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고 음흉한’유방(劉邦)이‘역발산’ 항우(項羽)를 이겼다!
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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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후흑학의 요체를 ‘철면피가 되라’라는 한 마디로 정리한다. 이른바 영웅호걸이라 불리며 중국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위인들이 사실은 하나같이 낯가죽이 두껍고 음흉하기 이를 데 없는 인물들이었다는 것. 고대부터 오늘까지, 역사상 공명을 떨친 왕후장상이나 호걸, 성현들 중 후흑을 통해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초한지’로 너무나 익숙한 한고조 유방의 예를 보자. 유방은 항우가 부친을 인질로 잡아 삶아 죽이겠다고 협박했을 때 태연하게 그 국 한 사발을 나누어 달라며 항우를 비웃었고, 초나라 병사에게 쫓길 때 수레가 무거워 달아날 일이 요원해지자 수레의 무게를 덜기 위해 자식들을 세 번이나 발로 차 마차에서 밀어냈으며, 천하를 얻은 뒤에는 최고 공신 한신과 팽월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토사구팽했다.
‘삼국지’의 인물들도 빠지지 않는다. 조조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의 책사 사마의도 과부와 고아까지 사기의 대상으로 삼았으니 음흉함이 못지 않았다. 라이벌 제갈량에게 건괵(부녀자들이 의관용으로 쓰던 두건)을 선물 받는 모욕을 당했을 때도 사자를 환대한 다음 예를 갖춰 환송을 가는 등 뻔뻔한 장면도 자주 연출했다. 조자룡이 목숨을 걸고 자신의 아들을 구해 오자 포자기에 쌓인 아들을 바닥에 던지며 “이 놈 때문에 위대한 장수를 잃을 뻔했구나!” 라며 ‘쇼’를 연출한 유비도 빠질 수 없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오월동주’로 유명한 월왕 구천과 오왕 부차, 장량과 한신, 장개석과 모택동 등 중국사를 수놓은 다양한 영웅호걸들의 현란한 후흑사가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다. 역사 교양서로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전직 기자로 고전연구자이자 평론가로 활동중인 저자가 두 차례의 번역과 편역 끝에 완성한 후흑학 해설서로 앞서 언급한 다양한 후흑의 사례를 통해 글로벌 전쟁에 뛰어든 CEO, 임원, 직원들이 마땅히 지켜야 할 9가지 처세술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사기’부터 ‘삼국지’까지 방대한 중국사를 아우르는 난세 영웅들의 책략과 비술을 한 권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휴가철, 교양과 자기계발과 재미 모두를 잡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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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
필자

박수호 (예스24 도서MD)
컴퓨터/수험서/대학교재 담당 MD. 2009년 팬 생활을 청산하고 ‘동네 야구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김성근 평전』을 써 보는 것이 평생 꿈이다.
피히테
2012.02.15
정작 후흑학에 대한 책을 보니 공감하긴 여럽더군요. 완전 뜬구름잡는 이야기 같아서요. 그리고 밑에 저자가 신동준이어야 하는데 잘못되었군요.
앙ㅋ
2011.12.31
etjmcp25
201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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