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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매드앤미러』 프로젝트

조민욱 CP(총괄 프로듀서)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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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 줄에서 시작한 두 중편 소설을 한 권에 담아내는 『매드앤미러』 시리즈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2024.05.22)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 텍스티는 이런 재미있는 상상을 현실로 옮겨 보기로 했다. 20년 가까이 국내 장르 소설계를 지켜온 호러 전문 창작 집단 매드클럽과 환상문학웹진 거울이 이 모험에 동참하기로 했다. 각 작품에는 ‘호러’ 요소를 담기로 했다. 메인 장르를 ‘호러’로 선택하거나, 메인 장르는 다르더라도 호러적 요소를 넣은 작품들을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같은 한 줄에서 시작한 두 중편 소설을 한 권에 담아내는 『매드앤미러』 시리즈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이 재미있는 시도가 정말로 독자들이 즐길 만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컨셉이 분명한 이 프로젝트에 또 무엇을 더하려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한다는 텍스티의 조민욱 총괄 프로듀서를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조민욱 CP『매드앤미러』 프로젝트가 장르 소설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기대가 되는데요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텍스티는 장르문학에 진심이지만 업계 후발 주자로서 어떻게 하면 좋은 작가님들과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깊었습니다. 그분들 중 상당수는 매드클럽과 거울 소속 작가님들이었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소설 편집자, IP프로듀서로서 이력을 갖추어 감사하게도 기대와 신뢰를 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텍스티 자체는 책 한 권 내지 않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신생 출판사였기 때문에 작가님들 입장에서 텍스티와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한 분명한 메리트가 필요했습니다. 돈(계약금 및 선인세)과 비전(소설IP 사업 계획)만으로는 경쟁 우위의 메리트를 드리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텍스티와 할 때만 가능한, ‘텍스티의 기획’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장르 팬으로서 보고 싶은 조합이 그려졌고, ‘같은 한 줄, 다른 이야기’라는 컨셉까지 바로 떠올랐습니다. 떠올리자마자 곧바로 전건우 작가님께 전화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매드클럽과 거울이 만나게 된 것이군요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계신 작가님의 수가 많다고 들었는데요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운영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작가님들의 숫자가 스물여섯이 넘습니다. 매칭 수로 보면 열여섯 쌍이고 작품 수로 보면 서른두 작품이기 때문에 일단 양에서 비롯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희 텍스티, 매드클럽, 거울 작가님들의 한 줄 아이디어를 모으고, 한 줄마다의 작가 매칭을 정리하고… 한 번에 모든 작품을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일정을 정리하고, 그 일정 하에 나오는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검토하고 의견을 나누고… 모두 쉽지 않은 과정이고 아직도 갈 길이 먼데요, 매드클럽의 전건우, 신진오 작가님, 거울의 김주영, 구한나리 작가님께서 저희와 함께 운영위원으로 애써 주시어 갖가지 난관들을 나름대로 잘 헤쳐가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난관만 있는 건 아니고요. 작품들이 재미있습니다. 정말요. 또 시리즈가 독자분들께 호응을 얻어 무사히 쭉 나오게 된다면 한국 장르 소설 시리즈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시리즈가 될 텐데 그 그림을 상상하는 게 재미있어요. 많은 분들이 거울 조각 조사단으로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프로젝트 운영뿐만 아니라 작품의 제작 과정도 특별했을 것 같습니다개별 작품 프로듀싱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쓴 것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같은 한 줄로부터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매드클럽과 거울의 성향이 다르고 작가님들마다의 개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 줄’들 중 꽤 구체적인 방향성을 담고 있던 것들도 있어서, 혹시나 비슷한 결의 작품이 한 책에 실리지 않도록 기획 단계에서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면 작가님들께 의견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작가님들이 하시고자 하는 이야기가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되도록 돕는데 주안점을 두었고, 무엇보다 독자분들께 쉽고 재미있게 읽힐 수 있는 이야기가 되도록 독자의 시선에서 의견을 드리고자 애썼습니다. 그리고 『매드앤미러』의 컨셉을 더욱 살려줄 미션 수행을 잘하셨는지도 체크하였고요.

작가님들께서 수행하셔야 하는 특별한 미션이 있었나 보군요이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미션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어떻게든 매미 녹이기. 또 하나는 상대 장면 가져오기입니다. 『매드앤미러』가 프로젝트이면서 시리즈 라인인데, 그 자체로 브랜드화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일단 일관된 룩(Look) 혹은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매미’가 책 겉의 디자인 요소로 활용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작품 내 미장센의 한 요소로 활용되기를 바랐습니다. 책 디자인은 저희가 통제하니까 통제 불가능한 상상력으로 작가님들께서 작품 내에 녹여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매미 그 자체로든, 크리쳐, 악세사리, 타투, 자료 화면 등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매드클럽과 거울 양 진영을 모셔 놓고 보니 그 당시 핫했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재밌는 그림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상대 안무 카피 미션이 있었는데요. 그 아이디어를 차용해 작가님들께 상대 장면 가져오기를 요청하였습니다. 서로의 완성 직전 원고를 보시고 일부 장면을 가져와 작품 내에 자연스레 녹여내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독자분들께 재미 요소를 더 드리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프로젝트 곳곳에서 매미가 자주 보이는데요프로젝트의 심볼 이미지를 매미로 설정하신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의미보다 재미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매드앤미러』 시리즈가 기존에 없던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했고, 독자분들께 쉽고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랐습니다. 그러려면 불리기 쉬운 애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줄임말인 ‘매미’가 딱이었죠. 호러면 여름, 여름엔 매미잖아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가 있으면서도 꽤 친숙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게다가 매미는 오랜 시간 땅속에서 유충으로 살다가 지상으로 올라와 성충이 되는데, 그런 매미의 생태가 『매드앤미러』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잠재되어 있던 K-호러의 대중화를 이끌어 보겠다는 목표를 가진 저희의 취지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북펀딩 리워드로 『매드앤미러』 보드게임을 준비하셨습니다전작 수상한 한의원』 때는 직접 제작한 특별 굿즈를실존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편지 가게 글월』 때는 그곳에서 판매하는 편지지 키트를 리워드로 구성하셨는데요텍스티가 이렇게 북펀딩과 굿즈에 진심인 이유가 있을까요?

텍스티의 슬로건이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 텍스티’인데요. 여기서 ‘이야기’는 책 혹은 소설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텍스티는 사업의 형태로는 출판 사업, 내용으로는 소설로 시작을 했지만 삶에 가치를 더하는 이야기라면 종류와 방식을 한정 짓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좀 먼 얘기고요. 하하. 우선은 요즘처럼 책을 읽기 어려운 환경에서 독자분들께 독서를 권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다양한 방식의 재미를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펀딩은 출간 전에 책을 알리는 사전 홍보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때 단순히 소설 한 편을 잘 소개하는 것을 넘어 작품의 컨셉과 재미를 현실 세계로 유쾌하게 혹은 감성 있게 불러와 독자분들께 손에 잡히는 이야기로 만들어 권하고 싶었고, 그런 기획을 잘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텍스티와 텍스티의 작품이 ‘독자분들께 같이 나눌만한 이야깃거리가 되겠지’라고 희망 회로를 돌리곤 합니다.

K-장르 소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장르 소설 시리즈를 기획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을 것 같습니다이제 그 첫걸음을 떼셨는데요마지막으로『매드앤미러』 프로젝트의 비전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내 장르 소설 시리즈 중 가장 큰 프로젝트로 키워가고 싶다는 포부가 있고요, 비전이라면 최근 <파묘>의 흥행으로 나타났듯이 오컬트를 중심으로 한 호러 장르가 점점 더 대중 친화적인 장르가 되어가리라는 기대가 있고, 여러 저작권 수출 에이전트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을 때 해외 소설 시장에서 K-장르 소설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호러 스토리로서 K-호러가 관심 받는 때에 『매드앤미러』가 한 자리를 차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소설뿐만 아니라 웹툰, 오디오북, 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로 뻗어가 한국 장르 소설의 위상을 높이는 시리즈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분들이 얼마나 호응해 주시는가 일 텐데, 독자분들과 놀기 위해 프로젝트 세계관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제 몸에 ‘악’을 가두어 해독하던 수호신 ‘유리 매미’의 날개가 파괴됐으며, 그 조각을 모아 유리 매미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매드앤미러』의 각 작품들이 그 조각들입니다. 텍스티는 독자분들(일명 ‘거울 조각 조사단’)이 그것들을 찾고 수집할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자처합니다. 악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일에 함께해 주세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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