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신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황경신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아침을 반기는 햇살, 부스스한 머리, 잠이 덜 깬 거울 속 자신의 모습, 모두 눈을 뜨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반면 눈을 감아야만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이를테면 떠나버린 사람이나 사랑, 혹은 잃어버린 꿈같은 것들. 지난 6월 19일 상수동 ‘이리카페’에는 굳이 눈을 뜨지 않아도, 눈을 감아도 볼 수 있는 ‘황경신 작가와 함께하는 낭독의 밤’ 행사가 마련됐다. 2013.06.28
그림 같은 세상 눈을 감으면 그림 같은 신화 황경신
희망의 눈을 가려라
희망의 눈을 가려라 그녀의 얼굴은 우리를 향해 있지만, 그녀의 눈은 하얀 천으로 가려져 있다. 그녀는 볼 수 없다. 그 ‘볼 수 없음’이 나에게 어떤 치명적인 진실을 전하려는 것 같아서, 나는 오래도록 그림을 응시한다. 누군가 내 눈을 하얀 천으로 가려도 그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떠올릴 수 있도록, 보고 또 본다. 나는 그녀가 앉아 있는 둥근 물체의 감촉을 느낀다.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는 얇은 옷의 냄새를 맡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텅 빈 우주 속에서 하나의 현이 미세하게 떨리는 소리를 듣는다. 그 찰나, 희망의 끝자락이 막 골목을 돌아 시야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본다. 내가 본 것은 희망의 부재, 그러나 그건 희망이 그곳에 있었다는 증거. 2013.04.19
황경신 눈을 감으면 조지 프레더릭 와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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