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문화, 사회…다양한 주제로 문해력과 사고력을 동시에
『중등 필독 신문』 이현옥, 이현주 작가 서면 인터뷰
학생들은 좋은 기사문을 읽으면서 사고력도 키우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창구이자 자신의 의견을 타인과 공유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2024.02.21)
매분 매초 수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SNS에서는 필터 버블과 알고리즘의 작동으로 인해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진 정보가 제공되고, 편향된 지식과 자료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 현상으로 인해 사람들은 비판적 판단력과 분별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성인뿐만 아니라 10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등 필독 신문』은 10대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인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 신문 기사를 활용해 다양한 주제와 정보를 여러 시각과 관점으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중등 필독 신문』을 쓰시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중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자매입니다. 이현주 작가는 현재 교육청 연구사로 교사들의 연찬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중학교 국어교사일 때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거꾸로 수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했습니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학습내용을 예습하고 학교 수업 시간엔 토론과 또래학습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키우는 수업이었죠. 그 과정에서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현옥 작가는 특수교사로 학생들의 기본 문해력 향상과 사고력을 키우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학생들에게 사회를 이해하고 직시할 눈을 길러주고 싶어, 분야별 이슈를 다루고 생각해보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판적 사고력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의 힘이 가장 많이 자라는 학령기는 다름 아닌 중학생 시기입니다. 중학교에서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자신만의 가치관을 키우는 게 학생의 삶의 영역에서 무척 중요합니다. 그 사고력이 삶의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저희 두 자매가 교육 현장에서 느낀 바를 담아,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중학생 때 분야별 핵심 이슈를 통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책을 썼습니다.
굉장히 직관적인 제목입니다. 사실 중학교라는 시기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사이, 중요하지만 여물지 않은 시기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왜 이 시기에 주목하시게 되었나요? 또 중학생들에게만 이 책이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중학교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이자 정점에 이르는 구간입니다. 여물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맞습니다. 초등학교의 수동적인 삶과 고등학교의 자기 주체적인 영역 사이에서 중학생은 갈팡질팡 헤매는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이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때 경험하고 생각한 것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힘을 기르는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춘기에 경험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않은 영역은 사춘기 뇌의 가지치기에서 제외됩니다. 그 학생의 삶에서 다시는 그 생각을 해볼 수조차 없게 됩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하고 생각을 확장하는 중학생 시기에 반드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어 생각하는 힘이 매우 약합니다. 생각하는 것을 귀찮아합니다. 그렇게 생활하다 보면 자신의 주관 없이 미디어나 여론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것은 분명히 주체를 갖고 살아가는 삶은 아닙니다. 뇌가 자신만의 영역을 확정 짓기 전에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연습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물론 이 책이 『중등 필독 신문』이긴 하지만 그만큼 중학생 시기가 중요하다는 강조의 의미입니다. 중학생뿐 아니라 사춘기를 준비하는 초등학생과 생각이 여물고 자신의 가치를 확장해가는 고등학생에게도 물론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인인 부모님이 읽으셔도 좋을 만큼 생각하는 힘을 확장하는 것에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나이마다 적절한 진도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 초등학교 고학년은 간단한 기사까지만, 중학생은 신문의 전문을. 이렇게 차등을 주어야 할까요?
나이마다 진도를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나이에 따라서 생각하는 힘이 다른 게 아닙니다. 개인의 역량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초등학생이라도 기사문을 충분히 읽어내고 질문에 답을 해낼 수 있는 학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학생의 경우는 한계를 지을 필요가 없겠지요. 물론 중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문 기사가 제대로 읽히지 않고 어려운 단어가 많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기사를 쪼개고 궁금한 부분들을 검색하여 보충해가며 읽어도 좋을 것입니다. 꼭 읽어야 할 내용에 차등을 두기보다는 학생이 어떤 문해력을 갖고 생각하는 힘을 가졌느냐에 차이를 두면 됩니다.
다만 분야에 따라 어려워하는 영역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은 부모님께서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눠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책에 나온 내용이 주제의 전부가 아니라 이슈에 관한 일부를 다룬 만큼 얼마나 깊이 있게 읽어내고 활용하느냐는 각자의 역량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책의 내용을 가지고 연습해 본 다음 실제 신문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한다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읽고 덮어두는 것이 아닌 얼마나 활용하느냐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책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시작이 될 뿐, 효용에 한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든 개인에 따라 깊이 있게 활용할 수 있겠죠.
수많은 학습 도구 중에서 신문을 비판적 사고력을 위한 교재로 고르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신문은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보여줍니다. 다양한 기사를 읽으면서 한 가지 의견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과 의견을 분별하면서 판단력을 기르기에 유리합니다. 좋은 신문 기사는 논리적인 추론과 근거를 통해 형성됩니다. 학생들은 좋은 기사문을 읽으면서 사고력도 키우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창구이자 자신의 의견을 타인과 공유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해를 기르고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아주 좋은 매체입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신문을 잘 읽지 않습니다. 신문의 문구가 어렵기도 하거니와 깊이 있는 문해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문을 거의 접해보지 않은 학생들도 많습니다. 학생들에게 이렇게 도움이 되는 도구인데 학생들이 피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중등 필독 신문』에 있는 기사만이라도 재미있게 접하면서 신문에 대한 흥미를 느꼈으면 합니다. 신문만큼 세상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생각을 키워주는 도구는 없으니까요.
교육, 문화, 사회 등 중등 교과와 연계된 다양한 주제의 기사가 눈에 띕니다. 책을 쓰시면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다루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치우치지 않는 견해를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기사의 내용을 선정할 때 교과에서 한 번쯤 다룰만한 주제를 고르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학생들이 책에서 다뤄본 내용을 수업 시간에 만나면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깊이 있게 읽고 관련 내용을 고민해봤다면 학교 수업 시간에 자신의 견해를 갖고 주장을 펼쳐나가기 쉽습니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도 유리하지요. 자신 있게 수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학습에 재미를 붙일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깊이 있게 사고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공부에 자신감만큼 큰 동기는 없으니까요.
또 다양한 기사를 접하고 사고를 확장해가며 자신감 있게 주제를 탐구해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하고 싶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데 가장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 책을 시발점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 활용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으면 해서 학생들에게 익숙한 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중등 필독 신문』 책을 구매한 학생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그리고 학부모님은 어떤 도움을 주실 수 있을까요?
우선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기사를 먼저 읽었으면 합니다. 흥미가 있어야 책을 읽을 마음이 생기니까요. 자신이 관심 있거나 익숙한 내용의 기사부터 시작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 기사를 읽고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면 더 좋습니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고 내용을 요약해 보며 읽으면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부분을 읽고 생각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문제를 풀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겁니다. 처음 접한 주제가 익숙하고 관심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답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되도록 답을 글로 써보면 더 좋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으니까요.
답이 될 만한 것을 이야기해 봐도 좋습니다. 이때 부모님이 도와주시면 됩니다. 부모님도 아이와 같은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해 보세요. 그리고 아이와 서로의 생각을 나눠보는 겁니다. 아이보다 더 많은 배경지식과 다양한 생각의 도구를 가진 부모와의 대화는 아이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가 나보다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낌없이 칭찬해 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생각의 교류와 칭찬은 친밀감과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과 대화할 주제 없이 매번 공부 잔소리만 하셨던 부모님들께는 더욱 추천합니다. 아이와 대화를 통해 깊이 있는 생각의 교류를 할 수 있고 관계도 개선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독자인 학생들과 학부모님께 꼭 당부하고 싶은 말과 응원을 함께 전해주세요.
부모님이 여러분께 생각하고 말하라는 잔소리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화가 나는 이유는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고 비난만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지도 않습니다. 대화를 통해 토론하는 문화도 만들어주지 않고 무작정 생각만 하라고 하니 답답했을 것입니다. 이제 이 책의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부디 생각하는 힘을 배워나갔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은 부모님과 함께 대화하며 생각을 나눠보세요. 이 책의 노하우와 부모님의 방식을 통해 깊이 있게 생각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답답하기만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비판적 사고력을 신문으로 키워나간다면 어디서도 생각의 힘에서 밀리지 않는 여러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학부모님들, 미래의 인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바로 비판적 사고력입니다. 특히 미디어의 무절제한 사용으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입니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으라고만 하지 마시고 한 장씩 함께 읽어나가며 생각하는 방법을 나눠보세요.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자녀와 이슈에 관한 대화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면서 부모님의 가치관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봅니다.
*이현옥 23년 차 현직 교사로 중학교에서 특수교사로 16년째 근무 중이다. 사춘기를 겪는 많은 중학생을 접하며 사춘기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실감했다. 두 자녀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사춘기가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사춘기에 대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혼란스럽고 변화무쌍한 사춘기를 슬기롭게 지나는 법과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해 유튜브 [중학탐구생활]과 블로그 [중학탐구생활]을 운영하고 있다. *이현주 한국교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군산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고등학교, 중학교에서 24년간 국어교사로 일했다. 현재 전라북도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로 재직 중이며 연수를 위한 책 읽기에 한창이다. 마음으로는 아직도 사춘기 안에 머물고 있는 대학 1학년 아들과 딸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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