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면서 부자가 될 수는 없을까?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 최다혜, 이준수 작가 서면 인터뷰
“일관되게 반(反)환경적인 생활보다, 비일관된 친(親)환경 생활이 낫다.” 완벽하지 않음이 하지 않을 이유가 될 수 없어요. 인간이 어떻게 완벽하겠어요. 완전히 지구에 무해한 사람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2024.04.19)
친환경 생활을 이야기하면서 윤리보다 이익을 앞세운다면 모순일까? 흔히 친환경은 편리를 희생하고 더 높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는 나의 통장 잔고를 지키기 위한 이기적 동기가 오히려 환경을 살리는 이타적 행위가 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보여준다. 백만장자를 꿈꾸며 미니멀 라이프로 시작해 지구를 사랑하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자.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분들께 작가님들과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가 어떤 책인지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는 저희 부부의 소비 패턴 변화를 기록한 책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혼집을 임대 아파트 월세에서 시작해서 9년차에는 37평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해에는 대출을 정리했고요. 하지만 이 책은 재테크 전문 서적은 결코 아닙니다. 환경 서적으로 분류되어도 무방하죠. 도대체 집안 가계부와 지구 환경 사이에 무슨 연결 고리가 있는가에 대한 대답이 이 책입니다. 5년간에 걸쳐 우리 집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거예요.
지구와 환경을 고민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환경 실천을 시작하시게 되셨는지, 그리고 그와 연관해서 어떻게 책을 쓰시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지구와 인류의 위기는 소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잉 생산, 과잉 소비, 과잉 폐기.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개인 차원의 방법은 간단합니다. 욕망을 줄여 돈을 덜 쓰는 것이예요. 절제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가계부’입니다. 하루에 쓸 식비와 생활비를 정해두면 괴물 같은 지름신과 충동을 다스릴 수 있어요.
만 26, 27세에 결혼한 저희는 살림 시작이 조촐했습니다. 가계부 생활을 하니까 확실히 돈이 모이더라고요. 그런데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어요. 그간 충동적으로 소비했구나. 물건이나 서비스에 돈을 쓰지 않으니 자연과 더욱 가까워졌어요. 자연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온갖 환경책과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실천하며 살아보자고 다짐했어요. 공부하며 일단 몸으로 부딪쳐본 경험이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환경실천을 하셨을 것 같아요. 독자분들에게 지금까지의 해오셨던 실천들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기본은 절약이에요. 저희 부부의 의류 예산은 6개월에 10만 원입니다. 10만 원보다 더 많이 옷이나 신발을 사려면, 개인 용돈을 주고 사야 하죠. 그리고 2024년 기준 하루 식비 2만 원, 하루 생활비(자녀 의류, 의료, 유류, 대중교통, 여가, 생활잡화) 2만 원으로 생활합니다.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저희 4인 가족이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사진으로 찍었어요. 반찬통을 들고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김밥을 담아오는 ‘용기내!’도 해보고, 마트에 갈 때는 천 가방을 챙겨서 비닐봉투 대신 사용했지요. 또 ‘내돈내산 붉은 고기 안 사기’ 실험도 했습니다. 플로깅도 1년간 사진으로 기록했어요. 종량제 봉투 기준으로 500L를 주웠습니다. 일회용 대신 면 생리대를 쓰기, 중고 옷을 사거나 옷 물려 받기, 텃밭 하나를 빌려 채소를 심는 실험도 했습니다. 요즘은 하루 한 끼 자연식물식에 도전하고 있어요. 작년 7월부터 시작했고요, 곧 1년이 되어갑니다.
환경 보호와 가정 경제의 양립, 완벽하지 않지만 불완전한 환경 보호라는 점이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워 보여요. 환경 보호를 임하는 자세나 태도가 있을까요?
저희가 좋아하는 야생학자 김산하 작가님의 말씀으로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일관되게 반(反)환경적인 생활보다, 비일관된 친(親)환경 생활이 낫다.”
완벽하지 않음이 하지 않을 이유가 될 수 없어요. 인간이 어떻게 완벽하겠어요. 완전히 지구에 무해한 사람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책의 주제가 나를 위한 이기적 행동과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는 이타적 행위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잖아요. 환경보호가 실질적인 삶에 이익으로 이어졌다고 느끼셨던 경험들이 궁금해요.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는 ‘절제를 통한 욕망의 디톡스’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많은 분들이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기 위해 핸드폰을 잠금 장치에 넣어두고는 하잖아요. 같은 방식을 가정 경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자극과 욕망에 지친 나를 위해서요.
우리 뇌의 도파민 시스템은 적응이 빠르거든요. 충동 소비, 폭음, 도박 같은 자극을 줄이면 약한 자극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산책, 명상 활동에서 충분히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절제를 통해 환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적극적으로 플로깅이나 채식을 하면 더 좋고요.
현재 초등학교 교사이자 두 아이의 부모로서, 학급 아이들에게 혹은 자녀분들에게 어떻게 환경 친화적인 교육을 하시고 계신가요?
넘치는 것은 덜어주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는 교육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일수록 자연을 사랑할 수 있는 경험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풍경이 펼쳐진 곳에서 걸어보기. 해변에서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해초나 물고기 관찰하기 등이죠. 그 후에 지식 교육, 봉사활동을 나가면 효과가 좋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고 싶다는 정서를 남겨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을 걱정하며 이 책을 읽으실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친환경 생활을 하면서 희생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사람은 여러 동기로 움직이지만, 이익 동기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요. ‘가계부’로 자가를 마련하고, 환경을 지키는 가족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친환경은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이러면 한결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요?
*최다혜 사지 않을수록 인생에 흩뿌려지는 편안함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시간에 쫓기면서도 미래가 불안했던 삶은 정상궤도로 돌아오고,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쓰레기 대란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완벽하지 않음이 하지 않을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믿으며, 누구나 작고 귀여운 불완전 친환경 라이프를 사랑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최소한의 소비를 예찬하며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더퀘스트)을 썼습니다. *이준수 담백한 음식이 맛있고, 담백한 인생이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걷고, 자주 물건을 비우면서 즐거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왜 불필요한 것을 줄일수록 기쁠까를 생각하면서 단순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요령들을 익히고 실천하였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4인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이상과 생활의 동시추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고려할수록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워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기적 이타주의가 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선생님의 보글보글》(산지니)을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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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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