새롭게 열렸고 뜻밖의 기회도 찾아왔습니다.
- 빅 데이터,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 박순서 저 | RSG(레디셋고)
2012년 초 KBS ‘시사기획 창’에 ‘빅 데이터’가 방영된 이후 다양한 분야의 많은 이들이 ‘빅 데이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빅 데이터’란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통해 새롭게 생산되고 또 분석되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뜻한다. 책에는 저자가 만났던 세계적인 빅 데이터 전문가 30여 명의 빅 데이터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담겨 있다. 보이지 않는 미래 앞에서 하루하루 치열한 생존 경쟁을 치러야 하는 우리들에게 빅 데이터는 세상의 변화와 방향을 감지해 낼 수 있는 능력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수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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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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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순서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여 KBS 기자로 입사하였다. 그동안 기자로 일하면서 우리 사회의 숨겨진 모습들을 알리고 드러내는 데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무한 경쟁을 넘어 모두가 평등한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며 여러 편의 프로그램을 제작하였다. 대형 구조물 운송 업체의 불법을 고발한 《심야의 무법자》,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기회 불균등 문제를 탐사 기법으로 분석한 《승자독식의 자화상》, KTX 탈선 원인과 코레일의 안전 불감증을 고발한 《자갈 위를 달린 KTX》,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수집과 분석을 통해 사회 혁신을 도모하는 《빅 데이터, 세상을 바꾸다》와 《빅 데이터, 비즈니스를 바꾸다》 등을 제작해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호평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한국방송기자상’, ‘한국기자상’, ‘이달의 기자상’, ‘이달의 방송기자상’, ‘우수 프로그램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저널리즘 구현을 위해 현재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데이터저널리즘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또한 창의력, 상상력, 스토리텔링, 복잡계 연구, 몰입과 융합, 사회 연결망 이론 등을 활용한 사회 현상 분석과 프로그램 제작에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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