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직원의 선택] 『월간 십육일』, 『진짜 노동』, 『마은의 가게』, 『60년대생이 온다』
4월 3주 신간
서점 직원이 직접 읽은 신간을 소개합니다. (2024.04.17)
서점 직원들이 직접 읽은 신간을 추천합니다. |
임진아 그림/4·16재단 편 | 사계절
2020년 6월 16일부터 매월 16일, 4·16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연재해 오고 있는 『월간 십육일』. 다시 돌아온 열 번째 봄 가운데에서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노라는 작가 50인이 기억하는 그날을 ‘기억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엮었다. 누군가는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삶으로 그날을 끊임없이 이어 말하고 있었다는 것.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고자 했던 삶”을 잊지 않고 “슬픔의 바다로 이르는 물결”이 되겠다며 추념한다. 그 막힘없는 마음들을 속속들이 읽고 나니 함께 기억하고, 아파하고, 화내고 있다는 그 분명함에 안도를 느낄 수 있다.
“기억과 망각. 우리는 망각과 싸우고 있습니다” 4·16재단 홈페이지 희생자 명단 위에 쓰여 있는 글의 한 부분이다. 2014년 4월, 우리 모두에게 새겨진 슬픔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갈수록 더 함께해야 힘을 얻는다. 부디 많은 이들이 이 책에 자신의 기억을 보태어 연대와 안도에 어제보다 가깝게 나아가기를 바란다. (이은진 채널예스 에디터)
데니스 뇌르마르크 저/손화수 역 | 자음과모음
직장 내에서 일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회의 시간에는 미사여구로 가득한 언어가 많아진다. 전작 『가짜 노동』에서 저자가 하는 일 없이 바쁘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낭비하는 ‘가짜 노동’이 무엇이고, 어떻게 우리의 과잉 노동을 불러왔는지 탐구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이제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제안한다. 회사에서 쓸모없고 무의미한 일을 하고 있을 때, 그것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대부분 당사자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수치심이나 해고당할 두려움 대문에 이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 이 책의 주요 목적은 사람들의 비판적 감각을 재건하고, 터무니없는 계획과 업무를 중단해 실제로 필요한 일들을 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경영진의 주도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직장 내 업무상 수행하지 않을 수 없는 회의와 보고, 평가와 문서 작업 행위를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상한선을 둘 수 있는지를 논한다. (정의정 채널예스 에디터)
이서수 저 | 문학과지성사
일을 왜 해야 할까? 먹고 살기 위해서다. 이유는 이토록 숭고한데 영 녹록지 않다. 『마은의 가게』는 우리 시대 노동 현장에 주목하는 작가 이서수의 신작 장편 소설로, 곧 마흔을 앞둔 공마은의 자영업 도전기이자 마은과 주변인들이 겪는 일의 고난을 담아낸다. 권리금 없는 가장 싼 가게를 얻은 신입 자영업자 마은의 하루는 자신이 선택한 상황도 충분히 곤란하지만, 여자 사장이라고 불쑥 찾아오는 동네 무뢰배들까지 보태져 여간 쉽지 않다. 마은의 가게를 가끔 찾는 야망 없는 직장인 보영은 갑자기 생긴 맑은 눈의 남자 후배 때문에 마음이 까끌까끌하다. 여타 소설이, 인생이 그렇듯이 쉽게 풀리는 것은 하나 없고 오히려 지독하지만, 이를 극복하게 돕는 것 또한 뻔하지만 결국 주변인의 다정한 마음이다. 깊은 우정을 나누지 않더라도 느슨하게 연결된 이들로부터 위로받고 다시 일터로 향하는 이들의 기쁨과 슬픔을 담은 책. 덮어두고 낙관하지만은 않는, 너무 현실 같은 이야기가 오늘도 일에 치이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 같다. (이참슬 채널예스 에디터)
김경록 저 | 비아북
퇴직을 앞두신 아버지를 위해 노후 준비를 함께해보면 좋을 것 같아 고른 책 『60년대생이 온다』는 우리 부모님 세대인 베이비부머의 중심 세대이자 고학력의 시작인 ‘60년대생’들의 행복한 은퇴를 하는 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60년대생들은 사회와 가족구조의 변화에 어정쩡하게 ‘낀 세대’가 되었다. 여전히 옛 의무를 따라야 하는 한편, 그에 따른 권리는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한다. 너무나 공감되는 대목이다. 부모 세대의 장수로 인해 부모 부양 기간이 길어지고 높은 교육비와 낮은 취업률로 인해 자녀 세대에 드는 비용이 크게 드는 ‘마처 세대’. 우리 부모님 세대는 이렇게 평생을 희생 아닌 희생으로 살아간다. 은퇴 뒤에도 부모 자식을 서포트하기 위해 ‘재취업’을 하는 것은 이젠 선택 아닌 필수가 된듯하다. 마음대로 은퇴할 수 없는 세대인 것이다.
그런 그들이 진정한 은퇴했을 땐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행복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노후의 행복=돈’으로부터 시작이 되므로, 모아둔 돈을 알차게 쓰는 법과 모아둔 돈을 더 크게 불리는 법을 알아야 하며, 정서적인 행복을 위한 계획도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면 좋을 것이다. 노후 준비는 본인뿐만 아니라 자식들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퇴직을 앞둔 부모가 있다면 이 책을 한번은 읽어보길 바란다. (이혜린 예스24 유튜브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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