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 반죽이 송편이 되기까지, 고양이들의 추석 전야제
어린이에게는 명절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어른에게는 추석을 다시 새길 수 있는 따뜻한 책이 되길 바랍니다.
『추석 그림책 달님 송편』이 출간되었다. 안영은×서영 작가가 정성스레 빚은 추석 그림책이다. 추석날만 기다리며 꾹꾹이 기술을 연마한 야옹이들, 알고 보니 달님 송편 때문이라고? 가장 밝고 커다란 보름달이 뜨는 추석 전날 밤, 야옹이들만의 특별한 비법이 담긴 ‘달님 송편 레시피’가 맛깔나게 펼쳐진다.
추석날 온 가족이 도란도란 모여 함께 보는 그림책『추석 그림책 달님 송편』 출간을 축하드려요!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영은 먹을 걸 좋아하는 저는 무엇이든 음식과 연결해서 상상하는 습관이 있어요. 오랜 숙원이었던 달님 반죽으로 드디어 올해 추석에 달님 송편을 만들 수 있었답니다. 어디선가 하얀 반죽이 묻은 고양이를 만난다면, 바로 제 요리 친구들이랍니다.
서영 어릴 땐 추석이 참 복작복작했어요. 온 가족이 모여 손으로 꾹꾹 송편을 빚고 찜기에서 내가 만든 걸 찾아 뿌듯하게 먹었지요. 평생 남을 행복한 추억인데 그런 추석을 잊고 지낸 지 오래된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며 어릴 적 소중한 추억들을 다시 기억해 내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어린이에게는 명절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어른에게는 추석을 다시 새길 수 있는 따뜻한 책이 되길 바랍니다.
야옹이들이 꾹꾹이로 달님을 반죽하는 모습, 생각만 해도 너무 귀여워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안영은 고양이들의 꾹꾹이가 아기 때 엄마 젖을 꾹꾹 눌러 먹던 습관이 남은 행동이라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고양이들의 꾹꾹이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추억, 정이 담뿍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바로 우리가 추석 때마다 송편을 빚는 이유와 무척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원고를 받아 보시고 그림 작업을 결정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서영 처음 원고를 읽을 때 장면이 머릿속에 잘 상상되는지를 중요하게 여겨요. 『추석 그림책 달님 송편』의 경우 제가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이미지 상상이 편하더라고요. 게다가 송편을 꾹꾹이로 빚는다는 게 너무 귀엽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안영은 작가님의 글이라 반갑고 기뻤어요. 원고에 대한 궁금증도 시원하게 조율해 주셔서 믿고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백 마리라는 설정에서 흠칫하긴 했지만요!
모든 장면이 명장면 같지만, 그중에서도 작가님들만의 최고의 장면을 꼽으신다면요?
안영은 아무래도 달님을 반죽하는 장면이지요. 제 머릿속에서 늘 떠올렸던 그 장면이 서영 작가님의 뛰어난 상상력과 만나 인생 컷이 나온 것 같아요.
서영 강강술래 하는 장면을 좋아해요. 처음 스케치는 달을 바닥에 내려놓고 강강술래 하는 거였어요. 주변이 온통 어두워서 밝게 나올 수 있을까 가장 우려되는 컷이었는데, 배경이 공중으로 바뀌면서 노란 달과 어울리는 색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어 화사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화면 가득 채우는 달덩어리 덕분에 그리는 동안 제 마음도 편안했습니다.
작품에서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요. 고양이와의 인연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안영은 제가 어렸을 때 고양이에 관한 무서운 이야기가 유행했어요. 그래서 고양이를 볼 때마다 흠칫흠칫 놀라고 피하기도 했답니다. 그게 고양이에게 늘 미안했어요. 고양이들은 죄가 없잖아요. 고양이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꼭 돌려주고 싶었답니다.
서영 오래 함께한 고양이를 떠나보내고 유기묘를 데려와 5년째 함께 살고 있어요. 겁이 많고 손을 아주 싫어해서 서로 익숙해지기까지 몇 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껌딱지가 되어 매일 제 몸에 꾹꾹이를 해 줘요. 가끔 보송보송한 뒤통수를 보이며 끙끙 깊은 잠을 자다가도 벌떡 깨서 제게 안기기도 해요. 그럴 때면 우린 서로 의지하는 가족이 된 거구나 하고 마음이 따뜻해져요. 아직은 사람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기 때문에 손님이 오면 냥냥 주먹을 장전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보고 싶었던 가족, 친지 모여 한마음으로 송편 빚는 야옹이들의 모습이 참 정답습니다. 야옹이들이 꾹꾹이 손맛으로 만든 달님 송편은 어떤 맛일까요? 그리고 야옹이들 사이에 깨 송편과 콩 송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작가님들의 송편 취향도 궁금합니다.
안영은 달님 송편은 가족을 그리워하는 맛과 추억의 맛이 담겨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송편 논쟁은 탕수육 논쟁 전부터 있었던 가장 클래식한 논쟁이 아닐까요? (전 개인적으로 깨송파입니다.) 송편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깨인지 콩인지 맞히는 것도 추석마다 하는 즐거운 놀이였어요. 꼭 귀신같이 알아맞히는 사람이 있기 마련! 전 늘 틀려서 억울함을 담당했답니다. 그래도 맞는 걸 찾아낼 때까지 송편을 더 먹을 수 있는 핑계가 되어 주곤 했지요.
서영 고양이 백 마리의 손맛이 들어갔으니 다른 떡보다 쫀득쫀득하고 고소할 것 같아요. 달님으로 만들었으니 꿀꺽 삼키면 제 소원도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삼킨 후엔 마음까지 개운해질지도요! 저는 어릴 때 뜨거운 밤을 으깨서 설탕을 솔솔 뿌린 밤 송편과 갈은 깨에 설탕을 버무린 깨 송편을 좋아했어요. 콩 송편도 달달하게 만든다면 얼마든지 먹어 치울 수 있습니다! 제 별명이 떡순이였기 때문에 택일이 불가능한, 군침이 줄줄 흐르는 질문이에요.
달님 송편은 왠지 더 특별한 소원을 들어줄 것만 같아요. 달님 송편에게 빌고 싶은 소원이 있으신가요?
안영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처럼 소소한 기쁨이 늘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하나 남은 송편을 입에 넣었는데, 다른 접시에 송편이 몇 개 더 남아 있는 걸 발견했을 때처럼 의외의 기쁨이 찾아온다면…. 달님 송편에게 소원을 빌어 봅니다.
서영 최근에 고양이가 밥을 잘 안 먹어서 애쓰는 중인데, 맘처럼 되지 않아 혼자 울컥울컥해요. 동물은 인간보다 짧은 시간을 사는 걸 알지만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벌써 두려운 것 같아요. 특별한 소원이라면 우리 대봉이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모든 그림이 알아서 완성되어 있길…. 고양이 손을 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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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안영은> 글/<서영> 그림14,4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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