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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털어 호텔 150군데 다니고 찾아낸 돈 버는 마케팅 인사이트

『나는 브랜딩을 호텔에서 배웠다』 정재형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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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게 많을수록 공간 소비가 허무하지 않고 오히려 깊은 감동으로 남습니다.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보낼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에서 ‘공간’은 빠질 수 없기 때문이죠. (2024.03.08)

“같은 공간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흘려보내는 것을 다른 누군가는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무언가를 배워갑니다. 그래서 이왕 공간을 소비할 거라면 공간 안에 들어가서 이걸 만든 사람들의 의도를 추적해나가는 재미를 느낀다면 더욱 밀도 높은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호텔에 들어가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네모반듯한 직사각형 건물이 아닌 독특한 건물 외형부터 일상과는 다른 체험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탁 트인 높은 층고와 좋은 향, 잔잔한 음악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친절한 응대를 받으며 객실로 들어가 푹신한 침대에 몸을 누이면 ‘이게 힐링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호텔을 찾아보며 망설였던 숙박 비용에 관한 걱정은 눈 녹듯 사라진다. 여기서 만약 당신이 진정한 마케터라면 단순히 기분 좋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이렇게 물어야 한다. ‘왜 우리는 호텔에서 행복하다고 느낄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나아가 이런 경험을 제공하는 호텔을 세우기 위해 퇴직금을 털어 국내외 호텔만 150군데 넘게(이제는 200군데에 가까울 테다) 다닌 사람이 있다. 호텔 곳곳에 숨어 있는 브랜딩, 마케팅 기법을 꼼꼼히 파헤쳐 쓴 호텔 리뷰가 인기를 끌어, 이제는 호텔이 그에게 초대장을 보낸다는 정재형 작가를 만나보자.

작가님 안녕하세요. 호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호텔 세울 사람 CHECKIN(@hotel_maker_checkin)'이라는 사람으로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작가님을 처음 만나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렸을 때부터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좋아했습니다. 남들이 가는 방향대로 가는 것보단 굳이 모험을 시도하고, 내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곤 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티스트’에 대한 열망이 무척이나 컸습니다. 미대를 진학했을 때 극대화되었죠. 사람마다 아티스트에 대한 정의가 다르지만, 저에게 아티스트는 내 생각을 통해 누군가를 즐겁게 만들고 삶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맥락에서 저는 공간을 가지고 저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저는 호텔을 150군데 넘게 가본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겐 공간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 맞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나는 누구일까?’를 생각했을 때 ‘아티스트에 대한 열망’을 공간으로 풀어내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제를 보면 사비 털어 호텔 150군데를 다녔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호텔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책에도 솔직하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저는 호텔을 썩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비싸고, 위엄이 있는 공간이란 선입견을 품고 있었죠. 오히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며 로컬에 스며드는 에어비앤비를 더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때는 제가 브랜딩 업무를 마지막으로 하고 퇴사 선언을 했을 당시였습니다. 퇴사 한 달 전에 포르투와 파리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요, 퇴사 이후에 이제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생각 정리도 할 겸 바람도 쐴 겸 훌쩍 떠난 여행이었죠. 그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왕 왔는데 그래도 호텔에 한 번 묵어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포르투에선 에어비앤비에서 지내고, 파리에 가선 호텔에 묵게 되었습니다. 어디가 좋을지 고민하던 중 사람들이 자주 추천하는 곳이 있어서 그리로 예약을 잡았죠. 그중 하나가 바로 ‘혹스턴 파리’입니다. 호텔 같은 외관이 전혀 아니고 오래된 저택을 개조하여 만들었기에 저에겐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왔죠.

문을 딱 여는 순간 ‘이건 뭐야!’라는 말이 터져 나왔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근엄한 호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노트북을 하고 있고, 누군가는 낮부터 맥주를 마시고 있고, 누군가는 친구들과 뭐가 그리 즐거운지 폭풍 수다를 하고 있고 이건 마치 동네 스타벅스에 온 듯한 분위기였어요.

처음으로 ‘아 호텔이 이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신세계를 맛본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싶었어요. 지금 들으면 ‘그게 뭐 대단해…’라고 할 수 있지만 당시(2019년)의 저에겐 엄청났습니다. 너무 신기해서 호텔 직원분께 저기 로비는 투숙객 아니어도 자유롭게 쓰는 거냐고 물어보니 그 직원이 엄청 위트 있게 이야기를 해주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넌 방금 두 가지를 잘못 말했어. 첫 번째, 저기는 로비가 아니라 public livingroom(공용 거실)이야. 두 번째, 그래서 투숙객이 아니라 이 지역 사람들이면 누구나 편히 거실처럼 드나들 수 있는 곳이지’

이때부터 저는 호텔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호텔의 선입견이 와장창 무너지고, 다시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죠. 어떤 기획으로 어떻게 풀어내냐의 문제라고 생각이 들었고 이 모든 게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아트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하던 일이 브랜딩이다 보니 먹거리, 즐길 거리, 편안한 휴식 등 삶을 다뤄야 하는 유일한 상업시설인 ‘호텔’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죠. 지금도 아직도 혹스턴 파리를 방문했을 때를 생각하면 두근거립니다.

1박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호텔에 묵는 것을 사치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터, 브랜드 기획자라면 호텔 숙박비가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보이는 게 많을수록 공간 소비가 허무하지 않고 오히려 깊은 감동으로 남습니다.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보낼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에서 ‘공간’은 빠질 수 없기 때문이죠.

같은 공간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흘려보내는 것을 다른 누군가는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무언가를 배워갑니다. 그래서 이왕 공간을 소비할 거라면 공간 안에 들어가서 이걸 만든 사람들의 의도를 추적해나가는 재미를 느낀다면 더욱 밀도 높은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걸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마케터 혹은 브랜드 기획자분들이더군요. 그래서 이분들은 호텔에 가면 무척이나 즐거울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심지어 ‘방탈출 카페’에 간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이 호텔 브랜드를 설계한 사람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아, 이래서 이 로비는 이렇게 풀었구나’, ‘그래서 이런 음악을 틀었구나’라며 혼자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그걸 앞으로 제가 할 사업에 어떻게 풀어낼지 힌트를 얻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소위 호캉스를 즐기면서 인사이트를 계속해서 얻어가는 겁니다. 나름의 일거양득이죠.

그렇다면 ‘왜 수많은 공간 중에 하필 호텔이냐?’ 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상업 시설 중 가장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곳이 호텔이기도 하고, 가장 오랫동안 체류하는 상업 공간이 바로 호텔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호텔 기획에는 더욱 깊은 고심이 숨어 있습니다. 곳곳에 선배 기획자분들의 힌트들을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교과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호텔에 미쳐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마케터나 브랜드 기획자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평소에 미술관에 가더라도 ‘이 사람은 왜 이렇게 그렸을까?’라고 생각하며 해석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영화를 보더라도 감독의 생각을 따라가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누구든 좋습니다. 아마 이런 분들이라면 저처럼 호텔에 가게 되면 ‘방탈출 카페’처럼 느껴질 겁니다.

호캉스를 즐기며 체크아웃하기 전까지, 이 호텔 브랜드는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고민해보세요. 그렇게 되면 분명 얻어가는 것이 있을 겁니다. 공간을 소비하는 동시에 무언가를 가져가 보세요.



"지갑이 열리는 치트키, 호텔을 보면 알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어째서 호텔이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치트키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식당에선 우리가 ‘생활’을 하진 않습니다. 술집에 가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호텔은 어떤가요. 우린 그곳에서 생활을 합니다. 매매나 전/월세가 아닌 ‘일세’를 내는 임시 거처가 되는 것이죠. 그 일세가 10만 원대 일수도, 100만 원 대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저는 호텔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호텔들은 최소 하루 동안 비일상의 경험을 주기 위해 오감을 총동원합니다. 우리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촘촘하게 브랜드를 설계합니다. 설계해 놓은 브랜드 정체성을 공간으로, 음식으로, 향으로, 음악으로 싹 풀어내는 것이지요.

상업 공간이 하나로 합쳐지고 거기에 잠을 잘 수 있는 공간까지 합쳐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브랜딩의 결정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호텔에 투숙을 해보면서 이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하나씩 뜯어보면 그 안에 ‘나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서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가구를 사러 갈 때를 생각해봅시다. 가구를 한 번 구매할 때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 수천만 원까지 쓰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그 거금을 지출하는데 쇼룸에 방문하여, 한 시간 남짓 만져보고 체험해본 것을 바탕으로 구매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막상 구매했는데, 집에서 보니 생각보다 내 몸과 잘 안 맞을 수도 있죠. 그래서 우리나라의 한 가구회사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무브먼트랩’이라는 가구 회사는 적어도 하루 이상은 가구를 직접 경험해봐야 나와 잘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스테이를 기획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무브먼트스테이’입니다. 객실 안엔 무브먼트랩에서 취급하는 가구와 소품들로 싹 채워져 있습니다. 여기서 고객들은 마치 내가 실제로 생활하듯이 가구를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무브먼트랩에는 ‘클럽 회원’이라 하여 연간회원권이 있습니다. 이 고객분들은 실제로 가구를 많이 구매하는 분들입니다. 대략 2,000여 명 가까이 된다고 하더군요. 이 고객분들에겐 엄청난 희소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가구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으니 말이죠.

이 기획을 모르는 일반 고객분들은 무브먼트스테이에 방문했다가,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게 되고 무브먼트랩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가구를 직접 경험하게 하고, 숙박도 시키고, 브랜드까지 알릴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죠. 어찌 보면 ‘체험형 쇼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미리 경험’하게 만들어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점입니다. 특히 가구와 같이 고관여 제품일수록 고객들은 더욱 구매 결정에 심혈을 기울이게 됩니다. 그렇기에 최소 하루를 사용하게 하여 고객의 불편을 해소해주면서 숙박비용까지 챙길 수 있는 이런 구조. 이쯤 되면 숙박비보단 하루 체험비란 말이 더욱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드커피', '아우토프' 등 여러 브랜드의 기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셨는데요, 브랜드를 기획하며 호텔에서 얻은 어떤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나요?

제가 브랜드 기획을 할 때는 모두 그간 호텔을 다니면서 얻은 인사이트들을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호텔에 갈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어디일까요. 대부분 ‘로비’를 먼저 마주하게 됩니다. 처음에 문을 열고 딱 들어오는 순간 로비의 분위기, 향, 소리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첫인상’을 만들어냅니다. 불과 1분도 걸리지 않는 찰나의 순간에 말이죠.

첫인상이 좋으면 어떨까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더욱 설레기도 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확 높아집니다. ‘여기라면 믿을 수 있겠군’이란 생각이 듭니다. 반면,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어떨까요. 일단 한번 ‘불신’이 생기면 이를 회복하는데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람도 보면 실제 성격은 엄청 좋다고 한들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편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첫인상이 중요하죠. 호텔은 이미 이를 알고 있기에 가장 먼저 접하는 ‘로비’ 공간에 온 힘을 다합니다. 처음 딱 들어오는 순간부터 고객의 입에서 ‘오!’라는 말이 나오게 말이죠.

생각의 몰입을 돕는 커피, 이드커피 매장을 기획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 딱 들어왔을 때 ‘몰입의 공간’ 혹은 ‘생각에 잠기기 좋은 분위기’를 느끼게 만들기 위해서 조도는 낮추고, 무채색을 활용하였습니다. 게다가 몰입의 공간답게 화려함보단 시각적인 단조로움을 추구했습니다. 게다가 음악, 향 그리고 메뉴 기획까지 모두 하나의 결로 이어서 풀어내었죠. 메뉴 이름이 아메리카노, 핸드드립이 아닌 ‘영감’, ‘집중’, ‘사색’으로 지어 ‘지금 나에게 어떤 커피가 필요한지 골라라’라며 손님 응대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합쳐져 ‘첫인상’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인들의 단절된 쉼을 추구하는 모듈러호텔 브랜드 ‘아우토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느껴지는 ‘첫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책에서 호텔 미니바 사례가 흥미로웠습니다. 호텔의 미니바만 보더라도 호텔이 얼마나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어느 호텔에 가더라도 객실 안에 ‘작은 냉장고’를 보셨을 겁니다. 그 안에는 물병만 2개 들어 있기도 하고, 온갖 음료와 주류들이 함께 있기도 하죠. 후자의 미니바는 보통 ‘손 대면 안 되는 곳’이라고 생각이 들 겁니다. 왜냐하면 그 안에 있는 음료나 주류들의 가격이 편의점의 4배 이상은 되기 때문이죠. 콜라만 예를 들어도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가 거기에만 들어가면 5,000~6,000원이 됩니다. 그래서 ‘이걸 누가 사 먹어?’라고 생각하곤 하죠.

놀랍게도 미니바를 맨 처음에 적용한 건 홍콩에 있는 힐튼호텔입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편의점이 지천으로 깔려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행객들이 특정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언가 사 먹을 만한 곳이 없었던 셈이죠. 그래서 호텔은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객실에 ‘bar’를 집어넣은 겁니다. 그게 미니바의 탄생입니다. 실제로 당시 매출이 5배 이상 올랐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어떨까요.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조금만 걸어 나가도 편의점이 있어서 그 비용을 주면서까지 사 먹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호텔들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니바의 맥주 한 캔이 6,000원에 달하면, 투숙객들은 ‘이 돈이면 호텔 안에 있는 제대로 된 바에 가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은연중에 생각을 심어놓기만 해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확률은 훨씬 높아지죠.

한편, 브랜드 경험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호텔은 미니바 안에 지역을 대표하는 음료와 음식을 넣어 로컬을 알리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미니바를 무료로 제공하여 고객 경험에 집중하기도 하죠.

비즈니스는 모객과 접객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니바의 경우는 비대면 접객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작은 미니바를 방치해 두는 것이 아닌 고객 만족도를 올리는 쪽으로 사고의 전환을 하여 미니바를 바탕으로 여러 시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브랜딩을 호텔에서 배웠다』를 통해 브랜드 기획자, 마케터 분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인사이트를 알려주세요.

우리가 언제 돈을 쓸까요? 잠시 10초만 생각해봅시다. 보통 ‘내가 상대방을 믿었을 때’ 돈을 씁니다. 기왕 할 소비라면 가능한 손해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제가 생각하는 브랜딩의 주목적은 아직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나 꽤 믿을만한 브랜드야’를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BRANDING’을 ‘BRAND’ ‘ING’라고 생각을 해보면 나 재밌습니다. BRAND는 정체성을 의미하고 ING는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모든 행동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비로소 고객의 지갑이 열린다고 봅니다.

브랜드가 ‘우리는 이러이러한 브랜드야’라고 공표했으면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켜가는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주면서 상대방과 나 사이에 ‘신뢰’를 쌓는 것. 이게 BRAND ING 이자, 브랜딩을 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어떻게 하면 ‘지속성’을 만들어갈지 그리고 ‘신뢰’를 쌓아갈 수 있을지 그 방법들을 이번 저의 책 『나는 브랜딩을 호텔에서 배웠다』에 모두 쏟아내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아 괜히 읽었다’라는 말이 안 나오게 한 줄 한 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여러분들의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하니까요. 그렇기에 더 과감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시는 동안 반드시 영감을 얻어가실 거라고 말입니다.



*체크인(정재형)

‘한 번 사는 인생, 과연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며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내고 싶었다. 그래서 언젠가 호텔을 세우겠다는 꿈을 가진 채 오늘도 호텔로 발걸음을 옮긴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 바로 행동하는 것’뿐이라고 믿는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도 확실한 목적지만 있다면 누구나 덕업일치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해 호텔 관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반얀트리 등 국내 유명 호텔의 초대를 받는 ‘성공한 호텔 덕후’로 살고 있다. 현재 브런치와 퍼블리에서 호텔 인사이트를 전하는 인기 콘텐츠를 발행 중이다.


나는 브랜딩을 호텔에서 배웠다
나는 브랜딩을 호텔에서 배웠다
정재형 저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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