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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나와의 워크숍』 김해리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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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꼭 ‘직장’, ‘직업’의 틀에서만 제한 짓지 말고 새롭게 정의해보세요.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2024.04.23)

‘나와의 워크숍’을 하고 있는 장면

정해진 기준에서 벗어나 나답게 살고 싶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건지 그려지지 않는다면? 『나와의 워크숍』 툴키트북으로 내 안의 힌트를 찾아보세요.

‘나와의 워크숍’은 작가 김해리가 ‘나다운 일은 뭘까’ 고민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던 순간 태어났어요. 지금부터 5일, 가이드에 따라 질문에 답하다보면 앞으로 무얼 하며 어떻게 살지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일과 삶에 대한 기준이 생기고 '나'에 대한 믿음이 솟아날 거예요!

 


안녕하세요, 해리 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해리입니다. 인천의 구도심, 배다리를 기반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실험적인 콘텐츠를 만들며 문화예술로 도시를 되살리는 일을 4년째 이어오고 있고요. 예술적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창조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문화기획자 김해리가 운영하고 있는 공간들

졸업논문을 ‘새로운 방식의 일하기’에 대해 썼을 정도로 이 시대의 ‘일 경험’에 관심이 많아요. 기존의 방식과는 조금 다른 일하기 방식을 시도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제 일에 적용해왔던 방식들을 나누는 일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다르게 바라보고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좋아해요.

특히 지난 일 경험을 회고하고 주체적으로 나의 일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기획 워크숍이 저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데요. 지난 몇 년 동안 저 스스로에게 적용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워크숍을 통해 나누어왔던 툴키트와 이야기들을 모아서 『나와의 워크숍』을 쓰게 되었습니다!

'나다운 방식'으로 일하기 위해 오래 고민하신 것 같아요. 답을 찾기 위해 시도한 일이 있을까요?

저는 꼭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어요. 분명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서 선택한 일들이었는데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던 어느 날, 내가 진짜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데…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지? 답답했어요.

다양한 일터에서의 장면들

처음에는 ‘너무 늦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일단 다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퇴사한 후 일 실험 기간을 가졌어요. 공연 제작, 로컬 프로젝트, 글로벌 프로젝트, 공간 운영, 창업, 제품 론칭 등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정말 다양한 일들에 원 없이 도전해봤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은 경험을 하다보면 제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몇 년이 지났는데도 또렷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지는 거예요.

앞으로 달려나가기만 할 게 아니라 내가 해왔던 일들을 찬찬히 돌아보고 그 속에서 힌트를 발견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바쁘게 나아가기만 했을뿐 ‘내 일의 의미’를 스스로 읽어주지 않았다는 반성이 있었죠. ‘도저히 더이상은 안 되겠다!’하는 마음으로 책상에 앉아 제 일들을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나와의 워크숍’이 시작됐어요.

내가 한 일이 정확히 어떤 일이었는지, 그 일을 나는 어떤 태도로 했는지, 그 속에서 뭘 남기고 싶은지, 그만두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고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행복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내가 원했던 게 이런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하는 일과 나다운 삶의 방향성을 찾고 난 후 찾아온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얼마 전 “지금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세요? 1부터 10 사이의 숫자로 점수를 매긴다면?”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제가 ‘9점’이라 답을 하고 스스로 놀랐어요. 지금도 저는 고민이 너무 많거든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를 의심할 때도 많고 지금의 제가 완벽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저는 스스로의 목소리를 잘 들으며 ‘나’에 가깝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일하는 나’의 모습을 스스로 좋아한다는 것, 내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푹 빠져들 수 있다는 것. 그게 가장 좋아요.

‘나와의 워크숍’을 반복할수록 ‘나’에 대한 힌트를 더 많이 발견하게 돼요.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나에게 중요한 것, 내가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 반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기준’이 뚜렷해지는 걸 느껴요. ‘나와의 워크숍’은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지만 결국 그 시간이 쌓이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휘둘리지 않고 나에게 중요한 것을 지켜내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나와의 워크숍』을 출간했어요.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나요?

저의 일 실험 과정을 기록한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를 독립출판했을 때,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 닿는 것이 신기했어요. 비슷한 고민과 지향점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이 특별했어요. 글을 쓰고 책을 만든다는 건,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과정처럼 느껴져요. 『나와의 워크숍』을 통해서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일을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알고 나아가는 사람도 있겠죠? 저는 늘 제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려웠어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고요. 내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몰라요. 안전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관찰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고, 그래서 툴키트를 만드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처음 구상할 때부터 쓰는 사람으로 인해 완성되는 ‘툴키트북’으로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누군가가 답을 주기를 기대하기보다, 이 책을 활용해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일을 정의하고 스스로 만들어나가기를 바라요. 결국 ‘나의 일’이라는 건, 내가 결정하고 만들어나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저자 김해리가 직접 만든 툴키트

제가 툴키트를 활용한 자기 표현과 대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요. 나 자신과, 그리고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더라고요.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감요! 아마 전 계속해서 다양한 툴키트를 만들게 될 것 같아요.

대부분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물으면 쉽게 대답하기 어려워해요. 이럴 때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속에서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파고들어 보는 것이 필요해요. 제 경우를 들어 이야기해볼게요. 저는 ‘문화예술’을 좋아하는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건 누구나 좋아하는 거 아닌가? 내가 이걸 정말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무언가에 끌리는 데에는 분명 자기만의 이유가 있어요. 똑같은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그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달라요. ‘나는 왜 예술에 끌렸을까? 내가 예술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 마음으로 어떤 일들을 했을까? 어떤 순간에 나는 가슴이 뛸까?’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하다보면 나만의 ‘일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돼요.

『나와의 워크숍』 툴키트북

이전에 예술하는 동료들과 ‘예술하는 이유’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그 과정을 『우리는 왜 예술을 할까』라는 책으로 만든 적이 있었는데요. 각자의 이유가 달랐어요. 정말 흥미로웠죠. 여러분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지 스스로와 대화를 나눠보세요! 생각을 깊게 파고들기 위한 도구를 『나와의 워크숍』에 실어 두었답니다.

사실 이건 한 번에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지금도 계속해서 헷갈려요. 제 일의 맥락이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내 일의 의미는 뭐지?’ 아마 이런 질문은 평생 하지 않을까요? 결국 답은 내 안에서 찾을 수밖에 없어요.

『나와의 워크숍』은 내가 걸어온 길(과거), 현재 서 있는 곳(현재), 앞으로 나아갈 방향(미래)을 짚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스스로와 대화하고 중요한 힌트를 발견하기 위한 좋은 생각 정리 도구가 되어줄 거예요.

'나와의 워크숍'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조언해주실 수 있나요?

저자 김해리의 작업 공간

퇴사나 이직과 같이 커리어 전환점을 맞이한 순간에 하셔도 좋지만, 사실은 주기적으로 하면 좋아요! 생각이 가득 쌓여 엉킨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나와의 워크숍’을 시작해주세요.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도 추천합니다. 『나와의 워크숍』은 ‘5일간의 워크숍’이 컨셉이거든요. 진짜 이 책을 가지고 5일 동안 ‘나와의 워크숍’을 하러 떠나는 장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다들 어디로 떠나실지 궁금합니다.

첫째, 한번에 완벽하게 내 일을 정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아주세요. 워크숍을 진행하다보면 툴키트의 빈칸에 잘 정리된 ‘정답’을 써야 할 것 같다며 망설이는 분들을 많이 보게 돼요. 그래서 말씀드리는 것이 있어요. “우리가 오늘 쓰는 것은 ‘초안’이며, 쓰는 과정에서 ‘나’에 대해 알게 되니 일단 쓸 것!” 글씨가 엉망이어도 괜찮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어도 괜찮아요. 이건가? 저건가? 헷갈리고 망설여지는 과정을 전부 기록해본 후, 다시 정리하면 됩니다. 툴키트는 생각을 꺼내서 보기 위한 도구일뿐, 시험지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둘째, ‘일’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해주세요. 우리는 ‘일’이라고 하면 돈을 받고 한 일, 회사 업무, 조직 내에서의 일로 제한 짓기 쉬워요. 내가 좋아서 하는 모든 활동(책 읽기 모임을 진행한다거나, 빈티지 가구를 수집하러 다닌다거나,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 등)까지도 살펴봐주세요. 내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꼭 ‘직장’, ‘직업’의 틀에서만 제한 짓지 말고 새롭게 정의해보세요.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나와의 워크숍'을 마치고 나면 독자 님들은 어떤 발견을 할 수 있을까요?

먼저, 나의 지난 경험들을 나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엮어낼 수 있게 돼요. ‘아, 내가 이래서 이런 선택들을 했구나’,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나는 과거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구나’와 같은 발견을 하게 되기도 하죠.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해줄 수 있어요.

과거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금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명확하게 진단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창조적 변화는 ‘지금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 요즘의 나는 이런 상황이구나’ 하는 발견을 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을 스스로 결정하고 기획할 수 있어요. 내 안에서 발견한 힌트들로 일하는 기준을 만들고 스스로 선택을 하면 누군가를 탓하고 원망할 일도 없어지고요. 나의 일과 삶을 스스로 운영하고 있다는 주체적 감각이 생겨나요. 나만의 주제로 일을 실험하는 느낌은 진짜로 재미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나답게 살아갈 방향성’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나다운 방향성을 찾는 과정은 분명 어렵고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본질적으로 자유롭고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남들이 보기에 멋져 보이는 것,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해야 할 것 같은 것들에서 벗어나 ‘나만의 기준’으로 행복할 방법을 찾는 것이니까요. 우리의 일하는 풍경이 더욱 다채로워지기를 바라요. 각자가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좋아하면서 살아갔으면 해요. 『나와의 워크숍』은 그 과정을 응원합니다.



*김해리

예술경영을 공부한 후 문화예술과 비즈니스 사이, 공공과 산업 사이, 도시와 동네 사이를 넘나들며 다양한 영역에서 실험적인 기획을 하고 있는 문화기획자. '예술적 상상력을 통한 창조적 변화'를 모토로 일하며 '일'과 관련된 상상과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요즘은 동인천 배다리를 기반으로 자기만의 일과 삶의 방식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실험적인 공간과 콘텐츠를 만들고 운영하며, 예술적 상상력이 필요한 브랜드, 기관, 도시와 협력해 본질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제안한다. 여전히 좋아하는 것을 일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나와의 워크숍
나와의 워크숍
김해리 저
리드앤두(READ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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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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