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특집] 기후변화, 시민들이 해야 할 10가지
기후문제 해결은 시민의 실천으로부터
기후비상사태를 돌파하려면 두 개의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산업발전 과정에서 발생시킨 탄소를 줄이는 일과 지금 출렁거리는 기후에 적응하는 일입니다. (2024.06.05)
기후위기 시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채널예스에서 환경의 날을 맞아 전문가에게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습니다.
환경재단에서 일하지만, 이렇게 큰 내용으로 제가 한 말씀 드릴 주제도 못 될 뿐 아니라 공감을 얻지 못하는 말들은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기 쉽겠지요. 여러분은 이미 기후변화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속해있는 아시아 지역이 더 위험합니다. 최근 인도 뉴델리 시민들은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 시달렸습니다. 섭씨 50도란 어느 정도의 뜨거움일까요. 숨쉬거나 거리를 나다니기 어려운 온도겠지요. 50도짜리 사우나에 우린 어느정도 견뎠나 생각해보세요. 넘어지면 피부가 2도 화상을 입는 이상 고온이 열흘 이상 이어지고 비조차 내리지 않으면 또 어떨까요. 불타는 태양 아래 양동이를 들고 2,3시간 물을 기다리는 심정은 생각만 해도 타들어갑니다. 폭염에 운전대를 만진 운전자가 화상을 입기도 하고, 수도에서 뜨거운 물이 쏟아져 놀라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을 통해 울려 퍼집니다. 최근 3개월간 인도 전역의 열사병 신고 건수가 2만4,849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인도 이웃 스리랑카에서는 갑작스런 홍수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단시간에 15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범람한 물에 쓸려가고 산사태로 밀려든 진흙더미에 매몰되고 사망자 숫자도 확인 할 수 없을 정도의 물난리를 겪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가난하고 헐벗은 이웃들이 기후재난에 제일 먼저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현실에 애가 탑니다.
<네이처>에 따르면 2023년 북반구 비열대(북위 30~90°) 육지의 여름 평균기온이 지난 2천년 동안 가장 더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매년 역대급 기온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5월의 햇빛이 예사롭지 않게 쨍하더니 6월로 접어들며 눈이 부셔서 대낮에 걷기도 불편한 지경입니다. 올해 여름엔 또 어떤 태풍이 어느 만큼의 강도로 한반도를 점령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측가능하지 않고,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역대급이라는게 기후재난의 특징입니다.
아시다시피 기후변화의 원인은 지난 200년간 산업발전 기간 동안 사용한 화석연료 때문입니다. 이들이 연소되면서 내뿜은 이산화탄소가 대기권에 머물고, 사라지지 않은 채, 태양열이 들어는 오되 나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에 온실가스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온실처럼 지구가 뜨거워지고, 온난화를 넘어 지구 가열화 때문에 빚어진 기후의 혼돈이 바로 기후변화이자 기후재난이며 기후비상사태입니다.
기후비상사태를 돌파하려면 두 개의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산업발전 과정에서 발생시킨 탄소를 줄이는 일과 지금 출렁거리는 기후에 적응하는 일입니다. 기후대응을 위해 적절한 해결책은 어떤 것들이 있나 관련된 책들을 통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탄소 연감 네트워크 저/세스 고딘 편/황성원 역 | 책세상
우리 시대 마케터 세스 고딘은 꾸준함보다는 기발함과 더 어울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꾸준히 새로운 이야기를 터뜨려온 고딘이 놀랍게도 최근 환경단체를 만들었습다. 이 재기발랄한 마케터가 조직한 '탄소연감 네트워크(The Carbon Almanac Network)'의 첫 프로젝트가 바로 이 책입니다. 알마낙이라는 제목에 맞게 플라스틱 재활용부터 IPCC 보고서까지, 탄소중립부터 ESG 경영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기후위기의 거의 모든 것을 짧은 글과 그래픽 등으로 압축해 담아 초등학생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소화가능한 기후변화 입문서입니다.
세상의 변화를 누구보다 민감하고 빠르게 읽어온 영리한 마케터 고딘이 예측한 미래는 희망적입니다. 그는 우리가 기후변화라는 사실들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로 연대하고,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꾸준히 실행'할 용기가 있다면 기후위기를 해결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 기후변화와 새로운 부의 기회』
존 도어 저/김태훈 역 | 비즈니스북스
2022년 무려 1조4천억원을 스탠포드 대학에 기부한 투자자 존 도어. 그는 일찌감치 테크 기업에 투자하여 오늘날의 구글을 만든 전설적인 투자자입니다. 그가 미국내 대학 기부금 역사상 두 번째 기록을 세우며 존 도어 지속가능학교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는 성공한 투자자의 안목으로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 삶에서 가장 경제적인 기회이며, 기후재난으로 입는 피해와 비교했을 때 탄소감축에 투자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단, 탄소감축이 기후재난 속도보다 더 빠를 경우에 그렇다는 주장입니다. 존 도어 지속가능스쿨 인재들은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에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주 실용적으로 탄소감축을 향한 엑셀러레이터가 무엇인지 안내해 줍니다.
피터 디아만디스, 스티븐 코틀러 저/이지연 역 | 비즈니스북스
억만장자가 되고 싶으면 억만명의 고민을 해결하라! 이 책은 독자를 웅장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류의 기술 수준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기술을 통해 현존하는 지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담대한 낙관주의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흩어져있는 지식과 기술들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모래밭의 바늘이 우리를 찾아오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설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1400억원 상금을 걸고 탄소감축을 위한 공모대회를 진행중입니다. 기후대응에 도전할 스타트업이나 투자자들에게 강렬한 영감을 줄 것입니다.
괴짜 여우 응원단 저 | 천그루숲
1970년대 환경운동을 시작한 사람은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습니다. 공해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좋겠다는 조롱과 함께요. 2024년, 그로부터 50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Freaky Fox Crew(괴짜 여우 응원단)는 전지구적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에 맞서 개인의 주도적인 실천과 연대의 힘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환경 실천은 누구나 생각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려면 시간과 열정, 인내심, 용기가 필요하고 더구나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삐딱한 시선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런 도전 속에서도 친환경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낸 10개의 국내외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인터뷰도 재밌고 책의 구성 자체가 유혹적입니다. 이런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기후대응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기후변화는 원인과 결과가 방대하고 국가를 중심으로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관련된 일이라 해법이 복잡합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정책을 만들고, 기업은 혁신하고, 투자자는 해결을 위해 더 투자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 엑셀을 밟아 주는 것은 각성된 시민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UNEP와 세계기상기구 WMO도 시민들이 함께할 행동수칙 10계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시대나 책임감을 갖는 시민의 참여가 역사의 물꼬를 바꿨습니다. 기후문제 해결도 시민의 실천이 방아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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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 대표이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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