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샘Z가 알려 주는 좋은 친구 만드는 대화법
『다투지 않고 좋은 친구 만드는 다정한 대화법』 초등샘Z 작가 인터뷰
아이들에게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말해야 하고, 이렇게 말하면 어떤 점이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지’ 등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2024.02.21)
입학을 앞둔 예비 초등학생 아이들과 새로운 학년으로 올라갈 친구들의 가장 큰 바람은 바로 좋은 친구 만들기! 『다투지 않고 좋은 친구 만드는 다정한 대화법』에는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 그리고 친구 관계로 고민이 많은 수많은 초등학생을 위한 다정한 말하기 방법이 담겨 있어요.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 팁도 소개하고 있지요. 초1 멘토 초등샘Z가 전하는 다정한 대화법을 통해 즐거운 학교생활을 만들어 봐요!
책 제목을 읽고 공감하는 어린이와 부모님이 많을 듯합니다. 간단한 책 소개와 제목에 담긴 의미에 관해서 설명해 주세요.
1학년 아이들과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니 교실에서 일어나는 갈등 상황을 종류별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며 말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데, 아이들은 그런 대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작은 싸움이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자주 봤어요. 1학년을 가르치는 동안 아이들에게 이런 상황에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왜 이렇게 말해야 하는지 가르치고 꾸준히 연습시켰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대화를 통해 ‘서로 다투지 않고 좋은 친구를 만들고, 또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다정한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 제목을 지었습니다.
1학년 아이들을 지도할 때 일 년 내내 ‘다정한 말하기’를 강조한다고 하셨는데요.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다정한 말하기’가 중요한 이유가 궁금해요.
아이들은 모두 다른 기질을 가지고 태어나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다른 가치 기준을 지닌 보호자에게 양육됩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자녀의 기질을 존중하며 육아를 하다 보니 아이가 호불호가 강하고 뚜렷한 개성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 같았으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도 각자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대립하다가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사실 아이들은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 해요.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 하고, 또 좋은 친구를 만나고 싶어 하지요. 따라서 아이들에게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말해야 하고, 이렇게 말하면 어떤 점이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지’ 등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1학년은 선생님의 말씀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것을 있는 그대로 잘 받아들이는 학년이에요. 그래서 1학년 아이들에게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다정한 말하기를 더욱 구체적으로, 세심하게 가르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요즘은 과거에 비하여 또래와 어울릴 기회가 적은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일상에서 ‘다정한 말하기 능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유롭게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 대부분이에요.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서로 다정하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면 선생님들께서 교육 과정을 만드실 때 아이들끼리 상호 작용을 하는 수업 활동을 늘리고, 대화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계획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가족들과 나누는 대화예요. 요즘은 각자 TV나 스마트폰 등으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다 보니, 가족끼리 대화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아이가 말하기를 배울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집에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 보세요. 같이 책을 읽고 책 내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고, 외출해서 보고 듣는 모든 것 안에서 대화의 주제를 찾는 보호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대화 속에서 체득하는 말하기 능력은 학교라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데 밑거름이 됩니다.
책에 1학년 교실에서 자주 접하는 실제 대화와 문제 상황이 담겨 있는데요. 아이들의 고민을 상담한 사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세요.
책 속에 있는 ‘이 말은 피하자!’라는 코너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사례가 바로 ‘울거나 떼쓰거나 화내는 것’인데요. 실제로 아이들이 문제 상황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반응입니다. 내가 왜 화가 나는지, 왜 기분이 나쁜지 스스로 원인을 생각하기보다는 무조건 울거나 화내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지요.
예전에 가르쳤던 아이 중에 친구들과 문제가 생기면 눈을 꼭 감고 소리를 지르며 우는 아이가 있었어요. 당연히 친구들은 점점 그 아이와 놀지 않으려 했고, 아이는 점점 고립되었습니다. 그 아이에게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과 이렇게 말했을 때 친구들의 마음이 어떨지 반복해서 알려 주었어요. 그랬더니 몇 달의 방황기(!)를 거쳐 자기감정을 차분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 뒤로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했어요. 보호자님도, 저도, 아이도 모두 기뻐할 수 있었던 좋은 기억입니다.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겐 단순한 말하기도 어렵게 느껴질 것 같아요.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좋은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꼭 피해야 하는 말 한 가지만 꼽는다면요?
아이들이 자기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다 보니 무논리로 친구들과 선생님을 대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그냥 싫고, 그냥 화가 나고, 그냥 안 할 거다’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는데요. 이때 다른 친구들이나 선생님은 그런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보니 자연스레 스스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므로 “그냥”이라는 말은 함부로 쓰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와 학교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도움될 만한 대화 팁이 있을까요?
책 속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라는 챕터가 있는데요. 아이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집에 가서 부모님께 말할 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내용이에요. 부모님께서 아이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때 기분이 어땠어?”라고 물었는데 아이가 대답하기 어려워한다면, 지나치게 대답에 집중하기보다는 무심히 넘기는 여유도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아이가 격렬한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하루는 평화롭게 마무리되었을 거예요.
그 나이 또래의 놀이나 친구 관계는 사실 어른의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긴 애매한 상황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어른의 기준으로 대화를 이끌어가거나 아이에게 감정을 심어 주려는 대화는 장기적으로 봤을 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 책을 읽을 어린이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학교에 가는 마음이 어떤가요? 두근두근 설레고 떨리나요? 여러분을 만날 선생님도 친구들도 다들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이 가득할 거예요. 이 책을 읽고 다정하게 말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첫 시작이 한결 쉬울 거예요. 못할 것 같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우리는 실수하면서 배우니까요. 또한 잘못해도 괜찮은 나이예요. 모든 것이 다 괜찮으니 맘껏 배우고 자랄 수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신나고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초등샘Z 20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친 평범한 초등 교사. 어쩌다 보니 10년째 1학년 꼬마들과 뒹굴고 있다. 누워서 온갖 글자를 읽으며 세상을 훑어보는 게 취미인 호기심 인간. 기본적으로 만성피로 직장인 모드지만 교실에서는 에너지 넘치는 교사로 자동 변신, 아이들의 반짝거림을 찾아내 날마다 반하는 게 학교생활을 버티는 낙이다. 아름다운 가치들을 맘껏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1학년 담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지은 책으로 《오늘 학교 어땠어?》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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