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교사의 올바른 관계란 무엇인가?
『학부모 경계하는 교사, 교사 의심하는 학부모』 방정희 작가 서면 인터뷰
우리가 현실을 알고 현실에서 서로가 어떤 관계인지 안다면 서로가 상처를 주지 않고 함께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2024.04.11)
교사와 학부모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많이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아이를 사이에 두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낼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관계들이 서로 대립하여 마음을 다치게 하고, 이는 곧 아이를 위하는 마음이 변질되어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른들도 몸과 마음이 다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학부모 경계하는 교사, 교사 의심하는 학부모』의 저자는 어제보다 오늘 더 좋은 선생님으로서 아이들 앞에 서고 싶은 마음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마음과 다짐에 스크래치를 내는 무수한 시간과 일들이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균형을 잘 맞추고 그러기 위한 관점을 갖기 위해 깊은 고민 끝에 글을 썼습니다.
안녕하세요, 방정희 작가님. 출간 축하드립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학부모 경계하는 교사, 교사 의심하는 학부모』를 출간하게 된 방정희입니다. 오랫동안 유치원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났고, 지금은 학교 밖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수학과 독서 논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 딸을 둔 엄마입니다.
작가님께서 이번 책을 집필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이 책을 하나의 표현으로 소개해주신다면 어떨까요?
아주 오래 전, 초임 선생님께서 “왜 교육학 책에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내용이 하나도 없을까요?”라고 물어왔던 적이 있습니다. 기억 저편에 접어뒀었는데 ‘서이초 선생님’ 사건을 대하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을 보면서 그 질문이 떠올랐고 마음이 꿈틀거렸습니다. 우리가 현실을 알고 현실에서 서로가 어떤 관계인지 안다면 서로가 상처를 주지 않고 함께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하나의 표현으로 소개한다면 ‘위치 바꾸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목이 참 인상적입니다. 현장에 23년간 계시며 많은 일들이 있었을 거라 짐작됩니다. 지난 여러 기억 중 가장 인상적인 일이 있다면요?
프로골프 선수로 활동했던 은빈이와의 만남입니다. 유치원에서 여러 가지 행사를 많이 했는데 그 출발이 ‘수영복을 입고 온 은빈이’에게서 시작된 거였어요. 은빈이 덕분에 하루가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었는지, 지금도 그날이 선명합니다.
그 사건을 대하는 아이들, 선생님들, 부모님들을 보면서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어른들)가 얼마나 그런 신나는 하루를 원하고 있는지도 발견했거든요. 그 이후로 저는 아이들의 세상은 정말 ‘별(star)난 세상’이라고 말하면서 그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어느 순간 풍덩 빠져들게 되었답니다. (여기서 ‘별난 세상’은 반짝반짝 빛나는 별(아이들)들의 세상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교육 현장에 있는 분들의 인권 보장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만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면 여러 모양의 힘듦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가장 중요한 태도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감정관찰’과 ‘자리바꿈’입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부모, 교사, 아이, 교육기관 등등 각자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감정이 올라옵니다. 그 감정이 무엇 때문에 생겼는지 충분히 관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억누른 감정은 단단히 굳어서 내 입장만 고수하게 되지만, 충분히 관찰한 감정은 분리가 되어서 그사이에 공간이 생깁니다. 그때 부모는 선생님 입장에서, 선생님은 부모의 입장에서 ‘자리바꿈’할 여유가 생깁니다. 그리고 나면 아이가 보이고 아이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부모님도 선생님도 아이에게 제일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에필로그 속, ‘캐릭터 데이’를 통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마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 날개를 다는 일은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야 비로소 아이 자신의 것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교육자로서 바라본 현장의 필수적인 개선 혹은 유의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어릴 때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관심’입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면서 교사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시간이 너무 적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교재, 사진, 알림장, 메시지 등….)에 더 치중하다 보니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기억하는 건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 선생님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숨겨진 날개는 관심을 통해서 밖으로 나올 용기를 갖습니다. 객관적인 눈으로 아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날개를 발견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부모님들과 교육기관이 선생님들에게 아이들과 함께 있을 시간을 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될 독자, 곧 교육 현장에 뛰어들 예비 교사 혹은 현직 교사, 그리고 아이를 교사 품에 보내는 학부모님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저는 유치원 교사와 원장을 하고, 지금은 학교 밖에서 초중고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지만 선생님의 마음을 보고 생각을 키웁니다.
어린아이들은 지금 당장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을 못 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선생님의 마음을 담고 자랍니다. 자라서 그 마음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표현합니다.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경험했습니다.)
현장은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곳이 아닙니다. 힘이 들 때마다 선생님들의 귀한 마음이 아이들을 잘 자라게 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부모님들께 한 마디를 하자면, 부모는 누구나 내 아이가 가장 반짝반짝 빛나길 원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아이를 가장 빛나게 하는 방법은 내 아이의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수 많은 별이 쏟아질 듯 반짝이는 밤하늘을 본 적이 있죠. 그럴 때 우리는 “와~” 하고 함성을 지릅니다. 아이들은 혼자보다 ‘함께’를 좋아합니다. 함께 빛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세상을 환하고 밝게 만듭니다.
앞으로 계획하신 일과 함께, 작가님의 책을 접할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 사춘기를 지나는 중입니다. 이 아이들이 나와 만나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생님은 내 편이구나!’ 이런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것이 매일매일 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고 가장 큰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접할 독자분들에게 한 마디하자면, 제목이 너무 현실적인가요? 이 책은 교육 관련 도서지만 상황을 조금만 확대하면 우리의 일상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일들에 적용이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현실을 직면하지 않으면 문제해결 방법을 도출해 낼 수 없고, 상황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조금만 바꾸면 가장 중요한 것이 보인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꿈은 현실에서 이루어집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그 꿈을 위해 책을 읽는 독자분들께서 각자가 처한 현실을 용기 있게 직면하면서 잃어버린 중요한 것을 찾으시길 기대합니다.
*방정희 유아교육과 국어국문을 전공한 저자는 23년간 유아교육현장에서 교사와 원장으로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만났습니다. 지금은 초·중·고 아이들에게 수학과 독서논술을 가르치며 학교밖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세상에는 웃음, 소란, 행복, 상상이 충만합니다.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여러 색깔의 경계와 불신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아이들의 세상에 들어가면 그것을 잊어버립니다. 그 안에서 아이들과 서로를 길들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를 자라게 했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좋은 선생님’을 꿈꾸었고 오늘도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을 내어놓기 위해 한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인스타 hana_queen.j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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