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를 보고 오컬트에 관심이 생겼다면?
현대 일상을 배경으로 한 오컬트 소설
일상을 더한 오컬트, 새로운 매력으로 대중들을 만나다. (2024.04.04)
최근 개봉한 영화 <파묘>가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일상적인 공간과 오컬트 요소의 창의적인 결합에 있다. 무복에 캔버스 운동화를 신고 대살굿을 하는 스타일리시한 무당, 타투를 새기고 헤드셋을 낀 채 휴일에는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무당처럼 현대적이고 일상적인 요소가 더해져 캐릭터의 생동감과 친근감이 극대화 되었다.
출판계에서도 이처럼 일상과 오컬트가 더해진 소설들이 있다. 친숙한 공간에서 일상적인 요소를 더한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미스터리와 모험이, 전통적인 오컬트 장르가 기존의 매니악한 이미지에서 나아가 더 넓은 독자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여기 소개한 책들과 영화 <파묘>는 오컬트 장르가 단순한 공포나 미스터리를 넘어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뛰어난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 ‘파묘’를 재미있게 본 관객들이라면 저마다의 매력을 더한 오컬트 소설들도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으니, 한번 오컬트 소설의 매력 속에도 빠져보는 건 어떨까.
한국 오컬트 소설 중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자, 한국을 배경으로 한 ‘한국형 오컬트’ 장르를 구축한 초기 작품. 개정을 거쳐 국내편 2권, 세계편 3권, 혼세편 4권, 말세편 5권, 외전 2권이 나와 즐길 거리가 무궁하다. 악의에 찬 영혼, 귀신, 마귀 등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은 존재에 대항해 퇴마사들이 “모든 고통받는 자”를 대신해 나선다. <파묘>에서 쇠말뚝을 보는 순간 ‘아!’ 했다면, 당신도 퇴마록 세대.
이마 이치코 글그림 / 시공사
영력이 타고난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요괴와 영 등 초자연적인 존재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온갖 사건사고를 해결하는 이야기. 일본의 전통적인 설화, 민담, 괴담 등을 바탕으로 한 소재가 많이 나온다. 다른 나라의 오컬트 문화는 어떤지 궁금해졌다면 만화로도 만나 보자.
이시우 외 공저 / 안전가옥
매일 밤 야간 일을 하면서 듣는 기괴한 신음 소리, 월세로 구한 집 맞은편 건물에서 누군가 엿보는 듯한 기분, 영화관에서 모르는 사람이 피범벅이 된 채 쓰러지는 사건… 괴담은 흔히 우리 주변의 공간을 배경으로 만들어지는데, 우리가 오랜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사실은 안전하지 않다는 상상이 두려움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이 책의 수록 작품들은 이 시대 청년의 아픔을 고스란히 투영하기도 한다. 롤러코스터를 탄 뒤에 내딛는 땅이 이전보다 안전하게 느껴지듯, 도시민이기에, 청년이기에 느끼는 불안을 여러 작가들의 눈을 통해 읽고 난 뒤에는 우리의 삶이 조금 덜 외로워질지도 모른다.
김이삭 외 공저 | 한겨레출판
한국 장르문학 작가 10인이 10편의 여성 기담을 선보인다. 예전에는 여성, 소수자, 약자 캐릭터가 작품의 이질적 분위기와 군상을 대변하며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에 그쳤다면, 이 책에서는 여성이 사건의 시발점이 되고, 아무런 이유 없이 악독한 귀신으로 나타나고,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잔혹한 살인을 일삼는, 심지어 살해한 사람으로 곰탕을 끓여 직원들의 점심을 준비하는 계약직 여주인공이 순진무구하게 웃으며 “최 과장은 지금 자기가 어떤 시험을 보고 있는지나 알까”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으스스한 공포는 물론 전복된 서사가 주는 장르적 쾌감까지 오롯하게 느껴진다.
김동식 외 공저 | 현대문학
“우리에게 가장 큰 공포란 지금 이 도시를 살아가는 일”이다. 공포는 결코 멀리 있지도 비일상적이지도 않다. 그것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속에 늘 도사리고 있으며 그렇기에 반드시 직시해야 할 무엇이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든 견뎌내고 버텨내야 하는 그 무엇이기도 하다. 자연 소멸에 가까울 정도로 급감하는 출산율,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 국민 소득에 반비례하는 행복 지수 등 우리 사회의 불안 요소들을 씨앗 삼아 현시대 한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두려움과 부조리하고도 기이한 삶의 광경들을 그려낸 소설집.
김쿠만 저 | 네오픽션
가상현실, 귀신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 적응해 나가기 바쁜 신입사원이 급기야 진짜 귀신들을 맞닥뜨리며 펼쳐지는 이야기. SF호러물이지만 이야기를 쫓아가다보면 신입시절을 겪은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귀신보다 무서운 현실의 공포들을 마주한다. 소설의 시작부터 회사를 파악하느라 정신 없는 신입사원 주인공 대호의 모습과 법인카드를 이용해 비싼 부적을 결제하는 모습은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자아낸다. 등뒤에 달라붙어 온 귀신을 보고 그게 뭐냐고 묻는 아빠의 말에 “내가 디자인한 귀신이야. 얘도 게임에 나올 애야.” 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이 소설을 재미를 한눈에 보여주는 대목.
이사구 저 | 황금가지
하루아침에 친절해진 ‘또라이’ 직장 상사가 알고 보니, 언제든 기회를 엿봐 사람의 심장을 꺼내먹을 궁리만 하는 악귀에 씐 거라면? 소심하고 평범한 직장인 하용이 상사에게 씐 악귀를 퇴마한 것을 계기로 18만 구독자 신세대 무속인 ‘무당언니’ 명일과 함께 일상 속에 침투한 악귀들을 퇴마해 나가는 이야기. 출간 전 연재 단계에서 이미 영상화를 확정했다. 촉망받던 복싱선수 출신의 무속 유튜버, 라이더 자켓에 가죽장갑을 끼고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명일은 화림과 봉길이 퇴마활극 세계관에 들어간다면 이런 매력과 재미를 보여주지 않을까 상상하게 만든다. 텅빈 눈으로 출근길에 오르고 벽간 소음을 일으키는 옆집 남자에게 어떻게 소소한 복수를 할까 고민하는 평범한 직장인 하용이 내뱉는 대사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의 웃음을 선사한다. 악귀가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나, 퇴마 과정은 섬뜩한 공포를 자아내지만 하용의 유쾌한 퇴마 수난시대가 더해져 재미를 주는 책.
강지영 저 | STORY.B(스토리비)
최근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던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의 원작 ‘살인자의 쇼핑몰’ 저자 강지영의 신작 소설. 친숙한 공간에 들어온 귀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수현’은 한때 문단의 주목을 받던 작가로 자신의 제자 ‘다정’의 행방을 찾기 위해 영적인 힘을 가진 ‘푸른사향노루의 향샘’을 이용하여 밤마다 귀신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독특한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다양한 배경과 사연을 가진 귀신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의 일상적 삶에 대해 다시 되돌아 보게 된다. 또한 악귀와 악신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토속적이고 민속학적인 요소들이 이야기 곳곳에 녹아내려 한국적 오컬트의 재미를 더한다.
추천기사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11,700원(10% + 5%)
13,500원(10% + 5%)
15,120원(10% + 5%)
14,400원(10% + 5%)
15,300원(10% + 5%)
15,300원(10% + 5%)
15,300원(10% + 5%)
4,500원(10% + 5%)
8,190원(10% + 5%)
12,000원(0% + 5%)
11,200원(0% + 5%)
10,530원(10% + 5%)
11,900원(0%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