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했던 어느 여름날의 추억을 풀어낸 시집
『토마토 컵라면』 차정은 시인 서면 인터뷰
『토마토 컵라면』에서는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의 사랑을 말하고 있어요. 지금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보다는, 천천히 식어가는 사랑과 함께, 사랑했던 모든 순간을 천천히 곱씹으며 소중히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2024.05.07)
『토마토 컵라면』은 제목만 읽었을 때 의문만 가득한 시집이다. 무슨 주제로 이야기를 담아냈을 지 전혀 유추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집을 펼치고 작가가 바라보는 '사랑', '청춘', '추억'등을 경험하고 나면 '토마토 컵라면'이라는 제목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시집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토마토 컵라면』은 지나고 나서야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고 생각하는 '청춘'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시집이다.
기존 독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토마토 컵라면』이 리커버 판으로 새롭게 나왔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엮고 싶은 것을 엮었을 뿐인데 이렇게 꾸준히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에요. 리커버 판이 나오기까지 함께 수고해 주신 관계자 분들에게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토마토와 컵라면이라는 접점이 없는 소재로, 시집의 제목을 지으셨는데 이유가 있나요?
제목이 ‘토마토 컵라면’이 된 이유로는 의외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나의 뜨거운 여름을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이 어떤 것이 있을까? 에서 비롯된 고민이 제목의 계기가 되었어요. 저는 사실 토마토를 싫어한답니다. 먹지도 않고 향도 싫어하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토마토의 새빨간 색은 누구나 여름을 떠올릴 수 있는 색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컵라면은 제 여름 속 기억의 일부를 꺼내 온 것인데요. 시원한 여름날 계곡에서 먹은 컵라면이 제 여름을 정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토마토 컵라면’이라는 제목이 탄생하게 되었어요. 처음 들으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이 제목만큼 나의 여름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은 또 없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님의 시를 읽어보면 토마토의 붉은 색과 어울리는 뜨겁고 열정적인 사랑이 느껴지는데 작가님의 실제 경험이 소재로 사용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글을 쓸 당시에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지는 않았어요. 아마 무의식중에 사랑했던 순간이 묻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경험에서 우러 나온 사랑의 언어보다는, 사랑의 순간을 열망하며 써 내려간 것 같아요. 때 묻지 않은 밝은 사랑은 태양과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여름이 되면 우리 주변 곳곳에는 사랑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곤 합니다. 새빨갛게 타오르는 사랑을 바라보다 보면 보는 사람들까지 사랑의 매력에 빠지지 않나요?
작가님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토마토 컵라면』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사랑의 맺음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정말 뜨겁게 열망한 사랑도 언젠간 식는 순간이 다가오기 마련이잖아요. 『토마토 컵라면』에서는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의 사랑을 말하고 있어요. 지금 뜨거운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보다는, 천천히 식어가는 사랑과 함께, 사랑했던 모든 순간을 천천히 곱씹으며 소중히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이미 식어버린 불꽃을 더 이상 붙잡지 않도록, 책에 나열된 활자들과 천천히 페이지를 넘겨 가시면 좋겠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에는 온전히 자신의 사랑을 매듭지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토마토 컵라면』에서 사랑 이외에 이야기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추억’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토마토 컵라면』에는 무수히 더웠던 지난 여름날의 추억을 담았는데요. 저는 모두에게 각자만의 여름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해요. 책을 읽으실 때 지나간 추억을, 혹은 앞으로 나아갈 추억을 기대하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토마토 컵라면』 이외에도, 『꽃이 피는 시간』, 『여름에는 상처가 제철』, 『브로콜리 알러지』 등 다양한 시집을 출간하셨는데 책을 모아보면 표지에 통일감이 있어요. 지금까지 발매된 시집의 공통점을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표현해본다면?
‘청춘’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책을 출간한 계기도 온전히 저만의 청춘을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거든요. 인생에 한 번뿐인 청춘을 책으로써 엮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낭만적인가요? 제 모든 도서에는 하나뿐인 청춘이 온전히 담겨있어요. 그래서 책 안에 담긴 글뿐만 아니라 표지에도 제 취향을 가득 담았답니다. 표지는 부드럽게 퍼지는 청춘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 외에도 책의 대표 키워드를 적거나, 책날개를 통해 전하고 싶은 언어들을 표현했답니다.
작가님의 SNS를 보면 개인 전시회부터 다양한 굿즈, 그리고 이번에 진행중인 텀블벅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꾸준히 다양한 활동을 해볼 예정입니다. 아쉬움이 남았던 전시회도 꼭 다시 한번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진행 중인 텀블벅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말씀드린다면, ‘잇자국’이라는 개인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요. 저는 불안할 때 손가락을 깨무는 습관이 있어요. 요즘 따라 이 습관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중이거든요. 이 알 수 없는 불안과 끌림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알기 위해, 나의 첫 번째 습관에게 선물할 책 한 권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정은 한 번뿐인 나의 청춘을 시에 담아 쓰고 싶다는 생각. 쓰는 것이 즐거워 사랑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언제나 아름답게 빛나는 모든 순간들을 꿈꾸고 바라며 사랑한다. 나의 시는 언제나 서툴고 부끄럽지만, 담백하고 솔직하게 빛나는 것들을 써 내려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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