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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산을 오르며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

『오늘도 아이와 산으로 갑니다』 박준형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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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배낭을 메고 자연으로 떠나며 우리 관계는 변환점을 맞았습니다. 먼저, 서로 대화가 통하기 시작했어요. (2024.02.15)


매일 세종에서 서울까지 KTX를 타고 출퇴근하는 아빠가 주말마다 다섯 살 아이와 함께 백패킹을 떠난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전월산 백패킹을 시작으로 오서산, 하화도, 천황산 등 우리 주변의 높고 낮은 산부터 일본 최고의 산악지대인 니시호타카다케까지, 벚꽃과 야생화가 만발한 봄부터 영하 19도 한겨울 강원도 백패킹까지, 짧게는 두세 시간, 많게는 장장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서로를 의지하며 산에 오르는 부자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산을 오르며 끊임없이 아이와 대화를 주고받고, 또 진짜배기 자연에 둘러싸여 나무, 돌, 흙을 이용한 자연물 놀이에 매진하는 부자의 이야기를 박준형 작가를 직접 만나 들어보았다.



작가님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이와 함께 배낭을 메고 산과 섬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는 직장인 아빠 박준형입니다. 아이와 함께 산행과 백패킹을 즐기며 보고 듣고 느낀 경험과 깨달음을 『오늘도 아이와 산으로 갑니다』에 담았습니다. 

아들과 단 둘이 백패킹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인적이 드문 숲속에 텐트를 치고 머무는 자녀와의 하룻밤! 아빠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에 품어봤을 로망 아닐까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둘째가 태어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감염병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죠. 그러던 중 아이가 아빠랑 단 둘이 캠핑을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캠핑을 하며 아이는 자연스럽게 백패킹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아빠와 도전해보고 싶어했죠. 우리 아이들이 자연에서 나무, 돌, 흙을 만지며 어린 시절을 보냈으면 했던 저의 바람을 실현함과 동시에 아이에게 마스크로부터의 자유를 선물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시작한 백패킹을 3년 넘게 현재진행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들과 백패킹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름 자상한 아빠라 자부했지만 어색했단 이야기가 책에 나와요. 백패킹을 하면서 아들과의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저 나름대로는 아이와 가까운 아빠라 생각했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그저 저만의 생각일 뿐, 현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엄마가 바깥일이 있어 늦는 날이면 아이는 좀처럼 잠들지 못했고, 저와 함께 잘 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엔 꼭 엄마를 찾곤 했죠. 생각해보면 아이와 제가 단둘이 밤을 보낸 날은 아들이 병원에 입원해서 보호자로서 동숙했던 며칠뿐이었어요. 하지만 아이와 함께 배낭을 메고 자연으로 떠나며 우리 관계는 변환점을 맞았습니다. 먼저, 서로 대화가 통하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하루의 일과를 묻고 답하는 형식이 아닌, 친한 친구가 혹은 연인이 시시콜콜한 일거수일투족을 주고받듯 아들과 아빠는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화가 쌓이니 신뢰가 형성되었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저희는 더 돈독해졌던 것 같아요. 한겨울 영하 19도를 밑도는 강원도의 산속에서 ‘지금 옷을 갈아입어야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아빠의 말에 선뜻 재킷의 지퍼를 내리고 몸을 에워싸는 찬바람을 견뎌주는 만 다섯 살 아이가 상상이 되나요? 이는 모두 백패킹을 하며 생긴 변화랍니다!

아들과 산에서 했던 자연물 놀이들이 인상적이었어요. 몇 가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어린 시절의 아이는 놀이할 때 특정 물건을 의인화하며 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돌멩이를 모아 벽을 쌓고 진지를 구축한다거나, 나뭇가지를 지어 움막을 짓기도 했어요. 자연물 인형놀이 혹은 소꿉놀이를 한 거죠. 때론 밥을 짓고 가정을 꾸리는 소꿉놀이가 되기도 하고, 또는 쳐들어오는 적과 마주 싸우는 ‘고려거란전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후로는 자연물 놀이가 새롭게 변했습니다. 솔방울과 나뭇가지로 투수와 타자가 되어 야구 놀이 매진하기도 하고, 바닥에 떨어진 솔방울을 긴 나뭇가지로 이리저리 툭툭 치며 하키 놀이도 합니다. 한겨울 꽁꽁 언 얼음계곡으로 빙박을 갔던 날엔 빙판 위에 매끄럽게 생긴 돌멩이를 놓고 발로 밀며 얼음 축구를 즐기기도 했어요. 어린 나이의 아이에겐 특별한 놀이도구가 필요치 않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해주는 아빠와 엄마의 관심과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산을 오르면서 아이와 나눈 대화들도 인상적이었어요. 아이와 산을 오를 때 더 친해질 수 있는 대화 팁이 있나요?

혹시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좋아하는 이성으로부터 호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상대방의 관심사를 미리 알아보거나 평소 눈여겨 본적이요. 아이와의 대화 팁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공룡을 좋아하는데 아빠는 동물 이야기를 한다든지, 또는 아이가 프리미어리그(축구)를 좋아하는데 아빠는 메이저리그(야구) 얘기만을 한다면 대화는 겉돌 수밖에요. 평소 아이가 관심 가지는 분야를 눈여겨 보고, 저도 공부를 하고 예습을 했습니다. 가령 교우관계에 관심이 많을 적엔 친구들 이름과 특징을 외워서 맞장구를 치며 아이의 사회생활을 공감하기도 했고, 아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을 마치 낯선 제2 외국어 단어를 공부하듯 달달 외워 아들의 호감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와, 그래?”, “맞아, 그렇지!”라며 호응한다면 아이와 진정으로 교감하긴 어렵거든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하는 대화에 익숙해지는 아빠의 노력이 결실이 맺어지는 그때부터는 서로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합니다. 비로소 아빠와 아이가 친해진 거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존중하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섯 살 아이와 떠난 겨울 백패킹도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 추운 겨울, 아이가 먼저 산에 가자고 한 게 신기하더라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일화를 소개해주신다면요?

충북 영동의 ‘민주지산’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흰 눈이 소복이 덮인 한겨울의 민주지산은 일반 성인은 물론, 등산 애호가들에게도 그리 만만한 코스가 아닙니다. 영하 10도를 웃도는 지난해 1월, 당시 나이 만 여섯 살이던 아들은 묵묵히 그 길을 모두 완주했습니다. 정상으로 오르던 길엔 평소와 같이 대화를 이어가거나 끝말잇기나 스무고개 등 걸으며 할 수 있는 게임을 즐기기도 했어요. 그런데 민주지산 정상에서 석기봉으로 향하는 길에는 아들도 상당히 힘들었던 모양이에요. 제가 게임을 청하거나 이야기를 이어가려 할 때면 “아빠 나 지금은 걷는 데 집중해야 할 것 같아.”라며 ‘뽀드득’하고 눈 쌓인 길을 걷는 밭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아들의 모습이 1년이 지난 아직도 눈앞에 선합니다. 물론 이후의 헤프닝으로 인해 목적했던 박지에서의 하룻밤은 실패했지만요! 더 자세한 내용은 제 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등산, 캠핑, 백패킹에 관심 있는 부모들뿐만 아니라, 산과 친하지 않는 부모들에게까지 이 책을 추천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평소 운동이 부족해서, 체력이 약해서 어렵다는 분들, 또는 아이가 몇 걸음 채 걷지 않고 안아 달라며 두 팔을 벌리기에 산행은커녕 산책도 쉽지 않다는 분들께 조심스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시작할 무렵엔 저도, 저희 아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때 야외활동을 즐기던 아빠였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 집과 회사만 오가기를 쳇바퀴처럼 반복하던 어느날, 모처럼 운동화 끈 동여매고 나선 동네 뒷산을 오르다 가빠지는 숨에 그만 하늘이 노래지며 현기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정상 도착은 문제없다며 호기롭게 손을 잡고 걷기 시작하던 아이는 등산로를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언제 도착해?”를 수없이 물어보기도 하죠. 그럴 때면 잠시 안고 걷기도 하고 등에 업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정상은 아빠에게도 아이에게도 적잖은 보람을 선사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오늘의 한걸음이 내일의 두 걸음이 되고, 어느덧 함께 오르기 시작한거죠.

등산이나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하려면 장비부터 갖춰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가벼운 산행은 평소 신던 신발과 운동복이면 충분합니다. 캠핑 혹은 백패킹 장비는 조금 더 어렵죠. 종류도 많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하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요즘엔 하룻밤 내 몸을 내맡길 수 있는 장비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잘 되어 있으니깐요.

매 주말 자연과 함께한 아이는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밝고 건강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자연을 걸으며 보고 듣고 느낀 다양한 경험을 담은 『오늘도 아이와 산으로 갑니다』를 통해 더 많은 부모와 자녀들이 자연으로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라봅니다.



*박준형

평일에는 세종시와 여의도를 오가며 밥벌이를,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배낭을 메고 전국의 산과 섬을 누비고 있다. “이번 주말에 키즈카페 갈까? 산에 갈까?”라고 물을 때, “백패킹이야, 당일 산행이야?”라며 고민하는 아들과 함께 산을 걸은 지 3년째다. 휴대전화 신호가 닿지 않는 오지로, 꽁꽁 얼어붙은 겨울 산으로, 카누를 타고 가야 하는 섬으로 떠난 이야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랜선 이모 삼촌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기도 했다.

더 많은 부모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와 산을 오르며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오르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계절의 신비를 경험하며 아이와 나눈 대화들, 자연을 벗삼아 즐긴 놀이를 통해 더 깊이 성장하는 아빠의 이야기가 읽는 이에게 오래 머물길 바란다.


오늘도 아이와 산으로 갑니다
오늘도 아이와 산으로 갑니다
박준형 저
선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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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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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산을 오르며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해주세요! 날씨가 따뜻해도, 비바람이 매섭게 몰아쳐도, 강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도 산으로, 계곡으로, 숲으로 몸집만 한 배낭을 짊어지고 떠나는 여섯 살 아빠와 다섯 살 아들의 기록. “이번 주말에 키즈카페 갈까? 산에 갈까?”라고 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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